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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사례분석] 성폭력 신고 뒤 무고죄의 성립 판단: 소극적 증명의 한계와 불기소 처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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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성폭력 신고 뒤 무고죄의 성립 판단: 소극적 증명의 한계와 불기소 처분의 의미
[사례분석] 성폭력 신고 뒤 무고죄의 성립 판단: 소극적 증명의 한계와 불기소 처분의 의미


<핵심 요약>

직속 상사를 강제추행으로 고소한 피해자가 증거불충분 불기소 뒤에 무고죄로 역고소당한 사건이다. 쟁점은 불기소 처분 자체를 신고가 허위라는 근거로 삼을 수 있는지였고, 허위성은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인정된다는 법리가 근거가 되었다.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과 보완수사를 거친 끝에 무고죄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결정되었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추행 고소가 불기소된 뒤의 역고소 경위

 

상대는 피해자의 직속 상사였고, 두 사람을 비롯한 팀원들은 회식을 위해 술집에 갔다. 상대는 피해자의 옆에 바짝 붙어 앉아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하였고, 회식 자리를 이동할 때도 그 행위가 계속되었다. 상대는 피해자의 등 뒤로 와 끌어안고 어깨를 쓰다듬었다.

 

피해자는 매우 불쾌하였으나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상대를 쉽사리 신고할 수 없었다. 계속되는 추행과 괴롭힘에 더 이상 참지 못한 피해자가 회사에 신고하여 상대는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회사는 강제추행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제기한 형사고소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되었다.

 

몇 개월 뒤 상대는 피해자를 무고죄로 고소하였고, 원사건의 피해자가 무고 사건에서는 피의자가 되었다. 경찰은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하였으나 상대가 이의를 신청하여 사건은 다시 수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보완수사가 내려졌다. 보완수사는 원사건 추행의 일부에 대한 판단이 누락되어 내려진 것이었고, 경찰과 검찰의 수사 끝에 무고죄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결정되었다.

 

2. 무고죄의 성립을 가른 네 가지 다툼

 

  • 가.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신고 사실이 허위여야 하는지

    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를 처벌한다고 정한다. 이 사건에서 신고된 사실은 회식 자리에서 머리를 쓰다듬고 등 뒤로 와 끌어안으며 어깨를 쓰다듬었다는 것이었으므로, 그 신고가 허위였는지가 먼저 문제되었다.

 

  • 나. 증거불충분 불기소가 신고의 허위성을 뜻하는지

    피해자는 회사에 신고하여 상대가 징계를 받았으나, 회사는 강제추행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이후 제기한 형사고소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되었고, 몇 개월 뒤 상대가 피해자를 무고죄로 고소하였다. 불기소 처분이 신고의 허위성을 증명하는 자료가 되는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되었다.

 

  • 다. Q: 성폭력 피해 신고가 불기소된 뒤 무고로 역고소되면 무엇이 문제되는가?

    피해자는 인사권을 가진 직속 상사를 쉽사리 신고할 수 없어 참다가 회사에 신고하였고, 형사고소는 그 뒤에 이루어졌다. 무고 사건에서는 그러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진정한 피해자라면 곧바로 신고했을 것이라는 기준을 들이대면 신고 경위에 관한 설명이 쉽게 배척될 수 있다. 원사건의 피해자가 무고 사건에서는 피의자가 되므로, 어떤 기준으로 진술을 평가할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 라.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과 보완수사가 갖는 의미

    경찰은 피해자가 상대를 처벌하고자 의도적으로 허위사실을 신고한 것이 아니라고 보아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하였다. 상대가 그 결정에 이의를 신청하여 사건은 다시 수사를 받게 되었고, 그 뒤 보완수사가 내려졌다. 보완수사가 내려진 것이 무고 혐의가 인정되었다는 뜻인지, 아니면 원사건 추행의 일부에 대한 판단이 누락되었기 때문인지가 마지막 쟁점이었다.
     

3. 허위성의 증명과 불기소 처분의 의미에 관한 법리

 

  • 가.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에는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한다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은 무고죄가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하므로, 신고한 사실이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에는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같은 판결은 강제추행죄가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하고, 이때의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도 밝혔다.

 

  • 나. 불기소 처분 자체를 무고의 적극적 근거로 삼을 수 없다

    같은 판결은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곧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의 사실이라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사실에 관하여 불기소처분 내지 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하여 그 자체를 무고를 하였다는 적극적인 근거로 삼아 신고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였다. 이 사건의 강제추행 고소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된 것은 사실관계의 입증이 부족하였다는 뜻이고, 그것만으로 신고가 허위였다고 볼 수는 없다.

 

  • 다. Q: 무고죄를 판단할 때 성폭력 피해자 진술에 관한 법리가 고려되는가?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을 심리할 때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 보았고, 그 근거로 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을 들었다.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은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그러한 법리가 신고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같은 판결은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처하였던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진정한 피해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하였을 것이라는 기준을 내세워 피해를 입었다는 점과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관한 변소를 쉽게 배척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밝혔다.

 

  • 라. 이의신청은 재수사를 열고 보완수사 요구는 혐의 인정과 다르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1항 제2호(2026년 10월 1일까지는 제245조의5 제2호)는 사법경찰관이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경우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2026년 10월 1일까지 같은 법 제245조의7 제1항은 불송치 통지를 받은 사람이 고발인을 제외하고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하였다. 같은 조 제2항은 신청이 있으면 사법경찰관이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도록 정하였으며, 신청 기한은 따로 없었다. 2026년 8월 4일 공포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1857호)이 10월 2일 시행되면서 제1항의 신청권자는 고소인등이 되었고, 고발인은 무고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죄에 한정해 신청할 수 있게 되었다(제2항). 신청 기한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로 정해지고(제3항), 송치 규정은 제4항으로 옮겨졌다. 따라서 10월 2일 이후 불송치 통지를 받은 사람은 3개월 안에 이의를 신청해야 하고, 그 전에 통지를 받았다면 기한 제한이 없다(부칙 제7조).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소속 관서의 장이 관계 서류의 송부일부터 6개월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제3항 단서). 같은 법 제197조의2 제1항은 검사가 송치사건의 공소제기 여부 결정 또는 공소의 유지에 관하여 필요한 경우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같은 개정으로 이의신청에 따라 송치된 사건의 수사와 공소제기 여부 결정에 필요한 경우가 같은 항 제3호로 더해졌다. 요구를 받은 사법경찰관은 10월 1일까지는 지체 없이 이행하면 되었으나(구 제2항), 지금은 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이행하고 결과를 통보하여야 한다(제4항). 다만 검사가 사건의 긴급성이나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기간을 따로 정하면 그 기간 안에 통보하여야 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1개월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제6항). 이처럼 보완수사요구는 공소제기 여부를 정하기 위한 절차이므로, 보완수사가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혐의가 인정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156조 (무고)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①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개정 2026.8.4>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② 사법경찰관은 제1항 각 호의 경우 수사과정에서 생성한 문서와 기록 및 입수한 자료 등의 목록을 작성하여 관계 서류 및 증거물 등과 함께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신설 2026.8.4>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고소인등의 이의신청)

 

① 제245조의6의 통지를 받은 고소인등은 해당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개정 2022.5.9, 2026.8.4>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고발인은 「형법」 제156조(무고)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존재하여 범죄피해자에 준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죄에 관하여 제245조의6에 따른 통지를 받은 경우에 한정하여 해당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신설 2026.8.4>

 

③ 제1항 및 제2항의 이의신청은 제245조의6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제245조의5제1항제2호에 따른 송부일부터 6개월의 범위에서 해당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이 이의신청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신설 2026.8.4>

 

④ 사법경찰관은 제1항 및 제2항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여야 하며, 처리결과와 그 이유를 제1항의 신청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개정 2026.8.4>

 

형사소송법 부칙 <법률 제21857호, 2026. 8. 4.> 제7조 (이의신청의 기한에 관한 적용례)

 

제245조의7제3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이후 제245조의6의 개정규정에 따라 통지를 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

 

형사소송법 제197조의2 (보완수사요구)

 

① 검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개정 2026.8.4>

1. 송치사건(다른 법률에 따라 송치된 사건을 포함한다)의 공소제기 여부 결정 또는 공소의 유지에 관하여 필요한 경우

2.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의 청구 여부 결정에 관하여 필요한 경우

3. 제197조의3 및 제245조의7에 따라 송치된 사건의 수사, 공소제기 여부 결정 및 공소의 유지에 필요한 경우

 

② 검사가 제1항에 따라 보완수사를 요구할 때에는 그 이유와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적은 서면[「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에 따른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이하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이라 한다)을 포함한다]과 관계 서류 및 증거물을 사법경찰관에게 함께 송부하여야 한다. 다만,  보완수사 대상의 성질, 사안의 긴급성 등을 고려하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할 필요가 없거나 송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해당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지 아니할 수 있다. <신설 2026.8.4>

 

③ 검사가 제1항에 따라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경우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의 사건번호를 유지하는 등 보완수사의 이행 여부를 관리하여야 한다. <신설 2026.8.4>

 

④ 사법경찰관은 제1항의 보완수사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그 요구에 따른 보완수사를 충실히 이행하고, 그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이 경우 보완수사 결과를 포함한 종합수사 결과와 사건기록을 함께 송부하여야 한다. <개정 2026.8.4>

 

⑤ 사법경찰관은 제4항에 따라 보완수사 결과를 통보하려는 경우 미리 해당 종합수사 결과와 사건기록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보완수사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때에는 보완수사 이행 결과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고 제6항에 따라 보완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신설 2026.8.4>

 

⑥ 제4항 전단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사건의 긴급성이나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보완수사 기간을 따로 정한 경우에는 그 기간 내에 통보하여야 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사법경찰관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1개월의 범위에서 보완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신설 2026.8.4>

 

⑦ 각급 공소청의 장은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제1항의 요구에 따르지 아니하는 때에는 권한 있는 사람에게 해당 사법경찰관의 직무배제 또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징계 절차는 징계 관련 법령에 따른다. <개정 2026.8.4>

 

⑧ 각급 공소청 및 지청의 장은 제1항에 따른 보완수사요구에 대하여 해당 사법경찰관의 적정한 보완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사법경찰관이 속한 수사관서의 상급 수사관서 또는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하여 보완수사요구를 할 수 있다. <신설 2026.8.4>

 

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국가 등의 책무)

 

① 국가기관등은 양성평등 실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②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양성평등 실현을 위하여 법적ㆍ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책무를 진다.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판시사항

[1] 무고죄의 성립요건 /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그 신고사실을 허위로 단정하여 무고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한 경우,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2]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하는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된 경우, 반대로 이러한 신고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같은 법리가 고려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3] 강제추행죄에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기습추행의 경우가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요구되는 폭행의 정도

 

판결요지

[1]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곧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의 사실이라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으며,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2]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법리는,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된 경우 반대로 이러한 신고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사실에 관하여 불기소처분 내지 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하여, 그 자체를 무고를 하였다는 적극적인 근거로 삼아 신고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처하였던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진정한 피해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하였을 것이라는 기준을 내세워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점 및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관한 변소를 쉽게 배척하여서는 아니 된다.

 

[3]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되며,  이 경우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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