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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

[사례분석] 소개팅 첫 만남의 준강간: 심신상실 상태의 입증과 진술 신빙성의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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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소개팅 첫 만남의 준강간: 심신상실 상태의 입증과 진술 신빙성의 판단
[사례분석] 소개팅 첫 만남의 준강간: 심신상실 상태의 입증과 진술 신빙성의 판단


<핵심 요약>

소개팅으로 처음 만난 자리에서 피해자가 평소 주량보다 훨씬 많은 술을 마셔 기억이 끊긴 사이 간음이 이루어졌다. 가해자는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자가 거짓 진술을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최면조사에서 되살아난 기억이 경찰조사 당시의 진술과 거의 일치하였다. 가해자 스스로 피해자를 바닥에서 재울 뻔했다고 말한 대화가 주취 상태를 인지한 방증이 되어, 수사기관은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간음을 인정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소개팅 자리의 과음과 그 뒤에 일어난 일

 

피해자와 가해자는 소개팅으로 처음 만난 사이였다. 말이 잘 통한다고 생각한 피해자는 평소 주량보다 훨씬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었고 그렇게 기억이 끊겼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정신을 차려 보니 피해자는 가해자의 침대에 누워 있었고 가해자가 피해자를 간음하고 있었다. 사건 이후 피해자는 우울증을 호소하며 가해자에게 여러 차례 따져 묻기도 하였다.

 

그러나 가해자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마땅한 처벌을 받기를 바라며 법률 조력을 구하였다.

 

2. 심신상실 상태와 진술 신빙성을 둘러싼 쟁점

 

  • 가. 기억이 끊긴 상태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드는지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하도록 정한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평소 주량을 훨씬 넘는 술을 마시고 기억이 끊긴 상태였다. 기억이 없다는 사정이 조문이 정한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과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성립의 출발점이었다.

 

  • 나. 폐쇄회로 영상이 없는 사건에서 진술을 무엇으로 받칠지

    이 사건에는 범행 장면을 담은 영상이 없었다. 피해자 측은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몸에 상처가 날 정도로 몸을 가누기 힘들었던 점과 최근 지병으로 산부인과를 다니고 있었던 점을, 자발적인 성관계였다는 주장에 반하는 사정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사정이 진술을 받치는 자료로 어떻게 평가되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 다. 우울증으로 늦어진 고소가 신빙성 판단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피해자는 사건 이후 극심한 우울증을 앓아 고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 변호사 상담을 통해 준강간을 당하였다는 점을 뒤늦게 인지하였으므로, 늦어진 고소가 진술의 증명력을 낮추는지가 다투어졌다.

 

  • 라. Q: 가해자의 진술 불일치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가해자는 사건 당일의 인상착의와 방문한 장소에 대해서도 제대로 진술하지 못하였다. 반면 피해자는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당시 상황을 전부 진술하였다. 서로 어긋나는 두 진술 가운데 어느 쪽이 무엇으로 뒷받침되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 마. 무고할 동기가 없다는 주장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가해자는 피해자가 거짓 진술을 한다고 주장하였다. 피해자는 형사적으로 문제가 생길 만한 일을 만들고 싶어 하지 않았으므로, 무고할 동기가 없다는 사정이 어떤 무게를 갖는지가 마지막 쟁점이었다.
     

3. 조문과 판례가 가른 심신상실의 범위와 증명력

 

  • 가.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면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이 된다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은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를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그 또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기억만 잃은 알코올 블랙아웃과 의식을 잃은 패싱아웃은 구별되지만,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한다고도 하였다.

 

  • 나. 피해자 진술은 세 요건이 갖추어지면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피해자 등의 진술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는 세 가지 요건을 들었다.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그 세 요건이 갖추어지면 특별한 이유 없이 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 다. 늦어진 고소만으로 증명력을 낮출 수 없다

    같은 판결은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우울증으로 고소를 생각하지 못한 사정과 뒤늦게 법률 상담으로 피해를 인지한 경위가 그 특별한 사정에 든다.

 

  • 라. Q: 가해자의 진술이 믿기 어렵다는 사정은 어떻게 쓰이는가?

    피해자 진술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으로 쓰인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다만 그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 마. 허위 신고는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인정된다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은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에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하고,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는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신고 내용에 일부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있더라도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를 처벌한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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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156조 (무고)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의 2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를 신속히 수사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6. 9. 29.]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판시사항

[2]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의 의미 및 의식상실(passing out)과의 구별 /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2]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준강제추행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3] (가) 의학적 개념으로서의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은 중증도 이상의 알코올 혈중농도, 특히 단기간 폭음으로 알코올 혈중농도가 급격히 올라간 경우 그 알코올 성분이 외부 자극에 대하여 기록하고 해석하는 인코딩 과정(기억형성에 관여하는 뇌의 특정 기능)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행위자가 일정한 시점에 진행되었던 사실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는 것을 말한다.알코올 블랙아웃은 인코딩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단편적인 블랙아웃과 전면적인 블랙아웃이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알코올의 심각한 독성화와 전형적으로 결부된 형태로서의 의식상실의 상태, 즉 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인하여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passing out)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나)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당하였음을 호소한 피해자의 경우, 범행 당시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에 비하여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성적 행위 역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

 

(다) 그런데 법의학 분야에서는 알코올 블랙아웃이 ‘술을 마시는 동안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에 대한 기억상실’로 정의되기도 하며, 일반인 입장에서는 ‘음주 후 발생한 광범위한 인지기능 장애 또는 의식상실’까지 통칭하기도 한다.

 

(라) 따라서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또한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판시사항

[1] 무고죄의 성립요건 /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그 신고사실을 허위로 단정하여 무고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한 경우,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2]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하는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된 경우, 반대로 이러한 신고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같은 법리가 고려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곧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의 사실이라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으며,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2]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법리는,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된 경우 반대로 이러한 신고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사실에 관하여 불기소처분 내지 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하여, 그 자체를 무고를 하였다는 적극적인 근거로 삼아 신고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처하였던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진정한 피해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하였을 것이라는 기준을 내세워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점 및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관한 변소를 쉽게 배척하여서는 아니 된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10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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