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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4. [사례분석] 블랙아웃 상태의 준강간 항거불능 입증: 지위 차이와 가해자 진술의 정황증거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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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사례분석] 블랙아웃 상태의 준강간 항거불능 입증: 지위 차이와 가해자 진술의 정황증거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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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블랙아웃 상태의 준강간 항거불능 입증: 지위 차이와 가해자 진술의 정황증거 가치
[사례분석] 블랙아웃 상태의 준강간 항거불능 입증: 지위 차이와 가해자 진술의 정황증거 가치


<핵심 요약>

입사 한 달 남짓의 사회 초년생이 첫 회식에서 만취해 정신을 잃은 사이 직속 상사에게 준강간 피해를 입은 사건이다. 가해자는 합의된 관계였다고 부인하였으나 관계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였다. 사법경찰관은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범행으로 보아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첫 회식에서 정신을 잃은 사이 벌어진 피해의 경위

 

피해자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회 초년생이었고, 가해자는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던 피해자의 직속 상사였다. 두 사람 사이에는 그동안 이성적 호감을 형성할 만한 사적인 연락이나 대화가 없었고, 사건 당일의 자리도 가해자의 제안으로 처음 갖게 된 회식이었다.

 

저녁 식사와 함께 시작된 술자리는 2차까지 이어졌고, 피해자는 점점 취해 결국 정신을 잃었다. 한참 뒤 눈을 떴을 때 피해자는 가해자의 침대 위에 누워 있었고, 상황을 파악할 틈도 없이 급히 그 집에서 빠져나왔다. 이후 기억을 더듬어 보았으나 가해자가 스킨십을 시도하자 거부했던 장면만 어렴풋이 떠오를 뿐 그 이후의 일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다음 날 가해자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는 자신이 정신을 잃은 사이 간음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자신의 집에 따라왔고 서로 호감을 가지고 합의하에 관계를 가진 것일 뿐이라며 범행을 부인하였다.

 

준강간은 성폭력처벌법 제2조 제1항 제3호가 정한 성폭력범죄이다. 피해자는 같은 법 제27조 제1항에 따라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그 변호사는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 제5항에 따라 피해자의 대리가 허용되는 형사절차상 소송행위에 관하여 포괄적 대리권을 가진다. 피해자는 변호사를 선임하였고, 그 변호사가 수사기관에 의견서를 세 차례 제출하였다.

 

2. 자발적 동의와 항거불능 인식을 둘러싼 다툼

 

  • 가. 자발적으로 성관계에 응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 사정

    가해자는 피해자가 자신의 집에 따라왔고 서로 호감을 가지고 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였다. 피해자는 입사한 지 한 달 남짓이었고 가해자는 피해자보다 30살 이상 나이가 많은 유부남이었으며, 두 사람 사이에는 업무와 무관한 사적인 연락이나 대화가 전혀 없었다. 이러한 관계에서 피해자가 가해자의 집까지 따라가 성관계에 응하였다고 보려면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하는지가 첫 번째 쟁점이었다.

 

  • 나. 만취로 기억이 끊긴 상태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해당하는지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형법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하여 처벌한다. 피해자는 평소 주량을 훨씬 넘겨 술을 마신 끝에 정신을 잃었고, 남은 기억은 스킨십을 거부한 장면 하나뿐이었다. 기억이 끊겼다는 사정을 두고 기억만 잃은 것으로 볼 것인지 의식까지 잃은 것으로 볼 것인지가 두 번째 쟁점이 되었다.

 

  • 다. Q: 가해자가 피해자의 상태를 알고 있었다는 점은 무엇으로 드러나는가?

    가해자 자신의 진술과 사건 전후의 객관적 정황이 그 자료가 된다. 이 사건에서 가해자는 피해자가 자신에게 욕설을 하고 팔을 휘둘렀다고 직접 진술하였고, 피해자는 다음 날 속옷이 정상적으로 착용되어 있지 않은 상태와 하체의 통증·멍을 발견하였다. 준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항거불능 상태의 존재만으로는 부족하고 가해자가 그 상태를 인식하고 이용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므로, 이 정황들이 그 인식을 드러내는지가 세 번째 쟁점이었다.

 

  • 라. 진술과 전후 정황이 중심인 사건에서 혐의를 인정하기 위한 입증의 부담과 정도

    이 사건에서는 항거불능 상태와 가해자의 인식을 무엇으로 입증할 것인지가 관건이었고, 두 사람의 진술과 전후의 정황이 판단 자료가 되었다. 형사절차에서 범죄사실을 증명할 부담은 피의자가 아니라 검사가 지며, 정황을 모아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혐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사법경찰관이 이 사건을 어느 유형으로 처리할 것인지가 마지막 쟁점이었다.
     

3. 항거불능과 고의를 가르는 기준과 송치의 의미

 

  • 가. 지위와 관계에 비추어 자발적 동의 가능성을 판단한다

    대법원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를 짚었다. 그런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입사 한 달 남짓의 신입 직원과 30살 이상 연상의 직속 상사 사이에 업무 밖의 접점이 전혀 없었다는 사정은 그 판단에서 고려될 중요한 사정이 된다. 위 판결은 준강제추행으로 기소된 사건의 판단이나 그 판시가 준강간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을 함께 정의하고 있어 이 사건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 나. 기억의 공백과 의식의 상실은 구별하여 살펴야 한다

    대법원은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23. 3. 9. 선고 2023도423 판결). 나아가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과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을 구별하면서도,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 않더라도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한다고 밝혔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음주량과 평소 주량, 술자리 이후의 언동과 다음 날의 신체 상태를 살펴 범행 당시의 상태를 가려야 한다.

 

  • 다. Q: 가해자 자신의 진술이 고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될 수 있는가?

    될 수 있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욕설과 팔을 휘두른 행동을 직접 보았다는 진술은 피해자의 상태에 대한 그의 인식을 추론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다만 그 진술만으로 준강간의 고의가 곧바로 증명되는 것은 아니므로, 음주 경위와 피해자의 언동 등 다른 정황을 종합하여야 한다.

 

  • 라. 증명의 부담과 사법경찰관의 사건 처리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검사에게 보내는 기준은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1호가 정한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이다. 재판에 이르면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에 따라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이 필요하고, 증거의 증명력은 같은 법 제308조에 따라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진다. 다만 대법원은 그 자유판단에도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사법경찰관은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면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그렇지 아니하면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한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이 사건은 제1호에 따른 송치로 정리되었고, 공소를 제기할 것인지는 같은 법 제246조와 제247조에 따라 검사가 정한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정의)

 

① 이 법에서 “성폭력범죄”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말한다.

<개정 2013. 4. 5., 2016. 12. 20 .>

1. 「형법」 제2편제22장 성풍속에 관한 죄 중 제242조(음행매개), 제243조(음화반포등), 제244조(음화제조등) 및 제245조(공연음란)의 죄

2. 「형법」 제2편제31장 약취(略取), 유인(誘引) 및 인신매매의 죄 중 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범한 제288조 또는 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범한 제289조, 제290조(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제288조 또는 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제289조의 죄를 범하여 약취, 유인, 매매된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 한정한다), 제291조(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제288조 또는 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제289조의 죄를 범하여 약취, 유인, 매매된 사람을 살해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 한정한다), 제292조[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한 제288조 또는 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한 제289조의 죄로 약취, 유인, 매매된 사람을 수수(授受) 또는 은닉한 죄, 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한 제288조 또는 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한 제289조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사람을 모집, 운송, 전달한 경우에 한정한다] 및 제294조(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범한 제288조의 미수범 또는 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범한 제289조의 미수범, 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제288조 또는 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제289조의 죄를 범하여 발생한 제290조제1항의 미수범 또는 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제288조 또는 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제289조의 죄를 범하여 발생한 제291조제1항의 미수범 및 제292조제1항의 미수범 중 추행, 간음 또는 성매매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약취,  유인, 매매된 사람을 수수, 은닉한 죄의 미수범으로 한정한다)의 죄

3. 「형법」 제2편제32장 강간과 추행의 죄 중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제300조(미수범), 제301조(강간등 상해ㆍ치상), 제301조의2(강간등 살인ㆍ치사),  제302조(미성년자등에 대한 간음), 제303조(업무상위력등에 의한 간음) 및 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의 죄

4. 「형법」 제339조(강도강간)의 죄 및 제342조(제339조의 미수범으로 한정한다)의 죄

5. 이 법 제3조(특수강도강간 등)부터 제15조(미수범)까지의 죄

 

② 제1항 각 호의 범죄로서 다른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죄는 성폭력범죄로 본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

 

① 성폭력범죄의 피해자 및 그 법정대리인(이하 “피해자등”이라 한다)은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등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③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 증거보전절차, 공판준비기일 및 공판절차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절차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④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증거보전 후 관계 서류나 증거물,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나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

 

⑤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등의 대리가 허용될 수 있는 모든 소송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

 

⑥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 다만, 19세미만피해자등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에는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야 한다.

<개정 2023. 7. 11 .>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5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0. 2. 4.]

 

형사소송법 제246조 (국가소추주의)

 

공소는 검사가 제기하여 수행한다.

 

형사소송법 제247조 (기소편의주의)

 

검사는「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

[전문개정 2007. 6. 1.]

 

형사소송법 제307조 (증거재판주의)

 

①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②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

[전문개정 2007. 6. 1.]

 

형사소송법 제308조 (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판시사항

[2]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의 의미 및 의식상실(passing out)과의 구별 /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2]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준강제추행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3] (전략) (나)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당하였음을 호소한 피해자의 경우,  범행 당시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에 비하여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성적 행위 역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

 

(중략)

 

(라) 따라서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또한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23. 3. 9. 선고 2023도423 판결

 

판시사항

준강간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 및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 피해자가 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던 경우, 준강간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이유 발췌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는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피해자가 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등 참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중략)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중략)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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