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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7. [사례분석] 잠든 사이의 준유사강간 입증: 행위 태양의 구분과 자백 녹음의 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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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사례분석] 잠든 사이의 준유사강간 입증: 행위 태양의 구분과 자백 녹음의 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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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잠든 사이의 준유사강간 입증: 행위 태양의 구분과 자백 녹음의 증명력
[사례분석] 잠든 사이의 준유사강간 입증: 행위 태양의 구분과 자백 녹음의 증명력


<핵심 요약>

집으로 동료들을 초대한 술자리에서 잠든 사이 피해를 입은 사람이 다음 날 아침 통증과 옷의 상태로 성범죄 피해를 인지한 사건이다. 마지막까지 집에 남아 있던 사람이 누구인지가 복도 폐쇄회로 화면으로 확인되었고, 가해자는 범행을 인정하며 퇴사하겠다고 말한 통화가 녹음으로 남아 있었다. 가해자가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책임을 회피하였으나 검사는 준유사강간 혐의를 인정해 공소를 제기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집들이 술자리 뒤 아침에 확인된 피해

 

피해자는 퇴근 후 같은 팀 동료들을 집으로 초대해 술자리를 가졌고, 술이 오르자 어느 순간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성기 부위의 통증에 잠에서 깼을 때 옷과 속옷은 모두 벗겨져 있었다.

 

피해자는 잠든 사이 누군가 바지와 속옷을 벗기는 느낌과 성기에 손가락을 넣고 입으로 빠는 느낌에 잠깐씩 깼던 기억을 떠올렸다. 집들이에 왔던 여자 동료에게 다른 동료들이 언제 집에서 나갔는지를 물어, 혼자 집 방향이 달랐던 가해자만 택시를 잡겠다며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집 앞 복도 폐쇄회로 화면에는 다른 동료들이 모두 나간 뒤에도 가해자가 한 시간 이상 머물렀던 사실이 남아 있었다. 피해자가 그날의 일을 직접 묻자 가해자는 범행을 인정하고 빠른 시일 내에 퇴사하겠다며 사과하였으나, 이후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직장 생활을 이어 갔다.

 

피해자는 회사 인사팀에 피해 사실을 신고한 뒤 형사 고소를 결심하였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제2항은 피해자가 선임한 변호사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정하되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하도록 단서를 두고 있고, 그 범위에서 조사 단계부터 피해자 측 의견이 절차 안으로 들어갈 근거가 된다.

 

2. 가해자를 특정하고 행위를 가르는 세 갈래

 

  • 가. 잠든 사이의 행위가 준유사강간의 요건을 채우는지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처벌하고, 형법 제297조의2는 구강, 항문 등 신체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유사강간으로 정한다. 피해자가 만취해 잠든 상태였다는 사정과 행위의 태양이 각각 확인되어야 하므로, 두 요건을 어떤 자료로 세울 것인지가 첫 번째 다툼이었다.

 

  • 나. Q: 누가 범행을 하였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가?

    피해자는 잠결에 감각만 남아 있었을 뿐 행위자를 직접 보지 못하였으므로, 특정은 주변 정황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른 동료들이 모두 떠난 뒤에도 한 사람만 한 시간 이상 머물렀다는 복도 폐쇄회로 화면과 동료의 진술이 그 정황에 해당한다. 가해자가 범행을 인정한 통화 녹음이 더해질 때 특정이 완결되는지가 두 번째 다툼이 되었다.

 

  • 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가해자는 수사 과정에서 성기를 빨거나 손가락을 넣은 행위에 대하여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반면 피해자는 피해 직후 지인들과의 대화에서도, 경찰 조사에서도 입으로 빠는 행위와 손가락을 넣는 행위를 구분하여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두 진술 가운데 어느 쪽에 신빙성을 둘 것인지가 세 번째 다툼이었다.
     

3. 항거불능의 인정과 진술 신빙성의 판단

 

  • 가. 잠든 상태와 항거불능의 관계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은 심신상실을 정신기능의 장애로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로, 항거불능을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로 정의하였다. 같은 판결은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면 그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만취해 잠든 사이의 행위는 그 상태를 이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 나. 정황증거가 특정을 완성하는 지점

    복도 폐쇄회로 화면은 누가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는지를, 동료의 진술은 나머지 사람들이 언제 떠났는지를 보여 준다. 가해자가 범행을 인정하고 퇴사하겠다고 말한 통화 녹음은 그 정황을 사람과 연결하는 자료가 된다. 각 자료가 가리키는 사실이 어긋나지 않고 하나의 시점으로 모일 때 특정이 완성된다.

 

  • 다. Q: 기억이 없다는 진술과 일관된 피해 진술은 어떻게 저울질되는가?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기되 그 판단이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할 것을 전제한다. 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4도12324 판결은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직접증거인 경우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도록 하였다. 같은 판결은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는 사법경찰관이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도록 정한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297조의 2 (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본조신설 2012. 12. 18.]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5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0. 2. 4.]

 

형사소송법 제308조 (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

 

① 성폭력범죄의 피해자 및 그 법정대리인(이하 “피해자등”이라 한다)은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등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③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 증거보전절차, 공판준비기일 및 공판절차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절차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④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증거보전 후 관계 서류나 증거물,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나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

 

⑤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등의 대리가 허용될 수 있는 모든 소송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

 

⑥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 다만, 19세미만피해자등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에는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야 한다.

<개정 2023. 7. 11 .>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판시사항

[1] 형법 제299조에서 규정한 준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소극적인 성적 자기결정권)

 

[2]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의 의미 및 의식상실(passing out)과의 구별 /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이러한 준강제추행죄는 정신적·신체적 사정으로 인하여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해 주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하며,  그 성적 자기결정권은 원치 않는 성적 관계를 거부할 권리라는 소극적 측면을 말한다.

 

[2]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준강제추행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3] (가) 의학적 개념으로서의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은 중증도 이상의 알코올 혈중농도, 특히 단기간 폭음으로 알코올 혈중농도가 급격히 올라간 경우 그 알코올 성분이 외부 자극에 대하여 기록하고 해석하는 인코딩 과정(기억형성에 관여하는 뇌의 특정 기능)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행위자가 일정한 시점에 진행되었던 사실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는 것을 말한다.알코올 블랙아웃은 인코딩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단편적인 블랙아웃과 전면적인 블랙아웃이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알코올의 심각한 독성화와 전형적으로 결부된 형태로서의 의식상실의 상태, 즉 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인하여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passing out)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나)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당하였음을 호소한 피해자의 경우, 범행 당시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에 비하여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성적 행위 역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

 

(다) 그런데 법의학 분야에서는 알코올 블랙아웃이 ‘술을 마시는 동안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에 대한 기억상실’로 정의되기도 하며, 일반인 입장에서는 ‘음주 후 발생한 광범위한 인지기능 장애 또는 의식상실’까지 통칭하기도 한다.

 

(라) 따라서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또한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4도12324 판결

 

판시사항

[1]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항소심이 뒤집을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성폭력 사건에서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 및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3] 중대장인 피고인이 같은 중대 소대장인 피해자 甲이 실제로는 항거불능 상태에서 잠이 든 것이 아님에도 취기로 잠들어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고 오인하고, 甲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하려고 하였으나 미수에 그쳤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제1심이 이미 고려한 사정 또는 공소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수적인 사정만을 들어 甲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어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 증인의 진술에 대한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해 보면,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

 

[2] 성폭력 사건에서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는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진술 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고,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나 사정과 모순되지는 않는지, 또는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하고,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3] 중대장인 피고인이 같은 중대 소대장인 피해자 甲이 실제로는 항거불능 상태에서 잠이 든 것이 아님에도 취기로 잠들어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고 오인하고, 甲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하려고 하였으나 미수에 그쳤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甲은 수사기관부터 제1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사실의 주된 부분에 관하여 직접 경험한 사람이 아니면 진술하기 힘든 세밀한 정보를 포함하여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한 점, 甲은 동료들에 의해 침대로 옮겨질 때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고 진술하였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피고인이 다시 방으로 들어온 상황을 포함하여 甲이 진술한 추행 시점 이후의 상황을 모두 녹음하였으므로, 누가 자신을 들어서 옮겨 놓았는지, 추행 시점 이후에 방에 누가 들어왔는지 등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정만으로 甲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려운 점, 甲이 진술한 신체접촉의 부위, 추행행위의 태양과 내용은 甲을 들어서 침대로 옮기거나 흔들어 깨우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접촉의 부위, 행위태양과는 구별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甲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1심이 이미 고려한 사정 또는 공소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수적인 사정만을 들어 甲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어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단에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원칙을 위반하고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판단과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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