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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3. [사례분석] 직장동료 성폭행·몰카 고소 전 합의: 항거불능 입증과 촬영물 삭제 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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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사례분석] 직장동료 성폭행·몰카 고소 전 합의: 항거불능 입증과 촬영물 삭제 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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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직장동료 성폭행·몰카 고소 전 합의: 항거불능 입증과 촬영물 삭제 조항
[사례분석] 직장동료 성폭행·몰카 고소 전 합의: 항거불능 입증과 촬영물 삭제 조항


<핵심 요약>

연수원 동기인 같은 팀 직장동료와의 회식에서 만취해 기억이 끊긴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서 준강간과 카메라등이용촬영 피해를 입은 사건이다. 평소 주량과 회식 당일 영수증에 기재된 음주량을 비교해 항거불능 상태를 객관적으로 뒷받침하자, 가해자는 고소장 제출 직전 변호인을 선임해 범행을 인정하고 합의를 제안해 왔다. 가해자의 즉시 퇴사와 촬영물 삭제, 재유포 시 형사·민사 대응, 비밀유지와 접촉 금지가 조건에 담기고 합의금 1억 원이 지급되었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회식 후 만취 상태에서 벌어진 피해의 발단

 

피해자와 가해자는 연수원 동기로 같은 팀에 배정된 직장동료였고 평소 팀원들끼리 회식을 자주 하는 사이였다. 사건 당일에도 퇴근 후 팀원들이 다 함께 회식 자리를 가졌고, 피해자는 1차 자리에서 이미 주량을 넘겨 만취 상태에 이르렀다.

 

2차 자리부터 피해자의 기억은 완전히 끊겼고 이후 남은 기억은 연속된 장면이 아니라 사진처럼 단편적인 장면뿐이었다. 처음 떠오르는 장면은 가해자와 함께 집에 들어와 침대에 쓰러지듯 잠든 것이었고, 그다음 기억은 가해자가 나체로 서 있는 장면이었다.

 

피해자는 성기에 무언가 삽입되는 느낌과 몸이 심하게 흔들리는 느낌에 정신을 차려보고자 하였고, 그 순간 가해자가 만취 상태의 피해자를 상대로 간음을 하고 있었다. 곧이어 반복적인 촬영음과 플래시 불빛이 터졌으나 피해자는 만취 상태여서 가해자를 밀쳐내려 하여도 제대로 저항하기 어려웠다.

 

피해자는 다시 잠든 채 밤을 보냈고 다음 날 정신을 차린 뒤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형사고소를 준비하게 되었다. 고소장을 제출하기 직전 가해자가 변호인을 선임해 먼저 연락해 왔고 범행을 인정하며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사건은 합의 협상 국면으로 옮겨졌다.

 

2. 항거불능 입증과 합의 조건을 둘러싼 쟁점

 

  • 가. 단편적 기억만 남은 상태에서 항거불능 상태를 입증하는 문제

    준강간죄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간음을 요건으로 하므로 피해자가 그 상태에 해당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남은 기억은 몇 개의 단편적인 장면뿐이었고 사건 경과를 연속적으로 진술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진술이 아닌 객관적 자료로 항거불능 상태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고소장 작성의 핵심 문제가 되었다.
     
  • 나. 간음과 동시에 이루어진 촬영에 적용되는 죄명의 특정

    피해자가 정신을 차린 순간 반복적인 촬영음과 플래시 불빛이 이어졌다. 피해자 측은 이 정황을 근거로 간음 행위와 별도로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를 함께 특정하였다. 두 죄명이 함께 적용되는지에 따라 가해자가 지게 될 형사책임의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 다. Q: 형사고소를 하지 않고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하면 이후의 형사절차도 봉쇄되는가?

    피해자는 길고 소모적인 형사 절차보다 신속하고 확실한 마무리를 원하였으므로 고소장 제출 전에 협상을 진행하게 되었다. 피해자 측은 촬영물이 이후 발견되거나 유포될 경우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조건을 합의서에 두고자 하였다. 합의가 형사절차에 미치는 효력은 그 조건의 법적 배경으로 검토할 수 있다.
     
  • 라. 가해자의 즉시 퇴사를 합의 조건으로 관철하는 문제

    피해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조건은 가해자가 같은 직장에서 즉시 퇴사하는 것이었다. 가해자가 같은 공간에 계속 남아 있는 상황 자체가 고통이었기 때문이다. 금전 배상과 달리 퇴사는 가해자의 생활 기반을 직접 건드리는 조건이어서 이를 어떤 논거로 요구할 것인지가 문제되었다.
     
  • 마. 촬영물의 삭제와 재유포 위험을 합의 조항으로 통제하는 문제

    피해자 측은 현재 소지 중인 일체의 촬영물을 즉시 삭제하고, 추후 촬영물이 발견되거나 유포되면 형사·민사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요구하였다. 금전 배상만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면 촬영물이 이후 발견되거나 유포될 위험은 그대로 남는다. 그래서 촬영물 삭제 의무와 재유포 시의 대응을 합의서의 문언으로 어떻게 고정할 것인지가 협상의 또 다른 축이 되었다.
     
  • 바. 사건 사실의 확산과 가해자의 접촉을 차단하는 조항의 필요성

    피해자와 가해자는 같은 팀에서 일해 온 사이여서 사건 내용과 합의 사실이 직장에 알려질 경우 피해자가 감당할 부담이 컸다. 가해자가 합의 이후에도 연락하거나 접촉해 오면 합의로 얻으려던 일상의 회복 자체가 무너진다. 그래서 비밀유지와 연락·접촉 금지를 합의서에 어떻게 담을 것인지가 함께 검토되었다.
     

3. 죄명 특정과 합의 조항 설계에 적용된 법리

 

  • 가. 평소 주량과 당일 음주량의 비교를 축으로 삼은 항거불능의 입증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거나 추행한 사람을 그 행위 태양에 따라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간음에 이른 이 사건에는 강간죄를 정한 형법 제297조의 예가 적용된다. 여기서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피해자 측은 평소 주량과 회식 당일 영수증에 기재된 음주량을 비교해 당일 섭취한 알코올의 양이 평소 주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임을 확인하였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은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한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으로 기소된 피고인이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한 경우를 판단하였다. 이 경우 법원은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 시간, 평소 주량 등 제반 사정을 살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에는,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정상적인 상태라면 성적 관계를 맺거나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 나. 촬영 정황을 근거로 함께 특정된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를 처벌한다. 피해자 측은 간음이 이루어지는 동안 반복적인 촬영음과 플래시 불빛이 이어졌다는 정황을 근거로 이 조항의 적용을 함께 주장하였다. 그에 따라 이 사건은 준강간과 카메라등이용촬영이 결합된 사안으로 정리되었다.
     
  • 다. Q: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하여도 형사고소를 진행할 수 있는 지위가 남는가?

    친고죄에서 피해자의 고소권은 공법상의 권리이므로 법이 특히 명문으로 인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처분할 수 없고, 일단 제기한 고소는 취소할 수 있으나 고소 전에 고소권을 미리 포기할 수는 없다(대법원 1967. 5. 23. 선고 67도471 판결). 더구나 준강간죄와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고소가 소추조건도 아니므로, 합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수사와 공소제기가 봉쇄되지 않는다. 이 사건 합의서에 촬영물이 이후 발견되거나 유포될 경우 형사고소를 진행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간 것은 이 지위를 문언으로 확인해 둔 것이다.
     
  • 라. 유죄 확정에 따르는 신분상 불이익을 근거로 관철된 퇴사 조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은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자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정하고, 형법 제299조의 준강간과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 카메라등이용촬영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원고에 따르면 피해자 측은 벌금형 이상의 처벌이 확정될 경우 예상되는 결격사유와 직업상 불이익을 협상 논거로 제시하였다. 그 결과 가해자의 즉시 퇴사가 합의의 핵심 조건으로 관철되었다.
     
  • 마. Q: 촬영물을 삭제하겠다는 약속만으로 이후의 유포 위험이 정리되는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은 같은 조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이나 복제물에 대한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을 별도의 행위 유형으로 규정한다. 같은 조 제2항이 정한 반포등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반포할 의사 없이 특정한 1인 또는 소수의 사람에게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도 제공에 해당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도16676 판결). 이 사건 합의서는 소지 중인 일체의 촬영물을 즉시 삭제하도록 하는 조항을 두었고, 추후 어떠한 형태로 촬영물이 발견되거나 유포될 경우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조항을 함께 두어 이 구조를 문언으로 옮겨 놓았다.
     
  • 바. 비밀유지·접촉 금지 조항과 합의 이후 위험의 통제

    이 사건 합의서는 사건 내용과 합의 사실이 직장 및 외부 어디에도 알려지지 않도록 하는 비밀유지 의무 조항을 두었다. 또한 가해자가 어떠한 방식으로도 연락하거나 접촉하지 못하도록 완전히 금지하는 조항을 함께 두었다. 촬영물 유포로 피해자에게 정신상 고통이 발생하면 민법 제751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재유포 시 민사소송 조항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조항도 금전 배상 밖에 남는 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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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12.18>

 

형법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12.18>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12.18, 2020.5.19>

 

② 제1항에 따른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반포ㆍ판매ㆍ임대ㆍ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ㆍ상영(이하 "반포등"이라 한다)한 자 또는 제1항의 촬영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를 포함한다)에도 사후에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등을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12.18, 2020.5.19>

 

③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8.12.18, 2020.5.19>

 

④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ㆍ구입ㆍ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신설 2020.5.19>

 

⑤ 상습으로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신설 2020.5.19>

 

민법 제751조 (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신상정보 등록대상자)

 

① 제2조제1항제3호ㆍ제4호, 같은 조 제2항(제1항제3호ㆍ제4호에 한정한다),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범죄 및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가목ㆍ라목의 범죄(이하 "등록대상 성범죄"라 한다)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자 또는 같은 법 제49조제1항제4호에 따라 공개명령이 확정된 자는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이하 "등록대상자"라 한다)가 된다. 다만, 제12조ㆍ제13조의 범죄 및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제3항 및 제5항의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는 제외한다. <개정 2016.12.20>

 

② 법원은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에는 등록대상자라는 사실과 제43조에 따른 신상정보 제출 의무가 있음을 등록대상자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 <개정 2016.12.20>

 

③ 제2항에 따른 통지는 판결을 선고하는 때에는 구두 또는 서면으로 하고,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때에는 통지사항이 기재된 서면을 송달하는 방법으로 한다. <신설 2016.12.20>

 

④ 법원은 제1항의 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날부터 14일 이내에 판결문(제45조제4항에 따라 법원이 등록기간을 달리 정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포함한다) 또는 약식명령 등본을 법무부장관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개정 2016.12.20>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판시사항

[1] 형법 제299조에서 규정한 준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소극적인 성적 자기결정권)

 

[2]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의 의미 및 의식상실(passing out)과의 구별 /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이러한 준강제추행죄는 정신적·신체적 사정으로 인하여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해 주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하며,  그 성적 자기결정권은 원치 않는 성적 관계를 거부할 권리라는 소극적 측면을 말한다.

 

[2]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준강제추행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3] (가) 의학적 개념으로서의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은 중증도 이상의 알코올 혈중농도, 특히 단기간 폭음으로 알코올 혈중농도가 급격히 올라간 경우 그 알코올 성분이 외부 자극에 대하여 기록하고 해석하는 인코딩 과정(기억형성에 관여하는 뇌의 특정 기능)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행위자가 일정한 시점에 진행되었던 사실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는 것을 말한다.알코올 블랙아웃은 인코딩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단편적인 블랙아웃과 전면적인 블랙아웃이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알코올의 심각한 독성화와 전형적으로 결부된 형태로서의 의식상실의 상태, 즉 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인하여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passing out)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나)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당하였음을 호소한 피해자의 경우, 범행 당시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에 비하여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성적 행위 역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

 

(다) 그런데 법의학 분야에서는 알코올 블랙아웃이 ‘술을 마시는 동안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에 대한 기억상실’로 정의되기도 하며, 일반인 입장에서는 ‘음주 후 발생한 광범위한 인지기능 장애 또는 의식상실’까지 통칭하기도 한다.

 

(라) 따라서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또한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도16676 판결

 

판시사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2항에서 정한 ‘반포’와 ‘제공’의 의미 및 반포할 의사 없이 특정한 1인 또는 소수의 사람에게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이 ‘제공’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2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사후에 의사에 반하여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반포’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을 말하고, 계속적·반복적으로 전달하여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반포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다면 특정한 1인 또는 소수의 사람에게 교부하는 것도 반포에 해당할 수 있다.

 

한편 ‘반포’와 별도로 열거된 ‘제공’은 ‘반포’에 이르지 아니하는 무상 교부 행위를 말하며, ‘반포’할 의사 없이 특정한 1인 또는 소수의 사람에게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은 ‘제공’에 해당한다.

 

대법원 1967. 5. 23. 선고 67도471 판결

 

판시사항

친고죄와 고소권의 포기

 

판결요지

친고죄에 있어서의 피해자의 고소권은 공법상의 권리라고 할 것이므로 법이 특히 명문으로 인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유처분을 할 수 없고 따라서 일단한 고소는 취소할 수 있으나 고소전에 고소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함이 상당할 것이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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