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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사례분석] 직장 내 준유사강간의 지연 고소: 만취 항거불능 입증과 진술 신빙성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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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직장 내 준유사강간의 지연 고소: 만취 항거불능 입증과 진술 신빙성 판단
[사례분석] 직장 내 준유사강간의 지연 고소: 만취 항거불능 입증과 진술 신빙성 판단


<핵심 요약>

팀 회식에서 만취해 잠든 신입 사원이 부서 팀장에게 준유사강간 피해를 입은 사건이다. 가해자는 상호 호감과 자발적 응낙을 내세워 범행을 부인하였고, 고소가 약 1년 늦어진 사정이 겹쳐 진술의 신빙성이 정면 쟁점이 되었다. 위계 관계와 사건 장소, 만취 정황을 종합한 반박과 면담 녹취록에 의한 지연 경위 소명이 받아들여져 검사는 준유사강간 혐의로 불구속 구공판 기소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만취 상태에서 벌어진 범행의 발단과 경과

 

피해자는 회사에 갓 입사한 신입 사원이었고, 가해자는 피해자가 속한 부서의 팀장이었다. 사건 당일 팀 회식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주량보다 많은 술을 마셨고, 옷과 신발이 흠뻑 젖을 정도로 술을 엎지르고 휴대전화를 잃어버릴 만큼 취한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

 

잠시 후 이상한 느낌에 눈을 뜬 피해자는 자신이 가해자와 함께 집 앞 벤치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였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뒷목을 붙잡은 채 억지로 구강성교를 강요하고 있었다.

 

피해자는 직장 내 불이익이 두려워 곧바로 고소에 이르지 못하였다. 가해자를 마주치지 않기 위해 부서 이동을 요청하였으나, 가해자는 당장은 어렵다며 자신의 행동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태도를 보였다.

 

결국 피해자는 사건이 발생한 지 약 1년이 지난 시점에 고소를 결심하였다. 가해자는 수사 단계에서 상호 호감과 자발적 응낙을 내세워 범행을 전면 부인하였으나, 검사는 준유사강간 혐의로 불구속 구공판하였다.

 

2. 항거불능과 지연 고소를 둘러싼 다툼의 지점

 

  • 가. 만취해 잠든 상태가 형법 제299조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해당하는지 여부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하여 처벌한다. 형법 제297조의2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유사강간으로 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구강성교 강요는 그 가운데 앞의 태양에 해당하므로, 잠이 든 피해자의 상태를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으로 볼 수 있는지가 죄의 성립을 가르는 첫 쟁점이 되었다.

 

  • 나. 상호 호감과 자발적 응낙이라는 주장의 신빙성

    가해자는 두 사람이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피해자가 먼저 가해자의 성기를 만지며 구강성교에 적극적으로 응하였다고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피해자가 그렇게 취한 상태였는지 몰랐다는 주장도 함께 폈다. 이 주장들이 두 사람의 관계와 사건 장소, 피해자의 음주 정도라는 객관적 정황과 어울리는지가 두 번째 쟁점이 되었다.

 

  • 다. Q: 사건이 발생한 지 약 1년이 지나 고소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있는가?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은 친고죄의 고소를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하도록 하고 불가항력의 사유가 있으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기산하게 하는데, 준유사강간은 친고죄가 아니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준유사강간은 친고죄가 아니므로 고소기간의 제한은 없다. 그 법정형은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호에 따른 공소시효는 10년이다. 남는 문제는 소추 가능 여부가 아니라 지연이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이다. 대법원은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3. 간접정황의 종합과 진술 신빙성에 관한 판단

 

  • Q: 물적 증거가 부족한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과 간접정황을 종합하여 혐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가?

    물적 증거가 없더라도 피해자 진술과 간접정황을 종합하여 혐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공판에서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기준은 이와 달라,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고(형사소송법 제308조)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도2524 판결은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위반되지 않는 한 심증이 간접증거로 형성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간접증거도 전체 증거와 상호 관련하여 종합적으로 고찰하면 종합적 증명력을 가질 수 있다. 나아가 강간죄에서 사실상 피해자 진술만이 직접증거인 경우, 피고인 진술이 비합리적이고 모순된다는 사정만으로 공소사실의 직접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법관은 이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그 진술과 결합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으로 평가할 수 있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 가. 만취로 판단능력을 잃은 상태와 항거불능의 인정 범위

    형법 제299조의 심신상실·항거불능 요건은 준강간·준유사강간·준강제추행에 공통된다. 대법원은 준강간죄와 준강제추행죄에서 '항거불능'을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로 보고, '심신상실'은 정신기능의 장애로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로 본다. 나아가 술 등으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는 물론, 완전히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이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피해자 측은 옷과 신발이 젖도록 술을 엎지르고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정황과 그대로 잠이 든 사실을 들어, 가해자가 만취 상태를 몰랐다는 주장을 반박하였다.

 

  • 나. 관계의 실질과 사건 장소가 자발적 응낙 주장에 미치는 영향

    피해자 측은 팀장과 막내 사원이라는 상하 관계와 팀 회의 때마다 질책이 반복된 사정을 들어, 서로 호감이 있었다는 주장이 관계의 실질과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였다. 사건 장소가 남자친구와 동거하던 피해자의 집 앞 벤치로 주민이 언제든 오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는 점에서, 그곳에서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응하였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이 낮다고 지적하였다. 만취한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가해자가 그 상태를 몰랐다는 주장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허위 진술이라고 밝혔다.

 

  • 다. 지연 고소 경위의 소명과 공소제기에 이른 판단

    피해자 측은 면담 녹취록을 제출하여, 피해자가 부서 이동을 요청하며 조용히 해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경위와 가해자가 이를 미룬 사정을 함께 확인시켰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입 사원이 위계가 분명한 조직에서 공론화 대신 부서 이동만을 요청한 것이 납득할 수 있는 대응이라는 점도 밝혔다. 공소를 제기하여 수행하는 것은 검사이고(형사소송법 제246조), 검사는 고소가 늦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고 보아 가해자를 준유사강간 혐의로 불구속 구공판 기소하였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297조의 2 (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본조신설 2012. 12. 18.]

 

형사소송법 제246조 (국가소추주의)

 

공소는 검사가 제기하여 수행한다.

 

형사소송법 제249조 (공소시효의 기간)

 

① 공소시효는 다음 기간의 경과로 완성한다.

<개정 1973. 1. 25., 2007. 12. 21 .>

1.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25년

2.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15년

3.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10년

4.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7년

5. 장기 5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 장기10년 이상의 자격정지 또는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5년

6. 장기 5년 이상의 자격정지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3년

7. 장기 5년 미만의 자격정지, 구류, 과료 또는 몰수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1년

 

② 공소가 제기된 범죄는 판결의 확정이 없이 공소를 제기한 때로부터 25년을 경과하면 공소시효가 완성한 것으로 간주한다.

<신설 1961. 9. 1., 2007. 12. 21 .>

 

형사소송법 제230조 (고소기간)

 

① 친고죄에 대하여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면 고소하지 못한다. 단, 고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로부터 기산한다.

 

② 삭제

<2013. 4. 5 .>

 

형사소송법 제307조 (증거재판주의)

 

①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②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

[전문개정 2007. 6. 1.]

 

형사소송법 제308조 (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중략)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중략)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판시사항

[2]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의 의미 및 의식상실(passing out)과의 구별 /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2]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준강제추행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3] (전략) (나)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당하였음을 호소한 피해자의 경우,  범행 당시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에 비하여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성적 행위 역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

 

(중략)

 

(라) 따라서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또한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도2524 판결

 

판시사항

[1] 형사재판에 있어 유죄의 인정을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및 간접증거의 증명력

 

판결요지

[1]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나, 다만 그와 같은 심증이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한 간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도 되는 것이며,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범죄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가지지 못하더라도,  전체 증거를 상호 관련하여 종합적으로 고찰할 경우 그 단독으로는 가지지 못하는 종합적 증명력이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그에 의하여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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