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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사례분석] 준유사강간과 불법촬영의 결합: 삭제된 원본과 클라우드 백업 영상의 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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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준유사강간과 불법촬영의 결합: 삭제된 원본과 클라우드 백업 영상의 증명력
[사례분석] 준유사강간과 불법촬영의 결합: 삭제된 원본과 클라우드 백업 영상의 증명력


<핵심 요약>

연인 관계에서 술에 취해 잠든 사람을 촬영하고 유사간음에 이른 사건에서, 피해자는 가해자의 기기에 남아 있던 촬영물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다시 찍어 두었다. 원본이 모두 삭제된 뒤에도 재촬영한 영상이 클라우드에 자동으로 백업되어 남아 있었고, 그 영상에 촬영 당시의 상태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포렌식에서 유포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검사는 촬영과 촬영물 반포등, 준유사강간 혐의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우연히 확인한 메시지에서 시작된 사건

 

피해자와 가해자는 지인의 소개로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하였다. 피해자는 우연히 가해자의 메시지를 확인하다가 자신의 나체 사진이 몰래 촬영되어 지인에게 전송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곧바로 가해자의 휴대전화 갤러리를 확인한 피해자는 자신이 술에 취해 잠든 사이 촬영된 영상까지 발견하였다. 피해자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그 촬영물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다시 찍은 뒤 가해자의 기기에서 원본을 모두 삭제하였고, 이후 관계를 정리하면서 재촬영한 영상도 지웠다.

 

시간이 흐른 뒤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재촬영한 영상이 클라우드에 자동으로 백업되어 남아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가해자의 기기에서 촬영물이 실제로 모두 삭제되었는지, 다른 경로로 유포되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피해자는 법률 조력을 구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촬영과 전송, 그리고 잠든 사이의 유사간음이 하나의 사실관계 안에 겹쳐 있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는 사법경찰관이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도록 정한다.

 

2. 촬영과 유사강간이 겹친 네 갈래의 쟁점

 

  • 가. 잠든 사이의 행위가 준유사강간의 요건을 채우는지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형법 제297조의2 등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피해자가 술에 취해 미동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는 사정이 촬영물 자체에 담겨 있었으므로, 그 영상이 상태를 증명하는 자료가 되는지가 첫 번째 쟁점이었다. 행위가 한 차례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정리되어야 했다.

 

  • 나. 원본이 삭제된 뒤에도 촬영죄의 기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를 처벌한다. 가해자의 기기에서 원본이 삭제된 상태였으므로, 남아 있는 재촬영 영상만으로 촬영 행위와 그 대상을 특정할 수 있는지가 두 번째 쟁점이 되었다.

 

  • 다. Q: 지인 한 사람에게 전송한 행위는 반포인가 제공인가?

    같은 조 제2항은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를 처벌한다. 가해자가 촬영물을 지인에게 전송한 사실이 확인되었으므로, 그 행위가 어느 태양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죄명이 달라진다. 전송의 상대가 한 사람이었다는 점이 판단의 출발점이 되었다.

 

  • 라. 유포 정황이 나오지 않은 포렌식 결과를 어떻게 볼 것인지

    피해자는 인지하지 못한 추가 촬영물이나 유포 가능성을 고려해 전자기기 일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요청하였다. 포렌식 결과 유포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그 결과가 이미 확보된 촬영물과 진술의 증명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네 번째 쟁점이었다. 확보된 자료만으로 사실관계가 서는지의 문제이기도 하다.
     

3. 기수 시기와 항거불능 상태의 판단

 

  • 가. 촬영물이 증명하는 항거불능 상태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은 항거불능을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로 정의하였다. 같은 판결은 술에 취해 수면 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경우에는 심신상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촬영물에 피해자가 미동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면, 그 영상은 상태를 직접 보여 주는 자료가 된다.

 

  • 나. Q: 저장된 파일이 없으면 촬영죄는 미수에 그치는가?

    그렇지 않다.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0도10677 판결은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가 기계장치 속 필름이나 저장장치에 피사체에 대한 영상정보가 입력됨으로써 기수에 이른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촬영된 영상정보가 전자파일 등의 형태로 영구저장되지 않은 채 사용자에 의해 강제종료되었다고 하여 미수에 그쳤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였다. 원본의 사후 삭제는 기수에 이른 뒤의 사정이므로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 다. 촬영 대상과 전송 태양의 판단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은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하는지를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판단하도록 하였다.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도16676 판결은 반포를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으로 보고, 반포할 의사 없이 특정한 1인 또는 소수의 사람에게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은 제공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이 사건에서 확인된 것은 지인 한 사람에게 보낸 전송이고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퍼뜨리려 한 사정은 드러나지 않았으므로, 이 법리에 따르면 그 행위는 반포가 아니라 제공으로 평가된다. 공소사실의 죄명이 카메라등이용촬영물반포등인 것도 이 조항이 두 태양을 함께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전송의 상대와 반포 의사가 두 태양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 라. 포렌식 결과가 미치는 범위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은 검사가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수색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법경찰관이 같은 요건 아래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수색을 할 수 있도록 정한다. 포렌식에서 유포 정황이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유포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뜻일 뿐, 이미 확보된 촬영물과 진술의 증명력을 깎지 않는다. 확보된 자료로 사실관계가 명확하다면 그 자료를 기초로 판단이 이루어진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297조의 2 (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본조신설 2012. 12. 18.]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② 제1항에 따른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반포ㆍ판매ㆍ임대ㆍ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ㆍ상영(이하 “반포등”이라 한다)한 자 또는 제1항의 촬영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를 포함한다)에도 사후에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등을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③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④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ㆍ구입ㆍ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신설 2020. 5. 19 .>

 

⑤ 상습으로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신설 2020. 5. 19 .>

 

형사소송법 제215조 (압수, 수색, 검증)

 

①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②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전문개정 2011. 7. 18.]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5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0. 2. 4.]

 

형사소송법 제294조의 2 (피해자등의 진술권)

 

① 법원은 범죄로 인한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배우자ㆍ직계친족ㆍ형제자매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피해자등”이라 한다)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그 피해자등을 증인으로 신문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07. 6. 1 .>

1. 삭제

<2007. 6. 1 .>

2. 피해자등 이미 당해 사건에 관하여 공판절차에서 충분히 진술하여 다시 진술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3. 피해자등의 진술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하게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경우

 

② 법원은 제1항에 따라 피해자등을 신문하는 경우 피해의 정도 및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  그 밖에 당해 사건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개정 2007. 6. 1 .>

 

③ 법원은 동일한 범죄사실에서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청인이 여러 명인 경우에는 진술할 자의 수를 제한할 수 있다.

<개정 2007. 6. 1 .>

 

④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청인이 출석통지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본다.

<개정 2007. 6. 1 .>

[본조신설 1987. 11. 28.][제목개정 2007. 6. 1.]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판시사항

[1] 형법 제299조에서 규정한 준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소극적인 성적 자기결정권)

 

[2]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의 의미 및 의식상실(passing out)과의 구별 /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이러한 준강제추행죄는 정신적·신체적 사정으로 인하여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해 주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하며,  그 성적 자기결정권은 원치 않는 성적 관계를 거부할 권리라는 소극적 측면을 말한다.

 

[2]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준강제추행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3] (가) 의학적 개념으로서의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은 중증도 이상의 알코올 혈중농도, 특히 단기간 폭음으로 알코올 혈중농도가 급격히 올라간 경우 그 알코올 성분이 외부 자극에 대하여 기록하고 해석하는 인코딩 과정(기억형성에 관여하는 뇌의 특정 기능)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행위자가 일정한 시점에 진행되었던 사실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는 것을 말한다.알코올 블랙아웃은 인코딩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단편적인 블랙아웃과 전면적인 블랙아웃이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알코올의 심각한 독성화와 전형적으로 결부된 형태로서의 의식상실의 상태, 즉 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인하여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passing out)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나)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당하였음을 호소한 피해자의 경우, 범행 당시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에 비하여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성적 행위 역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

 

(다) 그런데 법의학 분야에서는 알코올 블랙아웃이 ‘술을 마시는 동안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에 대한 기억상실’로 정의되기도 하며, 일반인 입장에서는 ‘음주 후 발생한 광범위한 인지기능 장애 또는 의식상실’까지 통칭하기도 한다.

 

(라) 따라서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또한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판시사항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의 보호법익 및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방법

 

[2] 야간에 버스 안에서 휴대폰 카메라로 옆 좌석에 앉은 여성(18세)의 치마 밑으로 드러난 허벅다리 부분을 촬영한 사안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 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카메라 기타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은 인격체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 및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고려함과 아울러, 당해 피해자의 옷차림, 노출의 정도 등은 물론,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와 촬영 각도 및 촬영 거리,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2] 야간에 버스 안에서 휴대폰 카메라로 옆 좌석에 앉은 여성(18세)의 치마 밑으로 드러난 허벅다리 부분을 촬영한 사안에서, 그 촬영 부위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의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한다고 보아 위 조항 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한 사례.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0도10677 판결

 

판시사항

[1]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의 기수 시기

 

[2] 피고인이 지하철 환승에스컬레이터 내에서 카메라폰으로 피해자의 치마 속 신체 부위를 동영상 촬영하였다고 하여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동영상 촬영 중 저장버튼을 누르지 않고 촬영을 종료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위 범행이 ‘기수’에 이르지 않았다고 단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로 인한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는 카메라 기타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 속에 들어 있는 필름이나 저장장치에 피사체에 대한 영상정보가 입력됨으로써 기수에 이른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최근 기술문명의 발달로 등장한 디지털카메라나 동영상 기능이 탑재된 휴대전화 등의 기계장치는, 촬영된 영상정보가 사용자 등에 의해 전자파일 등의 형태로 저장되기 전이라도 일단 촬영이 시작되면 곧바로 촬영된 피사체의 영상정보가 기계장치 내 RAM(Random Access Memory) 등 주기억장치에 입력되어 임시저장되었다가 이후 저장명령이 내려지면 기계장치 내 보조기억장치 등에 저장되는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저장방식을 취하고 있는 카메라 등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동영상 촬영이 이루어졌다면 범행은 촬영 후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여 영상정보가 기계장치 내 주기억장치 등에 입력됨으로써 기수에 이르는 것이고, 촬영된 영상정보가 전자파일 등의 형태로 영구저장되지 않은 채 사용자에 의해 강제종료되었다고 하여 미수에 그쳤다고 볼 수는 없다.

 

[2] 피고인이 지하철 환승에스컬레이터 내에서 짧은 치마를 입고 있는 피해자의 뒤에 서서 카메라폰으로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치마 속 신체 부위를 피해자 의사에 반하여 동영상 촬영하였다고 하여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휴대폰을 이용하여 동영상 촬영을 시작하여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였다면 설령 촬영 중 경찰관에게 발각되어 저장버튼을 누르지 않고 촬영을 종료하였더라도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범행은 이미 ‘기수’에 이르렀다고 볼 여지가 매우 큰데도, 피고인이 동영상 촬영 중 저장버튼을 누르지 않고 촬영을 종료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위 범행이 기수에 이르지 않았다고 단정하여, 피고인에 대한 위 공소사실 중 ‘기수’의 점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로 인한 심리미진 또는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도16676 판결

 

판시사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2항에서 정한 ‘반포’와 ‘제공’의 의미 및 반포할 의사 없이 특정한 1인 또는 소수의 사람에게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이 ‘제공’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2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사후에 의사에 반하여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반포’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을 말하고, 계속적·반복적으로 전달하여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반포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다면 특정한 1인 또는 소수의 사람에게 교부하는 것도 반포에 해당할 수 있다.

 

한편 ‘반포’와 별도로 열거된 ‘제공’은 ‘반포’에 이르지 아니하는 무상 교부 행위를 말하며, ‘반포’할 의사 없이 특정한 1인 또는 소수의 사람에게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은 ‘제공’에 해당한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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