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사
  • 성범죄
  • 219. [사례분석] 준유사강간 항소심의 형사공탁과 합의: 공탁금 회수 동의와 처벌불원 의사의 구별
전체 목록 보기

네플라 위키는 변호사, 판사, 검사, 법학교수, 법학박사인증된 법률 전문가가 작성합니다.

219.

[사례분석] 준유사강간 항소심의 형사공탁과 합의: 공탁금 회수 동의와 처벌불원 의사의 구별

  • 공유하기
  • 새 탭 열기
  • 작성 이력 보기

생성자
기여자
[사례분석] 준유사강간 항소심의 형사공탁과 합의: 공탁금 회수 동의와 처벌불원 의사의 구별
[사례분석] 준유사강간 항소심의 형사공탁과 합의: 공탁금 회수 동의와 처벌불원 의사의 구별


<핵심 요약>

학원에서 알게 된 친구가 종강 술자리에서 잠든 사람을 모텔로 데려가 항문에 성기를 넣은 준유사강간 사건이다. 1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되자 가해자가 항소하였고, 1심에서 넣어 둔 2,000만 원의 형사공탁을 감형 자료로 쓰지 못하게 막는 것이 항소심의 과제가 되었다. 피해자가 이미 제출한 공탁금 회수 동의서와 엄벌 의사가 재판부에 전달되면서 가해자는 공탁금의 여덟 배에 이르는 합의금을 선고 직전에 제시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종강 술자리 뒤 시작된 형사절차의 경과

 

피해자와 가해자는 학원에서 알게 된 친구 사이였다. 사건 당일 학원 종강을 맞아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진 피해자는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

 

눈을 떴을 때 피해자는 가해자와 단둘이 모텔 방에 있었고, 가해자는 피해자의 항문에 자신의 성기를 넣고 있었다. 놀란 피해자는 곧바로 밖으로 나와 경찰에 신고하였다.

 

1심 재판부는 가해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였으며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을 명하였다. 가해자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였고,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가해자는 1심에서 2,000만 원을 형사공탁하였으나 피해자는 엄벌을 탄원하며 공탁금 회수 동의서를 제출하였다.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형법 제297조의2 등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2. 항소심에서 공탁과 합의가 놓인 네 갈래

 

  • 가. 일방적인 형사공탁이 양형에 반영되는 범위

    공탁법 제5조의2는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법령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 그 피해자를 위하여 공탁할 수 있도록 정한다.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공탁이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이므로, 공탁의 사실만으로 피해 회복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가 첫 번째 다툼이었다. 공탁의 목적이 진정한 회복인지 감형인지도 함께 평가되어야 했다.

 

  • 나. Q: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으면 처벌불원으로 볼 수 있는가?

    피해자는 공탁금 회수 동의서를 제출하고 수령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의사가 절차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수령하지 않은 공탁이 처벌불원의 자료가 될 수 있는지가 두 번째 다툼이 되었다.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제1항은 법원이 범죄로 인한 피해자 등의 신청이 있는 때에 그 피해자 등을 증인으로 신문하도록 정하되, 이미 충분히 진술하여 다시 진술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와 공판절차가 현저하게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예외로 둔다. 그 신청을 통하여 피해자의 의사가 절차 안으로 들어갈 통로가 마련되어 있다.

 

  • 다. 항소심에서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원심의 양형을 어떻게 볼 것인지

    항소심 선고 직전에 합의가 성립하면 1심 이후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생긴다. 그 변화를 어느 범위까지 반영할 것인지, 합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형이 낮아지는지가 세 번째 다툼이었다. 합의의 내용과 범행의 죄질을 함께 저울에 올려야 하는 자리이다.

 

  • 라. 합의의 내용을 어디까지 정할 것인지

    합의금의 액수만으로 마무리하면 이후의 접촉과 2차 피해를 막을 근거가 서면에 남지 않는다. 비밀유지와 접근·보복금지, 통신제한, 소제기금지처럼 금전 외의 조건을 함께 정할 것인지가 네 번째 다툼이었다. 성립한 합의를 나중에 되돌릴 수 있는지도 함께 확인되어야 했다.
     

3. 공탁의 평가와 처벌불원의 인정 범위

 

  • 가. 양형의 조건 안에서 공탁이 놓이는 자리

    형법 제51조는 양형의 조건으로 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든다. 형사공탁은 이 가운데 범행 후의 정황에 해당하므로, 그 자체로 감경 사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정과 함께 평가된다. 피해자가 수령을 거부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사정도 같은 자리에서 함께 고려된다.

 

  • 나. Q: 처벌불원은 어떤 경우에 인정되는가?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20도6965, 2020전도74 판결은 양형기준상 특별감경인자인 처벌불원의 의미를 밝혔다.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에 대하여 진심으로 뉘우치고 합의를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 피해에 대한 상당한 보상이 이루어졌으며,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법적·사회적 의미를 정확히 인식하면서 이를 받아들여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았다. 피해자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국면은 이 요건과 정면으로 어긋난다.

 

  • 다. 항소심이 원심의 양형을 다시 볼 수 있는 범위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다만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형법 제62조 제1항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등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 집행유예를 붙일 수 있도록 정하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를 둔다.

 

  • 라. 합의의 내용이 뒤에 미치는 효력

    민법 제731조는 화해를 당사자가 서로 양보하여 당사자 간의 분쟁을 끝낼 것을 약정하는 계약으로 정한다.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4다42846 판결은 화해계약이 성립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창설적 효력에 의하여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 관계가 소멸한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화해의 대상이 된 법률관계는 합의서에 담은 조항을 따라 새로 정해진다. 같은 판결은 화해계약이 분쟁의 대상이 된 사항 자체에 관한 착오를 이유로는 원칙적으로 취소될 수 없다고도 보았으므로, 합의가 대상으로 삼은 범위에서 조건을 적어 두지 않은 부분은 뒤에 다시 다투기 어렵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297조의 2 (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본조신설 2012. 12. 18.]

 

형법 제51조 (양형의 조건)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형법 제62조 (집행유예의 요건)

 

①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다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05. 7. 29., 2016. 1. 6 .>

 

② 형을 병과할 경우에는 그 형의 일부에 대하여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공탁법 제5조의 2 (형사공탁의 특례)

 

①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 그 피해자를 위하여 하는 변제공탁(이하 “형사공탁”이라 한다)은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할 수 있다.

 

② 형사공탁의 공탁서에는 공탁물의 수령인(이하 이 조에서 “피공탁자”라 한다)의 인적사항을 대신하여 해당 형사사건의 재판이 계속 중인 법원(이하 이 조에서 “법원”이라 한다)과 사건번호, 사건명, 조서, 진술서, 공소장 등에 기재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을 기재하고, 공탁원인사실을 피해 발생시점과 채무의 성질을 특정하는 방식으로 기재할 수 있다.

 

③ 피공탁자에 대한 공탁통지는 공탁관이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고하는 방법으로 갈음할 수 있다.

1. 공탁신청 연월일, 공탁소, 공탁번호, 공탁물, 공탁근거 법령조항

2. 공탁물 수령ㆍ회수와 관련된 사항

3. 그 밖에 대법원규칙으로 정한 사항

 

④ 공탁물 수령을 위한 피공탁자 동일인 확인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이 기재된 법원이나 검찰이 발급한 증명서에 의한다.

1. 사건번호

2. 공탁소, 공탁번호, 공탁물

3. 피공탁자의 성명ㆍ주민등록번호

4. 그 밖에 동일인 확인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

 

⑤ 형사공탁의 공탁서 기재사항, 첨부하여야 할 서면, 공탁신청, 공탁공고 및 공탁물 수령ㆍ회수 절차 등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본조신설 2020. 12. 8.]

 

형사소송법 제294조의 2 (피해자등의 진술권)

 

① 법원은 범죄로 인한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배우자ㆍ직계친족ㆍ형제자매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피해자등”이라 한다)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그 피해자등을 증인으로 신문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07. 6. 1 .>

1. 삭제

<2007. 6. 1 .>

2. 피해자등 이미 당해 사건에 관하여 공판절차에서 충분히 진술하여 다시 진술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3. 피해자등의 진술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하게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경우

 

② 법원은 제1항에 따라 피해자등을 신문하는 경우 피해의 정도 및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  그 밖에 당해 사건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개정 2007. 6. 1 .>

 

③ 법원은 동일한 범죄사실에서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청인이 여러 명인 경우에는 진술할 자의 수를 제한할 수 있다.

<개정 2007. 6. 1 .>

 

④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청인이 출석통지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본다.

<개정 2007. 6. 1 .>

[본조신설 1987. 11. 28.][제목개정 2007. 6. 1.]

 

민법 제731조 (화해의 의의)

 

화해는 당사자가 상호양보하여 당사자간의 분쟁을 종지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20도6965, 2020전도74 판결

 

판시사항

[1]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 피고인의 친딸로 가족관계에 있던 피해자가 ‘마땅히 그러한 반응을 보여야만 하는 피해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친족관계에 의한 성범죄를 당하였다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특히 고려할 사항

 

[2] 대법원 양형위원회 제정 양형기준상 특별감경인자인 ‘처벌불원’의 의미

 

판결요지

[1]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친딸로 가족관계에 있던 피해자가 ‘마땅히 그러한 반응을 보여야만 하는 피해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 그리고 친족관계에 의한 성범죄를 당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 가족들의 계속되는 회유와 압박 등으로 인하여 번복되거나 불분명해질 수 있는 특수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2] 대법원 양형위원회 제정 양형기준상 특별감경인자인 ‘처벌불원’이란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에 대하여 진심으로 뉘우치고 합의를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 피해에 대한 상당한 보상이 이루어졌으며,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법적·사회적 의미를 정확히 인식하면서 이를 받아들여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 항소심이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항소심이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하는 경우

 

[2] 항소심이 자신의 양형판단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는 경우, 양형심리 및 양형판단 방법이 위법한지 여부(소극) 및 원심판단에 근거가 된 양형자료와 그에 관한 판단 내용이 모순 없이 설시되어 있더라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유를 일일이 명시하지 아니하면 위법한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양형부당은 원심판결의 선고형이 구체적인 사안의 내용에 비추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벼운 경우를 말한다.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

 

[2] [다수의견] 항소심은 제1심에 대한 사후심적 성격이 가미된 속심으로서 제1심과 구분되는 고유의 양형재량을 가지고 있으므로, 항소심이 자신의 양형판단과 일치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아니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양형심리 및 양형판단 방법이 위법하다고까지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원심의 판단에 근거가 된 양형자료와 그에 관한 판단 내용이 모순 없이 설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유에 관하여 일일이 명시하지 아니하여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김신, 대법관 권순일의 반대의견] 상고심은 항소심이 제1심판결에 대한 항소이유가 있는지를 제대로 판단하였는지 여부, 항소심에서 항소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였을 경우 그에 대한 적절한 심리와 판단이 이루어졌는지 및 파기이유 기재가 충분한지 여부 등을 법률심으로서 심사할 권한이 있다. 따라서 항소심이 제1심판결을 파기할 수 없는 경우임에도 제1심판결을 파기하였다면 이는 항소이유가 없음에도 항소이유가 있다고 잘못 판단한 것이므로, 당연히 상고심의 심사대상이 된다. 이는 항소심이 선고한 형량이 부당한지 여부를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를 심사하는 것이므로 양형부당의 문제가 아니라 법령 위반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나아가 항소심이 제1심의 양형판단을 뒤집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파기이유로 설시하지 않았다면 이 또한 법령 위반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요컨대, 제1심의 양형판단이 항소심에서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와 제1심의 양형판단이 항소심에서 파기되는 경우에 항소심 이유 기재의 정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는 사실오인의 항소이유를 배척할 때에는 간단히 ‘사실오인의 항소이유는 이유 없다’고만 하여도 무방하지만, 항소이유를 받아들일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제1심의 사실인정이 잘못되었는지를 밝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4다42846 판결

 

판시사항

가. 화해계약을 분쟁의 대상인 법률관계 자체에 관한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

 

나. 수술 후 발생된 새로운 증세에 관한 분쟁을 종결짓기 위하여 합의에 이른 경우, 그 인과관계 및 귀책사유의 부존재를 이유로 이를 취소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화해계약이 성립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창설적 효력에 의하여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 관계는 소멸되고 계약 당사자간에는 종전의 법률관계가 어떠하였느냐를 묻지 않고 화해계약에 의하여 새로운 법률관계가 생기는 것이므로, 화해계약의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더라도 이것이 당사자의 자격이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관한 것이 아니고 분쟁의 대상인 법률관계 자체에 관한 것일 때에는 이를 취소할 수 없다.

 

나. 계약 당사자 사이에 수술 후 발생한 새로운 증세에 관하여 그 책임 소재와 손해의 전보를 둘러싸고 분쟁이 있어 오다가 이를 종결짓기 위하여 합의에 이른 것이라면, 가해자의 수술행위와 피해자의 수술 후의 증세 사이의 인과관계의 유무 및 그에 대한 가해자의 귀책사유의 유무는 분쟁의 대상인 법률관계 자체에 관한 것으로서, 가해자는 피해자의 수술 후의 증세가 가해자의 수술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거나 그에 대하여 가해자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그 합의를 취소할 수 없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8일
  • 검색
  • 맨위로
  • 페이지업
  • 페이지다운
  • 맨아래로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