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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사례분석] 혼인 사실 기망과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민사 손해배상의 성립과 소송 전 합의의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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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혼인 사실 기망과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민사 손해배상의 성립과 소송 전 합의의 설계
[사례분석] 혼인 사실 기망과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민사 손해배상의 성립과 소송 전 합의의 설계


<핵심 요약>

채팅 앱으로 만나 결혼을 전제로 교제한 가해자가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기혼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사건이다. 혼인 사실을 숨긴 채 성관계에 이른 기망행위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소장 접수 직전 협상이 이루어져 최초 제안액의 6배인 3,000만 원에 합의가 성립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결혼 전제 교제와 혼인 사실 발각의 경위

 

피해자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해자를 알게 되었고, 가해자의 적극적인 구애로 연인 관계로 발전하였다. 두 사람은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이어갔고, 피해자는 가해자의 사업에 투자 자금을 빌려주고 일을 도울 정도로 깊은 관계에 있었다.

 

그러던 중 피해자는 가해자의 지인을 통해 가해자에게 이미 배우자가 있고 자녀까지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혼인 사실을 알았다면 교제는 물론 성관계에도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큰 배신감과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였다.

 

피해자는 혼인 사실을 숨긴 기망으로 인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를 이유로 민사 손해배상을 구하기로 하고 소장 작성을 준비하였다. 가해자는 소장이 접수되기 직전에 변호사를 선임하여 먼저 연락해 왔고, 이 사건은 판결이 아니라 소 제기 전 합의로 종결되었다.

 

2. 기망에 의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의 쟁점

 

  • 가. 혼인 사실을 숨긴 기망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연인 사이의 거짓말이 모두 불법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어떤 기망이 법적으로 문제되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필요하다. 이 사건에서는 가해자의 혼인 여부가 성관계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판단 요소인지, 그리고 그 사실을 숨긴 채 성관계에 이른 행위를 민법 제750조의 위법행위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 나. Q: 혼인 사실을 알았다면 교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은 어떻게 증명하는가?

    피해자가 혼인 사실을 알았다면 교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내심의 의사는 객관적 자료만으로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교제의 경위와 정황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에서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나 결혼을 전제로 교제한 경위, 투자 자금을 빌려준 정황, 그리고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그 간접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되었다. 이 사건은 형사절차가 아니라 민사 손해배상을 전제로 협상이 이루어졌고, 사건 경위와 관련 정황증거를 중심으로 소장을 준비하였다.
     
  • 다. 정신적 손해와 교제 과정에서 발생한 재산적 손해의 배상 범위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민법 제751조가 정한 재산 이외의 손해에 해당하여 위자료로 전보된다. 이 사건에서는 그 밖에 교제 과정에서 빌려준 투자 자금과 같은 재산적 손해까지 배상 범위에 포함되는지, 그리고 그 범위를 어떤 기준으로 정할 것인지가 함께 문제되었다.
     
  • 라. Q: 소 제기 전 합의로 끝낼 때 합의서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가?

    소 제기 전 합의는 판결과 달리 당사자가 합의서의 문언으로 권리관계를 스스로 정하는 방식이다. 이 사건에서는 합의 금액뿐 아니라 비밀유지와 접근금지, 통신 제한, 교제 중 주고받은 사진과 영상의 삭제를 어떻게 조항으로 남길 것인지가 문제되었다.
     

3. 불법행위 성립과 배상 범위에 적용된 법리

 

  • 가. 혼인 사실의 은폐를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로 평가한 근거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운다. 피해자 측은 가해자의 혼인 여부가 성관계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므로, 이를 고의로 숨긴 채 미혼인 것처럼 행세하며 교제한 행위는 연인 간의 거짓말을 넘어선다고 보았다. 피해자 측은 이러한 행위를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로 구성해 민사상 손해배상을 구하였다.
     
  • 나. 형사책임과 구별되는 민사책임의 판단

    대법원은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에 그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된다고 보았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다211430 판결). 따라서 관련 형사재판에서 고의성 또는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민사책임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이 판결은 관련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안을 다루었으므로 형사절차가 없었던 이 사건에 직접 적용된 판결은 아니다. 다만 민사책임의 독자적 판단 원리는 참고할 수 있다.
     
  • 다. 위자료와 재산적 손해를 함께 본 배상 범위의 확정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는 민법 제763조에 따라 민법 제393조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구분이 준용되고, 정신적 고통은 민법 제751조에 따라 위자료로 전보된다. 대법원은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를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정하는 것을 사실심 법원의 직권에 속하는 재량 사항으로 보았다(대법원 2023. 3. 16. 선고 2019다279788 판결). 교제 과정에서 빌려준 돈은 대여금 반환으로 구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를 불법행위 손해로 구하려면 기망과 금전 교부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혀야 한다.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라면 민법 제763조가 준용하는 제393조 제2항에 따라 가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한다.
     
  • 라. 합의서 문언으로 정해지는 부제소합의의 범위

    대법원은 처분문서인 합의서의 문언이 명확하면 그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으면 문언 내용과 합의에 이른 경위, 주된 이유와 목적 등을 종합하여 해석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부제소합의는 중대한 소송법상 효과가 있으므로, 표시 문언이 불분명하여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 행위로 추단되는 의사까지 불분명하면 그 존재를 가급적 소극적으로 판단한다(대법원 2025. 5. 29. 선고 2024다256932 판결). 그러므로 합의로 사건을 종결할 때에는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하는 범위와 함께 비밀유지와 접근금지, 통신 제한, 사적 촬영물의 삭제를 합의서에 구체적으로 적어 두어야 한다. 문언이 명확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언대로 해석되므로, 합의 이후 그 범위를 두고 다시 다투는 일을 줄일 수 있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민법 제751조 (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민법 제393조 (손해배상의 범위)

 

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

 

②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

 

민법 제763조 (준용규정)

 

제393조, 제394조, 제396조, 제399조의 규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한다.

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다211430 판결

 

판시사항

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학교폭력’의 의미 및 ‘성폭력’이 형사상 처벌에 이를 정도는 아니더라도, 피해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그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 위 법에서 정한 ‘학교폭력’에 포함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형사재판에서 고의성 내지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민사책임이 부정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2023. 10. 24. 법률 제197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학교폭력예방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ㆍ유인, 명예훼손ㆍ모욕, 공갈, 강요ㆍ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ㆍ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학교폭력’이라 함은 구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에 열거된 행위 유형에 한정되지 않고 이와 유사하거나 동질의 행위로서 학생의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성폭력’의 경우 형사상 처벌의 대상이 되는 성폭력에 이를 정도는 아니더라도,  피해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그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면 구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학교폭력’에 포함될 수 있다.

 

한편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그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관련 형사재판에서 고의성 내지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민사책임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23. 3. 16. 선고 2019다279788 판결

 

판시사항

[1]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 결정이 사실심 법원의 직권에 속하는 재량 사항인지 여부(적극)

 

판결이유 발췌

사실심 법원은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를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해 확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4다66001 판결 등 참조).

 

대법원 2025. 5. 29. 선고 2024다256932 판결

 

판시사항

[1] 처분문서상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 계약 내용의 해석 방법 및 부제소합의가 존재하는지에 관하여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하는 방법

 

판결이유 발췌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75611 판결 등 참조).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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