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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 [사례분석] 직장 내 준유사강간·준강제추행: 만취 항거불능의 입증과 사내 징계 자료의 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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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사례분석] 직장 내 준유사강간·준강제추행: 만취 항거불능의 입증과 사내 징계 자료의 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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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직장 내 준유사강간·준강제추행: 만취 항거불능의 입증과 사내 징계 자료의 증명력
[사례분석] 직장 내 준유사강간·준강제추행: 만취 항거불능의 입증과 사내 징계 자료의 증명력


<핵심 요약>

회식에서 평소 주량을 넘겨 마시고 잠든 직장 부하 직원이 상사의 차량에서 준유사강간과 준강제추행 피해를 입은 사건이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취한 줄 몰랐고 서로 호감이 있어 동의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회사 징계위원회의 중징계 결론과 해고 전 자진퇴사, 사건 당일의 메시지와 휴대전화 분실 정황은 항거불능 상태와 그 상태를 이용한 고의를 뒷받침하였다. 회사 내 불이익을 우려해 곧바로 신고하지 못한 사정은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지 못하였고 수사기관은 두 혐의를 모두 인정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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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식 자리에서 시작된 피해와 고소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피해자는 팀의 막내 사원이었고 가해자는 같은 팀을 지휘하는 직속 상사인 팀장이었다. 사건 당일 회식에서 피해자는 평소 주량인 소주 한 병을 훨씬 넘겨 마셨고, 어느 순간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 피해자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가해자가 피해자를 자신의 차량으로 데려간 뒤였다.

 

그 시점에 가해자는 피해자의 구강에 성기를 넣고 있었다. 피해자가 놀라 고개를 뒤로 빼며 벗어나려 하였으나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웠고, 가해자는 오히려 피해자의 뒷머리를 움켜쥐어 머리를 고정한 채 행위를 이어 갔다. 가해자는 그 뒤 피해자의 입술에 입을 맞추기도 하였다.

 

피해자는 회사 내 불이익을 우려해 곧바로 신고하지 못하였고, 가해자에게 부서 이동을 요청해 마주치지 않으려 하였다. 가해자는 부서를 옮기지 않은 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피해자를 대하였다. 피해자는 결국 회사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였고 이어 형사 고소를 결심하였다.

 

회사는 가해자에게 징계해고를 통보하였으나 가해자는 해고 전에 스스로 퇴사하였다. 피해자는 그 경과를 담은 회사의 전자우편과 동료·지인에게 피해를 알린 대화 기록, 직장 상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실을 상담한 정신과 진료 기록을 확보한 상태에서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2. 만취 상태와 지위 관계를 둘러싼 네 갈래의 다툼

 

  • 가. 두 행위에 각각 어떤 죄명이 붙는지의 문제

    이 사건에서 가해자의 행위는 구강에 성기를 넣은 부분과 입술에 입을 맞춘 부분으로 나뉜다. 형법 제299조는 폭행이나 협박이 아니라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한 경우를 따로 정하고 있으므로, 두 행위가 각각 어느 조문의 예에 따라 처벌되는지를 먼저 가려야 했다. 행위 태양이 다른 두 부분을 하나의 죄명으로 뭉뚱그리면 고소 사실의 특정 자체가 흔들리는 자리였다.

 

  • 나. 만취로 인한 항거불능 상태를 무엇으로 입증할 것인가

    가해자는 피해자가 취한 줄 몰랐다고 주장하였고, 피해자에게는 차량으로 옮겨진 경위와 행위가 시작된 시점처럼 기억이 남지 않은 구간이 있었다. 사건 발생 후 시간이 지나 폐쇄회로 텔레비전 같은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므로, 음주량과 당시 상태를 보여 주는 정황을 어디까지 모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기억이 끊긴 구간이 있다는 사정이 오히려 항거불능을 부정하는 근거로 쓰일 수 있는지도 함께 문제되었다.

 

  • 다. Q: 피해 직후에 곧바로 신고하지 않은 사정이 동의의 근거가 되는가?

    가해자는 동의가 없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신고하지 않았겠느냐고 다투었다. 그러나 피해자는 같은 팀에서 매일 마주쳐야 하는 직속 상사를 상대로 신고할 경우의 불이익을 먼저 떠올렸고, 그래서 부서 이동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먼저 대응하였다. 신고가 늦어진 경위가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사정인지, 아니면 그 관계에서 나올 수 있는 대처인지가 다투어졌다.

 

  • 라. 사내 징계 절차의 결과가 형사 절차에서 갖는 의미

    회사는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가해자에게 중징계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가해자는 해고 전에 자진 퇴사하였다. 징계는 근로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처분이고 형사 절차와 요건도 판단 주체도 다르므로, 그 자료가 형사 사건에서 어떤 자격으로 쓰일 수 있는지를 가려야 했다. 서로 호감이 있었다는 가해자의 주장과 이 경과가 양립하는지가 마지막 다툼이었다.
     

3. 항거불능과 고의의 인정, 그리고 정황증거의 증명력

 

  • 가. 형법 제299조를 매개로 갈리는 두 죄명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하도록 정한다. 구강에 성기를 넣는 행위는 형법 제297조의2가 정한 유사강간의 행위태양에 해당하므로 그 예에 따라 준유사강간으로, 입술에 입을 맞춘 행위는 형법 제298조의 예에 따라 준강제추행으로 죄명이 정해진다. 두 행위는 태양과 보호되는 국면이 달라 하나로 묶이지 않고 각각의 죄명으로 특정되었다.

 

  • 나. 음주 상태의 항거불능을 가르는 판단 기준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은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을 정신기능의 장애로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로, 항거불능을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로 보았다. 나아가 술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는 물론,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 역시 여기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같은 판결은 알코올 블랙아웃 주장이 있는 경우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평소 주량,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사건 이후 당사자들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판단하도록 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평소 주량이 소주 한 병인 피해자가 그보다 훨씬 많은 양을 마셨다는 점, 사건 당일 지인들에게 원 샷 중이라거나 너무 힘들다고 보낸 메시지, 휴대전화를 분실할 정도였던 상태가 그 판단 요소에 그대로 대응한다. 잠이 든 뒤 차량으로 옮겨졌다는 경위는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을 함께 보여 주는 사정에 해당한다.

 

  • 다. Q: 기억이 남지 않은 구간이 있다는 사정은 어떻게 평가되는가?

    기억의 결여는 그 자체로 항거불능을 증명하지 않지만, 당시 상태를 보여 주는 정황으로 함께 평가된다. 위 판결은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기억나지 않는 부분과 선명하게 남은 부분을 구분해 진술하는 것이 신빙성을 지키는 방법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라. 사내 징계 자료와 당일 메시지가 갖는 간접정황으로서의 증명력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같은 판결은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고도 하였다. 중징계가 가능하다는 징계위원회의 결론이 나오자 해고 전에 스스로 퇴사한 경과는 서로 호감이 있었다는 주장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사정이므로, 그 자체가 형사 절차의 증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진술의 합리성을 가르는 간접정황으로 평가된다. 신고가 늦어진 사정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된다. 직속 상사를 상대로 신고할 때의 불이익을 먼저 떠올려 부서 이동을 요청한 대응은 그 관계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므로, 지연 신고는 동의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준강간의 고의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는 것과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만취를 보여 주는 당일의 메시지와 휴대전화 분실 정황은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잠이 든 피해자를 자신의 차량으로 옮긴 경위와 그 안에서 이어 간 언동처럼 가해자가 직접 지각한 사정이 그 상태에 대한 가해자의 인식까지 함께 뒷받침한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1호는 사법경찰관이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도록 정한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297조의 2 (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본조신설 2012. 12. 18.]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5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0. 2. 4.]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판시사항

[2]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의 의미 및 의식상실(passing out)과의 구별 /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2]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준강제추행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3] (전략) (나)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당하였음을 호소한 피해자의 경우,  범행 당시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에 비하여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성적 행위 역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

 

(중략)

 

(라) 따라서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또한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준강간죄에서 ‘고의’의 내용 (후략)

 

판결요지

[1]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형법은 폭행 또는 협박의 방법이 아닌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행위를 강간죄에 준하여 처벌하고 있으므로, 준강간의 고의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는 것과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러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말한다. (후략)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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