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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사례분석] 직장 회식 강제추행 형사고소: 사내 징계와 별개인 형사 절차의 판단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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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직장 회식 강제추행 형사고소: 사내 징계와 별개인 형사 절차의 판단 구조
[사례분석] 직장 회식 강제추행 형사고소: 사내 징계와 별개인 형사 절차의 판단 구조


<핵심 요약>

회사 전체 회식에서 사적 친분이 전혀 없던 직장동료에게 추행을 당한 직장 내 강제추행 사건이다. 피해자가 술에 취해 기억이 온전하지 않았으나 회식장소 CCTV에 기억하던 것보다 심각한 추행 장면이 남아 있었다. 사내 징계와 별개로 형사고소가 이루어져 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되고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었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회사 전체 회식에서 벌어진 추행과 사내 징계 이후의 경과

 

피해자는 한 회사에 재직 중인 직장인이었고, 사건이 벌어진 날은 회사 전체 회식이 있던 날이었다. 처음 만나는 직원들이 많았던 자리라 피해자는 분위기에 맞추어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되었다.

 

피해자와 사적 친분이 전혀 없던 가해자는 술에 취한 피해자에게 다가와 허리와 등을 수차례 만지며 추행하였다. 이후 회식장소 CCTV를 확인한 결과, 가해자가 피해자의 팔을 감싸고 얼굴을 만지는 등 피해자가 기억하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추행을 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피해자가 곧바로 회사에 피해 사실을 알리자 가해자는 회사 징계위원회를 통해 정직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사내 징계는 회사 내부의 인사조치일 뿐 가해자의 형사상 책임까지 묻는 것은 아니었고, 피해자는 형사고소를 통해 별도로 책임을 묻기로 하였다.

 

2. 사내 징계와 형사 책임을 가르는 이 사건의 쟁점

 

  • 가. 사적 친분이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기습적 신체 접촉의 추행 해당 여부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경우에 성립한다. 사적 친분이 전혀 없던 직장동료가 허리와 등을 만지고 팔을 감싸며 얼굴을 만진 행위를 추행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두 사람 사이에 사적 친분이 전혀 없었다는 사정을 판단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도 함께 검토되었다.
     
  • 나. 주취로 생긴 기억 공백과 CCTV의 보완 기능

    피해자는 평소보다 많은 술을 마신 상태여서 추행의 전 과정을 온전히 기억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회식장소 CCTV에는 피해자가 기억하던 것보다 심각한 추행 장면이 담겨 있었다. 이 사건에서는 기억의 공백을 CCTV가 보완했다. 다만 경찰이 진술 신빙성을 별도 쟁점으로 판단했는지는 제공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 다. Q: 회사 징계로 정직 처분이 내려진 뒤에도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되면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그 조치 전에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도 회사 징계위원회가 가해자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사내 징계가 이루어진 뒤 같은 행위에 대하여 형사 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두 절차의 주체와 근거가 어떻게 다른지도 함께 정리되어야 했다.
     
  • 라. 회식장소 CCTV 원본 영상의 확보 방법과 정황증거의 종합

    회식장소 CCTV는 회사가 보관하고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될 수 있는 자료였다. 피해자는 CCTV 캡처 사진을 제출했고, 회사가 보관한 원본 영상을 수사기관이 확보해 달라는 요청도 고소장에 기재하였다. 사건 직후의 사내 신고, 동료와의 대화 내역, 정신과 치료기록을 어떻게 함께 평가할 것인지도 쟁점이 되었다. 이들 자료는 피해자의 진술이 객관적인 정황과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이는 뒷받침 자료로 함께 제출되었다.
     

3. 가해자의 혐의 인정과 CCTV가 뒷받침한 송치 판단

 

  • 가. 항거곤란 정도의 강력한 폭행·협박을 요구하지 않는 강제추행 법리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폭행은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이고, 협박은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해악의 고지이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같은 판결은 폭행·협박이 추행보다 앞선 경우에도 항거곤란 정도를 요구하던 종래 법리를 변경하여,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에 통일된 기준을 적용하였다.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고의만으로 충분하다(대법원 2025. 6. 5. 선고 2022도9676 판결). 회식 자리에서 친분이 없던 사람이 허리와 등을 만지고 팔을 감싸며 얼굴을 만진 행위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되어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었다.
     
  • 나. 피해자의 기억 공백을 보완한 CCTV

    대법원은 증거의 증명력이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나아가 피해자 등의 진술이 주요한 부분에서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를 들었다. 그러한 이상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 판시의 결론이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이는 법관이 공판에서 유죄를 인정할 때의 기준이어서 사법경찰관의 송치 판단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지만, 이 사건에서는 회식장소 CCTV가 피해자의 기억이 미치지 못한 부분까지 보여 주어, 피해자가 기억한 것보다 더 심각한 추행이 확인되었다.
     
  • 다. Q: 사내 징계와 형사 절차는 어떤 관계에 있는가?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5항은 사업주가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그 조치를 하기 전에는 그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이는 사업주에게 지운 의무여서 국가의 형벌권 행사와는 주체도 근거도 다르고, 사내 징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형사 절차가 배제되지 않는다형사소송법 제223조는 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고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형사소송법 제237조 제1항은 고소를 서면 또는 구술로써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하도록 정한다. 따라서 정직 처분이 내려진 뒤에도 피해자는 같은 행위에 대하여 고소할 수 있었고, 이 사건의 형사 절차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 라. 정황증거의 종합에 따른 혐의 인정과 검찰송치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은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하고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는 때에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그 대상은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되고, 영장은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다. 회사가 보관하던 CCTV 원본 영상은 이 절차를 통해 수사기관이 확보할 수 있는 자료였다. 이 사건에서는 회식장소 CCTV가 남아 있었고 가해자도 경찰 조사 때부터 혐의를 인정하였다. 사법경찰관은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도록 정한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1호에 따라 이 사건을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였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형사소송법 제223조 (고소권자)

 

범죄로 인한 피해자는 고소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37조 (고소, 고발의 방식)

 

① 고소 또는 고발은 서면 또는 구술로써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하여야 한다.

 

②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구술에 의한 고소 또는 고발을 받은 때에는 조서를 작성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15조 (압수, 수색, 검증)

 

①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②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전문개정 2011. 7. 18.]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5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0. 2. 4.]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

 

① 성폭력범죄의 피해자 및 그 법정대리인(이하 “피해자등”이라 한다)은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등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③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 증거보전절차, 공판준비기일 및 공판절차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절차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④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증거보전 후 관계 서류나 증거물,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나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

 

⑤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등의 대리가 허용될 수 있는 모든 소송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

 

⑥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 다만, 19세미만피해자등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에는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야 한다.

<개정 2023. 7. 11 .>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

 

① 누구든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해당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다.

 

②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받거나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가 조사 과정에서 성적 수치심 등을 느끼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

 

③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피해근로자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⑤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직장 내 성희롱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전에 그 조치에 대하여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입은 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⑥ 사업주는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파면, 해임, 해고, 그 밖에 신분상실에 해당하는 불이익 조치

2. 징계, 정직, 감봉, 강등, 승진 제한 등 부당한 인사조치

3. 직무 미부여, 직무 재배치, 그 밖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

4. 성과평가 또는 동료평가 등에서 차별이나 그에 따른 임금 또는 상여금 등의 차별 지급

5. 직업능력 개발 및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기회의 제한

6.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등 정신적ㆍ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를 하거나 그 행위의 발생을 방치하는 행위

7. 그 밖에 신고를 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우

 

⑦ 제2항에 따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 받은 사람 또는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해당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조사와 관련된 내용을 사업주에게 보고하거나 관계 기관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전문개정 2017. 11. 28.]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한 종래 대법원의 입장 및 변경 필요성 /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가) 형법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은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규정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하여 이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폭행행위 자체가 곧바로 추행에 해당하는 경우(이른바 기습추행형)에는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판시하는 한편, 폭행 또는 협박이 추행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그 수단으로 행해진 경우(이른바 폭행·협박 선행형)에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요구된다고 판시하여 왔다(이하 폭행·협박 선행형 관련 판례 법리를 ‘종래의 판례 법리’라 한다).

 

(나) 강제추행죄의 범죄구성요건과 보호법익, 종래의 판례 법리의 문제점, 성폭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판례 법리와 재판 실무의 변화에 따라 해석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성 등에 비추어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는 다시 정의될 필요가 있다.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중략)

 

(다) 요컨대,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의 신체에 대해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여 상대방을 추행한 경우에 성립한다. 어떠한 행위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의 목적과 의도, 구체적인 행위태양과 내용, 행위의 경위와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자와 상대방과의 관계, 그 행위가 상대방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후략)

 

대법원 2025. 6. 5. 선고 2022도9676 판결

 

판시사항

[1]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성폭력 사건에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

 

[2] 추행의 의미 및 강제추행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 하는지 여부(소극) / 환자의 내밀한 신체 부위를 대상으로 하는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의료인의 신체접촉 행위 등이 추행인지 판단하는 방법

 

[3] 한의사인 피고인이 진료를 하는 과정에서 甲의 가슴과 음부를 손가락으로 눌러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성폭력 사건에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그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는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진술 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고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나 사정과 모순되지는 않는지 또는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강제추행죄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고의만으로 충분하고, 그 외에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내밀한 신체 부위를 대상으로 하는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의료인의 신체접촉 행위 등이 추행인지 문제 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의료인의 진료행위는 환자의 질병 또는 고통을 진단·완화·치료하기 위하여 실시되고 그 과정에서 환부 등 환자의 신체에 대한 접촉이 불가피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한 의료인의 행위를 환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추행으로 볼 수 있는지는, 우리 사회의 평균적인 일반인의 관점에서 환자의 성별, 연령, 의사를 비롯하여, 해당 행위에 이른 경위와 과정, 접촉 대상이 된 신체 부위의 위치와 특성,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대한 진단·치료의 필요성 또는 위급성, 질병 등의 진단이나 증상 완화, 호전 등과 해당 행위의 연관성 또는 밀접성, 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의 객관적 상황, 그 행위가 해당 의학 분야에서 객관적·일반적으로 실천되고 있는 진료행위로서 시술 수단과 방법이 상당하였는지, 사전에 환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에게 진료의 내용과 내밀한 신체 부위에 대한 접촉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환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지를 기준으로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3] 한의사인 피고인이 진료를 하는 과정에서 甲의 가슴과 음부를 손가락으로 눌러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甲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 등을 포함하여 접촉 전후의 상황, 방법 등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어, 그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고, 甲이 피고인을 무고하거나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도 없으며, 치골 부위를 촉진(觸診)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손이 음부에 닿게 된다고 볼 수도 없고, 또한 피고인은 甲의 가슴과 치골 부위를 촉진하면서 간호사를 입회시키거나 甲으로부터 동의를 구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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