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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사례분석] 실습 지도교수 회식 강제추행의 성립: 피해자의 소극적 대응과 성적 동의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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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실습 지도교수 회식 강제추행의 성립: 피해자의 소극적 대응과 성적 동의 판단
[사례분석] 실습 지도교수 회식 강제추행의 성립: 피해자의 소극적 대응과 성적 동의 판단


<핵심 요약>

실무수습 마지막 날 회식에서 실습 지도 교수가 학생의 팔을 잡아끌어 밀착시키고 가슴 부위를 움켜쥔 강제추행 사건이다. 회식 장소가 어둡고 소란스러워 CCTV나 목격자를 확보하기 어려웠고, 취업과 실습 평가를 의식해 즉각 항의하지 못한 소극적 대응이 동의를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 피해자 측의 주장에 포함되었다. 사건 직후 가해자가 범행을 인정하고 사과한 카카오톡 메시지와 구체적이고 일관된 피해자 진술이 결합되어, 검찰은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구공판 처분을 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실무수습 회식에서 벌어진 신체 접촉의 경위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은 병원 실무수습의 마지막 날 실습 담당 교수와 동기들이 함께하는 회식 자리에 참석하였다. 회식 도중 담당 교수는 학생에게 갑자기 다가와 팔을 잡아끌며 자신의 몸에 밀착시켰다. 당황한 학생이 자리를 옮기며 피하려 하였으나, 교수는 다시 다가와 손을 뻗어 학생의 가슴 부위를 움켜쥐었다.

 

사건 이후 학생은 며칠 동안 당시 추행 장면과 신체 접촉의 기억이 계속 떠올라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실습생과 지도 교수 사이에는 사적인 친분이나 개인적인 만남이 없었고 20세 이상의 나이 차가 있었다. 결국 학생은 형사 고소를 결심하고 성범죄 피해자를 대리하는 법률 조력을 구하게 되었다.

 

회식 장소는 어둡고 소란스러웠던 데다 목격자나 CCTV 같은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가해자는 사건 직후 학생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범행을 따져 묻자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며 사과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학생 측은 이 대화 내역을 증거로 정리해 수사기관에 제출하였고, 사건은 검찰의 종국처분 단계로 이어졌다.

 

2. 우발적 접촉 여부와 소극적 대응을 둘러싼 쟁점

 

  • 가. 우발적 접촉과 의사에 반한 유형력 행사의 구별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강제추행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그 접촉이 우발적인 것인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유형력의 행사인지가 먼저 가려져야 한다. 피해자 측은 팔을 잡아끌어 밀착시킨 뒤 다시 가슴을 움켜쥔 경과를 근거로 우발적 접촉이 아닌 의도적·반복적 추행이라고 주장하였다. 강제추행죄는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행위와 그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어야 하므로, 접촉의 부위와 방법을 특정하는 일이 쟁점의 출발점이 되었다.
     
  • 나. Q: 지도 관계에서 즉시 항의하지 못한 소극적 대응을 동의로 볼 수 있는가?

    즉시 항의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동의 여부를 판단할 때 당사자의 관계와 피해자가 처한 구체적인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한다. 이 사건의 학생은 졸업을 앞둔 재학생으로서 취업과 실습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지도 교수를 상대로 즉각 강하게 항의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었다. 대법원은 강간 사건에서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피해자의 성정,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또한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이 증거판단 법리는 즉각 항의하지 못한 사정을 관계의 실질과 함께 평가할 때 참고할 수 있다.
     
  • 다. CCTV·목격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자 진술과 사과 메시지의 증명력

    회식 장소가 어둡고 소란스러워 목격자나 CCTV를 확보하기 어려운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된다. 피해자에 대한 조사는 형사소송법 제221조에 따른 참고인 조사로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조사에서는 진술의 주요 부분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는지가 중요해진다. 여기에 사건 직후 가해자가 보낸 범행 인정과 사과 메시지가 그 진술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는지도 함께 문제되었다.
     
  • 라. 검사의 종국처분에서 공판절차 회부가 갖는 의미

    강제추행죄는 형법 제298조에 벌금형이 선택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벌금에 처할 사건이라면 검사가 공소제기와 동시에 약식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 그래서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서면심리로 벌금이 부과되는 구약식으로 끝날 것인지, 공판절차에 회부되는 구공판으로 나아갈 것인지가 갈린다. 피해자 측은 관계의 실질과 죄질을 근거로 정식 공판절차에 회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3. 유형력 행사와 간접증거에 관한 법리 적용

 

  • 가. 항거곤란을 요구하지 않는 유형력 행사로 평가된 반복적 접촉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면 충분하다고 하였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어떠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와 성별·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한다. 추행의 고의는 이와 별도로 행위마다 인정되어야 하며 그 증명이 부족하면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대법원 2024. 8. 1. 선고 2024도3061 판결). 피해자가 자리를 옮겨 피한 뒤에도 접촉이 이어졌다는 경과는 우발적 접촉이라는 평가와 양립하기 어렵다.
     
  • 나. Q: 위력 관계에서 저항하지 못한 사정은 어떻게 평가되었는가?

    소극적 대응은 관계의 실질과 함께 평가되어야 하므로 그 자체로 동의를 뜻하지 않는다. 실습생과 지도 교수 사이에 사적인 친분이나 개인적인 만남이 없었고 20세 이상의 나이 차가 있었다는 사정은 신체 접촉에 대한 동의를 추단하기 어려운 정황이다. 종래 판례가 요구한 항거곤란 기준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이른바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고 2차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문제 인식도 판례 변경의 근거가 되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검찰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추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 다. 진술의 일관성과 사과 메시지가 결합되어 인정된 증명력

    대법원은 피해자 등의 진술이 주요한 부분에서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는 경우를 들었다. 나아가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강간 사건에서 피고인 진술의 비합리성과 모순이 직접증거는 아니지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그 진술과 결합한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사건 직후 가해자가 범행을 인정하고 사과한 카카오톡 대화 내역도 피해자 진술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되며, 그 증명력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에 따라 법관이 판단한다.
     
  • 라. 공판절차 회부로 이어진 검사의 종국처분

    지방법원은 그 관할에 속한 사건에 대하여 검사의 청구가 있으면 공판절차 없이 약식명령으로 피고인을 벌금, 과료 또는 몰수에 처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448조 제1항), 그 청구는 공소제기와 동시에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449조). 다만 검사는 형법 제51조의 양형 조건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도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247조), 혐의가 인정된다고 하여 언제나 정식 재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가해자는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었고 구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식 공판절차에 회부되었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형법 제51조 (양형의 조건)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3자의 출석요구 등)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아닌 자의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들을 수 있다. 이 경우 그의 동의를 받아 영상녹화할 수 있다.

 

②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감정ㆍ통역 또는 번역을 위촉할 수 있다.

 

③ 제163조의2제1항부터 제3항까지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범죄로 인한 피해자를 조사하는 경우에 준용한다.

 

형사소송법 제247조 (기소편의주의)

 

검사는「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 (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형사소송법 제448조 (약식명령을 할 수 있는 사건)

 

① 지방법원은 그 관할에 속한 사건에 대하여 검사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공판절차없이 약식명령으로 피고인을 벌금, 과료 또는 몰수에 처할 수 있다.

 

② 전항의 경우에는 추징 기타 부수의 처분을 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449조 (약식명령의 청구)

 

약식명령의 청구는 공소의 제기와 동시에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한 종래 대법원의 입장 및 변경 필요성 /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가) 형법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은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규정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하여 이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폭행행위 자체가 곧바로 추행에 해당하는 경우(이른바 기습추행형)에는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판시하는 한편, 폭행 또는 협박이 추행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그 수단으로 행해진 경우(이른바 폭행·협박 선행형)에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요구된다고 판시하여 왔다(이하 폭행·협박 선행형 관련 판례 법리를 ‘종래의 판례 법리’라 한다).

 

(나) 강제추행죄의 범죄구성요건과 보호법익, 종래의 판례 법리의 문제점, 성폭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판례 법리와 재판 실무의 변화에 따라 해석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성 등에 비추어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는 다시 정의될 필요가 있다.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중략)

 

(다) 요컨대,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의 신체에 대해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여 상대방을 추행한 경우에 성립한다. 어떠한 행위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의 목적과 의도, 구체적인 행위태양과 내용, 행위의 경위와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자와 상대방과의 관계, 그 행위가 상대방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후략)

 

대법원 2024. 8. 1. 선고 2024도3061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의 의미 및 어떠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 강제추행죄의 죄수 및 강제추행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행위와 그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을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및 추행의 범의에 대한 증명이 부족한 경우, 강제추행죄의 유죄로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강제추행죄에서의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어떠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강제추행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위마다 1개의 범죄가 성립하고, 강제추행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행위 및 그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어야 한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추행의 범의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죄의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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