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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4. [사례분석] 잠든 사이 친구의 유사강간과 일부 부인: 사건 당일 DNA 검사와 합의 뒤 기소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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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

[사례분석] 잠든 사이 친구의 유사강간과 일부 부인: 사건 당일 DNA 검사와 합의 뒤 기소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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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잠든 사이 친구의 유사강간과 일부 부인: 사건 당일 DNA 검사와 합의 뒤 기소유예
[사례분석] 잠든 사이 친구의 유사강간과 일부 부인: 사건 당일 DNA 검사와 합의 뒤 기소유예


<핵심 요약>

학창시절부터 서로 의지하던 친구가 피해자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신 뒤 잠든 피해자에게 유사강간을 한 사건이다. 가해자가 범행을 인정한 음성 파일과 문자가 있었으나 일부 행위를 부인하자, 사건 당일 시행한 DNA 검사 결과가 그 부인과 맞지 않는 자료로 확인되었다. 검찰 송치 뒤 합의금은 처음 제안된 500만 원의 16배인 8,000만 원으로 정해졌고, 가해자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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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친구 집 술자리에서 잠든 사이 입은 피해

 

피해자와 가해자는 학창시절부터 서로 의지하던 친한 친구 사이였다. 서로의 부모님도 다 아는 사이여서 두 사람은 종종 피해자의 집에서 편하게 술을 마셨다. 사건 당일에도 두 사람은 피해자의 집에서 술을 마셨고, 피곤해진 피해자는 거실에 다른 가족들이 있었기에 별다른 경계 없이 자신의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

 

잠결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 눈을 뜬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신에게 수치심을 주는 성적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믿었던 친구에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는 큰 충격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런데도 가해자는 사건 이후 SNS 활동을 이어 가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고, 피해자는 가해자가 마땅한 처벌을 받기를 바라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수사 절차에 임하였다.

 

가해자가 범행을 인정하는 음성 파일과 문자 내역이 있었고, 피해자는 사건 당일 DNA 검사를 받아 두었다. 가해자는 손가락을 이용한 삽입 행위는 인정하면서 그 밖의 행위는 한 적이 없다고 범행을 일부 부인하였으나, 피해자 채취 부위에서 남성 DNA가 발견되었다.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뒤 합의금 8,000만 원과 비밀유지·접근금지·통신제한 조항을 담은 합의가 성립하였고, 가해자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2. 행위별 조문 적용과 일부 부인을 둘러싼 쟁점

 

  • 가. 잠든 사이 이루어진 행위에 적용되는 조문과 자백 증거

    이 사건은 유사강간 사건으로 다루어졌고, 가해자가 범행을 인정하는 음성 파일과 문자 내역이 있어 증거자료가 확실한 사건이었다. 다만 피해는 피해자가 잠든 사이에 시작되었고 가해자의 행위도 삽입 행위와 그 밖의 행위로 나뉘었다. 그래서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하는 조문과 잠든 상태를 이용한 행위를 처벌하는 조문 가운데 어느 것이 각 행위에 걸리는지, 가해자의 음성이 담긴 녹음 파일을 증거로 쓰려면 무엇이 갖추어져야 하는지가 문제된다.

 

  • 나. Q: 극심한 트라우마로 진술이 어려웠던 피해자의 진술은 어떻게 평가되는가?

    피해자는 사건 이후 극심한 트라우마로 진술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피해자는 상담 센터의 도움을 받은 뒤 경찰조사에서 당시 상황을 수사관에게 명확하게 전달하였고, 가해자의 사진을 보여 주며 체격 차이로 저항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래서 트라우마를 겪는 성폭행 피해자의 진술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지가 쟁점이 된다.

 

  • 다. 가해자의 일부 부인과 사건 당일 시행한 DNA 검사

    가해자는 손가락을 이용한 삽입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그 밖의 행위는 한 적이 없다며 범행을 일부 부인하였다. 피해자는 사건 당일 DNA 검사를 받아 두었으므로, 그 검사 결과가 가해자의 부인과 맞는지와 과학적 증거로서 어떤 증명력을 갖는지가 쟁점이 된다.

 

  • 라. 합의금과 부가조항, 합의 뒤의 기소유예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자 가해자는 합의를 요청하면서 500만 원을 제시하고, 탄원서와 진술 번복 같은 추가 요청사항을 내걸었다. 가해자가 학생이어서 큰돈을 마련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으나, 양형을 위해서라도 가해자에게는 합의가 필요하였다. 그래서 합의금과 부가조항을 어떻게 정할지, 합의가 검사의 처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3. 조문과 과학적 증거, 합의에 적용된 법리

 

  • 가. 폭행·협박에 의한 행위와 잠든 상태를 이용한 행위는 적용 조문이 다르다

    형법 제297조의2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을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같은 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하여 처벌한다. 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은 형법이 폭행 또는 협박의 방법이 아닌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행위를 강간죄에 준하여 처벌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삽입 행위와 그 밖의 행위가 각각 어느 조문에 걸리는지는 행위의 태양과 수단에 따라 행위별로 가려야 한다. 한편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7461 판결은 대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 등 전자매체가 녹음자의 의도나 특정한 기술에 의하여 내용이 편집·조작될 위험성이 있다고 보았다. 이를 고려하여 원본이거나,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이라면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증명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같은 판결은 피고인이 녹음을 증거로 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녹음한 상대방이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한 진술로 피고인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임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진 것임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 나. 성폭행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증명력 배척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피해자 진술이 다음 세 가지를 갖추면 그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될 것,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을 것,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같은 판결은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이 사건 피해자는 트라우마로 진술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경찰조사에서 당시 상황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체격 차이로 저항할 수 없었다는 사정을 주장하였다.

 

  • 다. Q: 가해자가 일부 행위를 부인하면 DNA 검사 결과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과학적 증거방법은 판례가 정한 요건을 갖추면 사실인정에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가진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8486 판결은 유전자검사 등 과학적 증거방법이 그 전제로 하는 사실이 모두 진실임이 입증되고 추론의 방법이 과학적으로 정당하여 오류의 가능성이 전무하거나 무시할 정도로 극소한 경우를 들었다. 그러한 경우 과학적 증거방법은 법관이 사실인정을 할 때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가진다. 따라서 비록 사실의 인정이 사실심의 전권이라 하더라도 아무런 합리적 근거 없이 함부로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허용될 수 없다고 하였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4222 판결은 그러한 구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시료의 채취·보관·분석 등 모든 과정에서 시료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인위적인 조작·훼손·첨가가 없었음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각 단계에서 시료에 대한 정확한 인수·인계 절차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사건 당일 DNA 검사가 이루어졌고, 가해자의 주장과 달리 피해자 채취 부위에서 남성 DNA가 발견되어 일부 부인을 다툴 객관적 자료가 되었다.

 

  • 라. 합의는 화해로서 효력이 생기고, 검사는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다

    민법 제731조에 따르면 화해는 당사자가 상호양보하여 당사자간의 분쟁을 종지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비밀유지·접근금지·통신제한 같은 부가조항의 내용은 이 조문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합의서에 약정한 내용에 따라 정해진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1항 제1호는 사법경찰관이 범죄를 수사하여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도록 정한다. 2026년 10월 1일까지는 성폭력범죄도 이 조문에 따라 혐의가 인정될 때 송치되고, 그렇지 않으면 사법경찰관이 불송치할 수 있었다. 2026년 9월 29일 공포된 성폭력처벌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1997호)이 10월 2일 시행되면서 제26조의2가 신설되었다. 따라서 지금은 사법경찰관이 성폭력범죄 사건을 모두 검사에게 송치하고, 이 규정은 시행 당시 수사 중인 사건에도 적용된다(부칙 제2조). 형사소송법 제247조는 검사가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한다. 형법 제51조는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형을 정할 때 참작할 사항으로 든다. 이 사건에서는 송치 뒤 합의금 8,000만 원과 부가조항을 담은 합의가 성립하였고, 검사는 가해자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하였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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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7조의 2 (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본조신설 2012. 12. 18.]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51조 (양형의 조건)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형사소송법 제247조 (기소편의주의)

 

검사는「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

[전문개정 2007. 6. 1.]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①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개정 2026.8.4>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② 사법경찰관은 제1항 각 호의 경우 수사과정에서 생성한 문서와 기록 및 입수한 자료 등의 목록을 작성하여 관계 서류 및 증거물 등과 함께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신설 2026.8.4>

 

민법 제731조 (화해의 의의)

 

화해는 당사자가 상호양보하여 당사자간의 분쟁을 종지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의 2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를 신속히 수사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6. 9. 29.]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부칙 <법률 제21997호, 2026. 9. 29.> 제2조 (적용례)

 

제2조(적용례) 제26조의2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당시 수사 중인 성폭력범죄의 경우에도 적용한다. 이 경우 법률 제21857호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제245조의5제1항제2호 후단의 기간이 경과하지 아니하거나 같은 법 제245조의8제1항에 따라 검사가 재수사요구를 한 경우를 포함한다.

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준강간죄에서 ‘고의’의 내용

 

[2]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피해자를 간음하였으나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은 경우,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형법은 폭행 또는 협박의 방법이 아닌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행위를 강간죄에 준하여 처벌하고 있으므로, 준강간의 고의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는 것과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러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말한다.

 

[2] [다수의견] 형법 제300조는 준강간죄의 미수범을 처벌한다. 또한 형법 제27조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불능미수범을 처벌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피해자를 간음하였으나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은 경우에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준강간죄에서 규정하고 있는 구성요건적 결과의 발생이 처음부터 불가능하였고 실제로 그러한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이 준강간의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범죄가 기수에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준강간죄의 미수범이 성립한다.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보았을 때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으므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형법 제2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불능미수는 행위자에게 범죄의사가 있고 실행의 착수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있지만 실행의 수단이나 대상의 착오로 처음부터 구성요건이 충족될 가능성이 없는 경우이다. 다만 결과적으로 구성요건의 충족은 불가능하지만, 그 행위의 위험성이 있으면 불능미수로 처벌한다. 불능미수는 행위자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존재한다고 오인하였다는 측면에서 존재하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사실의 착오와 다르다.

 

② 형법은 제25조 제1항에서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행위를 종료하지 못하였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한 때에는 미수범으로 처벌한다."라고 하여 장애미수를 규정하고, 제26조에서 "범인이 자의로 실행에 착수한 행위를 중지하거나 그 행위로 인한 결과의 발생을 방지한 때에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라고 하여 중지미수를 규정하고 있다. 장애미수 또는 중지미수는 범죄의 실행에 착수할 당시 실행행위를 놓고 판단하였을 때 행위자가 의도한 범죄의 기수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었으므로 처음부터 기수가 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배제되는 불능미수와 구별된다.

 

③ 형법 제27조에서 정한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는 행위자가 시도한 행위방법 또는 행위객체로는 결과의 발생이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결과 발생의 불가능’은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원시적 불가능성으로 인하여 범죄가 기수에 이를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불능범과 구별되는 불능미수의 성립요건인 ‘위험성’은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결과 발생의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

 

④ 형법 제299조에서 정한 준강간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정신적·신체적 사정으로 인하여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는 피해자인 사람에게 존재하여야 하므로 준강간죄에서 행위의 대상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는 그러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는 것이다.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사람에 대하여 그 사람의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행위를 하면 구성요건이 충족되어 준강간죄가 기수에 이른다.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를 가지고 간음하였으나, 실행의 착수 당시부터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았다면,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준강간죄의 기수에 이를 가능성이 처음부터 없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보았을 때 정신적·신체적 사정으로 인하여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다면 불능미수가 성립한다.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김상환의 반대의견] ① 형법 제13조(범의)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이란 형법에 규정된 범죄유형인 구성요건에서 외부적 표지인 객관적 구성요건요소, 즉 행위주체·객체·행위·결과 등을 말한다. 이와 달리 행위자의 내면에 속하는 심리적·정신적 상태를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라고 하는데, 고의가 대표적인 예이다. 형법 제13조는 고의범이 성립하려면 행위자는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행위주체·객체·행위·결과 등에 관한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구성요건 중에 특별한 행위양태(예컨대 강간죄에서의 ‘폭행·협박’이나 준강간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 등)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사정의 존재까지도 행위자가 인식하여야 한다.

 

② 형법 제27조(불능범)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 표제에서 말하는 ‘불능범’이란 범죄행위의 성질상 결과 발생 또는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에서 ‘실행의 수단의 착오’란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행위자가 선택한 실행수단의 성질상 그 수단으로는 의욕한 결과 발생을 현실적으로 일으킬 수 없음에도 무지나 오인으로 인하여 당해 구성요건적 행위의 기수가능성을 상정한 경우를 의미한다. 그리고 대상의 착오란 행위자가 선택한 행위객체의 성질상 그 행위객체가 흠결되어 있거나 침해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어 의욕한 결과 발생을 현실적으로 일으킬 수 없음에도 무지나 오인으로 인하여 당해 구성요건적 행위의 기수가능성을 상정한 경우를 의미한다. 한편 형법 제27조에서 ‘결과 발생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범죄기수의 불가능뿐만 아니라 범죄실현의 불가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행위가 종료된 사후적 시점에서 판단하게 되면 형법에 규정된 모든 형태의 미수범은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사태라고 볼 수 있으므로, 만약 ‘결과불발생’, 즉 결과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과 ‘결과발생불가능’, 즉 범죄실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구분하지 않는다면 장애미수범과 불능미수범은 구별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형법 제27조의 ‘결과 발생의 불가능’은 사실관계의 확정단계에서 밝혀지는 ‘결과불발생’과는 엄격히 구별되는 개념이다.

 

이 조항의 표제는 ‘불능범’으로 되어 있지만, 그 내용은 가벌적 불능범, 즉 ‘불능미수’에 관한 것이다. 불능미수란 행위의 성질상 어떠한 경우에도 구성요건이 실현될 가능성이 없지만 ‘위험성’ 때문에 미수범으로 처벌하는 경우를 말한다. 판례는 불능미수의 판단 기준으로서 위험성의 판단은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이것이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판단으로 보아 결과 발생의 가능성이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형법 제27조의 입법 취지는, 행위자가 의도한 대로 구성요건을 실현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보아 애당초 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미수범으로도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지만 규범적 관점에서 보아 위험성 요건을 충족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미수범으로 보아 형사처벌을 가능하게 하자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형법 제27조에서 말하는 결과 발생의 불가능 여부는 실행의 수단이나 대상을 착오한 행위자가 아니라 그 행위 자체의 의미를 통찰력이 있는 일반인의 기준에서 보아 어떠한 조건하에서도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존재하지 않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일정한 조건하에서는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존재하지만 특별히 그 행위 당시의 사정으로 인해 결과 발생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는 불능미수가 아니라 장애미수가 될 뿐이다.

 

③ 강간죄나 준강간죄는 구성요건결과의 발생을 요건으로 하는 결과범이자 보호법익의 현실적 침해를 요하는 침해범이다. 그러므로 강간죄나 준강간죄에서 구성요건결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간음이 이루어졌는지, 즉 그 보호법익인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다수의견은 준강간죄의 행위의 객체를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사람’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사람’을 ‘간음 또는 추행’하는 것을 처벌하고 있다. 즉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는 것은 범행 방법으로서 구성요건의 특별한 행위양태에 해당하고, 구성요건행위의 객체는 사람이다. 이러한 점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고 정한 형법 제297조의 규정과 비교하여 보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형법 제297조의 ‘폭행 또는 협박으로’에 대응하는 부분이 형법 제299조의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라는 부분이다. 구성요건행위이자 구성요건결과인 간음이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 놓였을 때 이루어진다는 점은 강간죄나 준강간죄 모두 마찬가지이다. 다만 강간죄의 경우에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는 데 반하여, 준강간죄의 경우에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다수의견의 견해는 형벌조항의 문언의 범위를 벗어나는 해석이다.

 

④ 결론적으로, 다수의견은 구성요건해당성 또는 구성요건의 충족의 문제와 형법 제27조에서 말하는 결과 발생의 불가능의 의미를 혼동하고 있다. 만약 다수의견처럼 보게 되면, 피고인의 행위가 검사가 공소 제기한 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그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한 때에 해당한다는 것과 다름없고, 검사가 공소장에 기재한 적용법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범죄의 구성요건요소가 되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한 때에도 불능미수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해석론은 근대형법의 기본원칙인 죄형법정주의를 전면적으로 형해화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7461 판결

 

판시사항

[1] 대화 내용을 녹음한 녹음테이프 및 파일 등 전자매체의 증거능력

 

[2]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공갈) 피고사건에서, 피해자 토지구획정리사업조합의 대표자 甲이 디지털 녹음기로 피고인과의 대화를 녹음한 후 저장된 녹음파일 원본을 컴퓨터에 복사하고 디지털 녹음기의 파일 원본을 삭제한 뒤 다음 대화를 다시 녹음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작성한 녹음파일 사본과 해당 녹취록의 증거능력이 문제된 사안에서, 증거능력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피고인과 상대방 사이의 대화 내용에 관한 녹취서가 공소사실의 증거로 제출되어 녹취서의 기재 내용과 녹음테이프의 녹음 내용이 동일한지에 대하여 법원이 검증을 실시한 경우에, 증거자료가 되는 것은 녹음테이프에 녹음된 대화 내용 자체이고, 그 중 피고인의 진술 내용은 실질적으로 형사소송법 제311조, 제312조의 규정 이외에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와 다름없어, 피고인이 녹음테이프를 증거로 할 수 있음에 동의하지 않은 이상 녹음테이프에 녹음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을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작성자인 상대방의 진술에 의하여 녹음테이프에 녹음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이 피고인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임이 증명되고 나아가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것임이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대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 등 전자매체는 성질상 작성자나 진술자의 서명 또는 날인이 없을 뿐만 아니라, 녹음자의 의도나 특정한 기술에 의하여 내용이 편집·조작될 위험성이 있음을 고려하여, 대화 내용을 녹음한 원본이거나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과정에서 편집되는 등의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증명되어야 한다.

 

[2]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위반(공갈) 피고사건에서, 피해자 토지구획정리사업조합의 대표자 甲이 디지털 녹음기로 피고인과의 대화를 녹음한 후 저장된 녹음파일 원본을 컴퓨터에 복사하고 디지털 녹음기의 파일 원본을 삭제한 뒤 다음 대화를 다시 녹음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작성한 녹음파일 사본과 해당 녹취록의 증거능력이 문제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녹음파일 사본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 아니므로 타인의 대화비밀 침해금지를 규정한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의 적용 대상이 아니고, 복사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의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 그대로 복사된 것으로 대화자들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이 인정되며, 녹음 경위, 대화 장소, 내용 및 대화자 사이의 관계 등에 비추어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것으로 인정된다는 이유로, 녹음파일 사본과 녹취록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사례.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8486 판결

 

판시사항

[1] 과학적 증거방법의 증명력 및 과학적 증거방법이 당해 범죄에 관한 적극적 사실과 이에 반하는 소극적 사실 모두에 존재하는 경우 증거판단 방법

 

[2] 유전자검사 결과 주사기에서 마약성분과 함께 피고인의 혈흔이 확인됨으로써 피고인이 필로폰을 투약한 사정이 적극적으로 증명되는 경우, 반증의 여지가 있는 소변 및 모발검사에서 마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소극적 사정에 관한 증거만으로 이를 쉽사리 뒤집을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유전자검사나 혈액형검사 등 과학적 증거방법은 그 전제로 하는 사실이 모두 진실임이 입증되고 그 추론의 방법이 과학적으로 정당하여 오류의 가능성이 전무하거나 무시할 정도로 극소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관이 사실인정을 함에 있어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가지므로, 비록 사실의 인정이 사실심의 전권이라 하더라도 아무런 합리적 근거 없이 함부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과학적 증거방법이 당해 범죄에 관한 적극적 사실과 이에 반하는 소극적 사실 모두에 존재하는 경우에는 각 증거방법에 의한 분석결과에 발생할 수 있는 오류가능성 및 그 정도, 그 증거방법에 의하여 증명되는 사실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범죄의 유무 등을 판단하여야 하고,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하여 반증의 여지가 있는 소극적 사실에 관한 증거로써 과학적 증거방법에 의하여 증명되는 적극적 사실을 쉽사리 뒤집어서는 안 된다.

 

[2] 유전자검사 결과 주사기에서 마약성분과 함께 피고인의 혈흔이 확인됨으로써 피고인이 필로폰을 투약한 사정이 적극적으로 증명되는 경우, 반증의 여지가 있는 소변 및 모발검사에서 마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소극적 사정에 관한 증거만으로 이를 쉽사리 뒤집을 수 없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4222 판결

 

판시사항

[1] 과학적 증거방법이 사실인정에서 상당한 정도의 구속력을 갖기 위한 요건

 

[2] 피고인이 메트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고 하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으로 기소되었는데,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투약의 일시, 장소, 방법 등이 명확하지 못하며, 투약 사실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로는 피고인의 소변과 머리카락에서 메트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만 있는 사안에서,  감정물이 피고인으로부터 채취한 것과 동일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그 감정 결과의 증명력은 피고인의 투약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과학적 증거방법이 사실인정에 있어서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감정인이 전문적인 지식·기술·경험을 가지고 공인된 표준 검사기법으로 분석한 후 법원에 제출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시료의 채취·보관·분석 등 모든 과정에서 시료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인위적인 조작·훼손·첨가가 없었음이 담보되어야 하며 각 단계에서 시료에 대한 정확한 인수·인계 절차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유지되어야 한다.

 

[2] 피고인이 메트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고 하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으로 기소되었는데,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투약의 일시, 장소, 방법 등이 명확하지 못하며, 투약 사실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로는 피고인의 소변과 머리카락에서 메트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만 있는 사안에서,  피고인은 경찰서에 출석하여 조사받으면서 투약혐의를 부인하고 소변과 머리카락을 임의로 제출하였는데,  경찰관이 조사실에서 아퀴사인(AccuSign) 시약으로 피고인의 소변에 메트암페타민 성분이 있는지를 검사하였으나 결과가 음성이었던 점, 경찰관은 그 직후 피고인의 소변을 증거물 병에 담고 머리카락도 뽑은 후 별다른 봉인 조처 없이 조사실 밖으로 가지고 나간 점, 피고인의 눈앞에서 소변과 머리카락이 봉인되지 않은 채 반출되었음에도 그 후 조작·훼손·첨가를 막기 위하여 어떠한 조처가 행해졌고 누구의 손을 거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전달되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점, 감정물인 머리카락과 소변에 포함된 세포의 디엔에이(DNA) 분석 등 피고인의 것임을 과학적 검사로 확인한 자료가 없는 점 등 피고인으로부터 소변과 머리카락을 채취해 감정하기까지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물이 피고인으로부터 채취한 것과 동일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그 감정 결과의 증명력은 피고인의 투약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은데도, 이와 달리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객관적·과학적인 분석을 필요로 하는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최근 작성일시: 2026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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