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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

[사례분석] 연인 사이의 준강간과 카메라등이용촬영: 묵시적 동의 항변과 포렌식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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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연인 사이의 준강간과 카메라등이용촬영: 묵시적 동의 항변과 포렌식 선행
[사례분석] 연인 사이의 준강간과 카메라등이용촬영: 묵시적 동의 항변과 포렌식 선행


<핵심 요약>

오랜 연인 사이에서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든 사이 동의 없는 성관계와 촬영이 이루어졌다. 피해자는 다음 날 가해자의 휴대전화에서 처음 보는 애플리케이션의 알림을 우연히 보고 저장된 촬영물을 확인하고 나서야 준강간 피해를 뒤늦게 알게 되었다. 고소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압수영장이 선행되어 촬영물 원본이 확보되었고, 검사는 준강간과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피고인을 불구속 구공판으로 기소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촬영물을 우연히 발견하고서야 알게 된 피해

 

피해자와 가해자는 오랜 연인 사이였다. 가해자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가 취한 피해자는 잠에 들었다.

 

다음 날 피해자는 가해자의 휴대전화를 보다가 처음 보는 애플리케이션에서 알림이 오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어 그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하였다. 그곳에는 몰래 찍은 성관계 영상이 저장되어 있었고, 피해자는 만취 상태로 잠들었을 당시 동의 없이 성관계가 이루어진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피해자는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하면서 본인의 영상뿐만 아니라 다른 불법 영상도 발견하여 큰 충격을 받았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고소하기로 하고 법률 조력을 구하였다.

 

2. 연인 사이의 동의와 촬영을 둘러싼 쟁점

 

  • 가. 연인 사이라는 사정만으로 묵시적 동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두 사람은 오랜 연인 사이였고 가해자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중에 일이 벌어졌다. 그러한 관계와 정황이 성관계에 대한 묵시적 동의로 읽히는지가 이 사건의 정면 쟁점이었다. 가해자도 수사에서 촬영 혐의는 인정하면서 준강간 혐의는 부인해 동의 여부가 다투어졌다.

 

  • 나. 만취해 잠든 상태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드는지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하도록 정한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술에 취해 잠들어 있었고 그사이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였다. 술에 취해 잠든 상태가 조문이 정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드는지가 먼저 정해져야 했다.

 

  • 다. 성관계에 대한 동의와 촬영에 대한 동의가 같은 것인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를 처벌한다. 이 사건에서 촬영물은 피해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만들어졌다. 관계가 이어져 온 사정이 촬영에 대한 동의까지 끌어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 라. Q: 고소 사실을 알리기 전에 압수영장을 먼저 받을 수 있는가?

    촬영물은 가해자의 전자기기에 남아 있었고 삭제될 수 있는 자료였다.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은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그러므로 영장 청구의 순서와 시점을 어떻게 잡을지가 증거 확보의 성패를 정하였다.

 

  • 마. 피해자 변호사의 권한이 어느 단계까지 미치는지

    피해자는 변호사 없이 홀로 1차 경찰조사를 받은 뒤에 법률 조력을 구하였다. 이미 진술한 내용과 제출한 자료를 모르면 다음 단계를 설계할 수 없으므로, 선임한 변호사의 권한이 어느 단계에 어떻게 미치는지가 검토 대상이었다.
     

3. 조문과 판례가 가른 동의의 범위와 입증 구조

 

  • 가. 관계가 이어져 왔다는 사정은 심신상실 상태의 동의를 대신하지 못한다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은 준강간죄의 심신상실을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로 보았다. 판단능력이 없는 사이에는 동의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므로, 관계가 이어져 왔다는 사정만으로 그 사이의 성관계에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형법 제299조가 폭행이나 협박 없이도 성립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그런 상태를 이용한 경우다.

 

  • 나. 술에 취해 잠든 상태는 심신상실에, 저항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는 항거불능에 든다

    같은 판결은 항거불능을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로 보았다. 그러면서 기억을 형성하지 못한 알코올 블랙아웃과 의식을 잃은 패싱아웃을 구별하고,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한다고도 하였다.

 

  • 다. 촬영 요건은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는지로 갈린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은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한 촬영을 요건으로 두고, 같은 조 제2항은 반포등을, 제4항은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을 따로 정한다.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은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하는지의 판단 방법을 밝혔다.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하는지를 고려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여기에 피해자의 옷차림과 노출의 정도는 물론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와 각도, 거리,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는 포렌식 결과 유포의 정황이 확인되지 않아 제2항이 아니라 제1항이 적용되었다.

 

  • 라. Q: 고소 사실을 알리기 전에 압수영장을 먼저 받을 수 있는가?

    받을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은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그 요건은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과 해당 사건과의 관계다. 피의자에게 고소 사실을 미리 알릴 것을 요건으로 두고 있지 않으므로, 조사보다 압수영장 집행을 앞세우는 순서를 잡을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그 순서로 촬영물 원본이 확보되었다.

 

  • 마. 피해자 변호사의 권한은 조문이 단계별로 나누어 정한다

    성폭력처벌법 제27조 제1항은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와 그 법정대리인이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고 정한다. 같은 조 제5항은 그 변호사가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등의 대리가 허용될 수 있는 모든 소송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고 정한다. 2026년 10월 1일까지 같은 조 제2항은 그 변호사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등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게 하면서,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단서를 두었다. 2026년 9월 29일 공포된 성폭력처벌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1997호)이 2026년 10월 2일 시행되면서 같은 항 본문과 단서의 '조사'는 '사실관계 확인이나 면담 또는 조사'로 바뀌었다. 지금은 검사가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에 따라 피해자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거나 면담하는 자리에도 피해자 변호사가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 그 도중의 의견 진술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단서는 그대로다. 제4항이 정한 열람·등사는 증거보전 후 관계 서류나 증거물과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나 증거물을 그 범위로 한다. 증거보전이 이루어진 자료라면 수사 단계에서도 그 범위에 들지만, 일반적인 수사기록 전부에 대한 포괄적인 열람·등사권을 정한 것은 아니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② 제1항에 따른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반포ㆍ판매ㆍ임대ㆍ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ㆍ상영(이하 “반포등”이라 한다)한 자 또는 제1항의 촬영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를 포함한다)에도 사후에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등을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③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④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ㆍ구입ㆍ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신설 2020. 5. 19 .>

 

⑤ 상습으로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신설 2020. 5. 19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

 

① 성폭력범죄의 피해자 및 그 법정대리인(이하 “피해자등”이라 한다)은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등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나 면담 또는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사실관계 확인이나 면담 또는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개정 2026. 9. 29 .>

 

③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 증거보전절차, 공판준비기일 및 공판절차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절차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④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증거보전 후 관계 서류나 증거물,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나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

 

⑤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등의 대리가 허용될 수 있는 모든 소송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

 

⑥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 다만, 19세미만피해자등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에는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야 한다.

<개정 2023. 7. 11 .>

 

형사소송법 제215조 (압수, 수색, 검증)

 

① 삭제 <2026.8.4>

 

②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등)

 

① 검사는 공소제기 여부의 결정, 재수사요구 여부의 결정 및 공소유지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 사건관계인, 전문가 또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거나 의견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 방법으로 사실관계를 확인(이하 "사실관계 확인"이라 한다)할 수 있다.

 

② 고소인등은 검사에게 면담을 신청하여 의견진술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검사는 사실관계 확인의 필요성을 검토하여 해당 신청의 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③ 검사는 사실관계 확인 및 제2항에 따른 고소인등의 면담을 통하여 취득한 진술ㆍ자료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④ 검사는 송치된 사건의 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수사기관, 재판기관, 수용기관 등 공무소에 대하여 전산 조회 또는 공문 발송 등의 방법으로 관련된 내용을 조회하거나 송부받아 기록에 편철할 수 있다.

 

⑤ 검사는 제1항에 따라 피의자의 의견을 청취할 때에는 변호인을 참여하게 하는 등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판시사항

[2]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의 의미 및 의식상실(passing out)과의 구별 /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2]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준강제추행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3] (가) 의학적 개념으로서의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은 중증도 이상의 알코올 혈중농도, 특히 단기간 폭음으로 알코올 혈중농도가 급격히 올라간 경우 그 알코올 성분이 외부 자극에 대하여 기록하고 해석하는 인코딩 과정(기억형성에 관여하는 뇌의 특정 기능)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행위자가 일정한 시점에 진행되었던 사실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는 것을 말한다.알코올 블랙아웃은 인코딩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단편적인 블랙아웃과 전면적인 블랙아웃이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알코올의 심각한 독성화와 전형적으로 결부된 형태로서의 의식상실의 상태, 즉 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인하여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passing out)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나)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당하였음을 호소한 피해자의 경우, 범행 당시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에 비하여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성적 행위 역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

 

(다) 그런데 법의학 분야에서는 알코올 블랙아웃이 ‘술을 마시는 동안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에 대한 기억상실’로 정의되기도 하며, 일반인 입장에서는 ‘음주 후 발생한 광범위한 인지기능 장애 또는 의식상실’까지 통칭하기도 한다.

 

(라) 따라서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또한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판시사항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의 보호법익 및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방법

 

판결요지

[1] 카메라 기타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은 인격체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 및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고려함과 아울러, 당해 피해자의 옷차림, 노출의 정도 등은 물론,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와 촬영 각도 및 촬영 거리,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10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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