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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사례분석] 연인 간 불법촬영의 묵시적 동의 항변: 거부 의사 표시와 지연 고소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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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연인 간 불법촬영의 묵시적 동의 항변: 거부 의사 표시와 지연 고소의 평가
[사례분석] 연인 간 불법촬영의 묵시적 동의 항변: 거부 의사 표시와 지연 고소의 평가


<핵심 요약>

교제 중이던 피해자가 촬영을 명확히 거부하였는데도 가해자가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사건이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백업 어플에서 수백 개의 파일을 발견하고도 한동안 교제를 이어가다 이별 후에 고소하였고, 가해자는 촬영에 쓴 휴대전화를 교체해 포렌식에서는 촬영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수사기관은 거부 의사와 고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증거를 종합해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교제 중 촬영 정황을 확인하기까지의 경위

 

피해자와 가해자는 연인 사이였다. 피해자는 교제 당시 성관계 중 가해자에게 등을 보일 때면 가해자가 휴대전화를 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가해자가 고개를 돌리지 못하도록 머리를 잡는 행동을 자주 하여 촬영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되었다.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성관계 촬영은 싫으니 하지 말라고 명확히 거부 의사를 표현하였다. 가해자는 절대 찍은 적이 없고 단순히 손에 쥐고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하였다.

 

그러던 중 피해자는 연인 간 불법촬영 피해가 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불안한 마음에 가해자가 잠든 사이 휴대전화를 확인하였고, 백업 어플에 지역과 나이, 이름으로 저장된 수백 개의 나체사진과 성관계 영상을 발견하였다. 그 가운데에는 다른 여성들을 찍은 촬영물도 있었다. 피해자는 큰 충격을 받았으나 가해자를 좋아하는 마음에 용서하고 연인 관계를 이어갔다. 수개월 뒤 완전히 이별한 피해자는 촬영물을 영구히 삭제하고자 고소를 결심하였다.

 

2. 동의 여부와 신고 시점을 둘러싼 네 가지 쟁점

 

  • 가. 명확한 거부 의사가 있었던 경우 촬영 동의의 존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를 처벌한다. 교제 관계라는 사정만으로 촬영에 대한 동의가 추정되지는 않으므로, 동의의 존부는 촬영 당시의 의사를 기준으로 가려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촬영은 싫다고 밝혔고 가해자가 찍은 적이 없다고 해명하기까지 한 경위가 촬영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였음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되는지가 문제되었다.

 

  • 나. 범행을 알고도 교제를 이어간 사정이 진술 평가에 미치는 영향

    피해자는 백업 어플에서 촬영물을 발견하고도 곧바로 관계를 정리하지 않았고, 수개월 뒤 이별한 다음에야 고소하였다. 수사 초기에는 이러한 경위가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사정으로 비칠 수 있다.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이유와 고소가 늦어진 경위를 어떤 자료로 설명할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 다. Q: 촬영에 쓴 기기를 교체하고 저장 계정을 탈퇴한 경우 압수수색은 어디까지 미치는가?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은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하고 혐의를 의심할 정황이 있으며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검사의 청구로 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같은 법 제106조 제3항은 압수 목적물이 정보저장매체인 경우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해 제출받도록 하고, 그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한 때에는 저장매체 자체를 압수할 수 있게 하며, 제219조가 이를 수사기관에 준용한다. 가해자가 촬영에 쓴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저장 어플 계정까지 탈퇴한 이 사건에서는 다른 저장매체까지 대상을 넓힐 수 있는지가 다투어졌다.

 

  • 라. 포렌식에서 촬영물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의 증명 방법

    디지털 포렌식 결과 가해자의 전자기기에서 촬영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남은 자료는 피해자가 백업 어플 화면을 찍어 둔 사진, 가해자와 촬영을 두고 나눈 대화 내역과 녹음, 촬영에 쓰인 휴대폰 기종 사진, 유포 불안으로 받은 정신과 내원 기록이었다. 이러한 자료만으로 촬영 사실과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가 마지막 쟁점이었다.
     

3. 촬영물 없이 고의를 다툰 사건의 법리 적용

 

  • 가. 촬영 당시의 의사를 기준으로 가려지는 동의의 존부

    대법원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이 인격체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 및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판결이 촬영자의 의도와 경위, 장소와 각도 등을 고려하도록 한 것은 촬영한 부위의 해당성에 관한 기준이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동의의 존부는 이 판결이 판단한 대상이 아니어서 사건별 정황으로 가려야 하는데, 피해자가 촬영은 싫다고 밝혔고 가해자가 이를 인식하면서도 찍은 적이 없다고 해명한 경위는 촬영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였음을 보여 주는 자료로 평가되었다.

 

  • 나. 교제 지속이라는 사정이 신빙성을 떨어뜨리지 않는 이유

    대법원은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또한 피해자가 범행 다음 날 스스로 가해자를 찾아갔더라도 그 행위가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사정이 되지는 못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하였다(대법원 2020. 9. 7. 선고 2020도8016 판결). 이 사건에서는 촬영물이 유포될 위험 때문에 관계를 쉽게 정리하지 못하였고 그 기간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는 사정이 함께 설명되었다.

 

  • 다.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관련성이 넓게 인정되는 국면

    대법원은 전자정보 압수수색에서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인지를 혐의사실의 내용과 성격, 압수수색의 과정을 토대로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로 살펴야 한다고 보았다.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한 범행에 관한 것이라는 사유만으로는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스마트폰을 이용한 불법촬영 범죄처럼 범행의 상습성이 의심되거나 성적 기호 내지 경향성의 발현에 따른 일련의 범행으로 의심되는 경우는 다르다. 그러한 범행의 직접증거가 스마트폰 안에 파일 형태로 남아 있을 개연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안에 저장된 같은 유형의 전자정보에서 발견되는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도1881 판결). 이 판시는 압수한 스마트폰 안의 전자정보에 관한 것이고, 다른 저장매체나 탈퇴한 계정까지 미치는 범위는 영장에 적힌 대상과 혐의사실과의 관련성으로 정해진다.

 

  • 라. Q: 촬영물이 검출되지 않았는데 무엇이 고의를 뒷받침하였는가?

    대법원은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가 저장장치에 영상정보가 입력됨으로써 기수에 이르고, 영구저장되지 않은 채 강제종료되었다고 하여 미수에 그쳤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1. 6. 9. 선고 2010도10677 판결). 이는 기수 시기에 관한 판시일 뿐 고의의 인정 자료를 정한 것은 아니다. 고의를 뒷받침한 것은 사건별 정황으로, 백업 어플 화면을 찍어 둔 사진, 촬영을 따져 물은 대화의 녹음, 촬영에 쓰인 휴대폰 기종 사진, 정신과 내원 기록이 서로 어긋나지 않고 이어졌다.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기고 있고, 수사기관 역시 이러한 정황을 종합하여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다. 다만 송치는 수사기관이 혐의를 인정하였다는 뜻이므로, 동의 여부에 관한 다툼은 이후 검찰의 처분과 공판에서 다시 판단된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② 제1항에 따른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반포ㆍ판매ㆍ임대ㆍ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ㆍ상영(이하 “반포등”이라 한다)한 자 또는 제1항의 촬영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를 포함한다)에도 사후에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등을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③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④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ㆍ구입ㆍ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신설 2020. 5. 19 .>

 

⑤ 상습으로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신설 2020. 5. 19 .>

 

형사소송법 제106조 (압수)

 

① 법원은 필요한 때에는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증거물 또는 몰수할 것으로 사료하는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 단,  법률에 다른 규정이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

<개정 2011. 7. 18 .>

 

② 법원은 압수할 물건을 지정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에게 제출을 명할 수 있다.

 

③ 법원은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이하 이 항에서 “정보저장매체등”이라 한다)인 경우에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 다만,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정보저장매체등을 압수할 수 있다.

<신설 2011. 7. 18 .>

 

④ 법원은 제3항에 따라 정보를 제공받은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제3호에 따른 정보주체에게 해당 사실을 지체 없이 알려야 한다.

<신설 2011. 7. 18 .>

 

형사소송법 제215조 (압수, 수색, 검증)

 

①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②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전문개정 2011. 7. 18.]

 

형사소송법 제219조 (준용규정)

 

제106조, 제107조, 제109조 내지 제112조, 제114조, 제115조제1항 본문, 제2항, 제118조부터 제132조까지, 제134조, 제135조, 제140조, 제141조, 제333조제2항, 제486조의 규정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본장의 규정에 의한 압수, 수색 또는 검증에 준용한다. 단, 사법경찰관이 제130조, 제132조 및 제134조에 따른 처분을 함에는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 <개정 1980. 12. 18., 2007. 6. 1., 2011. 7. 18.>

 

형사소송법 제308조 (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0도10677 판결

 

판시사항

[1]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의 기수 시기

 

[2] 피고인이 지하철 환승에스컬레이터 내에서 카메라폰으로 피해자의 치마 속 신체 부위를 동영상 촬영하였다고 하여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동영상 촬영 중 저장버튼을 누르지 않고 촬영을 종료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위 범행이 ‘기수’에 이르지 않았다고 단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로 인한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는 카메라 기타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 속에 들어 있는 필름이나 저장장치에 피사체에 대한 영상정보가 입력됨으로써 기수에 이른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최근 기술문명의 발달로 등장한 디지털카메라나 동영상 기능이 탑재된 휴대전화 등의 기계장치는, 촬영된 영상정보가 사용자 등에 의해 전자파일 등의 형태로 저장되기 전이라도 일단 촬영이 시작되면 곧바로 촬영된 피사체의 영상정보가 기계장치 내 RAM(Random Access Memory) 등 주기억장치에 입력되어 임시저장되었다가 이후 저장명령이 내려지면 기계장치 내 보조기억장치 등에 저장되는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저장방식을 취하고 있는 카메라 등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동영상 촬영이 이루어졌다면 범행은 촬영 후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여 영상정보가 기계장치 내 주기억장치 등에 입력됨으로써 기수에 이르는 것이고, 촬영된 영상정보가 전자파일 등의 형태로 영구저장되지 않은 채 사용자에 의해 강제종료되었다고 하여 미수에 그쳤다고 볼 수는 없다.

 

[2] 피고인이 지하철 환승에스컬레이터 내에서 짧은 치마를 입고 있는 피해자의 뒤에 서서 카메라폰으로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치마 속 신체 부위를 피해자 의사에 반하여 동영상 촬영하였다고 하여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휴대폰을 이용하여 동영상 촬영을 시작하여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였다면 설령 촬영 중 경찰관에게 발각되어 저장버튼을 누르지 않고 촬영을 종료하였더라도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범행은 이미 ‘기수’에 이르렀다고 볼 여지가 매우 큰데도, 피고인이 동영상 촬영 중 저장버튼을 누르지 않고 촬영을 종료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위 범행이 기수에 이르지 않았다고 단정하여, 피고인에 대한 위 공소사실 중 ‘기수’의 점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로 인한 심리미진 또는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판시사항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의 보호법익 및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방법

 

[2] 야간에 버스 안에서 휴대폰 카메라로 옆 좌석에 앉은 여성(18세)의 치마 밑으로 드러난 허벅다리 부분을 촬영한 사안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 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카메라 기타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은 인격체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 및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고려함과 아울러, 당해 피해자의 옷차림, 노출의 정도 등은 물론,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와 촬영 각도 및 촬영 거리,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2] 야간에 버스 안에서 휴대폰 카메라로 옆 좌석에 앉은 여성(18세)의 치마 밑으로 드러난 허벅다리 부분을 촬영한 사안에서, 그 촬영 부위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의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한다고 보아 위 조항 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한 사례.

 

대법원 2020. 9. 7. 선고 2020도8016 판결

 

판시사항

[1]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특별히 아동ㆍ청소년을 타인의 성적 침해 또는 착취행위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이유

 

[2] 피고인이 자신의 집에서 아동ㆍ청소년인 甲(여, 14세)을 반항하지 못하게 억압한 후 간음하고, 다음 날 같은 장소에서 전날 일에 대한 사과를 받으러 온 甲에게 성관계를 요구하였다가 甲이 이를 거부하자 다시 甲을 폭행하는 등 반항하지 못하게 한 후 간음하였다고 하여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甲이 전날 강간을 당한 후 다음 날 스스로 피고인의 집에 찾아갔더라도 그러한 甲의 행위가 甲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사정이 되지는 못한다는 이유로, 범행 후 甲의 일부 언행을 문제 삼아 피해자다움이 결여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甲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다투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이유 발췌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한 후 다음 날 혼자서 다시 피고인의 집을 찾아간 것이 일반적인 평균인의 경험칙이나 통념에 비추어 범죄 피해자로서는 취하지 않았을 특이하고 이례적인 행태로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곧바로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범죄를 경험한 후 피해자가 보이는 반응과 피해자가 선택하는 대응 방법은 천차만별인바, 강간을 당한 피해자가 반드시 가해자나 가해현장을 무서워하며 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는 볼 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가해자를 별로 무서워하지 않거나 피하지 않고 나아가 가해자를 먼저 찾아가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 피해자와 피고인의 나이 차이, 범행 이전의 우호적인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로서는 사귀는 사이인 것으로 알았던 피고인이 자신을 상대로 느닷없이 강간 범행을 한 것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고 그 해명을 듣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졌던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그러한 심리가 성폭력을 당한 여성으로서는 전혀 보일 수 없을 정도로 이례적이고 납득 불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해자가 2018. 1. 26.자 강간을 당한 후 그 다음 날 스스로 피고인의 집에 찾아갔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피해자의 행위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사정이 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도1881 판결

 

판시사항

[1]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에 따라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는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의 의미 / 이때 압수수색영장의 범죄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위 및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에 관한 것이라는 사유만으로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2] 휴대전화를 이용한 불법촬영 등 범죄와 같이 범죄의 속성상 해당 범행의 상습성이 의심되거나 성적 기호 내지 경향성의 발현에 따른 일련의 범행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의심되고, 범행의 직접증거가 휴대전화 안에 이미지 파일이나 동영상 파일의 형태로 남아 있을 개연성이 있는 경우, 그 안에 저장되어 있는 같은 유형의 전자정보에서 발견되는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는 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이유 발췌

전자정보 또는 전자정보저장매체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혐의사실의 내용과 성격, 압수수색의 과정 등을 토대로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카메라의 기능과 전자정보저장매체의 기능을 함께 갖춘 휴대전화인 스마트폰을 이용한 불법촬영 등 범죄와 같이 범죄의 속성상 해당 범행의 상습성이 의심되거나 성적 기호 내지 경향성의 발현에 따른 일련의 범행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의심되고, 범행의 직접증거가 스마트폰 안에 이미지 파일이나 동영상 파일의 형태로 남아 있을 개연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안에 저장되어 있는 같은 유형의 전자정보에서 그와 관련한 유력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러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는 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최근 작성일시: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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