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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1. [사례분석] 의식 잃은 상태의 준강간과 불법촬영: 촬영물에 의한 간음 입증과 공판 중 합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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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사례분석] 의식 잃은 상태의 준강간과 불법촬영: 촬영물에 의한 간음 입증과 공판 중 합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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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의식 잃은 상태의 준강간과 불법촬영: 촬영물에 의한 간음 입증과 공판 중 합의 조건
[사례분석] 의식 잃은 상태의 준강간과 불법촬영: 촬영물에 의한 간음 입증과 공판 중 합의 조건


<핵심 요약>

랜덤 채팅으로 알게 된 남성의 집에서 술을 마시다 의식을 잃은 사이 간음당한 준강간 사건이다. 피해자는 별건 불법촬영 수사에서 자신의 피해 영상을 보고 뒤늦게 피해를 인지하였다. 피고인이 성기 삽입 사실을 마지막 공판기일 전까지 다투다가 그 기일에서 전 혐의를 인정하였으나, 법원은 합의금 6,000만 원이 지급된 뒤에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랜덤 채팅으로 시작된 만남과 뒤늦은 피해 인지

 

피해자와 가해자는 랜덤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사이였다. 사건 당일 두 사람은 저녁 식사를 하며 술을 마셨고, 가해자는 자신의 집에서 술을 더 마시자고 제안하였다. 피해자는 과거에도 가해자의 집에 방문한 적이 있었고 그때 어떠한 신체적 접촉도 없었기에 별다른 의심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술자리는 밤늦게까지 이어졌고, 많은 양의 술을 마신 피해자는 어느 순간 정신을 잃고 잠이 들었다. 알 수 없는 불편함에 눈을 뜬 피해자는 하의가 벗겨진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었고, 당황한 나머지 그 즉시 그 집을 빠져나왔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가해자가 술에 취한 여성을 대상으로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해 온 상습범으로 이미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을 통해 촬영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신 역시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간음당한 정황이 담긴 영상을 확인하였다. 준강간 피해를 뒤늦게 인지한 피해자는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고, 가해자는 준강간과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다.

 

피고인은 1회 공판기일을 앞두고 합의를 요청하였으나, 촬영물에 성기 삽입 장면이 담겨 있는 경우에만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취하며 수사 단계에서부터 삽입 사실에 관한 책임을 회피해 왔다. 합의 요청과 혐의 인정 여부가 어긋나는 상태에서 피해자 측은 성급한 합의보다 전 혐의 인정을 전제로 한 협상을 택하였다.

 

2. 의식상실 상태의 간음과 합의를 둘러싼 다툼

 

  • 가. 만취로 의식을 잃은 상태가 준강간의 요건에 해당하는지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거나 추행한 사람을 그 행위 태양에 따라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간음에 이른 이 사건에는 강간죄를 정한 형법 제297조의 예가 적용된다.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든 뒤 하의가 벗겨진 상태로 깨어난 사정은 조문이 정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할 자료가 된다. 사후에 기억이 남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행위 당시 의식이 없었다고 볼 수 있는지도 함께 다투어질 수 있는 지점이었다.

 

  • 나. Q: 간음 사실 자체를 다투는 사건에서 불법촬영물은 어떤 증거가 되는가?

    불법촬영물은 촬영 당시 피해자의 상태와 행위의 경과를 담을 수 있으므로, 간음 정황과 피해자가 처했던 상태를 함께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촬영물에 성기 삽입 장면이 담겨 있는 경우에만 혐의를 인정하겠다고 하였는데, 이는 촬영물의 증명력을 자신에게 유리한 범위로 한정하려는 주장이었다.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의 죄가 성립할 수 있다.

 

  • 다. 피해자가 처벌에 관한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하는 절차와 그 지위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제1항은 법정 예외가 없는 한 범죄로 인한 피해자 등의 신청이 있으면 법원이 그 피해자 등을 증인으로 신문하도록 정한다. 다만 이미 공판절차에서 충분히 진술하여 다시 진술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거나 진술로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하다. 같은 조 제2항은 그 신문에서 피해의 정도와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과 그 밖에 해당 사건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도록 정한다. 실무에서는 엄벌탄원서도 같은 취지의 의견 전달 수단으로 쓰인다. 피고인이 혐의 인정 여부를 분명히 하지 않는 국면에서 의견이 형을 정하는 데 어떤 자료가 되는지가 문제되었다.

 

  • 라. 합의가 이루어진 사건에서 유지되는 형사책임과 형을 정하는 기준

    준강간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만으로 처벌을 면할 수 있는 범죄가 아니므로, 합의는 형을 정할 때 참작되는 사정에 머문다. 이 사건에서는 합의가 성립한 뒤에도 유죄와 형이 선고될 수 있는지, 그 형이 집행유예로 정해지는 근거가 무엇인지가 검토되었다.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의 조건과 형법 제62조가 정한 집행유예의 요건이 어떻게 맞물리는지가 판단의 축이었다.

 

  • 마. 형사 합의금의 법적 성질과 이후 민사 손해배상의 관계

    형사절차에서 지급되는 합의금은 그 성질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따라 이후 민사 손해배상에서 다루어지는 방식이 달라진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 측은 합의를 진행하면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따로 진행할 예정임을 밝혔으므로, 합의금이 손해배상의 어느 범위를 덮는지가 문제된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조항을 합의서에 어떻게 담을 것인지도 함께 검토 대상이 되었다.
     

3. 촬영물로 뒷받침된 사실과 합의 이후의 형사책임

 

  • 가.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거나 반항이 불가능·현저히 곤란한 심신상실과 항거불능

    대법원은 준강간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을 정신기능의 장애로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로, 항거불능을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로 보았다.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으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는 물론, 완전히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피해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였음이 밝혀진 경우에는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알코올 블랙아웃에 불과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에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 나. 간음 정황을 뒷받침한 촬영물과 준강간과 별개로 성립하는 촬영죄

    피고인이 스스로 촬영한 영상은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벌어진 간음 정황과 당시 피해자의 상태를 뒷받침하는 핵심 자료가 되었다. 피고인은 마지막 공판기일의 최후진술에서 전 혐의를 인정하였다.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한 행위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의 죄로서 준강간과 별개의 심판 대상이 되었다.

 

  • 다. Q: 피해자가 낸 엄벌탄원서는 형을 정하는 데 어떻게 반영되는가?

    피해자가 밝히는 피해의 정도와 처벌에 관한 의견은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의 조건 가운데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판단하는 자료가 된다. 대법원은 사실심법원의 양형 재량에도 죄형 균형 원칙과 책임주의 원칙에서 비롯되는 내재적 한계가 있다고 보았다. 변론종결 후 피해자 등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새로운 양형자료를 제출한 경우에는 변론을 재개하여 피고인에게 의견진술 기회를 주는 등 필요한 양형심리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도5777 판결).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피해 자체로 인한 충격과 수치심, 피고인이 수사와 재판에서 범행을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한 태도로 고통이 심화되었다는 점을 엄벌탄원서에 담아 제출하였다.

 

  • 라. 합의가 이루어진 뒤에도 유지된 유죄 판단과 집행유예의 선고

    법원은 피고인이 정상적인 판단이나 저항이 어려운 상태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하고 그 장면을 동의 없이 촬영한 점을 무겁게 보았다. 여기에 피해자가 수사 과정에서 범행 사실을 알게 된 경위와 그 과정에서 받은 충격과 성적 수치심, 정신적 피해의 정도를 함께 종합하여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그리하여 합의가 이루어진 뒤에도 유죄가 선고되었다. 형법 제62조 제1항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할 때 정상참작 사유가 있으면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동안 집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그 요건 아래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정해졌다. 형법 제62조의2에 따라 사회봉사 80시간과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도 함께 정해졌다.

 

  • 마. 형사 합의금의 성격과 민사 손해배상청구의 관계

    대법원은 수사나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가해자 측으로부터 합의금을 지급받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한 경우 그 금원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지급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다43922 판결). 따라서 민법 제750조와 민법 제751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따로 구할 예정이라면 합의금이 어느 범위의 손해를 갈음하는지 합의 단계에서 분명히 해 두어야 한다. 이 사건의 합의서에는 비밀유지와 접근·보복 금지, 통신 제한, 소 제기 금지 조항이 담겼다. 제공된 자료만으로는 소 제기 금지 조항이 별도 손해배상청구까지 막는지 확인할 수 없다. 실제 합의서의 적용 범위와 유보 문구를 확인해야 한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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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② 제1항에 따른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반포ㆍ판매ㆍ임대ㆍ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ㆍ상영(이하 “반포등”이라 한다)한 자 또는 제1항의 촬영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를 포함한다)에도 사후에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등을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③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④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ㆍ구입ㆍ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신설 2020. 5. 19 .>

 

⑤ 상습으로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신설 2020. 5. 19 .>

 

형사소송법 제294조의 2 (피해자등의 진술권)

 

① 법원은 범죄로 인한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배우자ㆍ직계친족ㆍ형제자매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피해자등”이라 한다)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그 피해자등을 증인으로 신문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07. 6. 1 .>

1. 삭제

<2007. 6. 1 .>

2. 피해자등 이미 당해 사건에 관하여 공판절차에서 충분히 진술하여 다시 진술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3. 피해자등의 진술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하게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경우

 

② 법원은 제1항에 따라 피해자등을 신문하는 경우 피해의 정도 및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  그 밖에 당해 사건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개정 2007. 6. 1 .>

 

③ 법원은 동일한 범죄사실에서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청인이 여러 명인 경우에는 진술할 자의 수를 제한할 수 있다.

<개정 2007. 6. 1 .>

 

④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청인이 출석통지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본다.

<개정 2007. 6. 1 .>

[본조신설 1987. 11. 28.][제목개정 2007. 6. 1.]

 

형법 제51조 (양형의 조건)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형법 제62조 (집행유예의 요건)

 

①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다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05. 7. 29., 2016. 1. 6 .>

 

② 형을 병과할 경우에는 그 형의 일부에 대하여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민법 제751조 (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판시사항

[2]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의 의미 및 의식상실(passing out)과의 구별 /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2]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준강제추행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3] (전략) (나)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당하였음을 호소한 피해자의 경우,  범행 당시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에 비하여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성적 행위 역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

 

(중략)

 

(라) 따라서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또한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도5777 판결

 

판시사항

[1] 사실심법원이 갖는 양형에 관한 재량의 내재적 한계

 

[2] 사실심 변론종결 후 검사나 피해자 등에 의해 피고인에게 불리한 새로운 양형조건에 관한 자료가 법원에 제출된 경우, 사실심법원이 취할 조치

 

판결이유 발췌

1) 양형의 조건에 관한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하는 데 참작할 사항을 정하고 있다. 형을 정하는 것은 법원의 재량사항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따라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 양형의 당부에 관한 상고이유를 심판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사실심법원이 양형의 기초 사실에 관하여 사실을 오인하였다거나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정상에 관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그러나 사실심법원의 양형에 관한 재량도,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 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에 비추어 피고인의 공소사실에 나타난 범행의 죄책에 관한 양형판단의 범위에서 인정되는 내재적 한계를 가진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8도1816 판결 등 참조).

 

2) 헌법은 제12조 제1항 후문에서 적법절차의 원칙을 천명하고, 제27조에서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은 이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하여, 피고사건에 대한 실체심리가 공개된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 양 당사자의 공격·방어활동에 의하여 행해져야 한다는 당사자주의와 공판중심주의, 공소사실의 인정은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기초로 해야 한다는 직접심리주의와 증거재판주의를 기본원칙으로 채택하고 있다(대법원 2021. 6. 10. 선고 2020도15891 판결 참조).  형사재판에 있어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07조), 증거신청의 권한은 검사, 피고인, 변호인에게 있으며(형사소송법 제294조), 증거신청 시 정상에 관한 증거는 그 취지를 명시하여 신청하여야 한다(형사소송규칙 제132조의2 제2항). 아울러 피고인이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조사결과는 이익으로 원용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조사결과에 대하여는 반박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피고인에게 증거조사의 결과에 대한 의견진술의 기회와 증거신청권을 절차적으로 보장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293조 참조). 한편 피해자의 의견진술을 갈음하는 서면은 피고인에게 취지를 통지하여야 하고 공판정에서 서면의 취지를 명확하게 하여야 한다(형사소송규칙 제134조의11 제2항, 제3항). 위와 같은 형사재판의 기본이념과 관련 규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사실심 변론종결 후 검사나 피해자 등에 의해 피고인에게 불리한 새로운 양형조건에 관한 자료가 법원에 제출되었다면, 사실심법원으로서는 변론을 재개하여 그 양형자료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의견진술 기회를 주는 등 필요한 양형심리절차를 거침으로써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다43922 판결

 

판시사항

[1] 수사 과정이나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가해자 측으로부터 합의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원의 성격

 

판결요지

[1] 불법행위의 가해자에 대한 수사 과정이나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가해자 측으로부터 합의금을 지급받고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를 한 경우에 그 합의 당시 지급된 금원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지급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 점은 가해자가 형사합의금을 피해자에게 직접 지급하지 않고 형사상의 처벌과 관련하여 금원을 공탁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작성일시: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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