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분석] 고지하지 않은 사정을 이유로 한 혼인취소: 고지의무의 인정 범위와 위자료 청구의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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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상견례 전에 혼인신고부터 마친 부부에서, 배우자의 아버지가 장애와 여러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정을 알리지 않은 것이 혼인취소 사유가 되는지가 문제된다. 민법 제816조 제3호의 사기에는 침묵과 불고지도 포함되지만 고지의무가 인정되어야 위법한 기망행위가 되고, 그 의무의 존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 이 사건에서는 혼인취소 청구에는 협조하고 위자료 청구에는 다투는 방향으로 대응하여 위자료 부분이 소 취하로 정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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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혼인신고를 먼저 마친 뒤 드러난 사정과 청구의 제기
여성 A씨와 남성 B씨는 동호회에서 만나 오랫동안 교제한 연인이었다. B씨는 그동안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미뤄왔으나, 어느 날 A씨에게 청혼한 뒤 상견례 일정도 정해지기 전에 먼저 혼인신고를 하자고 설득하였다. 아파트 특별공급 청약에 신혼부부만 지원할 수 있는 조건이 있고 청약 날짜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그리하여 A씨는 B씨의 부모를 뵙지도 못하고 자신의 부모에게도 알리지 못한 상태에서 혼인신고를 하였다. 신고를 마친 뒤 처음으로 시댁을 방문하고서야, 배우자인 B씨의 아버지가 휠체어를 사용하며 거동이 확연히 불편한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추궁을 받은 배우자는 사실을 말하면 혼인하지 않겠다고 할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아버지에게 눈에 보이는 장애 외에도 여러 질환이 있다는 점, 부모의 건강과 경제 사정 때문에 가까이 살며 보살펴야 하고 그로 인해 자녀를 낳고 기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그때 함께 알렸다.
유아교육을 전공하였고 자신의 아이를 낳아 기르기를 원하던 A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결국 A씨는 사기로 인한 혼인의 취소를 구하면서 3,000만 원의 위자료를 함께 청구하였고, 이 사건에서는 청구를 받은 B씨가 법률 조력을 구하였다.
2. 혼인취소 청구를 둘러싸고 갈린 쟁점
3. 각 쟁점에 대한 법리 적용과 절차의 결론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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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혼인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법원에 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개정 1990. 1. 13., 2005. 3. 31.> 1. 혼인이 제807조 내지 제809조(제815조의 규정에 의하여 혼인의 무효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한다. 이하 제817조 및 제820조에서 같다) 또는 제810조의 규정에 위반한 때 2. 혼인당시 당사자 일방에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악질 기타 중대사유있음을 알지 못한 때 3.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
민법 제823조 (사기, 강박으로 인한 혼인취소청구권의 소멸)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한 혼인은 사기를 안 날 또는 강박을 면한 날로부터 3월을 경과한 때에는 그 취소를 청구하지 못한다.
혼인의 취소의 효력은 기왕에 소급하지 아니한다.
제806조의 규정은 혼인의 무효 또는 취소의 경우에 준용한다.
① 약혼을 해제한 때에는 당사자 일방은 과실있는 상대방에 대하여 이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전항의 경우에는 재산상 손해외에 정신상 고통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
③ 정신상 고통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양도 또는 승계하지 못한다. 그러나 당사자간에 이미 그 배상에 관한 계약이 성립되거나 소를 제기한 후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부부의 일방은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개정 1990. 1. 13.>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므654 판결
판시사항 [1] 민법 제816조 제3호가 규정하는 ‘사기’에 소극적으로 고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침묵한 경우가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 불고지 또는 침묵을 위법한 기망행위로 보기 위한 요건 및 이때 관습 또는 조리상 고지의무가 인정되는지 판단하는 방법
[2] 출산 경력을 고지하지 아니한 것이 민법 제816조 제3호에서 정한 혼인취소사유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3] 아동성폭력범죄 등의 피해를 당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였으나 자녀와의 관계가 단절되고 상당한 기간 양육이나 교류 등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출산 경력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민법 제816조 제3호에서 정한 혼인취소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및 이는 국제결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민법 제816조 제3호가 규정하는 ‘사기’에는 혼인의 당사자 일방 또는 제3자가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한 경우뿐만 아니라 소극적으로 고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침묵한 경우도 포함된다. 그러나 불고지 또는 침묵의 경우에는 법령, 계약, 관습 또는 조리상 사전에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인정되어야 위법한 기망행위로 볼 수 있다. 관습 또는 조리상 고지의무가 인정되는지는 당사자들의 연령, 초혼인지 여부, 혼인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때까지 형성된 생활관계의 내용, 당해 사항이 혼인의 의사결정에 미친 영향의 정도, 이에 대한 당사자 또는 제3자의 인식 여부, 당해 사항이 부부가 애정과 신뢰를 형성하는 데 불가결한 것인지, 또는 당사자의 명예 또는 사생활 비밀의 영역에 해당하는지, 상대방이 당해 사항에 관련된 질문을 한 적이 있는지, 상대방이 당사자 또는 제3자에게서 고지받았거나 알고 있었던 사정의 내용 및 당해 사항과의 관계 등의 구체적·개별적 사정과 더불어 혼인에 대한 사회일반의 인식과 가치관, 혼인의 풍속과 관습, 사회의 도덕관·윤리관 및 전통문화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혼인의 당사자 일방 또는 제3자가 출산의 경력을 고지하지 아니한 경우에 그것이 상대방의 혼인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사정만을 들어 일률적으로 고지의무를 인정하고 제3호 혼인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하여서는 아니 되고, 출산의 경위와 출산한 자녀의 생존 여부 및 그에 대한 양육책임이나 부양책임의 존부, 실제 양육이나 교류가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시기 및 정도, 법률상 또는 사실상으로 양육자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지, 출산 경력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아니면 소극적인 것에 불과하였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펴봄으로써 출산의 경력이나 경위가 알려질 경우 당사자의 명예 또는 사생활 비밀의 본질적 부분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지, 사회통념상 당사자나 제3자에게 그에 대한 고지를 기대할 수 있는지와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이 신의성실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라고 할 수 있는지까지 심리한 다음, 그러한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고지의무의 인정 여부와 위반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당사자 일방의 명예 또는 사생활 비밀의 보장과 상대방 당사자의 혼인 의사결정의 자유 사이에 균형과 조화를 도모하여야 한다.
[3] 당사자가 성장과정에서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아동성폭력범죄 등의 피해를 당해 임신을 하고 출산까지 하였으나 이후 자녀와의 관계가 단절되고 상당한 기간 동안 양육이나 교류 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라면, 출산의 경력이나 경위는 개인의 내밀한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서 당사자의 명예 또는 사생활 비밀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하고, 나아가 사회통념상 당사자나 제3자에게 그에 대한 고지를 기대할 수 있다거나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이 신의성실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라고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 단순히 출산의 경력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것이 곧바로 민법 제816조 제3호에서 정한 혼인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이는 국제결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므4734 판결
판시사항 [1] 임신가능 여부가 민법 제816조 제2호의 혼인취소 사유인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악질 기타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위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의 해석 방법
[2] 甲이 배우자인 乙을 상대로 乙의 성기능 장애 등을 이유로 민법 제816조 제2호에 따른 혼인취소를 구한 사안에서, 乙의 성염색체 이상과 불임 등의 문제가 민법 제816조 제2호에서 정한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악질 기타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혼인은 남녀가 일생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여 도덕 및 풍속상 정당시되는 결합을 이루는 법률상, 사회생활상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신분상의 계약으로서 본질은 양성 간의 애정과 신뢰에 바탕을 둔 인격적 결합에 있다고 할 것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신가능 여부는 민법 제816조 제2호의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악질 기타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관한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이혼사유와는 다른 문언내용 등에 비추어 민법 제816조 제2호의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는 엄격히 제한하여 해석함으로써 그 인정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2] 甲이 배우자인 乙을 상대로 乙의 성기능 장애 등을 이유로 민법 제816조 제2호에 따른 혼인취소를 구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甲의 부부생활에 乙의 성기능 장애는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많고, 설령 乙에게 성염색체 이상과 불임 등의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민법 제816조 제2호에서 정한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악질 기타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