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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사례분석] 짧은 신체 접촉과 추행의 성립: 우발성 항변의 배척과 구약식 처분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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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짧은 신체 접촉과 추행의 성립: 우발성 항변의 배척과 구약식 처분의 구조
[사례분석] 짧은 신체 접촉과 추행의 성립: 우발성 항변의 배척과 구약식 처분의 구조


<핵심 요약>
오픈채팅 독서 모임에서 알게 된 사이에서 평소 인사만 나누던 남성이 피해자에게 팔짱을 끼며 가슴 부위를 접촉한 사건이다. 가해자는 우연히 스친 것뿐이라며 고의를 부인하였으나, 스무 살 이상의 나이 차이와 사적인 연락이 전혀 없었다는 관계, 피해 사실을 알린 대화 내역과 사건 이후의 일기는 접촉이 우연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냈다. 폐쇄회로 텔레비전에 핵심 장면이 잡히지 않았음에도 추행의 고의가 인정되어 벌금 300만 원의 구약식 처분이 내려졌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독서 모임 이동 중에 벌어진 접촉과 고소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독서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후 정기적으로 모임에 나가며 모임 사람들과 교류를 이어 가고 있었다. 모임 안에서 서로 이름과 얼굴을 아는 정도의 사이가 만들어졌지만, 가해자와는 평소 간단한 인사만 나누는 관계였다.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적은 없었다.

사건 당일 모임 사람들과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하던 도중, 그 남성이 피해자에게 인사를 하며 느닷없이 팔짱을 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스치는 신체 접촉이 있었고, 피해자는 큰 불쾌감과 혼란을 겪었다. 피해자는 이를 단순히 넘길 수 없는 문제라고 판단하였다.

피해자는 모임 사람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린 대화 내역과 사건 이후 스스로 작성한 일기, 사회관계망 게시물을 자료로 정리하였다.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 텔레비전 영상도 확보되었으나 촬영 각도와 거리 탓에 핵심 장면이 명확히 포착되지 않았다. 피해자는 법률 대리인을 선임해 고소를 진행하였다.

2. 짧은 접촉을 둘러싼 네 갈래 다툼
 

  • 가. 팔짱과 가슴 접촉이 조문이 말하는 추행에 해당하는지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처벌한다. 이 사건의 접촉은 동의 없이 팔짱을 끼면서 그 과정에서 가슴 부위를 스친 것으로, 시간이 매우 짧고 별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앞서지 않았다. 그러한 접촉이 추행에 해당하는지와 폭행 요건이 어떻게 충족되는지를 먼저 가려야 했다.
     
  • 나. Q: 우연히 스쳤다는 항변은 무엇으로 깨지는가?

    가해자는 우연히 스친 것뿐이라며 자신의 행위를 부인하였다. 그러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팔짱을 끼고 그 과정에서 가슴 부위를 접촉한 행위는 상식적으로 우연이나 실수로 발생하기 어렵다. 무엇을 근거로 그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가 이 사건의 핵심 다툼이었다.
     
  • 다. 영상이 불완전한 상태에서 진술을 무엇으로 받칠 것인가

    폐쇄회로 텔레비전 영상은 확보되었으나 촬영 각도와 거리 탓에 핵심 장면이 명확히 잡히지 않았다. 그러므로 피해자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직접 증거였고, 남은 것은 모임 사람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린 대화 내역과 사건 이후의 일기, 사회관계망 게시물이었다. 이 자료들이 진술의 신빙성을 어디까지 받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 라. 벌금형으로 청구되는 처분의 구조

    이 사건은 정식 재판이 아니라 약식 절차로 처리되어 벌금형이 청구되었다. 약식 절차는 공판을 열지 않고 서면으로 형을 정하는 것이므로, 어떤 사건이 그 대상이 되고 그 명령이 언제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지를 정리해야 했다. 피해자로서는 처분 이후에 어떤 절차가 남는지도 함께 알아야 했다.
     

3. 추행의 고의 인정과 약식 처분의 근거
 

  • 가. 접촉 자체가 폭행이 되는 구조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한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그것이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동의 없이 팔짱을 끼며 가슴 부위를 접촉한 행위는 그 자체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므로, 접촉이 짧다는 사정이 폭행 요건을 부정하지 못한다.
     
  • 나. Q: 짧은 접촉에서 추행의 고의는 어떻게 인정되는가?

    관계와 정황을 종합해 인정된다. 대법원 2024. 8. 1. 선고 2024도3061 판결은 어떠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이 든 사정은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이다. 같은 판결은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행위 및 그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하였다.스무 살 이상의 나이 차이가 있고 사적인 연락이나 개인적 친분이 전혀 없었으며 서로 팔짱을 끼는 신체 접촉이 용인될 만한 관계가 아니었다는 사정은 모두 그 판단 요소에 들어간다. 이러한 관계에서 이루어진 접촉은 우연이나 실수로 설명되기 어려우므로 추행의 범의를 뒷받침한다. 다만 같은 판결은 추행의 범의에 대한 증명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에 이르지 못하면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고도 하였다.
     
  • 다. 직접 증거가 불완전할 때의 진술 평가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피해자 등의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어야 한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피해 사실을 모임 사람들에게 알린 대화 내역과 사건 이후의 일기, 사회관계망 게시물은 그 진술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되고, 그 증명력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에 따라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진다.
     
  • 라. 약식명령의 대상과 그 효력

    형사소송법 제448조 제1항은 지방법원이 그 관할에 속한 사건에 대하여 검사의 청구가 있는 때에 공판절차 없이 약식명령으로 피고인을 벌금·과료 또는 몰수에 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449조는 그 청구를 공소제기와 동시에 서면으로 하도록 정한다. 형사소송법 제457조는 약식명령이 정식재판의 청구기간이 경과하거나 그 청구의 취하 또는 청구기각의 결정이 확정한 때에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정한다. 그러므로 벌금형의 구약식 처분은 그 자체로 종결이 아니며, 정식재판 청구 여부에 따라 절차가 이어질 수 있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형사소송법 제448조 (약식명령을 할 수 있는 사건)

 

① 지방법원은 그 관할에 속한 사건에 대하여 검사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공판절차없이 약식명령으로 피고인을 벌금, 과료 또는 몰수에 처할 수 있다.

 

② 전항의 경우에는 추징 기타 부수의 처분을 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449조 (약식명령의 청구)

 

약식명령의 청구는 공소의 제기와 동시에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457조 (약식명령의 효력)

 

약식명령은 정식재판의 청구기간이 경과하거나 그 청구의 취하 또는 청구기각의 결정이 확정한 때에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 (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대법원 2024. 8. 1. 선고 2024도3061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의 의미 및 어떠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 강제추행죄의 죄수 및 강제추행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행위와 그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을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및 추행의 범의에 대한 증명이 부족한 경우, 강제추행죄의 유죄로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강제추행죄에서의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떠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강제추행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위마다 1개의 범죄가 성립하고, 강제추행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행위 및 그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어야 한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추행의 범의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죄의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한 종래 대법원의 입장 및 변경 필요성 /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가) 형법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은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규정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하여 이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폭행행위 자체가 곧바로 추행에 해당하는 경우(이른바 기습추행형)에는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판시하는 한편, 폭행 또는 협박이 추행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그 수단으로 행해진 경우(이른바 폭행·협박 선행형)에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요구된다고 판시하여 왔다(이하 폭행·협박 선행형 관련 판례 법리를 ‘종래의 판례 법리’라 한다).

 

(나) 강제추행죄의 범죄구성요건과 보호법익, 종래의 판례 법리의 문제점, 성폭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판례 법리와 재판 실무의 변화에 따라 해석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성 등에 비추어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는 다시 정의될 필요가 있다.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고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중략)

 

(다) 요컨대,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의 신체에 대해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여 상대방을 추행한 경우에 성립한다. 어떠한 행위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의 목적과 의도, 구체적인 행위태양과 내용, 행위의 경위와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자와 상대방과의 관계, 그 행위가 상대방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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