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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사례분석] 성범죄 피해 신고 후 공갈·공갈미수 역고소: 합의금과 고소 예고의 권리행사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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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성범죄 피해 신고 후 공갈·공갈미수 역고소: 합의금과 고소 예고의 권리행사 경계
[사례분석] 성범죄 피해 신고 후 공갈·공갈미수 역고소: 합의금과 고소 예고의 권리행사 경계


<핵심 요약>

유사강간 피해를 고소한 사람이 원사건의 증거 부족 불송치 이후 가해자로부터 공갈·공갈미수로 역고소당한 사건이다. 쟁점은 가해자가 지급한 금전이 협박에 의한 것인지 자발적 보상인지, 고소를 예고한 발언이 공갈미수의 해악 고지에 해당하는지였다. 검찰은 두 혐의 모두에 대하여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유사강간 고소 이후 맞고소로 뒤바뀐 지위

 

이 사건은 형법 제297조의2가 정한 유사강간의 피해를 고소한 사람이 형사 절차를 거치며 스스로 피의자가 된 사안이다. 고소인은 입사 동기와 저녁 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가졌고, 주량을 넘겨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가해자는 그 상태에서 고소인의 머리를 잡고 강제로 구강성교를 하게 하였다.

 

그 이후 가해자는 사건이 회사에 알려지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였고, 상황을 무마하기 위하여 금전을 지급하였을 뿐 진정성 있는 사과나 책임 있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고소인은 그 태도에 형사 고소를 진행하였으나, 경찰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유사강간 혐의에 대하여 불송치 결정을 하였다.

 

그러자 가해자는 유사강간 사실이 없었는데 협박을 받아 돈을 보냈고 이후에도 계속 금전을 요구받았다고 주장하며 고소인을 공갈 및 공갈미수 혐의로 맞고소하였다. 사건은 검찰에 송치되었고, 고소인은 성범죄 피해를 입고도 형사처벌의 위기에 놓이는 지위에 서게 되었다.

 

2. 금전 지급의 경위와 발언 해석을 둘러싼 다툼

 

  • 가. 원사건의 불송치와 고소 내용 허위성 판단의 분리

    유사강간 고소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불송치되었다는 사정은 고소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의미일 뿐, 그 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한다는 점까지 밝혀진 것은 아니다. 경찰은 원사건의 불송치를 단편적으로 보고 고소인의 신고가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불송치라는 결과와 고소 내용의 허위성 판단을 어떻게 분리할 것인지가 첫 번째 다툼의 지점이 되었다.

 

  • 나. Q: 가해자가 지급한 금전은 협박에 의한 것인가, 자발적 보상인가?

    공갈죄는 형법 제350조에 따라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때에 성립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 경우도 같이 처벌한다. 공갈의 수단이 되는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며, 고지하는 내용이 위법하지 않은 것이라도 해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금전이 오갔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금전이 어떤 경위로 지급되었는지가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가해자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와 피해 회복의 의미로 금전을 지급한 것인지, 아니면 해악의 고지에 겁을 먹고 지급한 것인지가 두 번째 쟁점이었다.

 

  • 다. 권리 행사를 예고한 발언과 공갈미수의 실행 착수

    고소인은 가해자가 금전만 지급한 채 책임을 회피하려 하자 형사 고소 등 법적 절차를 통하여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전달하였다. 가해자는 이를 고소인이 지속적으로 금전을 요구하며 협박한 것처럼 주장하였고,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형법 제352조에 따라 공갈의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고소인이 권리를 지키기 위하여 한 고소 예고를 상대를 겁주어 돈을 받아내려는 해악의 고지로 볼 수 있는지가 세 번째 쟁점이었다.
     

3. 공갈·공갈미수 혐의에 관하여 제시한 방어 논리

 

  • 가. 불송치 결과와 고소 진술의 신빙성을 분리해 달라는 주장

    증거 부족을 이유로 한 불송치 결정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고소 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성폭행 등의 피해를 신고한 사실에 관하여 불기소처분이나 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하여 그 자체를 신고내용이 허위라는 적극적인 근거로 삼아서는 아니 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이는 무고죄에 관한 법리이지만, 대법원은 공갈죄에서 정당한 권리 실현의 수단이나 방법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도3794 판결). 피해자 측은 정신과 진료기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 등 객관적 자료를 제출하고, 이 자료가 고소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하였다.

 

  • 나. 사과와 피해 회복의 의미로 지급된 금전과 공갈 혐의의 부정

    사건 직후부터 금전이 오가기까지 주고받은 대화의 전체 흐름을 보면, 가해자는 고소인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음을 인지한 상태에서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와 피해 회복의 의미로 금전을 지급하였다. 고소인이 이후 그 금전을 반환하기 위하여 계좌번호를 요청한 정황도 확인되어, 처음부터 금전을 취득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금전이 오갔다는 사실만으로 공갈 혐의를 적용한 판단은 그 지급 경위와 오간 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었고, 검찰은 공갈 혐의에 대하여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 다. Q: 고소하겠다는 통보는 공갈미수의 해악 고지가 되는가?

    고소를 예고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발언이 공갈미수의 해악 고지에 당연히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합의금과 관련하여 한 언동이나 고소행위를 두고,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성폭력범죄 성립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권리실행의 수단이 아니라고 쉽사리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고소인의 그러한 언행이 공갈죄를 구성하는 해악의 고지에 당연히 해당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도3794 판결). 다만 해악의 고지가 정당한 권리의 실현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도 그 권리실행의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으면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 범위를 넘었는지는 추구한 목적과 선택한 수단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한다(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8도19493 판결). 피해자 측은 고소인이 선택한 수단이 형사 고소라는 법정 절차이고, 일부 감정적인 표현은 피해 이후의 충격과 분노에서 나온 반응이며, 목적은 금전이 아니라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는 데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검찰은 공갈미수 혐의에 대하여도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350조 (공갈)

 

①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 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형법 제352조 (미수범)

 

제347조 내지 제348조의2, 제350조, 제350조의2와 제351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개정 2016.1.6>

 

형법 제297조의 2 (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본조신설 2012. 12. 18.]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도3794 판결

 

판시사항

[2] 무고죄의 판단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사실에 관하여 불기소처분이나 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하여 신고 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법리는 공갈죄 성립과 관련하여 정당한 권리 실현의 수단 내지 방법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특정인을 가해자로 지목하며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불이익을 끼칠 것과 같은 언동을 하고 나아가 그 사람을 수사기관에 고소하였으나,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성폭력범죄 성립이 증명되지 않는 경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합의금과 관련하여 한 위와 같은 언동이나 고소행위가 정당한 권리자에 의하여 권리실행의 수단으로써 사용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고소인의 그러한 언행이 공갈죄를 구성하는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이유 발췌

무고죄의 판단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사실에 관하여 불기소처분이나 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하여 신고 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법리(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20도1842 판결 등)는 공갈죄 성립과 관련하여 정당한 권리 실현의 수단 내지 방법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특정인을 가해자로 지목하며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불이익을 끼칠 것과 같은 언동을 하고 나아가 그 사람을 수사기관에 고소한 경우,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피고소인)의 성폭력범죄 성립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하여 바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합의금과 관련하여 한 위와 같은 언동이나 고소행위가 정당한 권리자에 의하여 권리실행의 수단으로써 사용된 것이 아니라고 쉽사리 단정하여서는 안된다나아가 고소인의 그러한 언행이 공갈죄를 구성하는 해악의 고지에 당연히 해당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8도19493 판결

 

판시사항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의 의미 / 협박이 정당한 권리의 실현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이유 발췌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 고지하는 내용이 위법하지 않은 것인 때에도 해악이 될 수 있고,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의 방법에 의할 필요는 없으며 언어나 거동에 의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하는 것이면 된다. 또한 이러한 해악의 고지가 비록 정당한 권리의 실현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 하여도 그 권리실현의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여기서 어떠한 행위가 구체적으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지는 그 행위의 주관적인 측면과 객관적인 측면,  즉 추구한 목적과 선택한 수단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한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도2422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5도18708 판결 등 참조).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판시사항

[1] 무고죄의 성립요건 /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그 신고사실을 허위로 단정하여 무고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한 경우,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2]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하는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된 경우, 반대로 이러한 신고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같은 법리가 고려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3] 강제추행죄에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기습추행의 경우가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요구되는 폭행의 정도

 

판결요지

[1]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곧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의 사실이라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으며,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2]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법리는,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된 경우 반대로 이러한 신고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사실에 관하여 불기소처분 내지 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하여, 그 자체를 무고를 하였다는 적극적인 근거로 삼아 신고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처하였던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진정한 피해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하였을 것이라는 기준을 내세워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점 및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관한 변소를 쉽게 배척하여서는 아니 된다.

 

[3]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되며,  이 경우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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