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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사례분석] 성병 감염 과실치상죄의 성립: 주의의무 위반과 상해 고의를 가르는 판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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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성병 감염 과실치상죄의 성립: 주의의무 위반과 상해 고의를 가르는 판단 기준
[사례분석] 성병 감염 과실치상죄의 성립: 주의의무 위반과 상해 고의를 가르는 판단 기준


<핵심 요약>

술자리에서 합석한 상대와 성관계를 맺은 뒤 헤르페스에 감염된 피해자가 고소한 사건이다. 가해자의 10년치 진료 기록에 성병 치료 이력이 없어 보균 사실을 인식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웠고, 죄명은 상해가 아니라 과실치상으로 정리되었다. 콘돔 착용 요청을 거부한 정황과 성관계 5일 뒤의 양성 판정, 항체 검사 소견이 더해져 사법경찰관은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술자리 합석에서 시작된 감염과 고소의 경위

 

피해자는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던 중 우연히 합석한 상대와 대화가 잘 통해 늦은 시간까지 함께 술을 마셨고, 그날 성관계를 맺게 되었다. 며칠 뒤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하체의 작열감과 오한, 두통이 이어졌고, 증상이 점점 심해져 찾은 병원에서 헤르페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피해자는 가해자에게도 성병 검사를 받아 볼 것을 요청하였으나 가해자는 검사를 피하였고, 오히려 피해자가 자신에게 옮긴 것이 아니냐며 책임을 돌렸다. 면역력이 떨어질 때마다 재발할 수 있는 질환을 옮긴 데 대하여 책임을 묻기로 한 피해자는 고소를 결심하였다.

 

고소 이후 수사는 두 갈래로 갈렸다. 하나는 가해자가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였고, 다른 하나는 피해자의 감염이 그 성관계에서 비롯되었는지였다. 앞의 것은 확인되지 않았고 뒤의 것은 인정되어, 죄명은 상해가 아니라 과실치상으로 정리되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1호는 사법경찰관이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도록 정하므로, 이 사건의 송치는 과실치상 혐의가 인정되었다는 뜻이다.

 

2. 죄명을 가르는 인식과 예방 조치의 판단 기준

 

  • 가. 감염이 형법상 상해에 해당하는지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하며, 신체의 외모에 변화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지 아니하는 이상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도3099 판결). 헤르페스 감염은 겉모습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면역력이 떨어질 때마다 재발하는 증상을 남기므로, 이 기준에 비추어 상해에 해당하는지가 먼저 문제되었다.

 

  • 나. Q: 보균 사실을 알았는지에 따라 죄명이 달라지는가?

    상해죄가 성립하려면 상해의 고의와 신체의 완전성을 해하는 행위, 그리고 그로 인하여 발생한 인과관계 있는 상해의 결과가 모두 있어야 한다(대법원 1982. 12. 28. 선고 82도2588 판결). 형법 제13조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하되,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정한다. 그 특별한 규정이 형법 제266조의 과실치상죄이므로, 자신이 보균자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는지가 두 죄명을 가르는 첫 관문이 된다.

 

  • 다. 예방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 과실인지

    형법 제14조는 정상적으로 기울여야 할 주의를 게을리하여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를 과실로 보아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한다고 정한다. 가해자는 과거 성기 부위에 수포가 생긴 적이 있음을 인정하였고 성관계 당시에도 같은 증상이 재발한 상태였으므로, 전파의 위험을 예견하고 피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 라. 성관계와 감염 사이의 인과관계

    형법 제17조는 어떤 행위라도 죄의 요소되는 위험발생에 연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그 결과로 인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감염의 경로는 눈으로 확인할 수 없으므로, 감염 시점을 좁히는 의학적 자료가 이 연결을 어떻게 메우는지가 문제되었다.
     

3. 과실치상 혐의로 송치되기까지의 법리 적용

 

 

  • 나. 진료 이력 조회가 고의 판단에서 한 일

    수사기관에 요청한 10년치 진료 기록 조회에서 가해자가 성병 진료나 치료를 받은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상해죄는 상해의 고의를 요구하므로(대법원 1982. 12. 28. 선고 82도2588 판결), 진단과 치료 이력만으로는 보균 사실의 인식을 확인하기 어려워 상해죄로 의율하기는 어렵다. 피해자 측은 이 점을 근거로 고의가 아니라 감염 예방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에 초점을 맞추었다.

 

  • 다. Q: 진료 기록이 없는데도 과실이 인정될 수 있는가?

    진료 기록이 없다는 사정은 보균 사실의 인식을 부정하는 자료일 뿐, 주의의무 위반까지 없애는 자료는 아니다. 대법원은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려면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예견하지 못하였거나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회피하지 못하였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 과실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같은 업무·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평균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사고 당시의 의학 수준과 의료 환경 및 조건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1163 판결). 이는 의료행위에 관한 업무상과실의 판단 기준이어서 성관계 상대방의 일반 과실을 직접 판단한 것은 아니지만, 예견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을 나누어 보는 틀은 형법 제14조가 정한 과실을 따질 때에도 다르지 않다. 가해자는 과거의 수포 증상을 스스로 인정하였고 성관계 당시에도 같은 증상이 있었으며 콘돔 착용 요청까지 거부하였으므로, 진단을 받은 적이 없더라도 위험을 예견하고 피할 여지는 있었다.

 

  • 라. 인과관계를 메운 의학적 자료

    피해자는 성관계 이후 5일 만에 헤르페스 2형 양성 판정을 받았고, 혈액검사에서 IgM과 IgG 항체가 모두 음성으로 나와 최근 1주 이내 감염이라는 의학적 소견을 받았다. 콘돔을 착용하지 않은 성관계라는 경로와 이 시점 자료가 겹치면서 성관계가 감염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연결이 자료로 뒷받침되었다. 사법경찰관은 과실과 인과관계가 모두 인정된다고 보아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였다.

 

  • 마. 과실치상죄가 반의사불벌죄라는 점

    형법 제266조 제2항은 제1항의 죄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로 정한다. 따라서 송치 이후의 절차에서는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유지되는지가 사건의 진행에 그대로 반영된다. 업무상 과실이나 중과실로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를 정한 형법 제268조에는 이러한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도 두 조문은 갈린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13조 (고의)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전문개정 2020. 12. 8.]

 

형법 제14조 (과실)

 

정상적으로 기울여야 할 주의(注意)를 게을리하여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한다.

[전문개정 2020. 12. 8.]

 

형법 제17조 (인과관계)

 

어떤 행위라도 죄의 요소되는 위험발생에 연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그 결과로 인하여 벌하지 아니한다.

 

형법 제266조 (과실치상)

 

① 과실로 인하여 사람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

 

② 제1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개정 1995. 12. 29 .>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ㆍ중과실 치사상)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전문개정 2020. 12. 8.]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5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0. 2. 4.]

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도3099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치상죄에 있어서의 상해의 의미

 

[2] 부녀의 음모를 1회용 면도기로 일부 깎은 것이 강제추행치상죄에 있어서의 상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강제추행치상죄에 있어서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체의 외모에 변화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신체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지 아니하는 이상 상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2] 음모는 성적 성숙함을 나타내거나 치부를 가려주는 등의 시각적·감각적인 기능 이외에 특별한 생리적 기능이 없는 것이므로, 피해자의 음모의 모근(毛根) 부분을 남기고 모간(毛幹) 부분만을 일부 잘라냄으로써 음모의 전체적인 외관에 변형만이 생겼다면, 이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야기하기는 하겠지만, 병리적으로 보아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거나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그것이 폭행에 해당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강제추행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1982. 12. 28. 선고 82도2588 판결

 

판시사항

상해부위의 판시없는 상해죄 인정의 당부(소극)

 

판결요지

상해죄의 성립에는 상해의 고의와 신체의 완전성을 해하는 행위 및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인과관계 있는 상해의 결과가 있어야 하므로 상해죄에 있어서는 신체의 완전성을 해하는 행위와 그로 인한 상해의 부위와 정도가 증거에 의하여 명백하게 확정되어야 하고, 상해부위의 판시없는 상해죄의 인정은 위법하다.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6도6178 판결

 

판시사항

[1] 혈액원의 회계관리 및 혈액원장이 행사하는 권한 등에 비추어, 혈액원장을 혈액원의 관리·운영자로 본 사례

 

[2] 혈액원 소속의 검사자들이 채혈한 혈액의 검사를 잘못한 상태에서 부적격 혈액들을 출고하여 이를 수혈받은 피해자들로 하여금 C형 간염 등이 감염되는 상해를 입게 한 경우, 혈액원장에게 업무상과실치상의 죄책을 인정한 사례

 

판결이유 발췌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피고인들이 각 헌혈자들로부터 혈액의 적격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채혈하였고, 각 혈액원 소속의 검사자들이 그 채혈한 혈액의 검사를 잘못한 상태에서 부적격 혈액들을 출고하여, 이를 수혈받은 피해자들로 하여금 C형 간염 등이 감염되는 상해를 입게 한 이상, 혈액원장인 위 피고인들이 각 업무상과실치상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 역시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업무상과실치상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1163 판결

 

판시사항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 유무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및 의사의 과실과 결과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 증명해야 할 사실 / 의사에게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인정하기 위해서 증명해야 할 내용과 증명의 정도

 

판결요지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예견하지 못하였거나 결과 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회피하지 못하였는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하고, 과실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같은 업무·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평균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 사고 당시의 일반적 의학의 수준과 의료 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과 결과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더라면 그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임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의사에게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료행위 과정에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업무상과실의 존재는 물론 그러한 업무상과실로 인하여 환자에게 상해·사망 등 결과가 발생한 점에 대하여도 엄격한 증거에 따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설령 의료행위와 환자에게 발생한 상해·사망 등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검사가 공소사실에 기재한 바와 같은 업무상과실로 평가할 수 있는 행위의 존재 또는 그 업무상과실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하였다면, 의료행위로 인하여 환자에게 상해·사망 등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의사의 업무상과실을 추정하거나 단순한 가능성·개연성 등 막연한 사정을 근거로 함부로 이를 인정할 수는 없다.

최근 작성일시: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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