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사
  • 성범죄
  • 216. [사례분석] 친구에게 당한 강간 피해 손해배상: 형사 3심 변호사비용까지 손해로 본 범위
전체 목록 보기

네플라 위키는 변호사, 판사, 검사, 법학교수, 법학박사인증된 법률 전문가가 작성합니다.

216.

[사례분석] 친구에게 당한 강간 피해 손해배상: 형사 3심 변호사비용까지 손해로 본 범위

  • 공유하기
  • 새 탭 열기
  • 작성 이력 보기

생성자
기여자
[사례분석] 친구에게 당한 강간 피해 손해배상: 형사 3심 변호사비용까지 손해로 본 범위
[사례분석] 친구에게 당한 강간 피해 손해배상: 형사 3심 변호사비용까지 손해로 본 범위


<핵심 요약>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친구가 잠든 사이 방에 들어와, 강하게 저항하는 피해자를 힘으로 제압하고 간음한 사건이다. 가해자가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주장해 형사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혀 상고심에서 확정되었다. 민사 재판부는 형사절차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 전액과 위자료를 손해로 인정하여 5,650만 원의 지급을 명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친구 사이 강간 피해에서 민사 청구에 이른 경과

 

피해자와 가해자는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친한 친구 사이였다. 사건 당일 두 사람은 다른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피해자의 집에서 단둘이 술을 마셨고, 새벽까지 자리가 이어지자 피곤해진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돌아가라고 말한 뒤 방에 들어가 잠이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해자는 피해자의 방으로 들어와 옷을 벗기고, 강하게 저항하는 피해자를 힘으로 제압한 뒤 간음하였다. 피해자는 곧바로 112에 신고하였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 앞에서 가해자도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가해자는 진술을 번복하여 서로 호감이 있었고 합의 하에 이루어진 관계였다고 주장하였다. 형사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저항을 억압하여 행위가 이루어졌다고 볼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무죄 판결에 대한 항소권은 검사에게 있고, 검사의 항소로 진행된 항소심은 1심을 뒤집어 징역 3년 6월과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5년의 취업제한을 선고하였다. 피고인이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유죄가 확정되었다. 피해자는 상고심이 진행되는 동안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다.

 

2. 확정 형사판결과 배상 범위를 둘러싼 다툼

 

  • 가. 확정된 형사 유죄판결이 민사 손해배상 소송에서 갖는 의미

    민사재판은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되지 않으므로, 형사에서 유죄가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민사상 불법행위가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확정된 형사판결이 인정한 사실을 민사 손해배상 청구에서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먼저 문제되었다. 강하게 저항하는 피해자를 힘으로 제압한 뒤 이루어진 간음이 형법 제297조의 강간이자 민법 제750조가 정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검토 대상이 되었다.
     
  • 나. Q: 형사절차에서 지출한 피해자 변호사 선임비용도 배상받을 수 있는 손해인가?

    민법 제763조는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한 민법 제393조를 불법행위에 준용한다. 특별손해라면 가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대법원은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은 법제에서는 불법행위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어 그 비용을 불법행위 자체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보았다(대법원 1996. 11. 8. 선고 96다27889 판결). 다만 이 판결은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은 법제를 전제로 상당인과관계 자체를 부정한 것이어서, 형사절차의 변호사 비용을 민법 제393조 제2항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 볼 수 있는지는 이 판결만으로 답할 수 없다. 한편 성폭력처벌법 제27조 제6항은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할 수 있고, 19세 미만 피해자 등에게는 선정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가해자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다툰 사정을 상당인과관계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지가 이 쟁점의 핵심이었다.
     
  • 다. 심급마다 지출한 선임비용의 인정 범위

    형사절차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이 어느 심급까지 손해로 인정되는지는 사건마다 다르다. 가해자가 1심에서 그치지 않고 항소심과 상고심까지 다툰 경우 각 심급에서 지출한 비용을 어디까지 손해로 볼 것인지가 문제된다. 인정 범위를 넓히려면 각 심급에서 피해자 변호사가 실제로 수행한 조력이 무엇이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 라. 범행 부인과 허위 신고 주장이 위자료에 미치는 영향

    민법 제751조 제1항은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에게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지운다. 가해자는 수사 단계부터 상고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였고, 피해자가 거액의 합의금을 노리고 허위로 신고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이 방어권 행사에 머무는지 아니면 위자료를 정할 때 참작할 사정이 되는지, 그리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과 계속된 치료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다투어졌다.
     

3. 변호사 선임비용과 위자료 산정에 적용된 법리

 

  • 가. 최종 확정된 판단을 기준으로 인정된 불법행위 책임

    대법원은 민사재판이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되지는 않으나,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어 이를 채용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9215 판결). 여기서 증명력이 문제되는 것은 최종적으로 확정된 판단이므로, 무죄였던 1심이 아니라 유죄로 확정된 항소심의 사실인정이 기준이 된다. 피해자 측은 상고심에서 유죄가 확정된 뒤 준비서면을 제출하여 이 점을 밝히고 불법행위 사실을 뒷받침하였다.
     
  • 나. 형사 변호사 조력의 필요성에 관한 피해자 측 주장

    대법원은 성폭행 사건을 심리할 때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하고,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가해자가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각 절차에서 피해 사실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전달할 필요가 커진다. 피해자 측은 이러한 사정을 들어 변호사의 조력이 불가피하였고 그 비용도 배상 범위에 든다고 주장하였다.
     
  • 다. Q: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지출한 비용까지 인정되려면 무엇을 소명해야 하는가?

    각 심급에서 피해자 변호사가 실제로 수행한 조력이 무엇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피해자 측은 선고기일이 지정된 뒤에도 참고서면을 제출하여 형사사건 대리인으로서 의견서를 내고 증인신문에 참여한 경과를 정리하였다. 가해자가 상고심에서 새로운 변호인을 선임하여 끝까지 범행을 부인한 이상 그에 대응하며 지출한 비용도 같은 불법행위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함께 밝혔다. 민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지출한 선임비용까지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하였다.
     
  • 라. 2차 가해를 반영해 달라는 위자료 산정 주장과 배상액 확정

    대법원은 뒤늦게 발현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손해의 장기소멸시효 기산점을 다룬 사건에서, 성범죄 피해의 영향이 피해자의 나이와 환경, 가해자와의 관계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관해되었던 증상이 재발하거나 악화되기도 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9다297137 판결). 피해자 측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과 계속된 치료, 그리고 가해자가 허위 신고를 주장하며 책임을 전가한 사정을 위자료 산정에 반영해 달라고 주장하였다. 민사 재판부는 위자료와 변호사 선임비용을 더한 5,650만 원의 지급을 명하였고, 어떤 사정을 참작하였는지는 판결문이 없어 확인되지 않는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

 

① 성폭력범죄의 피해자 및 그 법정대리인(이하 “피해자등”이라 한다)은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등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③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 증거보전절차, 공판준비기일 및 공판절차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절차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④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증거보전 후 관계 서류나 증거물,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나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

 

⑤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등의 대리가 허용될 수 있는 모든 소송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

 

⑥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 다만, 19세미만피해자등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에는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야 한다.

<개정 2023. 7. 11 .>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민법 제751조 (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민법 제393조 (손해배상의 범위)

 

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

 

②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

 

민법 제763조 (준용규정)

 

제393조, 제394조, 제396조, 제399조의 규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한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9215 판결

 

판시사항

민사재판에 있어서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의 증명력

 

판결요지

원래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 1996. 11. 8. 선고 96다27889 판결

 

판시사항

[1] 변호사 비용이 손해배상청구의 원인이 된 불법행위 자체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인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 나라 법제 하에서는 손해배상청구의 원인이 된 불법행위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변호사 비용을 그 불법행위 자체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9다297137 판결

 

판시사항

[1]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의 경우, 민법 제766조 제2항에서 정한 장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의 의미 및 ‘객관적ㆍ구체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소멸시효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

 

[2] 성범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나타난 경우,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인정함에 있어서 법원이 고려할 사항

 

판결요지

[1] 민법 제766조 제2항에 의하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가해행위와 이로 인한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경우, 위와 같은 장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은 객관적ㆍ구체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 즉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할 수 있을 때를 의미하고, 그 발생시기에 대한 증명책임은 소멸시효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2] 성범죄 피해의 영향은 피해자의 나이, 환경, 피해 정도, 가해자와의 관계,  피해자의 개인적인 성향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그 양상, 강도가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는 범죄, 전쟁, 자연재해 등 심각한 외상을 경험한 후에 나타나는 정신병리학적 반응으로서, 보통 외상 후 짧게는 1주에서 3개월 이내에 증상이 시작되지만 길게는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30년이 걸리기도 하며, 진단기준 이하로 관해(寬解)되었던 증상이 재발하거나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증상들이 사건 직후에 발생하더라도 외상 사건으로부터 적어도 6개월 이후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진단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지연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한다. 성범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뒤늦게 나타나거나, 성범죄 직후 일부 증상들이 발생하더라도 당시에는 장차 증상이 어느 정도로 진행되고 그것이 고착화되어 질환으로 진단될 수 있을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성범죄 당시나 일부 증상의 발생일을 일률적으로 손해가 현실화된 시점으로 보게 되면, 피해자는 당시에는 장래의 손해 발생 여부가 불확실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고, 장래 손해가 발생한 시점에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특히 피해자가 피해 당시 아동이었거나 가해자와 친족관계를 비롯한 피보호관계에 있었던 경우 등 특수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 인지적ㆍ심리적ㆍ관계적 특성에 비추어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 법원은 전문가로부터 성범죄로 인한 정신적 질환이 발현되었다는 진단을 받기 전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2일
  • 검색
  • 맨위로
  • 페이지업
  • 페이지다운
  • 맨아래로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