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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5. [사례분석] 마사지샵 강제추행 민사 손해의 범위: 형사 변호사비용의 배상 여부와 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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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사례분석] 마사지샵 강제추행 민사 손해의 범위: 형사 변호사비용의 배상 여부와 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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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마사지샵 강제추행 민사 손해의 범위: 형사 변호사비용의 배상 여부와 위자료
[사례분석] 마사지샵 강제추행 민사 손해의 범위: 형사 변호사비용의 배상 여부와 위자료


<핵심 요약>

마사지 시술을 받던 중 마사지사에게 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형사 유죄판결을 받아 낸 뒤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가해자가 수사 단계부터 항소심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다투었으므로 형사절차 대응에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이 배상 대상 손해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재판부는 형사절차 대응 과정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 비용 전액과 위자료를 손해로 인정하여 약 2,600만 원의 지급을 명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마사지 시술 중 발생한 추행과 형사 유죄 이후의 민사 청구 경위

 

피해자는 어깨 마사지를 받기 위하여 마사지샵을 방문하였다. 시술 전에 어깨 위주로 마사지를 부탁하였으나 마사지사는 가슴 주변을 계속 만지거나 오일이 옷에 묻는다는 이유로 상의 탈의를 요구하였다. 나아가 여러 차례 피해자의 손에 자신의 성기가 닿게 하는 등 정상적인 마사지로 보기 어려운 행위를 이어갔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 고소를 진행하였고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형사 1심까지 마쳤다.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었으나 가해자가 항소하면서 사건은 형사 항소심으로 넘어갔고, 피해자는 2심을 앞두고 별도의 법률 조력을 구하였다.

 

가해자는 수사 단계부터 범행을 부인하였고 1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하였으며 유죄 판결이 선고된 뒤에도 항소하였다. 특히 사건 당시의 녹음 파일을 근거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적극적으로 공격하였다. 형사처벌만으로는 회복되지 않는 피해가 남아 있었으므로 피해자는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다.

 

2. 형사절차 지출 비용과 위자료를 둘러싼 배상 범위의 쟁점

 

  • 가. Q: 형사절차에 대응하며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이 배상 대상 손해에 해당하는가?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우고, 민법 제763조는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한 민법 제393조를 비롯하여 민법 제394조와 제396조, 제399조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한다. 따라서 형사절차의 변호사 선임비용이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인지 먼저 따져야 한다. 특별손해라면 가해자가 그 특별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 나. 형사 항소심 단계에서 지출한 선임비용까지 배상 범위에 드는지

    변호사 선임비용이 손해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실무에서는 수사 단계와 형사 1심을 중심으로 인정되는 예가 많아, 유죄가 선고된 뒤 가해자가 항소하여 이어진 절차의 비용까지 포함되는지가 문제된다. 이 사건에서는 가해자가 항소심에서도 범행을 계속 부인한 사정을 그 근거로 삼을 수 있는지가 다투어졌다.
     
  • 다. 사건 이후 지출한 정신과 진료비와 약제비의 인과관계

    피해자는 사건 이후 불안과 불면, 우울과 공황 증상을 겪으며 정신과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했다. 피해자 측은 진료비와 약제비가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발생한 손해라고 주장하였다. 다만 재판부가 이를 인용하였는지는 판결문이 없어 확인되지 않는다.
     
  • 라. 범행의 방법과 장소, 직업적 지위의 평가와 가해자의 감액 주장

    민법 제751조 제1항은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에게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을 지운다. 피해자 측은 마사지사라는 직업적 지위와 외부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마사지실의 조건을 위자료 액수의 참작사유로 제시하였다. 가해자는 마사지실이 완전히 차단된 공간이 아니었다는 점과 속옷에서 자신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위자료가 과도하다고 주장하였다.
     
  • 마. Q: 피해자가 즉시 항의하지 않은 사정을 과실로 참작할 수 있는가?

    민법 제396조는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이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하면서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민법 제763조가 이를 불법행위에 준용한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범행 당시 즉시 항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피해를 키운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다고 주장하였다. 성범죄 피해자가 그 자리에서 저항하거나 항의하지 못한 사정을 참작할 과실로 볼 수 있는지가 마지막 쟁점이었다. 피해자 측은 범행 당시 저항하지 못한 사정이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기여한 부주의가 아니므로 과실상계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반박하였다.
     

3. 상당인과관계와 위자료 참작사유에 관한 법리 적용

 

  • 가. Q: 판례가 변호사 비용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였는데도 손해로 인정될 수 있는가?

    대법원 1996. 11. 8. 선고 96다27889 판결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 하에서는 손해배상청구의 원인이 된 불법행위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래서 변호사 비용을 그 불법행위 자체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고 하였다. 다만 대법원 1996. 11. 8. 선고 96다27889 판결의 구체적 대상은 위법·부당한 과세처분의 취소절차 비용이므로, 성범죄 피해자의 형사절차 비용까지 같은 결론인지 이 판결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피해자 측은 가해자가 수사 단계부터 범행을 부인하고 녹음 파일을 근거로 진술의 신빙성을 공격한 이상 피해자가 변호사 없이 형사절차에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 나. 가해자가 항소심까지 다툰 사정에 근거한 배상 범위의 확장

    형사절차의 변호사 선임비용을 어떤 요건 아래 배상 범위에 넣을 수 있는지를 정면으로 판단한 판례는 붙여 두지 않았고, 이 사건에서도 재판부의 이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피해자 측은 가해자가 1심 유죄 판결 이후에도 항소하여 계속 범행을 부인하며 다툰 이상 피해자 역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형사 항소심 대응을 위하여 지출한 변호사 선임 비용까지 손해배상 범위에 포함하였다.
     
  • 다. 정신과 진료비와 약제비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로 구성한 논거

    성범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9다297137 판결에서 문제되었다. 그 판결은 그 전제로 성범죄 피해의 영향이 피해자의 나이와 환경, 피해 정도, 가해자와의 관계, 피해자의 개인적인 성향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그 양상과 강도가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았다. 다만 정신과 진료 기록과 약제비 지출 내역이 실제로 제출되었는지는 원고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피해자 측은 진료비와 약제비 역시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발생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다만 재판부가 이를 인용하였는지는 판결문이 없어 확인되지 않는다.
     
  • 라. 범행의 태양과 직업적 지위에 근거한 위자료 주장과 감액 주장의 반박

    피해자 측은 위자료가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뿐 아니라 가해자의 범행 방법과 사후 태도까지 종합하여 정해져야 한다고 보고, 마사지사라는 직업적 지위를 이용한 범행이라는 점과 외부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밀폐된 마사지실에서 범행이 이루어진 점을 근거로 들었다. 피해자의 손에 성기를 접촉하게 하고 가슴을 약 10회 만지는 등 피해 정도가 중한 점, 가해자가 범행 당시 대화를 직접 녹음하고 있었던 점, 가해자에게 동일한 수법의 성범죄 전력이 있는 점도 함께 제시되었다. 마사지실이 완전히 차단된 공간이 아니었다는 가해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시술실 안에 두 사람만 있었고 고객이 마사지사에게 신체를 맡길 수밖에 없으며 시술 도중 다른 사람이 들어오기 어려운 환경을 이용한 범행이라는 반박이 이루어졌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처벌한다.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은 기습추행형에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이 있으면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보았다. 폭행·협박 선행형에서도 항거곤란 정도를 요구하지 않되, 불법한 유형력 행사 또는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해악의 고지가 필요하다고 보아 종래 법리를 변경하였다. 속옷에서 DNA가 검출되지 않았으므로 추행이 경미하다는 가해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하여 반드시 DNA가 검출되는 것은 아니고 세척이나 일상생활 과정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반박이 제시되었다. 형사 재판부도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추행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는 점이 함께 제시되었다.
     
  • 마. Q: 과실상계 주장에는 어떤 법리로 반박할 수 있는가?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형사재판에서 피해자의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이 판결은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에 관한 것으로, 민사상 과실상계 여부를 판단한 판결은 아니다. 피해자 측은 즉시 항의하지 못한 사정이 손해의 발생·확대에 기여한 과실이 아니므로, 민법 제763조따라 준용되는 제396조의 과실상계 사유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피해자가 수사기관 조사와 형사재판 과정에서 범행 당시 느낀 불쾌감과 성적 수치심, 혼란스러웠던 심경을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그 진술을 바탕으로 유죄 판결이 선고된 경과도 함께 제시되었다.

    피해자 측은 선고기일이 지정된 뒤에도 참고서면을 제출하여, 이미 강제추행 유죄판결을 받은 가해자가 한 차례도 사과하지 않은 채 범행을 부인하고 민사재판에서도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무반성 태도와 2차 가해가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만큼 위자료 산정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청구한 형사절차 대응 과정의 변호사 선임 비용 전액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손해로 인정하여 합계 약 2,600만 원의 지급을 명하였다. 변호사 비용이 수사 단계나 형사 1심을 중심으로 인정되는 예가 많다는 점에 비추어, 형사 항소심 대응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까지 배상 범위에 포함된 점에 이 판단의 의미가 있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민법 제393조 (손해배상의 범위)

 

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

 

②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

 

민법 제394조 (손해배상의 방법)

 

다른 의사표시가 없으면 손해는 금전으로 배상한다.

 

민법 제396조 (과실상계)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

 

민법 제399조 (손해배상자의 대위)

 

채권자가 그 채권의 목적인 물건 또는 권리의 가액전부를 손해배상으로 받은 때에는 채무자는 그 물건 또는 권리에 관하여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한다.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민법 제751조 (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민법 제763조 (준용규정)

 

제393조, 제394조, 제396조, 제399조의 규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한다.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한 종래 대법원의 입장 및 변경 필요성 /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가) 형법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은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규정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하여 이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폭행행위 자체가 곧바로 추행에 해당하는 경우(이른바 기습추행형)에는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판시하는 한편, 폭행 또는 협박이 추행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그 수단으로 행해진 경우(이른바 폭행·협박 선행형)에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요구된다고 판시하여 왔다(이하 폭행·협박 선행형 관련 판례 법리를 ‘종래의 판례 법리’라 한다).

 

(나) 강제추행죄의 범죄구성요건과 보호법익, 종래의 판례 법리의 문제점, 성폭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판례 법리와 재판 실무의 변화에 따라 해석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성 등에 비추어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는 다시 정의될 필요가 있다.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중략)

 

(다) 요컨대,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의 신체에 대해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여 상대방을 추행한 경우에 성립한다. 어떠한 행위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의 목적과 의도, 구체적인 행위태양과 내용, 행위의 경위와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자와 상대방과의 관계, 그 행위가 상대방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후략)

 

대법원 1996. 11. 8. 선고 96다27889 판결

 

판시사항

[1] 변호사 비용이 손해배상청구의 원인이 된 불법행위 자체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인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 나라 법제 하에서는 손해배상청구의 원인이 된 불법행위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변호사 비용을 그 불법행위 자체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9다297137 판결

 

판시사항

[1]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의 경우, 민법 제766조 제2항에서 정한 장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의 의미 및 ‘객관적ㆍ구체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소멸시효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

 

[2] 성범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나타난 경우,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인정함에 있어서 법원이 고려할 사항

 

판결요지

[1] 민법 제766조 제2항에 의하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가해행위와 이로 인한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경우, 위와 같은 장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은 객관적ㆍ구체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 즉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할 수 있을 때를 의미하고, 그 발생시기에 대한 증명책임은 소멸시효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2] 성범죄 피해의 영향은 피해자의 나이, 환경, 피해 정도, 가해자와의 관계,  피해자의 개인적인 성향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그 양상, 강도가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는 범죄, 전쟁, 자연재해 등 심각한 외상을 경험한 후에 나타나는 정신병리학적 반응으로서, 보통 외상 후 짧게는 1주에서 3개월 이내에 증상이 시작되지만 길게는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30년이 걸리기도 하며, 진단기준 이하로 관해(寬解)되었던 증상이 재발하거나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증상들이 사건 직후에 발생하더라도 외상 사건으로부터 적어도 6개월 이후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진단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지연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한다. 성범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뒤늦게 나타나거나, 성범죄 직후 일부 증상들이 발생하더라도 당시에는 장차 증상이 어느 정도로 진행되고 그것이 고착화되어 질환으로 진단될 수 있을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성범죄 당시나 일부 증상의 발생일을 일률적으로 손해가 현실화된 시점으로 보게 되면,  피해자는 당시에는 장래의 손해 발생 여부가 불확실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고, 장래 손해가 발생한 시점에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특히 피해자가 피해 당시 아동이었거나 가해자와 친족관계를 비롯한 피보호관계에 있었던 경우 등 특수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 인지적ㆍ심리적ㆍ관계적 특성에 비추어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 법원은 전문가로부터 성범죄로 인한 정신적 질환이 발현되었다는 진단을 받기 전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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