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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사례분석] 초면 관계의 강간미수 송치: 실행의 착수 판단과 공모 신고 주장의 배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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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초면 관계의 강간미수 송치: 실행의 착수 판단과 공모 신고 주장의 배척
[사례분석] 초면 관계의 강간미수 송치: 실행의 착수 판단과 공모 신고 주장의 배척


<핵심 요약>
소개팅 어플로 처음 만난 상대의 작업실에서 피해자가 강간미수 피해를 입은 사건이다. 가해자는 술집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근거로 피해자가 이웃과 짜고 자신을 무고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소리를 듣고 찾아온 이웃과의 사전·사후 연락이 없었다는 점이 휴대전화 임의제출로 확인되어 공모를 전제로 한 주장은 근거를 잃었다. 명시적인 거절에도 유형력을 행사해 하의를 벗기기 시작한 행위가 실행의 착수로 인정되어 수사기관은 강간미수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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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업실에서 벌어진 피해와 이웃의 개입으로 이어진 경과

피해자와 가해자는 소개팅 어플을 통해 처음 만난 사이였다. 두 사람은 함께 저녁을 먹으며 술을 마셨고, 피해자는 평소 주량을 넘겨 과음을 하게 되었다. 마침 근처에 가해자의 작업실이 있어 두 사람은 그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작업실에 도착하자 가해자는 갑자기 돌변해 피해자에게 입을 맞추며 가슴을 만지기 시작하였다. 놀란 피해자는 이성적 호감이 전혀 없고 지금 생리 중이라 성관계를 할 생각도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그러나 가해자는 이를 무시하고 욕설을 하며 피해자를 힘으로 제압한 뒤 하의를 벗기기 시작하였다.

피해자는 벗어나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발버둥쳤고, 그 소리를 들은 이웃이 찾아와 작업실 문을 두들긴 덕분에 피해자는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하고 해바라기 센터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후 법적 대응을 위해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였다.

2. 실행의 착수와 무고 주장을 둘러싼 네 갈래 다툼
 

  • 가. 하의를 벗기기 시작한 행위가 실행의 착수인지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를 처벌하고, 형법 제300조는 그 미수범을 처벌한다. 형법 제25조 제1항은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행위를 종료하지 못하였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한 때를 미수범으로 정한다. 이 사건에서는 욕설과 함께 힘으로 제압하고 하의를 벗기기 시작한 행위를 실행의 착수로 볼 수 있는지가 먼저 문제되었다.
     
  • 나. 명시적 거절 이후의 유형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피해자는 만남 전부터 성관계를 할 의사가 전혀 없었고, 작업실에 이르기까지 성관계에 대한 명시적인 거부 의사를 밝혔으며 당시 생리 중이었다. 그런데도 가해자는 건장한 신체로 피해자를 압박하고 도망가는 피해자를 붙잡아 침대에 밀치는 등 강제적인 유형력을 행사하였다. 그 유형력이 강간죄가 요구하는 정도에 이르렀는지를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 다. 소멸 위험이 큰 자료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피해자가 직접 작업실 복도의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확보하려 건물 관리소를 찾았으나, 관리소는 오히려 피해자를 꽃뱀 취급하며 왜 남자 인생을 망치느냐는 2차 가해성 발언을 하고 협조하지 않았다. 폐쇄회로 텔레비전 영상은 시간이 지나면 덮여 사라지므로 증거인멸의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사인이 확보하지 못하는 자료를 어떤 절차로 남길 것인지가 실무적인 문제였다.
     
  • 라. Q: 피해자가 이웃과 짜고 신고하였다는 주장은 어떻게 배척되는가?

    가해자는 술집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증거로 제출하며 작업실에 들어가기 전부터 피해자와 신체접촉이 있었고, 결정적인 타이밍에 이웃이 온 점에 의문이 있다며 피해자가 이웃과 짜고 자신을 무고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술집에서의 신체접촉은 음주로 인한 일시적 반응이고, 당시 피해자는 만취 상태로 혼자 걷기 어려워 부축이 필요했던 사정도 있었다. 이러한 주장을 무엇으로 반박할 수 있는지가 마지막 다툼이었다.
     

3. 실행의 착수 판단과 진술 신빙성에 관한 법리 적용
 

  • 가.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에 인정되는 실행의 착수

    대법원 2000. 6. 9. 선고 2000도1253 판결은 강간죄가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에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실제로 그와 같은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하여 피해자의 항거가 불능하게 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되어야만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욕설과 함께 힘으로 제압하고 하의를 벗기기 시작한 행위는 그 기준에서 이미 실행의 착수에 해당하며, 이웃의 개입으로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형법 제25조 제1항의 미수에 그친다.
     
  • 나. 유형력의 정도를 가르는 판단 기준

    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도3071 판결은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를 그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와 피해자와의 관계,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그 판단이 피해자가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였다. 처음 만난 사이라는 관계와 밀폐된 작업실이라는 장소, 명시적 거절 이후에도 이어진 압박은 모두 그 판단에 들어가는 사정이다.
     
  • 다. 수사기관을 통한 자료의 신속한 확보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은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검사에게 신청해 발부받은 영장으로 압수·수색·검증을 할 수 있도록 정한다. 사인이 관리자의 협조를 얻지 못해 확보할 수 없는 영상은 이 절차로 남길 수 있으므로, 소멸 위험을 수사기관에 알려 보전을 요청하는 것이 실무의 출발점이 된다. 확보한 영상과 그 확보 경위는 이후 절차에서 함께 평가되고, 그 증명력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에 따라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진다.
     
  • 라. Q: 공모 신고 주장은 무엇으로 깨지는가?

    연락 관계의 부존재라는 객관적 사실로 깨진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피해자 등의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어야 한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피해자가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해 수사기관이 이웃과의 사전·사후 개인적 연락이 없었음을 확인하였다면, 공모를 전제로 한 주장은 그 자체로 근거를 잃는다. 술집 영상에 담긴 신체접촉도 만취로 부축이 필요했던 정황과 함께 보아야 하므로 성관계에 대한 동의로 해석되지 않는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300조 (미수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및 제299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개정 2012.12.18>

 

형법 제25조 (미수범)

 

①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행위를 종료하지 못하였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한 때에는 미수범으로 처벌한다.

 

② 미수범의 형은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 (압수, 수색, 검증)

 

①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②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전문개정 2011. 7. 18.]

 

형사소송법 제308조 (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대법원 2000. 6. 9. 선고 2000도1253 판결

 

판시사항

[1] 강간죄에 있어서의 폭행·협박의 정도 및 그 판단 기준

 

[2] 강간죄의 실행의 착수시기

 

판결요지

[1] 강간죄에 있어서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유형력을 행사한 당해 폭행 및 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이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강간죄는 부녀를 간음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에 그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실제로 그와 같은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하여 피해자의 항거가 불능하게 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되어야만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도3071 판결

 

판시사항

[1]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강간행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고 당시 행위 상황 등에 비추어 피고인과의 성교 당시 피고인의 폭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항거하기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등의 이유로, 강간치상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2] 강간행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고 당시 행위 상황 등에 비추어 피고인과의 성교 당시 피고인의 폭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항거하기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등의 이유로, 강간치상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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