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사
  • 성범죄
  • 150. [사례분석] 잠든 사이 시작된 신체 접촉과 기습추행: 밀폐 공간 사건의 진술 신빙성 판단
전체 목록 보기

네플라 위키는 변호사, 판사, 검사, 법학교수, 법학박사인증된 법률 전문가가 작성합니다.

150.

[사례분석] 잠든 사이 시작된 신체 접촉과 기습추행: 밀폐 공간 사건의 진술 신빙성 판단

  • 공유하기
  • 새 탭 열기
  • 작성 이력 보기

생성자
기여자
[사례분석] 잠든 사이 시작된 신체 접촉과 기습추행: 밀폐 공간 사건의 진술 신빙성 판단
[사례분석] 잠든 사이 시작된 신체 접촉과 기습추행: 밀폐 공간 사건의 진술 신빙성 판단


<핵심 요약>

바에서 처음 만난 상대의 집에서 잠이 든 외국인 유학생이 누군가의 손길에 잠에서 깼고, 상대가 등 뒤에서 껴안고 있었으며, 몸을 피하려 하자 볼에 입을 맞춘 강제추행 사건이다. 밀폐된 공간이어서 CCTV도 목격자도 없었고, 가해자는 옆에 누운 사실만 인정하며 추행을 부인하였다. 수사기관은 사건 전후는 기억하면서 추행만 부인하는 진술의 모순과 일관된 피해 진술을 종합해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고 검찰에 송치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바에서의 합석에서 가해자의 집으로 이어진 경위

 

피해자는 외국인 유학생으로, 친구와 함께 이태원의 한 바에서 술을 마시던 중 친구의 지인인 가해자를 처음 만났다. 술자리는 가해자의 집에서 2차로 이어졌고, 피해자는 가해자가 마련해 준 빈 방에서 잠이 들었다.

 

피해자는 누군가의 손길에 잠에서 깼고, 가해자가 자신을 등 뒤에서 껴안고 있는 상태였다. 피해자가 몸을 피하려 하자 가해자는 갑자기 피해자의 볼에 입을 맞추었고, 피해자는 놀라 가해자를 밀쳐낸 뒤 즉시 방을 빠져나왔다.

 

앞선 술자리에서도 가해자가 피해자의 어깨에 손을 올린 일이 있었고, 피해자는 그 자리에서 손을 뿌리치며 한 차례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였다. 피해자는 고소를 결심하였으나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았고, 낯선 나라에서 홀로 대응해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 법률 조력을 구하였다.

 

2. 직접 증거가 없는 밀폐 공간에서 다투어진 네 가지 쟁점

 

  • 가. 잠든 사이의 신체 접촉과 볼에 대한 입맞춤이 추행에 해당하는지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처벌한다.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말한다. 이 사건에서는 등 뒤에서 껴안은 행위와 볼에 입을 맞춘 행위가 각각 그러한 추행에 해당하는지가 먼저 문제되었다.

 

  • 나. 기습추행에서 요구되는 폭행의 정도와 추행의 고의

    형법 제260조 제1항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를 처벌하고 있어, 강제추행죄의 폭행 개념도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에서 출발한다. 이 사건에서는 잠든 사람을 껴안고 볼에 입을 맞춘 행위처럼 폭행 자체가 곧 추행인 경우에도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유형력이 필요한지가 다투어졌다. 앞선 술자리에서 어깨에 올린 손을 피해자가 뿌리쳤음에도 다시 신체 접촉이 이루어졌다는 사정이 고의를 판단하는 자료가 되는지도 함께 문제되었다.

 

  • 다. Q: 사건 전후는 기억하면서 추행 부분만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은 어떻게 평가되는가?

    가해자는 잠든 피해자 옆에 누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추행은 없었다고 부인하였고, 범행 전후의 상황은 비교적 또렷이 기억한다고 진술하였다.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기고 있어, 법원은 한 사람의 진술 가운데 일부만 믿고 나머지를 믿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이 사건은 검찰 송치로 이어진 수사 단계의 사건이어서 법관의 그러한 판단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사 단계에서도 특정 부분만 기억이 없다는 진술이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인지, 그 비합리성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 라. 직접증거가 없는 밀폐 공간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방법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사실의 인정이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정한다. 이 사건에는 CCTV도 제3자의 목격도 없어 혐의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가 사실상 피해자 진술뿐이었다. 그러한 사건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어떤 기준으로 재고, 사건 당일부터 쓴 일기 같은 사건 전후의 기록이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가 마지막 쟁점이었다.
     

3. 기습추행 법리와 진술 신빙성 판단의 적용

 

  • 가. 의사에 반한 유형력의 행사로 평가되는 신체 접촉

    대법원은 추행이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나아가 그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 잠든 사람을 등 뒤에서 껴안은 행위는 그 자체로 의사에 반한 유형력의 행사이다. 몸을 피하려는 피해자의 볼에 입을 맞춘 행위 또한 앞선 거부 의사에 비추어 별개로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에 해당한다.

 

  • 나. 항거곤란을 요구하지 않는 폭행 개념에 따른 고의 판단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이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폭행행위 자체가 곧바로 추행에 해당하는 기습추행형에서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묻지 않는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한 차례 거부 의사를 밝힌 상대에게 다시 접촉한 사정은 우연한 접촉이 아니라 추행의 고의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된다.

 

  • 다. 부분 부인 진술의 비합리성이 갖는 간접정황으로서의 의미

    대법원은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가해자가 잠든 사람 옆에 누운 사실은 스스로 인정하면서 정작 추행 부분만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은 그 자체로 합리성을 갖추기 어렵다. 초면인 상대가 홀로 잠든 방에 들어가 옆에 눕는 행위 역시 사회통념상 납득하기 어려워, 추행 의도를 뒷받침하는 간접 정황으로 평가되었다.

 

  • 라. Q: 사건 당일부터 쓴 일기와 즉시 알린 정황은 진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가?

    뒷받침할 수 있다. 대법원은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성폭력 사건에서 그 신빙성 판단 기준을 밝혔다.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과 모순되지 않는지,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대법원 2025. 6. 5. 선고 2022도9676 판결). 또한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도15259 판결). 사건 당일부터 이어진 일기와 친구에게 즉시 피해를 알린 정황은 진술과 시점이 맞물려 그 일관성을 확인하는 자료가 되었고, 수사기관은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여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형법 제260조 (폭행, 존속폭행)

 

①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

 

②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에 대하여 제1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

 

③ 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개정 1995. 12. 29 .>

 

형사소송법 제307조 (증거재판주의)

 

①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②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

[전문개정 2007. 6. 1.]

 

형사소송법 제308조 (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한 종래 대법원의 입장 및 변경 필요성 /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피고인이 자신의 주거지 방안에서 4촌 친족관계인 피해자 甲(女, 15세)의 학교 과제를 도와주던 중 甲을 양팔로 끌어안은 다음 침대에 쓰러뜨린 후 甲의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의 주위적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당시 피고인의 행위는 甲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여 甲을 강제추행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피고인의 행위가 甲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조치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가) 형법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은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규정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하여 이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폭행행위 자체가 곧바로 추행에 해당하는 경우(이른바 기습추행형)에는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판시하는 한편, 폭행 또는 협박이 추행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그 수단으로 행해진 경우(이른바 폭행·협박 선행형)에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요구된다고 판시하여 왔다(이하 폭행·협박 선행형 관련 판례 법리를 ‘종래의 판례 법리’라 한다).

 

(나) 강제추행죄의 범죄구성요건과 보호법익, 종래의 판례 법리의 문제점, 성폭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판례 법리와 재판 실무의 변화에 따라 해석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성 등에 비추어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는 다시 정의될 필요가 있다.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의 수단이 되는 ‘폭행 또는 협박’에 대해 피해자의 항거가 곤란할 정도일 것을 요구하는 종래의 판례 법리는 강제추행죄의 범죄구성요건이나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보호법익과 부합하지 아니한다.

 

형법 제298조 및 성폭력처벌법 제5조 제2항 등 강제추행죄에 관한 현행 규정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 또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제추행한 경우’ 이를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 폭행·협박의 정도를 명시적으로 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강제추행’에서 ‘강제(强制)’의 사전적 의미는 ‘권력이나 위력으로 남의 자유의사를 억눌러 원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시키는 것’으로서, 반드시 상대방의 항거가 곤란할 것을 전제로 한다고 볼 수 없고,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또는 폭행·협박의 방법으로 동의하지 않는 상대방에 대하여 추행을 하는 경우 그러한 강제성은 구현된다고 보아야 한다.

 

강제추행죄는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종래의 판례 법리는 피해자의 ‘항거곤란’이라는 상태적 개념을 범죄구성요건에 포함시켜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가 일반적인 그것보다 더 높은 수준일 것을 요구하였다. 그에 따라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의사 억압 상태가 필요하다고 보게 되고, 이는 피해자가 실제로 어떠한 항거를 하였는지 살펴보게 하였으며, 반대로 항거가 없었던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을 이유로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와 같이 피해자의 ‘항거곤란’을 요구하는 것은 여전히 피해자에게 ‘정조’를 수호하는 태도를 요구하는 입장을 전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개인의 성적 자유 내지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현행법의 해석으로 더 이상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② 강제추행죄에서 ‘폭행 또는 협박’은 형법상 폭행죄 또는 협박죄에서 정한 ‘폭행 또는 협박’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명히 정의되어야 하고, 이는 판례 법리와 재판 실무의 변화에 비추어 볼 때 법적 안정성 및 판결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하여도 필요하다.

 

그동안 대법원은 개별적·구체적인 사건에서 강제추행죄의 성립 요건이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등을 심리하면서 고려해야 할 판단 기준과 방법에 관하여 판시하여 왔다. 또한 근래의 재판 실무는 종래의 판례 법리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의 행위가 폭행죄에서 정한 폭행이나 협박죄에서 정한 협박의 정도에 이르렀다면 사실상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라고 해석하는 방향으로 변화하여 왔다.

 

이러한 법원의 판례와 재판 실무는 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의 변화를 반영함과 아울러, 종래의 판례 법리에 따른 현실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자칫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에게 이른바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거나 2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 인식을 토대로 형평과 정의에 합당한 형사재판을 실현하기 위한 것인바, 한편 그로 인하여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으로 피해자의 항거가 곤란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요구하는 종래의 판례 법리는 그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하였다. 그렇다면 이제 범죄구성요건의 해석 기준을 명확히 함으로써 사실상 변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현재의 재판 실무와 종래의 판례 법리 사이의 불일치를 해소하고, 오해의 소지와 혼란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③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를 위와 같이 정의한다고 하여 위력에 의한 추행죄와 구별이 불분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위력에 의한 추행죄에서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하는 것으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는바, 이는 강제추행죄에서의 ‘폭행 또는 협박’과 개념적으로 구별된다. 그리고 형법 및 성폭력처벌법 등은 미성년자, 심신미약자,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 피보호자·피감독자, 아동·청소년을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형법 제302조, 성폭력처벌법 제6조 제6항, 제7조 제5항, 제10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5항)을 두고 있는바, 위력에 의한 추행죄는 성폭력 범행에 특히 취약한 사람을 보호대상으로 하여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과 다른 ‘위력’을 범행수단으로 한 성적 침해 또는 착취행위를 범죄로 규정하여 처벌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위력과 폭행·협박의 개념상 차이, 위력에 의한 추행죄와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 각 보호법익과 체계 등을 고려하면, 위력에 의한 추행죄에서 ‘위력’은 유형력의 대상이나 내용 등에 비추어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폭행·협박은 물론,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혼란하게 할 만한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따라서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를 종래의 판례 법리와 같이 제한 해석하여야만 위력과 구별이 용이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요컨대,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의 신체에 대해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여 상대방을 추행한 경우에 성립한다. 어떠한 행위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의 목적과 의도, 구체적인 행위태양과 내용, 행위의 경위와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자와 상대방과의 관계, 그 행위가 상대방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관 이동원의 별개의견] 폭행·협박 선행형의 강제추행죄에서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에 관하여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요구된다고 판시한 ‘종래의 판례 법리’는 여전히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다수의견과 같이 강제추행죄의 처벌범위를 확대하는 해석론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후 국회의 입법절차를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종래의 판례 법리는 형사법 문언과 체계에 부합한다.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에 관하여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로 제한 해석해야 단순추행죄, 위력에 의한 추행죄와 분명한 구별이 가능하고, 준강제추행죄의 항거불능과도 균형이 맞는다.

 

둘째, 종래의 판례 법리는 피해자의 현실적 저항을 요구하거나 2차 피해를 야기하는 법리가 아니다. 설령 강제추행 피해자에 대한 조사·심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야기할 위험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행법상의 제도 등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하여야 하는 것이지 이를 이유로 범죄구성요건의 내용을 달리 정할 것은 아니다.

 

셋째, 종래의 판례 법리는 대법원이 수십 년 동안 반복적으로 선언한 법리로서 학계의 지지를 받고 있고, ‘종합판단기준설’의 발전적인 해석을 통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할 수 있는 법리이다. 판례를 변경하려면 이를 정당화할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다수의견의 논거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넷째, 종래의 판례 법리를 전제로 성폭력처벌법 등 특별법에서 일정한 유형의 강제추행에 대해 중범죄로 가중처벌하고 있다.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입법을 통하여 해결하지 않은 채 다수의견과 같이 해석으로 폭행·협박의 정도를 완화할 경우 위 특별법과의 체계상 정합성에 지장을 초래하고,  죄형법정주의나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실질적으로 어긋날 우려가 있다.

 

[2] 피고인이 자신의 주거지 방안에서 4촌 친족관계인 피해자 甲(女, 15세)의 학교 과제를 도와주던 중 甲을 양팔로 끌어안은 다음 침대에 쓰러뜨린 후 甲의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의 주위적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당시 피고인은 방안에서 甲의 숙제를 도와주던 중 甲의 왼손을 잡아 자신의 성기 쪽으로 끌어당겼고, 이를 거부하고 자리를 이탈하려는 甲의 의사에 반하여 甲을 끌어안은 다음 침대로 넘어져 甲의 위에 올라탄 후 甲의 가슴을 만졌으며,  방문을 나가려는 甲을 뒤따라가 끌어안았는바,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甲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여 甲을 강제추행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피고인의 행위가 甲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조치에 강제추행죄의 폭행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에 포함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의 정도 / ‘추행’의 의미 및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미용업체인 甲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甲 회사의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乙(여, 27세)을 비롯한 직원들과 노래방에서 회식을 하던 중 乙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 후 갑자기 乙의 볼에 입을 맞추고, 이에 乙이 ‘하지 마세요’라고 하였음에도 계속하여 오른손으로 乙의 오른쪽 허벅지를 쓰다듬어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었는데, 원심이 공소사실 전부를 무죄로 판단한 사안에서,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乙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로 인한 강제추행 부분에 대하여도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기습추행 내지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된다.  특히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는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기만 하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피해자의 옷 위로 엉덩이나 가슴을 쓰다듬는 행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어깨를 주무르는 행위, 교사가 여중생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면서 비비는 행위나 여중생의 귀를 쓸어 만지는 행위 등에 대하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이루어져 기습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나아가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2] 미용업체인 甲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甲 회사의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乙(여, 27세)을 비롯한 직원들과 노래방에서 회식을 하던 중 乙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 후 귓속말로 ‘일하는 것 어렵지 않냐. 힘든 것 있으면 말하라’고 하면서 갑자기 乙의 볼에 입을 맞추고, 이에 乙이 ‘하지 마세요’라고 하였음에도 계속하여 ‘괜찮다. 힘든 것 있으면 말해라. 무슨 일이든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하면서 오른손으로 乙의 오른쪽 허벅지를 쓰다듬어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었는데, 원심이 공소사실 전부를 무죄로 판단한 사안에서,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乙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로 인한 강제추행 부분에 대하여는, 乙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인이 자신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증인들의 진술 역시 피고인이 乙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장면을 목격하였다는 취지로서 乙의 진술에 부합하는 점, 여성인 乙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부위인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는 乙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인 한 乙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할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추행행위라고 보아야 하는 점, 원심은 무죄의 근거로서 피고인이 乙의 허벅지를 쓰다듬던 당시 乙이 즉시 피고인에게 항의하거나 반발하는 등의 거부의사를 밝히는 대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는 점을 중시한 것으로 보이나, 성범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위 사정만으로는 강제추행죄의 성립이 부정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할 때 기습추행으로 인한 강제추행죄의 성립을 부정적으로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피고인이 저지른 행위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였다는 乙 진술의 신빙성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만한 사정도 없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이 부분에 대하여도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기습추행 내지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대법원 2025. 6. 5. 선고 2022도9676 판결

 

판시사항

[1]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성폭력 사건에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

 

[2] 추행의 의미 및 강제추행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 하는지 여부(소극) / 환자의 내밀한 신체 부위를 대상으로 하는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의료인의 신체접촉 행위 등이 추행인지 판단하는 방법

 

[3] 한의사인 피고인이 진료를 하는 과정에서 甲의 가슴과 음부를 손가락으로 눌러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성폭력 사건에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그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는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진술 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고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나 사정과 모순되지는 않는지 또는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강제추행죄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고의만으로 충분하고, 그 외에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내밀한 신체 부위를 대상으로 하는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의료인의 신체접촉 행위 등이 추행인지 문제 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의료인의 진료행위는 환자의 질병 또는 고통을 진단·완화·치료하기 위하여 실시되고 그 과정에서 환부 등 환자의 신체에 대한 접촉이 불가피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한 의료인의 행위를 환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추행으로 볼 수 있는지는, 우리 사회의 평균적인 일반인의 관점에서 환자의 성별, 연령, 의사를 비롯하여, 해당 행위에 이른 경위와 과정, 접촉 대상이 된 신체 부위의 위치와 특성,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대한 진단·치료의 필요성 또는 위급성, 질병 등의 진단이나 증상 완화, 호전 등과 해당 행위의 연관성 또는 밀접성, 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의 객관적 상황, 그 행위가 해당 의학 분야에서 객관적·일반적으로 실천되고 있는 진료행위로서 시술 수단과 방법이 상당하였는지, 사전에 환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에게 진료의 내용과 내밀한 신체 부위에 대한 접촉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환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지를 기준으로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3] 한의사인 피고인이 진료를 하는 과정에서 甲의 가슴과 음부를 손가락으로 눌러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甲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 등을 포함하여 접촉 전후의 상황, 방법 등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어, 그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고, 甲이 피고인을 무고하거나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도 없으며, 치골 부위를 촉진(觸診)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손이 음부에 닿게 된다고 볼 수도 없고, 또한 피고인은 甲의 가슴과 치골 부위를 촉진하면서 간호사를 입회시키거나 甲으로부터 동의를 구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도15259 판결

 

판시사항

형사재판에 있어서 자유심증주의의 한계 / 피해자가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는 경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하여야 할 점 /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판결이유 발췌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도10728 판결 등 참조).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7일
  • 검색
  • 맨위로
  • 페이지업
  • 페이지다운
  • 맨아래로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