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분석] 연인 간 불법촬영 합의 조항의 효력: 엄벌탄원 기조에서 조항이 갖는 구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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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오래 교제한 연인의 휴대전화 보안 폴더에서 동의 없이 촬영된 나체 사진과 성관계 영상 약 10장이 발견된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이다. 가해자의 전자기기 포렌식에서는 촬영물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가해자의 혐의 인정과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일관성을 근거로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였다. 재판 단계에서 엄벌탄원 기조를 유지한 협상 끝에 처음 제시된 1천만 원의 2배 이상인 3,500만 원에 합의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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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안 폴더에서 드러난 교제 중 촬영의 경위
피해자와 가해자는 오랜 기간 교제를 이어온 연인 관계였다. 어느 시점부터 가해자가 휴대전화를 숨기듯 행동하고 만남을 피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피해자는 불안을 느끼게 되었다.
계속된 의심 끝에 피해자가 가해자의 휴대전화를 확인하던 중 갤러리에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보안 폴더가 생성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폴더 안에는 피해자의 동의 없이 촬영된 나체 사진과 성관계 영상이 약 10장 저장되어 있었다.
피해자는 곧바로 가해자에게 따져 물은 뒤 관계를 정리하였고,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형사고소를 진행하였다. 연인 사이에서 촬영된 것이라도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면 카메라등이용촬영에 해당한다.
수사기관은 가해자의 전자기기 포렌식에서 불법 촬영물을 확인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가해자가 혐의를 인정하였고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다는 점이 근거가 되어 검사는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사건이 재판 단계로 넘어가면서 피해자는 새로운 법률대리인의 조력을 받게 되었다.
2. 촬영물 부재와 합의 협상을 둘러싼 쟁점
3. 촬영 구성요건과 합의의 효력에 적용된 법리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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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② 제1항에 따른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반포ㆍ판매ㆍ임대ㆍ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ㆍ상영(이하 “반포등”이라 한다)한 자 또는 제1항의 촬영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를 포함한다)에도 사후에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등을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③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8. 12. 18., 2020. 5. 19 .>
④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ㆍ구입ㆍ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신설 2020. 5. 19 .>
⑤ 상습으로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신설 2020. 5. 19 .>
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
① 법원은 범죄로 인한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배우자ㆍ직계친족ㆍ형제자매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피해자등”이라 한다)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그 피해자등을 증인으로 신문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07. 6. 1 .> 1. 삭제 <2007. 6. 1 .> 2. 피해자등 이미 당해 사건에 관하여 공판절차에서 충분히 진술하여 다시 진술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3. 피해자등의 진술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하게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경우
② 법원은 제1항에 따라 피해자등을 신문하는 경우 피해의 정도 및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 그 밖에 당해 사건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개정 2007. 6. 1 .>
③ 법원은 동일한 범죄사실에서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청인이 여러 명인 경우에는 진술할 자의 수를 제한할 수 있다. <개정 2007. 6. 1 .>
④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청인이 출석통지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본다. <개정 2007. 6. 1 .> [본조신설 1987. 11. 28.][제목개정 2007. 6. 1.]
형사소송법 제294조의 4 (피해자 등의 공판기록 열람ㆍ등사)
① 소송계속 중인 사건의 피해자(피해자가 사망하거나 그 심신에 중대한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그 배우자ㆍ직계친족 및 형제자매를 포함한다), 피해자 본인의 법정대리인 또는 이들로부터 위임을 받은 피해자 본인의 배우자ㆍ직계친족ㆍ형제자매ㆍ변호사는 소송기록의 열람 또는 등사를 재판장에게 신청할 수 있다.
② 재판장은 제1항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그 취지를 통지하여야 한다.
③ 재판장은 피해자 등의 권리구제 또는 제294조의2에 따른 진술권 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소송기록의 열람 또는 등사를 허가하여야 한다. 다만, 제59조의2제2항제2호부터 제6호까지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또는 심리의 상황을 고려하여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열람 또는 등사를 허가하지 아니할 수 있다. <개정 2025. 3. 18 .>
④ 재판장이 제3항에 따라 등사를 허가하는 경우에는 등사한 소송기록의 사용목적을 제한하거나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조건을 붙일 수 있다.
⑤ 재판장이 열람 또는 등사를 허가하지 아니하거나 사용 목적의 제한 또는 조건을 붙여 허가하는 경우에는 열람 또는 등사를 신청한 자에게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이유를 통지하여야 한다. <신설 2025. 3. 18 .>
⑥ 제1항에 따라 소송기록을 열람 또는 등사한 자는 열람 또는 등사에 의하여 알게 된 사항을 사용함에 있어서 부당히 관계인의 명예나 생활의 평온을 해하거나 수사와 재판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 <개정 2025. 3. 18 .>
⑦ 제3항 및 제4항에 관한 재판에 대하여는 불복할 수 없다. <개정 2025. 3. 18 .> [본조신설 2007. 6. 1.]
화해는 당사자가 상호양보하여 당사자간의 분쟁을 종지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화해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양보한 권리가 소멸되고 상대방이 화해로 인하여 그 권리를 취득하는 효력이 있다.
화해계약은 착오를 이유로 하여 취소하지 못한다. 그러나 화해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① 제1심 또는 제2심의 형사공판 절차에서 다음 각 호의 죄 중 어느 하나에 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 법원은 직권에 의하여 또는 피해자나 그 상속인(이하 “피해자”라 한다)의 신청에 의하여 피고사건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직접적인 물적(物的) 피해, 치료비 손해 및 위자료의 배상을 명할 수 있다. <개정 2012. 1. 17., 2012. 12. 18., 2016. 1. 6., 2025. 11. 11 .> 1. 「형법」 제257조제1항, 제258조제1항 및 제2항, 제258조의2제1항(제257조제1항의 죄로 한정한다)ㆍ제2항(제258조제1항ㆍ제2항의 죄로 한정한다), 제259조제1항, 제262조(존속폭행치사상의 죄는 제외한다), 같은 법 제26장, 제32장(제304조의 죄는 제외한다), 제38장부터 제40장까지 및 제42장에 규정된 죄 2.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부터 제14조까지, 제14조의2, 제14조의3, 제15조(제3조부터 제9조까지의 미수범은 제외한다),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2조, 제14조 및 제15조의2에 규정된 죄 3. 제1호의 죄를 가중처벌하는 죄 및 그 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는 경우 미수의 죄
② 법원은 제1항에 규정된 죄 및 그 외의 죄에 대한 피고사건에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합의된 손해배상액에 관하여도 제1항에 따라 배상을 명할 수 있다.
③ 법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배상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피해자의 성명ㆍ주소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 2.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 3.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4. 배상명령으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거나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전문개정 2009. 11. 2.] |
대법원 2025. 6. 5. 선고 2024도16133 판결
판시사항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에서 규정한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행위’에 사람의 신체 그 자체를 직접 촬영하는 행위만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휴대전화 영상통화기능을 이용하여 통화하는 일방 당사자가 자신의 신체를 직접 휴대전화 카메라에 비춰 생성한 영상정보를 상대방에게 전송한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2항 후단에서 정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를 포함)의 촬영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 영상통화 상대방이 이와 같이 전송된 영상정보를 휴대전화 녹화기능을 이용하여 녹화·저장한 동영상이 위 조항 후단에서 정한 촬영물의 ‘복제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4항에서 정하고 있는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 등’의 의미
판결요지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이 촬영의 대상을 ‘사람의 신체’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람의 신체 그 자체를 직접 촬영하는 행위만이 위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행위’에 해당한다.
[2]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14조 제2항 전단과 후단의 문언, 입법 취지와 목적, 규율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휴대전화의 영상통화기능을 이용하여 통화하는 일방 당사자가 자신의 신체를 직접 휴대전화 카메라에 비춰 생성한 영상정보를 상대방에게 전송한 경우 그 영상정보는 촬영 당시 촬영대상자가 자발적 의사로 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것으로서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 전단에서 정한 ‘제1항에 따른 촬영물(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는 것)’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같은 항 후단에서 정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를 포함)의 촬영물’에는 해당할 수 있다. 영상통화의 상대방이 이와 같이 전송된 영상정보를 휴대전화의 녹화기능을 이용하여 녹화·저장한 동영상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 후단에서 정한 촬영물의 ‘복제물’에 해당한다.
[3]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14조 제4항이 포함된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 문언과 형식, 입법 취지와 보호법익, 입법 연혁, 관련 규정의 체계적 해석 등을 종합하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은 불법인 성적 촬영물 등에 대한 접근이나 수요를 규제하기 위하여 그 촬영물 등의 촬영 또는 반포 등 행위 이후의 소지 등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에서 정하고 있는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 등’은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처벌대상이 되는 촬영 또는 반포 등 행위가 전제된 촬영물 등’을 의미하고, 위 행위가 전제되지 않은 촬영물 등까지를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중략)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중략)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7도20247 판결
판시사항 [1]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가 되기 위한 기준 / 직접증거가 아닌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보강증거가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자백과 보강증거가 서로 어울려서 전체로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면 유죄의 증거가 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는 범죄사실의 전부 또는 중요 부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가 되지 않더라도, 피고인의 자백이 가공적인 것이 아닌 진실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만 되면 충분하다. 또한 직접증거가 아닌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보강증거가 될 수 있고, 자백과 보강증거가 서로 어울려서 전체로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면 유죄의 증거로 충분하다.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4다42846 판결
판시사항 가. 화해계약을 분쟁의 대상인 법률관계 자체에 관한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
나. 수술 후 발생된 새로운 증세에 관한 분쟁을 종결짓기 위하여 합의에 이른 경우, 그 인과관계 및 귀책사유의 부존재를 이유로 이를 취소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화해계약이 성립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창설적 효력에 의하여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 관계는 소멸되고 계약 당사자간에는 종전의 법률관계가 어떠하였느냐를 묻지 않고 화해계약에 의하여 새로운 법률관계가 생기는 것이므로, 화해계약의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더라도 이것이 당사자의 자격이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관한 것이 아니고 분쟁의 대상인 법률관계 자체에 관한 것일 때에는 이를 취소할 수 없다.
나. 계약 당사자 사이에 수술 후 발생한 새로운 증세에 관하여 그 책임 소재와 손해의 전보를 둘러싸고 분쟁이 있어 오다가 이를 종결짓기 위하여 합의에 이른 것이라면, 가해자의 수술행위와 피해자의 수술 후의 증세 사이의 인과관계의 유무 및 그에 대한 가해자의 귀책사유의 유무는 분쟁의 대상인 법률관계 자체에 관한 것으로서, 가해자는 피해자의 수술 후의 증세가 가해자의 수술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거나 그에 대하여 가해자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그 합의를 취소할 수 없다.
대법원 1993. 5. 14. 선고 92다21760 판결
판시사항 가. 부제소합의에 위반하여 제기된 소에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소극)
나. 소송을 제기한 후 협상을 하여 더 이상 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합의하고서도 그에 위반하여 제기한 소이므로 부적법한 소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특정한 권리나 법률관계에 관하여 분쟁이 있어도 제소하지 아니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에 위반하여 제기한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
나. 소송을 제기한 후 협상을 하여 더 이상 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합의하고서도 그에 위반하여 제기한 소이므로 부적법한 소라고 한 사례.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판시사항 [1] 합유재산의 보존행위를 각 합유자 단독으로 할 수 있도록 한 취지 및 민법상 조합인 공동수급체가 경쟁입찰에 참가하였으나 다른 경쟁업체가 낙찰자로 선정되자 그 공동수급체의 구성원 중 1인이 낙찰자 선정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합유재산의 보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부제소 합의에 위배된 소의 적법 여부가 직권조사사항인지 여부(적극)
[3] 당사자들이 부제소 합의의 효력이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지 않는데도 법원이 직권으로 부제소 합의에 위배되었다는 이유로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1] 합유재산의 보존행위는 합유재산의 멸실·훼손을 방지하고 그 현상을 유지하기 위하여 하는 사실적·법률적 행위로서 이러한 합유재산의 보존행위를 각 합유자 단독으로 할 수 있도록 한 취지는 그 보존행위가 긴급을 요하는 경우가 많고 다른 합유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민법상 조합인 공동수급체가 경쟁입찰에 참가하였다가 다른 경쟁업체가 낙찰자로 선정된 경우, 그 공동수급체의 구성원 중 1인이 그 낙찰자 선정이 무효임을 주장하며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그 공동수급체가 경쟁입찰과 관련하여 갖는 법적 지위 내지 법률상 보호받는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어 그 현상을 유지하기 위하여 하는 소송행위이므로 이는 합유재산의 보존행위에 해당한다.
[2] 특정한 권리나 법률관계에 관하여 분쟁이 있어도 제소하지 아니하기로 합의(이하 ‘부제소 합의’라고 한다)한 경우 이에 위배되어 제기된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고, 또한 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소송을 수행하여야 한다는 신의성실의 원칙(민사소송법 제1조 제2항)에도 어긋나는 것이므로, 소가 부제소 합의에 위배되어 제기된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소의 적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3] 부제소 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당사자들이 부제소 합의의 효력이나 그 범위에 관하여 쟁점으로 삼아 소의 적법 여부를 다투지 아니하는데도 법원이 직권으로 부제소 합의에 위배되었다는 이유로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법률적 관점에 대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하고, 부제소 합의를 하게 된 동기 및 경위, 그 합의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에 관하여도 충분히 심리할 필요가 있다. 법원이 그와 같이 하지 않고 직권으로 부제소 합의를 인정하여 소를 각하하는 것은 예상외의 재판으로 당사자 일방에게 불의의 타격을 가하는 것으로서 석명의무를 위반하여 필요한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