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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사례분석] 퇴근길 차 안의 청소년 대상 유사강간: 기습적 유형력과 사업주 지위에 의한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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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퇴근길 차 안의 청소년 대상 유사강간: 기습적 유형력과 사업주 지위에 의한 위력
[사례분석] 퇴근길 차 안의 청소년 대상 유사강간: 기습적 유형력과 사업주 지위에 의한 위력


<핵심 요약>

아르바이트 사장이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태운 미성년 직원에게 차 안에서 기습적으로 유사강간을 한 청소년성보호법 위반(강간등) 사건이다. 뚜렷한 폭행·협박의 흔적이 없었으나 피해자 측은 손목을 붙잡은 저항을 더 강한 힘으로 억누른 유형력과 채용·급여를 쥔 사장의 위력을 함께 주장하였다. 수사기관은 피해자가 만 19세 미만인 점을 고려해 청소년성보호법 위반(강간등)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야간근무를 마친 퇴근길 차 안에서 일어난 범행

 

피해자는 용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미성년 학생이었다. 사건 당일 야간근무를 마친 피해자는 가해자인 사장이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제안함에 따라 가해자의 차량을 타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집 앞에 차량을 정차한 뒤, 하차하려던 피해자를 갑자기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당황한 피해자가 미처 저항할 겨를도 없이 가해자는 피해자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유사강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고, 피해자가 손목을 붙잡으며 제지하자 오히려 더 강한 힘으로 저항을 제압하며 신체 접촉을 반복하였다.

 

피해자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변에 도움을 청해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였고, 해바라기센터를 방문해 피해 진술과 증거 채취 절차를 마쳤다. 이후 피해자 측은 청소년성보호법 위반(강간등)으로 죄명을 특정한 의견서를 제출하였고, 수사기관은 그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다.

 

2. 유형력과 위력, 동의 주장을 둘러싼 쟁점

 

  • 가. 저항할 틈 없이 이루어진 기습적 신체 침해가 폭행에 해당하는지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 제2항은 아동·청소년에 대하여 폭행이나 협박으로 성기·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나 도구를 넣는 행위 등을 한 자를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이 사건에는 눈에 보이는 폭행이나 협박의 흔적이 없었고, 범행은 피해자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순식간에 벌어졌다.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신체 침해와 제지를 억누른 힘이 이 조항의 폭행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된다.

 

  • 나. Q: 채용과 급여를 쥔 사장의 지위는 위력이 될 수 있는가?

    같은 조 제5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아동·청소년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자를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가해자는 채용을 비롯해 모든 직원을 총괄하고 피해자의 급여를 직접 지급하던 사장이었다. 피해자가 퇴사 의사를 밝혔을 때 ‘퇴사하고 나가면 오히려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만류한 사정이 위력의 존재를 보여 주는지가 쟁점이 된다.

 

  • 다. 상호 합의였다는 주장에 피해자 진술과 정황이 어떻게 대응하는가

    목격자나 CCTV가 없는 차량 내부에서 발생한 사건인 만큼, 가해자가 ‘상호 합의 하에 이루어진 일이었다’고 항변할 경우 혐의 판단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었다. 피해자와 가해자는 약 20살의 나이 차이가 있었고, 사건 이전에 사적·이성적 대화가 오간 적이 없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범행 전후의 정황을 바탕으로 가해자의 동의 주장을 배척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 라.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송치 절차

    이 사건은 경찰 수사 결과 청소년성보호법 위반(강간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다.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개정 청소년성보호법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송치에 관한 조문을 새로 두었다. 개정 전후로 경찰 단계의 처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쟁점이 된다.
     

3. 폭행·위력의 판단과 송치 절차에 관한 법리

 

  • 가. 폭행에 해당하는지는 유형력의 내용과 경위, 범행 당시의 정황을 종합해 판단한다

    대법원은 대법원 2000. 6. 9. 선고 2000도1253 판결을 통해 강간죄의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때 그 정도에 이르렀는지는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아울러 대법원은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에서도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폭행·협박이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였다.

 

  • 나. Q: 사업주의 지위나 권세를 이용한 것도 위력에 해당하는가?

    위력은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불문하므로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 역시 위력이 될 수 있다. 대법원은 대법원 2005. 7. 29. 선고 2004도5868 판결에서 구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상 위력을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이라고 보았다. 이에 따르면 폭행·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위력에 포함될 수 있다. 나아가 위력으로써 간음 또는 추행한 것인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기존 관계, 범행 경위와 당시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 다. 진술의 일관성과 피해 직후의 대응은 동의 주장을 배척하는 근거가 된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피해자 진술이 주요한 부분에서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허위 진술의 동기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면 그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피해자 측은 가해자가 범행 직후 ‘아무 일도 없었던 거다’라며 사건을 덮으려 한 정황을 제시하였다. 피해 직후 해바라기센터에서 증거를 채취하고 지인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린 경위, 사건 당일 AI 챗봇에 남긴 대화 기록도 함께 제출되었다.

 

  • 라.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는 2026년 10월 2일부터 경찰이 전부 검사에게 송치한다

    2026년 10월 1일까지는 사법경찰관이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사건을 송치하고 그 밖의 경우에는 불송치할 수 있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그러나 2026년 9월 29일 공포된 청소년성보호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2027호)이 10월 2일 시행되면서 제25조의11이 신설됨에 따라, 사법경찰관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를 신속히 수사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여야 한다. 한편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 제1호에서 아동·청소년을 19세 미만의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수사기관 역시 피해자가 사건 당시 만 19세 미만이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혐의를 적용하였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강간ㆍ강제추행 등)

 

① 폭행 또는 협박으로 아동ㆍ청소년을 강간한 사람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2023. 4. 11 .>

 

② 아동ㆍ청소년에 대하여 폭행이나 협박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1. 구강ㆍ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는 행위

2. 성기ㆍ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나 도구를 넣는 행위

 

③ 아동ㆍ청소년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의 죄를 범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④ 아동ㆍ청소년에 대하여 「형법」 제299조의 죄를 범한 자는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른다.

 

⑤ 위계(僞計) 또는 위력으로써 아동ㆍ청소년을 간음하거나 아동ㆍ청소년을 추행한 자는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른다.

 

⑥ 제1항부터 제5항까지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개정 2012. 12. 18., 2014. 1. 28., 2018. 1. 16., 2020. 5. 19., 2020. 6. 2., 2021. 3. 23., 2024. 3. 26., 2024. 10. 16.>

1. “아동ㆍ청소년”이란 19세 미만의 사람을 말한다.

2.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말한다.

가. 제7조, 제7조의2, 제8조, 제8조의2, 제9조부터 제11조까지, 제11조의2, 제12조부터 제15조까지 및 제15조의2의 죄

나.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죄

다.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형법」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부터 제301조까지, 제301조의2, 제302조, 제303조, 제305조, 제339조 및 제342조(제339조의 미수범에 한정한다)의 죄

라.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아동복지법」 제17조제2호의 죄

3. “아동ㆍ청소년대상 성폭력범죄”란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에서 제11조, 제11조의2, 제12조부터 제15조까지 및 제15조의2의 죄를 제외한 죄를 말한다.

3의2. “성인대상 성범죄”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범죄를 말한다. 다만,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형법」 제302조 및 제305조의 죄는 제외한다.

4. “아동ㆍ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란 아동ㆍ청소년, 아동ㆍ청소년의 성(性)을 사는 행위를 알선한 자 또는 아동ㆍ청소년을 실질적으로 보호ㆍ감독하는 자 등에게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 이익, 직무ㆍ편의제공 등 대가를 제공하거나 약속하고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아동ㆍ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거나 아동ㆍ청소년으로 하여금 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가. 성교 행위

나. 구강ㆍ항문 등 신체의 일부나 도구를 이용한 유사 성교 행위

다.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접촉ㆍ노출하는 행위로서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라. 자위 행위

5.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이란 아동ㆍ청소년 또는 아동ㆍ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ㆍ비디오물ㆍ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ㆍ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6. “피해아동ㆍ청소년”이란 제2호나목부터 라목까지, 제7조, 제7조의2, 제8조, 제8조의2, 제9조부터 제11조까지, 제11조의2, 제12조부터 제15조까지 및 제15조의2의 죄의 피해자가 된 아동ㆍ청소년(제13조제1항의 죄의 상대방이 된 아동ㆍ청소년을 포함한다)을 말한다.

6의2. “성매매 피해아동ㆍ청소년”이란 피해아동ㆍ청소년 중 제13조제1항의 죄의 상대방 또는 제13조제2항ㆍ제14조ㆍ제15조의 죄의 피해자가 된 아동ㆍ청소년을 말한다.

7. 삭제

<2020. 5. 19 .>

8. 삭제

<2020. 6. 9 .>

9. “등록정보”란 법무부장관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제1항의 등록대상자에 대하여 같은 법 제44조제1항에 따라 등록한 정보를 말한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5조의 11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사법경찰관은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를 신속히 수사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6. 9. 29.]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①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개정 2026.8.4>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② 사법경찰관은 제1항 각 호의 경우 수사과정에서 생성한 문서와 기록 및 입수한 자료 등의 목록을 작성하여 관계 서류 및 증거물 등과 함께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신설 2026.8.4>

대법원 2005. 7. 29. 선고 2004도5868 판결

 

판시사항

[1]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제10조 제4항에 정한 '위력'의 의미 및 위력 행사 여부의 판단 방법

 

[2]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당황하고 겁을 먹은 나머지 의사에 반하여 간음을 당하였다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이유 발췌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청소년강간등)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여자 청소년을 간음하거나 청소년에 대하여 추행한' 것인바, 이 경우 위력이라 함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며(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도2506 판결 참조), '위력으로써' 간음 또는 추행한 것인지 여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내지 이용한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0. 6. 9. 선고 2000도1253 판결

 

판시사항

[1] 강간죄에 있어서의 폭행·협박의 정도 및 그 판단 기준

 

[2] 강간죄의 실행의 착수시기

 

판결요지

[1] 강간죄에 있어서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유형력을 행사한 당해 폭행 및 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이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강간죄는 부녀를 간음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에 그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실제로 그와 같은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하여 피해자의 항거가 불능하게 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되어야만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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