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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6. [사례분석] 블랙아웃 준강간 신고 후 무고 역고소 방어: 증거불충분 불송치와 무고 고의의 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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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사례분석] 블랙아웃 준강간 신고 후 무고 역고소 방어: 증거불충분 불송치와 무고 고의의 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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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블랙아웃 준강간 신고 후 무고 역고소 방어: 증거불충분 불송치와 무고 고의의 단절
[사례분석] 블랙아웃 준강간 신고 후 무고 역고소 방어: 증거불충분 불송치와 무고 고의의 단절


<핵심 요약>

직장 대표와의 술자리에서 정신을 잃은 신입 직원이 준강간 피해를 신고하였으나 원사건은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되었다. 가해자는 그 결과를 근거로 피해자를 무고죄로 역고소하고 이의신청까지 하였다. 검찰은 무고 혐의에 대하여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블랙아웃 피해 신고가 역고소로 이어진 경과

 

피해자는 입사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신입 직원이었고, 가해자는 15세 이상 나이가 많은 그 직장의 대표였다. 두 사람 사이에는 업무 외의 사적인 연락이나 개인적인 만남이 없었고, 가해자가 업무와 관련해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저녁 식사를 제안하자 피해자는 별다른 의심 없이 자리에 함께하였다.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피해자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었고 곧 정신을 잃었다. 다음 날 자신의 집에서 눈을 뜬 피해자에게는 전날 밤 가해자에게 이끌려 모텔에 간 장면과 가해자가 구강성교를 요구한 상황이 단편적인 기억으로 떠올랐다. 피해자는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해 고소를 진행하였다.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는 합의된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모텔 복도 CCTV 영상을 증거자료로 제출하였다. 그 영상에는 피해자가 비교적 정상적인 모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었고, 수사기관은 피해자가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준강간 혐의에 대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가해자는 그 결과를 근거로 피해자를 무고죄로 고소하였다. 경찰은 피해자에게 가해자를 무고할 고의가 없었다고 보아 무고 혐의에 대하여도 불송치 결정을 하였으나, 가해자가 이에 불복하여 이의신청을 제기하면서 사건은 검찰 단계로 넘어갔다.

 

2. 원사건 불송치와 무고죄 성립 요건의 다툼

 

  • 가. 원사건의 불송치 결정이 신고 내용의 허위성을 확정하는지

    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를 처벌한다. 가해자는 준강간 혐의가 불송치되었다는 사정 자체를 신고가 허위라는 근거로 삼아 무고죄를 주장하였다. 수사기관이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판단과 신고 내용이 허위라는 판단이 같은 것인지가 이 사건의 출발점이 되는 쟁점이었다.

 

  • 나. Q: 단편적인 기억만 남은 사건에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거나 추행한 사람을 그 행위 태양에 따라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이 사건은 준강간 혐의로 신고되었으므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간음이 인정되는 경우 형법 제299조에 따라 형법 제297조의 예가 적용된다. 이 사건의 원사건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간음을 다투었고, 피해자에게는 모텔로 이동한 장면 등 단편적인 기억만 남아 있었다. 수사기관이 CCTV에 담긴 모습을 근거로 심신상실 상태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 신고 내용의 허위성과 어떻게 구별되는지가 다투어졌다.

 

  • 다.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할 때 고려되어야 하는 사정

    피해자는 피해자 조사에서 기억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하여 진술하였고,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내용을 덧붙이거나 과장하지 않았다. 성범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그 진술의 증명력을 어떤 기준으로 볼 것인지가 문제된다.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진술 태도를 신빙성을 낮추는 사정으로 볼 것인지 높이는 사정으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 라. 무고죄의 고의가 인정되기 위하여 신고자에게 요구되는 인식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신고 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한다는 요건과 함께 신고자가 그러한 사정을 인식하였다는 요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피해자는 자신이 기억하는 범위에서 피해 사실을 신고하였고, 기억이 뚜렷하지 않은 부분은 그렇다고 밝혀 두었다. 이때 신고자에게 어느 정도의 인식이 있어야 무고의 고의가 인정되는지가 판단의 갈림길이었다.

 

  • 마.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이 사건을 옮기는 절차상의 효과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2호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어 송치하는 경우 외에는 사법경찰관이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도록 정한다. 같은 법 제245조의6은 그 취지와 이유를 고소인 등에게 통지하도록 정하고, 제245조의7 제1항은 그 통지를 받은 사람(고발인은 제외한다)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한다. 무고 혐의에 대한 불송치 결정에 가해자가 이의신청을 함으로써 사건이 어느 기관의 판단으로 넘어가는지가 절차상의 쟁점이었다.
     

3. 허위성의 적극적 증명과 무고 고의의 판단

 

  • 가. 신고사실의 허위성에 요구되는 적극적 증명과 불송치 결과의 의미

    대법원은 무고죄에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에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그 신고사실을 허위라고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다. 성폭행 등의 피해를 신고한 사실에 불기소처분이나 무죄판결이 내려졌다는 사정 자체를 무고의 적극적인 근거로 삼아서도 아니 된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나아가 객관적 사실관계를 그대로 신고한 이상 그에 대한 주관적 법률평가를 잘못하였다고 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것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1도2656 판결).

 

  • 나. Q: 단편적인 기억만 남은 상태를 근거로 심신상실을 부정할 수 있는가?

    대법원은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항거불능이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았다. 알코올이 기억 형성만 방해한 블랙아웃이라면 기억장애 밖의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에 장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피고인이 피해자는 의식상실이 아니라 사후 기억상실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음주량과 속도, 언동, 당사자의 관계 등 제반 사정으로 블랙아웃인지 패싱아웃인지 가려야 한다.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저항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가 있다.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라면 성적 관계를 맺거나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이 판결은 준강제추행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형법 제299조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을 판단한 것이나, 같은 조가 간음의 경우 형법 제297조의 예에 의하도록 정하고 있어 준강간에서도 같은 개념이 문제된다.

 

  • 다.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할 수 없다는 판단

    공판에서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고(형사소송법 제308조),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같은 법 제307조 제2항). 대법원은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은 이 법리가 신고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라.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다면 무고의 고의를 부정할 수 있다는 판단

    대법원은 무고죄의 범의가 반드시 확정적 고의일 필요는 없고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하다고 보았다. 다만 신고자가 알고 있는 객관적인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신고사실이 허위라거나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였다면 무고의 고의를 부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같은 판결은 신고사실이 허위이거나 허위일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그 인식을 무시한 채 무조건 자기 주장이 옳다고 생각한 경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제한하였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도3413 판결). 이 사건에서 법무법인 심앤이는 기억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 진술한 태도가 무고의 고의가 없었음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하였다.

 

  • 마. 이의신청으로 송치된 사건에 대한 검사의 수사 종결 처분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제2항에 따라 사법경찰관은 이의신청이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여야 한다. 이로써 사건은 사법경찰관에게서 검사에게 송치된다. 이 사건에서는 검사가 무고 혐의에 대하여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는 경우에 하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은 신고 내용이 허위임이 밝혀졌다는 판단과 구별된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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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156조 (무고)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5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0. 2. 4.]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6 (고소인 등에 대한 송부통지)

 

사법경찰관은 제245조의5제2호의 경우에는 그 송부한 날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고소인ㆍ고발인ㆍ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그 배우자ㆍ직계친족ㆍ형제자매를 포함한다)에게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지 아니하는 취지와 그 이유를 통지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0. 2. 4.]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7 (고소인 등의 이의신청)

 

① 제245조의6의 통지를 받은 사람(고발인을 제외한다)은 해당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개정 2022. 5. 9 .>

 

② 사법경찰관은 제1항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여야 하며, 처리결과와 그 이유를 제1항의 신청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0. 2. 4.]

 

형사소송법 제307조 (증거재판주의)

 

①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②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

[전문개정 2007. 6. 1.]

 

형사소송법 제308조 (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판시사항

[1] 무고죄의 성립요건 /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그 신고사실을 허위로 단정하여 무고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한 경우,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2]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하는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된 경우, 반대로 이러한 신고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같은 법리가 고려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3] 강제추행죄에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기습추행의 경우가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요구되는 폭행의 정도

 

판결요지

[1]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곧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의 사실이라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으며,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2]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법리는,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된 경우 반대로 이러한 신고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사실에 관하여 불기소처분 내지 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하여, 그 자체를 무고를 하였다는 적극적인 근거로 삼아 신고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처하였던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진정한 피해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하였을 것이라는 기준을 내세워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점 및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관한 변소를 쉽게 배척하여서는 아니 된다.

 

[3]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되며,  이 경우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1도2656 판결

 

판시사항

[1] 무고죄의 성립요건 /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그 신고사실을 허위의 사실이라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신고내용 중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한 경우,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 객관적 사실관계를 그대로 신고하였으나 그러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한 나름대로의 주관적 법률평가를 잘못하고 이를 신고한 경우, 그 사실만 가지고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하는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할 때 고려할 사항 /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사람이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된 경우, 반대로 이러한 신고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할 사항

 

판결요지

[1]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곧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의 사실이라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으며, 신고내용 중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객관적 사실관계를 그대로 신고한 이상 그러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한 나름대로의 주관적 법률평가를 잘못하고 이를 신고하였다고 하여 그 사실만 가지고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것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2]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법리는,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사람이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된 경우 반대로 이러한 신고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사람이 처하였던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진정한 피해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하였을 것이라는 기준을 내세워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점 및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관한 변소를 쉽게 배척하여서는 아니 된다.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도3413 판결

 

판시사항

무고죄의 성립요건 및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의 인정 범위 / 무고죄의 고의를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한다. 무고죄의 범의는 반드시 확정적 고의일 필요가 없고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하므로, 신고자가 허위라고 확신한 사실을 신고한 경우뿐만 아니라 진실하다는 확신 없는 사실을 신고하는 경우에도 그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 또한 무고죄에서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은 허위신고를 하면서 다른 사람이 그로 인하여 형사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고 그 결과의 발생을 희망할 필요까지는 없으므로, 신고자가 허위 내용임을 알면서도 신고한 이상 그 목적이 필요한 조사를 해 달라는 데에 있다는 등의 이유로 무고의 범의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신고자가 알고 있는 객관적인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신고사실이 허위라거나 또는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였다면 무고의 고의를 부정할 수 있으나, 이는 알고 있는 객관적 사실관계에 의하여 신고사실이 허위라거나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하면서도 그 인식을 무시한 채 무조건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판시사항

[2]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의 의미 및 의식상실(passing out)과의 구별 /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2]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준강제추행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3] (전략) (나)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당하였음을 호소한 피해자의 경우,  범행 당시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에 비하여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성적 행위 역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

 

(중략)

 

(라) 따라서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또한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중략)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중략)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최근 작성일시: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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