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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사례분석] 성희롱 피해 신고 뒤의 보복성 손해배상 청구: 허위사실 유포 부존재와 청구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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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성희롱 피해 신고 뒤의 보복성 손해배상 청구: 허위사실 유포 부존재와 청구 기각
[사례분석] 성희롱 피해 신고 뒤의 보복성 손해배상 청구: 허위사실 유포 부존재와 청구 기각


<핵심 요약>
직장 상사에게 장기간 성희롱과 강제추행을 당한 근로자가 이를 회사에 알리고 형사 고소하자, 상사가 도리어 명예훼손을 이유로 2,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상사가 함께 제기한 명예훼손 형사 고소는 혐의 없음으로 종결되었고, 피해자 측은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실이 없다는 점과 이 소송이 피해자를 압박하기 위한 2차 가해라는 점을 준비서면으로 정리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패소 판결로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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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희롱 피해 신고에서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진 경위

피고는 직장 상사인 원고에게 장기간 성적 비유와 신체 부위에 대한 언급, 음담패설 등 원치 않는 성희롱을 반복적으로 들었다. 나아가 등이나 어깨를 기습적으로 쓰다듬는 강제추행을 당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직장 상사라는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피고는 문제를 제기하거나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히기 어려웠고, 업무상 불이익과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참고 견뎌야 했다. 그 사이 피고는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약물을 복용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웠던 피고는 회사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원고를 형사 고소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피고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한편, 정신적 손해를 이유로 2,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까지 제기하였다. 원고는 회사의 징계 절차가 진행되자 자진 퇴사하였고, 소장에서는 자신이 억울하게 성추행범으로 몰려 퇴사하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2. 허위사실 유포 주장과 보복성 제소를 둘러싼 다툼
 

  • 가. 피해 사실을 회사에 알린 행위가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는지

    원고는 피고가 직장 동료들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은 누구든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실제로 겪은 피해를 회사에 알린 행위를 허위사실의 유포로 평가할 수 있는지가 첫 번째 쟁점이었다.
     
  • 나. Q: 명예훼손 고소가 혐의 없음으로 끝난 사정은 민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원고가 함께 제기한 명예훼손 형사 고소는 수사 단계에서 혐의 없음으로 종결되었다. 형사절차의 처분 결과가 민사 법원을 그대로 구속하지는 않으므로, 그 처분이 허위사실 유포 주장을 배척하는 근거로 어느 정도의 무게를 갖는지가 문제되었다. 이 사건에서 피고 측은 허위사실 유포 주장이 이미 수사 단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을 자료로 제시하였다.
     
  • 다. 고소에 이르게 된 경위가 무고 동기의 부존재를 뒷받침하는지

    원고는 피고의 고소가 무고이거나 보복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의 직장 상사였고, 피고에게 고소는 그 자체로 큰 심리적 부담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이었다. 이러한 관계와 경위가 무고 동기의 부존재를 뒷받침하는지가 다투어졌다.
     
  • 라. 소 제기 자체가 상대방에 대한 위법한 행위가 될 수 있는지

    피고 측은 이 소송이 성범죄 피해를 알린 정당한 행위를 문제 삼아 피해자를 압박하고 위축시키려는 2차 가해라고 주장하였다. 재판을 받을 권리는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므로, 소를 제기한 사람이 패소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제소가 곧바로 위법해지지는 않는다. 어떤 요건 아래에서 소 제기 자체가 위법한 행위로 평가되는지가 마지막 쟁점이었다.
     

3. 청구 전부 기각에 이른 법리 적용
 

  • 가. 사실의 적시와 공공의 이익에 관한 판단

    이 사건은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 사건이므로 아래 형사 법리가 그대로 판단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다만 원고가 함께 제기한 명예훼손 고소가 혐의 없음으로 종결된 경위를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된다. 형사법에서 명예훼손 책임은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성립하고,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대법원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 널리 일반 다수인의 이익뿐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된다고 보았다. 나아가 주요한 동기나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사익적 목적이 내포되어 있더라도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도13425 판결).
     
  • 나. 불기소 처분의 증명력과 고소 경위가 갖는 의미

    대법원은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의 사실이라고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나아가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사실에 관하여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다고 하여 그 자체를 무고의 적극적인 근거로 삼아 신고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이 사건에서 원고가 제기한 명예훼손 고소가 혐의 없음으로 종결된 사정은 허위사실 유포 주장이 수사 단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되지만, 그 처분만으로 피고의 발언이 없었다거나 그 내용이 허위가 아니라는 점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판결은 진정한 피해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하였을 것이라는 기준을 내세워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에 관한 변소를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도 보았다. 원고는 피고의 직장 상사였고 고소는 피고에게 업무상 불이익과 보복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이었으므로, 이러한 관계와 경위에서 허위로 불리한 신고를 할 동기를 찾기는 어렵다.
     
  • 다. Q: 피해자가 겪은 정신적 손해는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에게 배상 책임을 지우고, 제751조는 타인의 신체·자유·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에게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을 정한다. 원고가 주장한 퇴사와 평판 하락은 자신의 성희롱·강제추행 행위에서 비롯된 결과이고, 정신과 진료와 약물 치료를 받은 쪽은 피고였다. 피고 측은 이러한 사정을 들어 손해배상을 구할 지위에 있는 사람은 원고가 아니라 피고라고 주장하였다.
     
  • 라. 소 제기의 위법성 판단 기준과 이 사건의 결론

    대법원은 법적 분쟁의 해결을 구하기 위하여 소를 제기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정당한 행위이고, 제소자가 패소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제소가 곧바로 위법해지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다만 제소자가 주장한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사실적·법률적 근거가 없고, 제소자가 그 점을 알면서 또는 통상인이라면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소를 제기한 경우는 다르다. 그러한 제소가 재판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현저하게 상당성을 잃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위법하게 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다52513 판결). 법원은 피고가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실이 없다는 점과 이 소송이 성범죄 피해자를 상대로 한 2차 가해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여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하였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은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와 피해근로자등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으나, 이 의무를 지는 주체는 사업주다. 신고의 상대방으로 지목된 개인이 신고한 근로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이 조항이 직접 규율하는 대상이 아니고, 앞서 본 부당제소의 법리와 민법 제750조에 따라 평가된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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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민법 제751조 (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형법 제307조 (명예훼손)

 

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

 

②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

 

형법 제310조 (위법성의 조각)

 

제307조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

 

① 누구든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해당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다.

 

②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받거나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가 조사 과정에서 성적 수치심 등을 느끼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

 

③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피해근로자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⑤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직장 내 성희롱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전에 그 조치에 대하여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입은 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⑥ 사업주는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파면, 해임, 해고, 그 밖에 신분상실에 해당하는 불이익 조치

2. 징계, 정직, 감봉, 강등, 승진 제한 등 부당한 인사조치

3. 직무 미부여, 직무 재배치, 그 밖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

4. 성과평가 또는 동료평가 등에서 차별이나 그에 따른 임금 또는 상여금 등의 차별 지급

5. 직업능력 개발 및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기회의 제한

6.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등 정신적ㆍ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를 하거나 그 행위의 발생을 방치하는 행위

7. 그 밖에 신고를 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우

 

⑦ 제2항에 따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 받은 사람 또는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해당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조사와 관련된 내용을 사업주에게 보고하거나 관계 기관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전문개정 2017. 11. 28.]

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다52513 판결

 

판시사항

[1] 보전처분에 있어서 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한 경우, 채권자에게 채무자의 보전처분의 집행으로 인한 손해에 대한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추정되는지 여부(적극)

 

[2] 부당제소로 인한 불법행위의 성립 요건

 

판결요지

[1] 가압류나 가처분 등 보전처분은 법원의 재판에 의하여 집행되는 것이기는 하나 그 실체상 청구권이 있는지 여부는 본안소송에 맡기고 단지 소명에 의하여 채권자의 책임 아래 하는 것이므로, 그 집행 후에 집행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 확정되었다면 그 보전처분의 집행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집행채권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추정되고, 따라서 부당한 집행으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부당한 보전처분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기 위하여 일반적인 불법행위의 성립에 있어서 필요한 고의 또는 과실 이외에 오로지 채무자에게 고통을 주기 위하여 보전처분을 하였다는 점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다.

 

[2] 법적 분쟁의 당사자가 법원에 대하여 당해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을 구하는 것은 법치국가의 근간에 관계되는 중요한 일이므로 재판을 받을 권리는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고, 제소행위나 응소행위가 불법행위가 되는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어도 재판제도의 이용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결과가 되지 아니하도록 신중하게 배려하여야 할 것인바, 따라서 법적 분쟁의 해결을 구하기 위하여 소를 제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정당한 행위이고, 단지 제소자가 패소의 판결을 받아 확정되었다는 것만으로 바로 그 소의 제기가 불법행위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반면 소를 제기당한 사람 쪽에서 보면, 응소를 강요당하고 어쩔 수 없이 그를 위하여 변호사 비용을 지출하는 등의 경제적·정신적 부담을 지게 되는 까닭에 응소자에게 부당한 부담을 강요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소의 제기는 위법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람이 패소판결을 받아 확정된 경우에 그와 같은 소의 제기가 상대방에 대하여 위법한 행위가 되는 것은 당해 소송에 있어서 제소자가 주장한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사실적·법률적 근거가 없고, 제소자가 그와 같은 점을 알면서, 혹은 통상인이라면 그 점을 용이하게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를 제기하는 등 소의 제기가 재판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현저하게 상당성을 잃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도13425 판결

 

판시사항

[1] 형법 제310조에서 정한 위법성조각사유의 요건 중 ‘진실한 사실’ 및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의 의미 /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 /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나 목적인 공공의 이익에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는 경우, 형법 제310조의 적용 여부(적극)

 

[2] 사실적시의 내용이 사회 일반의 일부 이익에만 관련된 사항 또는 개인에 관한 사항이라도 공익성이 인정되는 경우 및 사인(私人)의 경우 공공의 이익에 관련되는지 판단하는 기준

 

[3] 甲 대학교 총학생회장인 피고인이 총학생회 주관의 농활 사전답사 과정에서 乙을 비롯한 학생회 임원진의 음주 및 음주운전 사실이 있었음을 계기로 음주운전 및 이를 묵인하는 관행을 공론화하여 ‘총학생회장으로서 음주운전을 끝까지 막지 못하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써 페이스북 등에 게시함으로써 음주운전자로 특정된 乙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게시글의 전체적인 취지·내용에 비추어 중요한 부분이 ‘진실한 사실’에 해당하고, 게시글은 주된 의도·목적의 측면에서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형법 제310조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한다. 여기서 ‘진실한 사실’이란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 세부에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 또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는 것인데,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한다.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는 사실의 내용과 성질,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여러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해야 하며,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나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

 

[2] 사실적시의 내용이 사회 일반의 일부 이익에만 관련된 사항이라도 다른 일반인과 공동생활에 관계된 사항이라면 공익성을 지니고, 나아가 개인에 관한 사항이더라도 공공의 이익과 관련되어 있고 사회적인 관심을 획득하거나 획득할 수 있는 경우라면 직접적으로 국가·사회 일반의 이익이나 특정한 사회집단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것은 아니다. 사인이라도 그가 관계하는 사회적 활동의 성질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헤아려 공공의 이익에 관련되는지 판단해야 한다.

 

[3] 甲 대학교 총학생회장인 피고인이 총학생회 주관의 농활 사전답사 과정에서 乙을 비롯한 학생회 임원진의 음주 및 음주운전 사실이 있었음을 계기로 음주운전 및 이를 묵인하는 관행을 공론화하여 ‘총학생회장으로서 음주운전을 끝까지 막지 못하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써 페이스북 등에 게시함으로써 음주운전자로 특정된 乙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게시글의 전체적인 취지·내용에 비추어 중요한 부분은 ‘乙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였고 피고인도 이를 끝까지 제지하지 않았으며, 피고인 역시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하였다.’는 점으로서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므로, 비록 乙이 마신 술의 종류·양과 같은 세부적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게시글의 중요한 부분은 ‘진실한 사실’에 해당하는 점, 피고인은 사회적으로 음주운전에 엄격해진 분위기와 달리 농활 과정의 관성적인 음주운전 문화가 해당 개인은 물론 농활에 참여한 학내 구성원 등의 안전을 위협하고 이로 인해 총학생회의 자치활동에마저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보이므로, 게시글은 주된 의도·목적의 측면에서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는 점, 게시글을 올린 시점이 乙의 음주운전 행위일로부터 약 4개월이 경과되었고, 乙의 甲 대학교 단과대학 학생회장 출마 시점으로부터 약 2주일 전이라는 점에서 그 의도·목적상 乙의 출마와 관련성이 있다고 볼 여지도 있으나, 게시글의 중요 부분은 객관적인 사실로서 乙의 준법의식·도덕성·윤리성과 직결되는 부분이어서 단과대학 학생회장으로서의 적격 여부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단과대학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판시사항

[1] 무고죄의 성립요건 /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그 신고사실을 허위로 단정하여 무고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한 경우,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2]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하는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된 경우, 반대로 이러한 신고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같은 법리가 고려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3] 강제추행죄에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기습추행의 경우가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요구되는 폭행의 정도

 

판결요지

[1]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곧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의 사실이라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으며,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2]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법리는,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된 경우 반대로 이러한 신고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사실에 관하여 불기소처분 내지 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하여, 그 자체를 무고를 하였다는 적극적인 근거로 삼아 신고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처하였던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진정한 피해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하였을 것이라는 기준을 내세워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점 및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관한 변소를 쉽게 배척하여서는 아니 된다.

 

[3]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되며,  이 경우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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