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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4. [사례분석] 공갈·협박 피해의 민사 손해배상: 위약금 약정의 추정과 무변론판결의 자백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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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사례분석] 공갈·협박 피해의 민사 손해배상: 위약금 약정의 추정과 무변론판결의 자백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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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공갈·협박 피해의 민사 손해배상: 위약금 약정의 추정과 무변론판결의 자백간주
[사례분석] 공갈·협박 피해의 민사 손해배상: 위약금 약정의 추정과 무변론판결의 자백간주


<핵심 요약>

관계 정리를 요구받은 성적 파트너가 외도 사실을 여자친구와 직장에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금전을 받아 간 공갈 사건이다. 가해자는 자료 폐기와 비밀유지를 약속한 합의서를 쓰고도 다시 금전을 요구하고 여자친구에게 외도 사실을 알렸으며, 공갈·공갈미수·협박·스토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다. 피해자가 위약금·재산적 손해·위자료를 청구한 민사소송에서 피고가 답변서를 내지 않아 무변론판결로 7,350만 원이 지연손해금과 함께 전액 인용되었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폭로 협박과 합의서 작성, 그 뒤의 추가 갈취

 

피해자는 여자친구가 있는 상태에서 가해자와 성적 파트너 관계를 지속하여 왔다. 연락 문제로 다툰 뒤 피해자가 관계 정리를 요구하자, 가해자는 만남을 지속하지 않으면 여자친구와 직장에 외도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하였다. 나아가 가해자가 관계를 정리하는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함에 따라, 불안감을 느낀 피해자는 관계 정리의 대가로 금전을 지급하였다.

 

피해자는 금전을 지급하면서 외도 정황이 담긴 메시지와 사진을 모두 폐기하고, 상대방의 가족과 주변인에게 연락하여 외도 사실을 발설하지 않으며, 이를 위반하면 위약금 5천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받아 두었다. 그러나 가해자는 몇 달 뒤 다시 금전을 요구하며 협박하였고, 피해자가 연락처를 차단하자 피해자 여자친구의 연락처와 SNS 계정까지 알아내 보내며 압박하였다. 결국 피해자는 추가 금전을 이체하였고, 가해자는 수사가 진행되는 중 피해자의 여자친구에게 직접 연락하여 외도 사실을 알렸다.

 

이후 가해자는 공갈,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다. 이에 피해자는 형사 절차의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가해자를 상대로 약정 위약금과 갈취당한 금액 상당의 재산적 손해 및 위자료를 함께 청구하는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다.

 

2. 하나의 갈취 행위에서 나온 세 청구와 소송 절차의 쟁점

 

  • 가. 합의서를 어긴 피고에게 약정한 위약금 5천만 원을 청구할 수 있는지

    합의서에는 자료 폐기와 발설 금지 의무를 위반할 경우 위약금 5천만 원을 지급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는 금전을 수령한 뒤 자료를 폐기하지 않은 채 재차 전송하였고, 원고의 여자친구에게 외도 사실을 발설하였다. 이에 따라 해당 위약금 조항의 법적 성질을 어떻게 볼 것인지, 그리고 피고의 의무 위반을 근거로 약정 금액 전부를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다.

 

  • 나. Q: 폭로하겠다는 협박에 못 이겨 보낸 돈은 손해배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가?

    외도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해악을 고지하여 외포심을 일으키고 금전을 교부받았다면 공갈에 해당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지급한 금원은 불법행위에 따른 재산적 손해로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폐기하지 않은 외도 정황 자료를 재차 전송하고 여자친구의 연락처와 SNS 계정까지 확보하여 제시하는 방법으로 추가 금전을 교부받았다. 이에 원고는 협박 메시지와 실제 이체 내역을 증거로 제출하여 갈취당한 금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 다. 반복된 공갈·협박·스토킹으로 입은 정신적 손해의 위자료

    원고는 피고의 반복된 공갈·협박·스토킹으로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고, 주변 지인에게도 알려질까 두려워하며 지냈다. 원고는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으로 정신과 입원 치료까지 받았고, 이러한 사정을 담은 진술서와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경찰의 수사결과통지서도 피고의 불법행위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제출되었다.

 

  • 라. 피고가 소장을 받고도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의 판결 절차

    피고는 소장을 송달받고도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처럼 민사소송에서 피고가 다투지 않는 경우 법원이 변론을 열지 않고 판결할 수 있는지, 그때 원고가 주장한 청구원인 사실은 어떻게 취급되는지가 쟁점이 된다.
     

3. 위약금·공갈 손해·위자료와 무변론판결에 관한 법리

 

  • 가.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위약벌인지는 약정의 목적 등으로 판단한다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르면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며,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전원합의체 판결은 위약금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아니면 위약벌인지는 처분문서의 내용과 계약의 체결 경위, 위약금을 약정한 주된 목적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의사해석의 문제라고 판시하였다. 아울러 해당 판결의 다수의견은 위약벌의 경우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감액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 나. 정당한 권리 실현이라도 수단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으면 공갈이 된다

    형법 제350조 제1항에 의하면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처벌의 대상이 된다.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8도19493 판결은 공갈의 수단인 협박이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해당 판결은 고지된 내용이 그 자체로 위법하지 않더라도 해악이 될 수 있으며, 설령 정당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라 하더라도 그 수단이나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처럼 공갈을 통하여 금전을 교부받은 행위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가해자는 교부받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

 

  • 다. 위자료는 법원이 피해자 측과 가해자 측의 사정을 함께 참작해 재량으로 정한다

    민법 제751조 제1항에 따라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을 진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7다77149 판결은 사실심 법원이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직권에 속하는 재량으로 위자료 액수를 확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해당 판결은 피해로 입은 고통의 정도 등 피해자 측의 사정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고의, 가해행위의 동기, 사고 후의 가해자의 태도 등 가해자 측의 사정까지 함께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원칙에 부합한다고 판시하였다.

 

  • 라. Q: 피고가 답변서를 내지 않으면 원고의 청구는 어떻게 판단되는가?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원은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은 이를 규정하면서,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있거나 판결 선고 전까지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단서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무변론판결로 위약금·재산적 손해·위자료 등 7,350만 원과 지연손해금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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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350조 (공갈)

 

①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 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민법 제751조 (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민법 제398조 (배상액의 예정)

 

① 당사자는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할 수 있다.

 

②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

 

③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이행의 청구나 계약의 해제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④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

 

⑤ 당사자가 금전이 아닌 것으로써 손해의 배상에 충당할 것을 예정한 경우에도 전4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민사소송법 제257조 (변론 없이 하는 판결)

 

① 법원은 피고가 제256조제1항의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 다만,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있거나 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피고가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모두 자백하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하고 따로 항변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제1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③ 법원은 피고에게 소장의 부본을 송달할 때에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따라 변론 없이 판결을 선고할 기일을 함께 통지할 수 있다.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8도19493 판결

 

판시사항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의 의미 / 협박이 정당한 권리의 실현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이유 발췌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 고지하는 내용이 위법하지 않은 것인 때에도 해악이 될 수 있고,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의 방법에 의할 필요는 없으며 언어나 거동에 의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하는 것이면 된다. 또한 이러한 해악의 고지가 비록 정당한 권리의 실현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 하여도 그 권리실현의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여기서 어떠한 행위가 구체적으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지는 그 행위의 주관적인 측면과 객관적인 측면, 즉 추구한 목적과 선택한 수단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한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도2422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5도18708 판결 등 참조).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당사자 사이에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위약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위약금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 판단하는 방법 및 위약금을 위약벌로 보아야 하는 경우

 

[2]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위약벌을 감액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당사자 사이에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위약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그 위약금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는, 계약서 등 처분문서의 내용과 계약의 체결 경위, 당사자가 위약금을 약정한 주된 목적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인 사건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할 의사해석의 문제이다.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지만, 당사자 사이의 위약금 약정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나 전보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 특히 하나의 계약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에 관하여 손해배상예정에 관한 조항이 따로 있다거나 실손해의 배상을 전제로 하는 조항이 있고 그와 별도로 위약금 조항을 두고 있어서 그 위약금 조항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하게 되면 이중배상이 이루어지는 등의 사정이 있을 때에는 그 위약금은 위약벌로 보아야 한다.

 

[2] [다수의견] 위약벌의 약정은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하는 것으로서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그 내용이 다르므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그 액을 감액할 수 없다. 위와 같은 현재의 판례는 타당하고 그 법리에 따라 거래계의 현실이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민법 제398조 제4항은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는 손해배상액의 예정 외에 그와 구별되는 다른 위약금의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민법은 위약금의 약정 중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대해서만 법관의 재량에 의한 감액을 인정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무자가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두는 것으로서, 손해의 발생사실과 손해액에 대한 증명곤란을 배제하고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여 법률관계를 간이하게 해결함과 함께 채무자에게 심리적으로 경고를 함으로써 채무이행을 확보하려는 데에 그 기능이나 목적이 있는 반면, 위약벌은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서 정해지는 것으로서 손해배상액의 예정과는 그 기능이 본질적으로 다르다. 위약벌은 손해배상과는 무관하므로 위약벌 약정에 해당한다면 위약벌과 별도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실제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다) 위약벌 약정은 손해배상과 관계없이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벌로서 위반자가 그 상대방에게 지급하기로 자율적으로 약정한 것이므로 사적 자치의 원칙에 따라 계약당사자의 의사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법원의 개입을 쉽게 허용할 것은 아니다.

 

(라)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액의 예정 외에 그와 구별되는 다른 위약금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면서도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대해서만 법관의 재량에 의한 감액을 인정하고 있는바, 이는 입법자의 결단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위약벌에 대하여 같은 취지의 규정이 없다고 하여 법률의 흠결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설사 이를 법률의 흠결로 보더라도 위약벌의 독자적 기능과 사적 자치의 원칙, 대법원이 위약벌로 정한 금액이 공정하지 않은 경우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 무효 법리에 따라 위약벌을 통제하는 법리를 확립하여 공평을 기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약벌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일부 유사한 점이 있다고 하여 위약벌에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지 않으면 과다한 위약벌에 대한 현실적인 법적 분쟁을 해결할 수 없다거나 사회적 정의관념에 현저히 반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볼 수 없어, 유추적용이 정당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오경미의 반대의견] 위약벌은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함께 위약금의 일종으로서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하여 감액할 수 있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위약벌은 그 기능이 유사하다. 그런데도 약정의 형식이나 해석 결과에 따라 감액 여부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기존 판례는 위약벌의 감액을 부정하는 대신 일반조항인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의 효력 통제를 통해 위약벌 감액을 인정하는 것과 유사한 결론에 이르려고 하고 있다. 이는 먼 길을 돌아가는 불필요한 우회로이다. 위약벌에 관해서도 손해배상액의 예정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감액을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공평의 관념에 부합한다. 이것이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위약벌을 애써 구별한 다음 다시 감액과 효력 통제라는 각기 다른 통로를 통과하여 유사한 결론에 이르는 불필요한 노고를 줄이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더군다나 위약벌을 민법 제103조를 통해 해결하려는 기존 판례는 극히 예외적으로 위약벌의 일부 무효를 인정하여 공평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7다77149 판결

 

판시사항

[1]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산정의 일반적 참작요소 및 항공기 사고 피해에 대한 위자료 산정의 특수한 참작요소

 

[2] 항공기 사고 피해에 대한 위자료 산정에서 불법행위 위자료 산정의 일반적 참작요소 외에 항공기 사고의 특수한 사정들도 참작하여 위자료를 산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그 위자료 산정에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한 위법이 없다고 한 사례

 

판결이유 발췌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는 사실심 법원이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이를 확정할 수 있다( 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41377 판결,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다43165 판결 등 참조). 법원이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연령, 직업, 사회적 지위, 재산 및 생활상태, 피해로 입은 고통의 정도, 피해자의 과실 정도 등 피해자 측의 사정에 가해자의 고의, 과실의 정도, 가해행위의 동기, 원인, 가해자의 재산상태, 사회적 지위, 연령, 사고 후의 가해자의 태도 등 가해자 측의 사정까지 함께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원칙에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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