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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사례분석] 치료를 빙자한 추행과 업무상 위력: 환자에 대한 보호·감독 관계와 추행의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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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치료를 빙자한 추행과 업무상 위력: 환자에 대한 보호·감독 관계와 추행의 판단
[사례분석] 치료를 빙자한 추행과 업무상 위력: 환자에 대한 보호·감독 관계와 추행의 판단


<핵심 요약>

근육통 치료를 받으러 간 한의원에서 병원장이 사전 설명 없이 통증 부위와 무관한 상체를 누르는 등 진료를 빙자해 환자를 추행한 사건이다. 쟁점은 CCTV가 없는 진료실에서 치료 행위와 추행을 가르고, 의료인의 지위를 이용한 위력이 인정되는지였다. 피해자는 치료 흔적 사진과 사건 직후의 대화 기록을 확보하고 첫 경찰조사를 대비하였으며, 경찰은 병원장을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 의견 송치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근육통 치료 중 한의원 진료실에서 벌어진 추행

 

피해자는 근육통이 심해 치료를 받고자 한의원을 방문하였다. 첫 진료 당시 병원장인 가해자는 아무런 사전 설명 없이 통증 부위가 아닌 쇄골과 상체를 여러 차례 눌렀고, 피해자는 의사가 치료 중 추행을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해 당황한 상태로 진료를 마쳤다.

 

다음 예약 진료에서도 가해자는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상체 중앙부를 여러 차례 누르고, 진료 중 피해자의 상체가 반 이상 노출되게 하였다. 해당 부위를 왜 치료하는지에 대한 의학적 설명은 없었고, 옷이 벗겨진 상태로 밀폐된 공간에 둘이 있다는 점에 피해자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피해자는 다른 한의원에서도 진료를 받아 보았으나 통증 부위에 침을 놓는 등 일반적인 치료에 그쳤고, 앞선 진료가 치료를 빙자한 추행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피해자는 다른 피해자가 생길 것을 우려해 고소하였고, 경찰은 가해자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 의견 송치하였다.

 

2. 진료실 추행에서 다투어진 추행·위력·입증·수사

 

  • 가. 통증 부위와 무관한 신체 접촉과 상체 노출이 추행에 해당하는지

    가해자는 설명 없이 통증 부위와 무관한 부위를 반복해 누르고 진료 중 피해자의 상체가 반 이상 드러나게 하였다. 그래서 진료라는 외형을 띤 이러한 신체 접촉이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추행에 해당하는지가 먼저 문제되었다.

 

  • 나. 한의원 병원장과 환자 사이의 보호·감독 관계와 위력

    가해자는 환자인 피해자를 진료하는 병원장이었고, 피해자는 진료를 받는 동안 가해자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처지였다. 그래서 환자가 업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병원장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해당하는지와, 진료를 빙자한 접촉이 위력에 의한 추행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 다. Q: CCTV가 없는 진료실에서 벌어진 추행은 무엇으로 입증하는가?

    범행은 CCTV가 없는 밀폐된 진료실에서 두 사람만 있는 상태로 일어났고, 가해자는 진료를 보는 척 자연스럽게 접촉하였다. 그래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무엇으로 판단하는지, 치료 흔적 사진과 사건 직후의 대화 기록이 그 판단에 어떻게 쓰이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 라. 첫 경찰조사의 진술 준비와 기소 의견 송치

    밀폐된 공간의 추행은 첫 경찰조사에서 피해자가 얼마나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는지가 중요하였다. 그래서 첫 조사에서 무엇을 진술해야 하는지와, 사법경찰관이 어떤 경우에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는지가 확인되어야 하였다.
     

3. 업무상 위력의 인정과 송치에 이른 법리

 

  • 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접촉은 진료의 외형을 띠어도 추행이다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9872 판결은 추행을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에서 위력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하였다. 이 사건 가해자는 사전 설명이나 동의 없이 통증 부위와 무관한 부위를 반복해 눌렀고, 다른 한의원에서는 통증 부위에 침을 놓는 등 일반적인 치료에 그쳤다.

 

  • 나. 사실상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에게 지위를 이용해 추행하면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이 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은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5646 판결은 여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의 범위를 넓게 보았다. 직장 안에서 보호 또는 감독을 받거나 사실상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상황에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채용 절차에서 영향력의 범위 안에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같은 판결은 위력을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힘으로 보고,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필요는 없다고 하였다. 위력으로 추행하였는지는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와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모습, 범행 당시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고 하였다. 경찰은 가해자가 진료행위를 빙자하여 업무상의 지위를 통해 피해자를 추행하였다고 인정하였다. 환자인 피해자를 병원장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으로 본 것은 송치 단계의 수사기관 판단이고,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이후 검찰 처분과 재판을 거쳐야 나온다.

 

  • 다. 주요 부분이 일관되고 모순이 없는 피해자 진술은 함부로 배척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피해자 등의 진술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는 경우를 세 가지로 보았다.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다. 이 사건에서는 통증 부위와 무관한 곳을 누른 흔적을 담은 사진, 당시 상황을 담은 친구들과의 카카오톡 대화, 사건 직후 변호사에게 상담한 내역, 관련 판례가 제출되었다.

 

  • 라. Q: 진료 중 추행 사건은 어떤 경우에 검찰로 송치되는가?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면 송치된다. 다만 2026년 10월 2일부터 성폭력범죄는 혐의 판단과 관계없이 모두 송치된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1항 제1호는 사법경찰관이 범죄를 수사한 때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도록 정한다. 이 사건 피해자는 첫 경찰조사 전에 범행 시간, 진료실의 구조, 당시 입고 있던 옷, 가해자가 한 말과 행동을 순서대로 정리해 진술하였다. 경찰은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를 인정하여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하였다. 2026년 10월 1일까지는 성폭력범죄도 이 조항에 따라 혐의가 인정될 때 송치되었고,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보면 불송치할 수 있었다. 2026년 9월 29일 공포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1997호)이 2026년 10월 2일 시행되면서 신설된 제26조의2는 사법경찰관이 성폭력범죄를 신속히 수사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도록 정한다. 따라서 지금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같은 성폭력범죄의 송치는 혐의 인정과 같은 뜻이 아니고, 경찰의 혐의 인정 또는 불인정 의견은 검사에게 전달되는 판단 자료가 된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①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 10. 16 .>

 

② 법률에 따라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사람이 그 사람을 추행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 10. 16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의 2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를 신속히 수사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6. 9. 29.]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①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개정 2026.8.4>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② 사법경찰관은 제1항 각 호의 경우 수사과정에서 생성한 문서와 기록 및 입수한 자료 등의 목록을 작성하여 관계 서류 및 증거물 등과 함께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신설 2026.8.4>

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5646 판결

 

판시사항

[1]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에 관한 처벌 규정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에서 정한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직장 안에서 보호 또는 감독을 받거나 사실상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상황에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채용 절차에서 영향력의 범위 안에 있는 사람도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 위 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의미 및 위력으로써 추행하였는지 판단하는 기준

 

[2] 편의점 업주인 피고인이 아르바이트 구인 광고를 보고 연락한 甲을 채용을 빌미로 불러내 면접을 한 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하여 甲의 성기를 만지고 甲에게 피고인의 성기를 만지게 하였다고 하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채용 권한을 가지고 있는 지위를 이용하여 甲의 자유의사를 제압하여 甲을 추행하였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에 관한 처벌 규정인데, 제1항에서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는 직장 안에서 보호 또는 감독을 받거나 사실상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상황에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채용 절차에서 영향력의 범위 안에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

 

그리고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힘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고 폭행·협박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필요는 없다. 위력으로써 추행하였는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모습,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편의점 업주인 피고인이 아르바이트 구인 광고를 보고 연락한 甲을 채용을 빌미로 불러내 면접을 한 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하여 甲의 성기를 만지고 甲에게 피고인의 성기를 만지게 하였다고 하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채용 권한을 가지고 있는 지위를 이용하여 甲의 자유의사를 제압하여 甲을 추행하였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9872 판결

 

판시사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에서 ‘위력’의 의미와 위력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를 포함하는지 여부(적극) 및 위 죄에서 ‘추행’의 의미

 

판결이유 발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죄에서 위력이라 함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협박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위력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고, 이때의 위력은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임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고,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것이다(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도2506 판결,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도12803 판결 등 참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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