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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사례분석] 직장 동료 사이의 강간: 동행이 동의로 읽히지 않는 근거와 구공판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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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직장 동료 사이의 강간: 동행이 동의로 읽히지 않는 근거와 구공판 기소
[사례분석] 직장 동료 사이의 강간: 동행이 동의로 읽히지 않는 근거와 구공판 기소


<핵심 요약>

같은 해 입사해 가깝게 지내던 직장 동료가 술자리 뒤 귀가를 돕겠다며 따라 들어와 강간한 사건이다. 아는 사이에서 벌어져 동의 여부가 흐려지기 쉬웠으나, 거부 의사를 밝힌 정황과 가해자가 사건 뒤 보낸 메시지가 진술을 뒷받침하였다. 검사는 진술의 일관성과 제출된 의견서를 종합해 피고인을 강간 혐의로 구공판 기소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술자리 뒤 귀가를 돕겠다며 시작된 사건의 경위

 

피해자와 가해자는 같은 해에 입사해 오랜 시간 함께 일하며 가까운 사이로 지내 왔다. 서로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동료였고 퇴근 후 가끔 술자리를 갖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사건 당일에도 두 사람은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자리를 가졌다. 전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피해자가 술기운이 금세 올라 피로를 느끼자 가해자는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하였다. 피해자의 집에 도착한 가해자는 조금만 쉬었다 가겠다며 거실에 머물렀고, 피해자는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이인 만큼 별다른 의심 없이 방으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었다.

 

잠시 후 가해자는 방으로 들어와 피해자의 옆에 눕더니 키스를 하며 가슴을 만지려 하였고, 거부하는 피해자를 제압하여 간음하였다. 피해자는 고소장을 제출한 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에 따라 변호사를 선임하였다. 같은 조 제2항은 그 변호사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등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정하되,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하도록 정한다.

 

2. 아는 사이에서 동의 여부를 가르는 다툼

 

  • 가. 함께 귀가한 사정이 성적 행위에 대한 동의로 평가될 수 있는지

    피해자는 상당히 취한 상태에서 귀가를 돕겠다는 가해자와 함께 집으로 이동하였고, 집이 투룸 구조여서 가해자가 자연스럽게 거실에 머물다 갈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오래 알고 지낸 동료 사이라는 사정과 함께 들어갔다는 사실은 동의가 있었던 것처럼 읽힐 여지가 있었다. 함께 집에 들어간 사실만으로 성적 행위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가 첫 쟁점이었다.

 

  • 나. 거부 의사를 제압한 행위가 조문의 폭행 요건을 채우는지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를 처벌한다고 정한다. 피해자는 소리를 지르며 몸을 피하는 등 명확히 거부 의사를 표현하였으나 가해자는 이를 제압하고 간음에 이르렀다. 이때의 유형력이 조문이 정한 폭행에 해당하는지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가 다투어졌다.

 

  • 다. Q: 사건 뒤에 가해자가 보낸 해명 메시지는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가?

    가해자는 사건 이후 피해자에게 그 정도로 싫어할 줄 몰랐다는 메시지를 보내 왔다. 이 문장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변명으로도, 행위 자체를 다투지 않는 정황으로도 읽힐 수 있었다. 가해자가 스스로 한 진술과 메시지가 공소사실 판단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 라. 허위 진술의 동기가 없다는 사정이 진술 신빙성에서 갖는 무게

    피해자는 사건 직후 주변 지인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신속히 법률 상담을 받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였으며 가해자에게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았다. 가해자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익도 드러나지 않았다. 이러한 사정이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서 어떤 무게를 갖는지가 마지막 쟁점이었다.
     

3. 폭행 요건과 진술 증명력에 관한 법리 적용

 

  • 가. 동행은 성적 행위에 대한 동의와 같은 것이 아니다

    강간죄의 성립은 간음 당시에 폭행 또는 협박이 있었는지와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는지로 판단된다. 함께 귀가하였다는 사정은 그 자체로 성적 행위에 대한 승낙을 뜻하지 않으므로, 동행 사실만으로 동의를 추단할 수 없다. 오래 알고 지낸 동료 사이라는 사정도 마찬가지여서, 두 사람의 관계는 폭행·협박을 판단할 때 고려하는 여러 사정 가운데 하나로 놓일 뿐이다.

 

  • 나. 폭행·협박은 피해자가 처하였던 구체적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도3071 판결은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를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하였다. 그 판단에는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이 종합된다. 같은 판결은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폭행·협박이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도 같은 기준을 밝혔다.

 

  • 다. Q: 가해자의 진술이 믿기 어려우면 그것만으로 유죄가 되는가?

    그렇지 않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를 다루었다. 같은 판결은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다만 같은 판결은 그러한 사정이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명확한 거부 의사를 듣고도 그 정도로 싫어할 줄 몰랐다고 한 가해자의 메시지도 그러한 간접정황의 하나로 놓인다.

 

  • 라. 허위 진술의 동기가 드러나지 않으면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되는 요건을 셋으로 들었다.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될 것,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을 것,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을 것이 그것이다. 사건 직후 지인들에게 피해를 알리고 가해자에게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은 사정은 세 번째 요건에 그대로 걸린다. 형사소송법 제246조는 공소를 제기하여 수행하는 권한을 검사에게 두고 제247조는 검사가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하는데, 이 사건에서 검사는 그 판단 끝에 피고인을 강간 혐의로 구공판 기소하였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형사소송법 제246조 (국가소추주의)

 

공소는 검사가 제기하여 수행한다.

 

형사소송법 제247조 (기소편의주의)

 

검사는「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

[전문개정 2007. 6.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

 

① 성폭력범죄의 피해자 및 그 법정대리인(이하 “피해자등”이라 한다)은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등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③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 증거보전절차, 공판준비기일 및 공판절차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절차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④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증거보전 후 관계 서류나 증거물,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나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

 

⑤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등의 대리가 허용될 수 있는 모든 소송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

 

⑥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 다만, 19세미만피해자등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에는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야 한다.

<개정 2023. 7. 11 .>

 

형법 제51조 (양형의 조건)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도3071 판결

 

판시사항

[1]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강간행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고 당시 행위 상황 등에 비추어 피고인과의 성교 당시 피고인의 폭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항거하기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등의 이유로, 강간치상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2] 강간행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고 당시 행위 상황 등에 비추어 피고인과의 성교 당시 피고인의 폭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항거하기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등의 이유로, 강간치상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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