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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8. [사례분석] 입사 동기의 준유사강간과 민사 배상: 진술 신빙성으로 이룬 실형과 제삼자의 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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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

[사례분석] 입사 동기의 준유사강간과 민사 배상: 진술 신빙성으로 이룬 실형과 제삼자의 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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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입사 동기의 준유사강간과 민사 배상: 진술 신빙성으로 이룬 실형과 제삼자의 변제
[사례분석] 입사 동기의 준유사강간과 민사 배상: 진술 신빙성으로 이룬 실형과 제삼자의 변제


<핵심 요약>

신입사원 연수 마지막 날 술자리 뒤 만취해 잠든 동기에게 같은 조 입사 동기가 유사강간 행위를 한 준유사강간 사건이다. 목격자도 물적 증거도 없었지만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하였다. 이어진 민사소송에서 3,000만 원 배상 판결이 나왔고, 피고가 수감된 상태에서 가족이 대신 변제해 배상금이 전액 회수되었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연수 마지막 날 숙소에서 벌어진 입사 동기의 범행

 

피해자와 가해자는 신입사원 연수원에서 처음 만난 입사 동기로, 같은 조에 배정되어 함께 교육을 받으며 친해졌다. 연수 마지막 날 저녁식사 뒤 숙소 거실에서 술자리가 이어졌고, 피해자는 온몸에 힘이 빠져 움직이기 힘들 만큼 취해 겨우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피해자는 통증과 이물감에 잠에서 깼고, 그때 가해자는 피해자 옆에 누워 유사강간 행위를 하고 있었다.

 

놀란 피해자가 저항하였는데도 가해자는 멈추지 않고 피해자의 신체를 만지며 입맞춤까지 하였다. 피해자는 사건 뒤 매일 악몽에 시달리면서도 업무에 적응하느라 고소를 결심하지 못하였는데, 가해자는 SNS에 일상을 올리고 피해자에게 태연하게 안부를 묻기까지 하였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책임을 지고 같은 피해자가 다시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함께 진행하였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은 상호 호감에 따른 행위라며 무죄를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징역 2년 6월을 선고하였고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과 취업제한 3년도 함께 정해졌다. 이어진 민사소송에서 법원은 피고에게 3,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명하였다. 피고가 수감되어 변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족이 대신 변제해 피해자는 전액을 받았다.

 

2. 진술만 남은 사건의 입증과 배상금 회수를 둘러싼 쟁점

 

  • 가. 잠든 사이 시작된 유사강간 행위와 준유사강간의 성립

    형법 제297조의2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 등을 한 사람을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형법 제299조는 폭행 또는 협박 대신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이러한 행위를 한 자를 같은 예에 의하여 처벌한다. 만취해 잠든 피해자에게 시작된 행위가 이 요건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된다.

 

  • 나. Q: 목격자와 물적 증거가 없는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은 어떻게 다투어지는가?

    이 사건에는 목격자나 특별한 증거가 없어 피해자의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였다. 피고인은 끝까지 상호 호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행위라며 무죄를 주장하였다. 피해자가 곧바로 고소하지 못한 사정까지 있는 상황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가 쟁점이 된다.

 

  • 다. 형사 유죄판결 뒤에 제기한 민사 손해배상

    피해자는 형사 판결이 선고된 뒤 곧바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민사재판은 형사재판과 별개의 절차이므로,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이 민사재판에서 어떤 무게를 가지는지가 쟁점이 된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의 근거도 함께 문제 된다.

 

  • 라. 수감된 채무자와 배상금의 실제 회수

    민사 판결이 나왔을 때 피고는 이미 징역형이 확정되어 장기간 수감될 상황이었다. 가족이 도와주지 않는 이상 피고가 스스로 배상금을 변제하기는 어려웠다. 판결로 확정된 채권이 언제까지 남는지와 가족이 채무를 대신 갚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다.
     

3. 항거불능·진술 신빙성·확정 채권의 법리

 

  • 가. 깊은 잠이나 만취로 대응능력을 잃은 상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해당한다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은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항거불능이란 그 밖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말한다고 하였다. 같은 판결은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라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 나. Q: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일 때 법원은 무엇을 보는가?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피해자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가 분명하지 않다면 그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같은 판결은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

 

  • 다.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에게 배상책임을 지우고, 같은 법 제751조 제1항은 기타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에게 재산 이외의 손해도 배상하도록 정한다. 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9215 판결은 민사재판이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되지는 않지만,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 라.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이고 채무는 제삼자도 변제할 수 있다

    민법 제165조 제1항은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한 것이라도 그 소멸시효를 10년으로 하고, 같은 조 제3항은 판결확정 당시에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채권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민법 제469조 제1항은 채무의 변제를 제삼자도 할 수 있게 하되, 채무의 성질 또는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제삼자의 변제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한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이해관계 없는 제삼자는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변제하지 못한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7조의 2 (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본조신설 2012. 12. 18.]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민법 제751조 (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민법 제469조 (제삼자의 변제)

 

① 채무의 변제는 제삼자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의 성질 또는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제삼자의 변제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이해관계없는 제삼자는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변제하지 못한다.

 

민법 제165조 (판결 등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①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한 것이라도 그 소멸시효는 10년으로 한다.

 

② 파산절차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 및 재판상의 화해, 조정 기타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도 전항과 같다.

 

③ 전2항의 규정은 판결확정당시에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채권에 적용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판시사항

[1] 형법 제299조에서 규정한 준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소극적인 성적 자기결정권)

 

[2]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의 의미 및 의식상실(passing out)과의 구별 /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이러한 준강제추행죄는 정신적·신체적 사정으로 인하여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해 주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하며,  그 성적 자기결정권은 원치 않는 성적 관계를 거부할 권리라는 소극적 측면을 말한다.

 

[2]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준강제추행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3] (가) 의학적 개념으로서의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은 중증도 이상의 알코올 혈중농도, 특히 단기간 폭음으로 알코올 혈중농도가 급격히 올라간 경우 그 알코올 성분이 외부 자극에 대하여 기록하고 해석하는 인코딩 과정(기억형성에 관여하는 뇌의 특정 기능)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행위자가 일정한 시점에 진행되었던 사실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는 것을 말한다.알코올 블랙아웃은 인코딩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단편적인 블랙아웃과 전면적인 블랙아웃이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알코올의 심각한 독성화와 전형적으로 결부된 형태로서의 의식상실의 상태, 즉 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인하여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passing out)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나)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당하였음을 호소한 피해자의 경우, 범행 당시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에 비하여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성적 행위 역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

 

(다) 그런데 법의학 분야에서는 알코올 블랙아웃이 ‘술을 마시는 동안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에 대한 기억상실’로 정의되기도 하며, 일반인 입장에서는 ‘음주 후 발생한 광범위한 인지기능 장애 또는 의식상실’까지 통칭하기도 한다.

 

(라) 따라서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또한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9215 판결

 

판시사항

민사재판에 있어서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의 증명력

 

판결요지

원래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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