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분석] 숙소에서 잠든 피해자에 대한 준강간미수: 객체 착오 주장과 보완수사요구 뒤 검찰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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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등산 동호회 뒤풀이 숙소에서 만취해 잠든 피해자를 같은 동호회 회원이 추행한 준강간미수 사건이다. 피의자는 피해자를 여자친구로 착각했다며 고의를 부인하였으나, 피해자 측은 여자친구가 현장에 없었던 정황과 두 사람의 체형 차이를 제출하였다. 보완수사요구와 재송치를 거쳐 검찰 단계에서 의견서 4회가 제출되었고 검찰은 준강간미수 혐의를 인정하여 불구속 구공판 처분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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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행 뒤풀이 숙소에서 일어난 범행과 길어진 수사
피해자와 피의자는 같은 등산 동호회 회원으로, 산행을 마친 뒤 인근 숙소로 이동하였다. 피해자는 분위기를 맞추려다 과음하여 어떻게 방에 들어갔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만취하였다.
잠을 자던 피해자는 누군가 자신을 만지는 느낌에 눈을 떴고, 옷이 모두 벗겨진 상태에서 피의자가 자신의 신체를 더듬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였다. 몸이 굳어 버린 피해자에게 피의자가 추행을 계속하며 성적인 요구를 속삭이자, 피해자는 현장을 빠져나와 즉시 경찰에 신고하였다.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충분히 받지 못한 채 수사를 견디다가 사선 변호사를 선임하였다. 검사가 송치된 사건에 관하여 보완수사를 요구함에 따라 경찰의 재수사를 거쳐 사건이 다시 검찰에 송치되었다. 검찰 단계에서 피해자 측은 의견서를 4회 제출하고 2차 피해자 조사에 응하였으며, 검찰이 준강간미수 혐의로 불구속 구공판 처분을 함에 따라 피의자는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게 되었다.
2. 미수의 구조와 고의 부인, 보완수사 국면의 쟁점
3. 준강간 고의와 피해자 진술, 개정된 검찰 단계 절차의 법리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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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12.18>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12.18>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및 제299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개정 2012.12.18>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① 검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개정 2026.8.4> 1. 송치사건(다른 법률에 따라 송치된 사건을 포함한다)의 공소제기 여부 결정 또는 공소의 유지에 관하여 필요한 경우 2.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의 청구 여부 결정에 관하여 필요한 경우 3. 제197조의3 및 제245조의7에 따라 송치된 사건의 수사, 공소제기 여부 결정 및 공소의 유지에 필요한 경우
② 검사가 제1항에 따라 보완수사를 요구할 때에는 그 이유와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적은 서면[「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에 따른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이하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이라 한다)을 포함한다]과 관계 서류 및 증거물을 사법경찰관에게 함께 송부하여야 한다. 다만, 보완수사 대상의 성질, 사안의 긴급성 등을 고려하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할 필요가 없거나 송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해당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지 아니할 수 있다. <신설 2026.8.4>
③ 검사가 제1항에 따라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경우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의 사건번호를 유지하는 등 보완수사의 이행 여부를 관리하여야 한다. <신설 2026.8.4>
④ 사법경찰관은 제1항의 보완수사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그 요구에 따른 보완수사를 충실히 이행하고, 그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이 경우 보완수사 결과를 포함한 종합수사 결과와 사건기록을 함께 송부하여야 한다. <개정 2026.8.4>
⑤ 사법경찰관은 제4항에 따라 보완수사 결과를 통보하려는 경우 미리 해당 종합수사 결과와 사건기록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보완수사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때에는 보완수사 이행 결과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고 제6항에 따라 보완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신설 2026.8.4>
⑥ 제4항 전단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사건의 긴급성이나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보완수사 기간을 따로 정한 경우에는 그 기간 내에 통보하여야 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사법경찰관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1개월의 범위에서 보완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신설 2026.8.4>
⑦ 각급 공소청의 장은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제1항의 요구에 따르지 아니하는 때에는 권한 있는 사람에게 해당 사법경찰관의 직무배제 또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징계 절차는 징계 관련 법령에 따른다. <개정 2026.8.4>
⑧ 각급 공소청 및 지청의 장은 제1항에 따른 보완수사요구에 대하여 해당 사법경찰관의 적정한 보완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사법경찰관이 속한 수사관서의 상급 수사관서 또는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하여 보완수사요구를 할 수 있다. <신설 2026.8.4>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등)
① 검사는 공소제기 여부의 결정, 재수사요구 여부의 결정 및 공소유지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 사건관계인, 전문가 또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거나 의견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 방법으로 사실관계를 확인(이하 "사실관계 확인"이라 한다)할 수 있다.
② 고소인등은 검사에게 면담을 신청하여 의견진술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검사는 사실관계 확인의 필요성을 검토하여 해당 신청의 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③ 검사는 사실관계 확인 및 제2항에 따른 고소인등의 면담을 통하여 취득한 진술ㆍ자료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④ 검사는 송치된 사건의 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수사기관, 재판기관, 수용기관 등 공무소에 대하여 전산 조회 또는 공문 발송 등의 방법으로 관련된 내용을 조회하거나 송부받아 기록에 편철할 수 있다.
⑤ 검사는 제1항에 따라 피의자의 의견을 청취할 때에는 변호인을 참여하게 하는 등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의 2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를 신속히 수사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6. 9. 29.] |
대법원 2000. 1. 14. 선고 99도5187 판결
판시사항 준강간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잠을 자고 있는 피해자의 옷을 벗긴 후 자신의 바지를 내린 상태에서 피해자의 음부 등을 만지고 자신의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몸을 뒤척이고 비트는 등 잠에서 깨어 거부하는 듯한 기색을 보이자 더 이상 간음행위에 나아가는 것을 포기한 경우, 준강간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본 사례.
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준강간죄에서 ‘고의’의 내용
[2]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피해자를 간음하였으나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은 경우,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형법은 폭행 또는 협박의 방법이 아닌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행위를 강간죄에 준하여 처벌하고 있으므로, 준강간의 고의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는 것과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러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말한다.
[2] [다수의견] 형법 제300조는 준강간죄의 미수범을 처벌한다. 또한 형법 제27조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불능미수범을 처벌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피해자를 간음하였으나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은 경우에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준강간죄에서 규정하고 있는 구성요건적 결과의 발생이 처음부터 불가능하였고 실제로 그러한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이 준강간의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범죄가 기수에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준강간죄의 미수범이 성립한다.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보았을 때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으므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형법 제2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불능미수는 행위자에게 범죄의사가 있고 실행의 착수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있지만 실행의 수단이나 대상의 착오로 처음부터 구성요건이 충족될 가능성이 없는 경우이다. 다만 결과적으로 구성요건의 충족은 불가능하지만, 그 행위의 위험성이 있으면 불능미수로 처벌한다. 불능미수는 행위자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존재한다고 오인하였다는 측면에서 존재하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사실의 착오와 다르다.
② 형법은 제25조 제1항에서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행위를 종료하지 못하였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한 때에는 미수범으로 처벌한다."라고 하여 장애미수를 규정하고, 제26조에서 "범인이 자의로 실행에 착수한 행위를 중지하거나 그 행위로 인한 결과의 발생을 방지한 때에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라고 하여 중지미수를 규정하고 있다. 장애미수 또는 중지미수는 범죄의 실행에 착수할 당시 실행행위를 놓고 판단하였을 때 행위자가 의도한 범죄의 기수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었으므로 처음부터 기수가 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배제되는 불능미수와 구별된다.
③ 형법 제27조에서 정한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는 행위자가 시도한 행위방법 또는 행위객체로는 결과의 발생이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결과 발생의 불가능’은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원시적 불가능성으로 인하여 범죄가 기수에 이를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불능범과 구별되는 불능미수의 성립요건인 ‘위험성’은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결과 발생의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
④ 형법 제299조에서 정한 준강간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정신적·신체적 사정으로 인하여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는 피해자인 사람에게 존재하여야 하므로 준강간죄에서 행위의 대상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는 그러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는 것이다.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사람에 대하여 그 사람의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행위를 하면 구성요건이 충족되어 준강간죄가 기수에 이른다.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를 가지고 간음하였으나, 실행의 착수 당시부터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았다면,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준강간죄의 기수에 이를 가능성이 처음부터 없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보았을 때 정신적·신체적 사정으로 인하여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다면 불능미수가 성립한다.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김상환의 반대의견] ① 형법 제13조(범의)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이란 형법에 규정된 범죄유형인 구성요건에서 외부적 표지인 객관적 구성요건요소, 즉 행위주체·객체·행위·결과 등을 말한다. 이와 달리 행위자의 내면에 속하는 심리적·정신적 상태를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라고 하는데, 고의가 대표적인 예이다. 형법 제13조는 고의범이 성립하려면 행위자는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행위주체·객체·행위·결과 등에 관한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구성요건 중에 특별한 행위양태(예컨대 강간죄에서의 ‘폭행·협박’이나 준강간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 등)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사정의 존재까지도 행위자가 인식하여야 한다.
② 형법 제27조(불능범)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 표제에서 말하는 ‘불능범’이란 범죄행위의 성질상 결과 발생 또는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에서 ‘실행의 수단의 착오’란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행위자가 선택한 실행수단의 성질상 그 수단으로는 의욕한 결과 발생을 현실적으로 일으킬 수 없음에도 무지나 오인으로 인하여 당해 구성요건적 행위의 기수가능성을 상정한 경우를 의미한다. 그리고 대상의 착오란 행위자가 선택한 행위객체의 성질상 그 행위객체가 흠결되어 있거나 침해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어 의욕한 결과 발생을 현실적으로 일으킬 수 없음에도 무지나 오인으로 인하여 당해 구성요건적 행위의 기수가능성을 상정한 경우를 의미한다. 한편 형법 제27조에서 ‘결과 발생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범죄기수의 불가능뿐만 아니라 범죄실현의 불가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행위가 종료된 사후적 시점에서 판단하게 되면 형법에 규정된 모든 형태의 미수범은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사태라고 볼 수 있으므로, 만약 ‘결과불발생’, 즉 결과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과 ‘결과발생불가능’, 즉 범죄실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구분하지 않는다면 장애미수범과 불능미수범은 구별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형법 제27조의 ‘결과 발생의 불가능’은 사실관계의 확정단계에서 밝혀지는 ‘결과불발생’과는 엄격히 구별되는 개념이다.
이 조항의 표제는 ‘불능범’으로 되어 있지만, 그 내용은 가벌적 불능범, 즉 ‘불능미수’에 관한 것이다. 불능미수란 행위의 성질상 어떠한 경우에도 구성요건이 실현될 가능성이 없지만 ‘위험성’ 때문에 미수범으로 처벌하는 경우를 말한다. 판례는 불능미수의 판단 기준으로서 위험성의 판단은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이것이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판단으로 보아 결과 발생의 가능성이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형법 제27조의 입법 취지는, 행위자가 의도한 대로 구성요건을 실현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보아 애당초 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미수범으로도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지만 규범적 관점에서 보아 위험성 요건을 충족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미수범으로 보아 형사처벌을 가능하게 하자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형법 제27조에서 말하는 결과 발생의 불가능 여부는 실행의 수단이나 대상을 착오한 행위자가 아니라 그 행위 자체의 의미를 통찰력이 있는 일반인의 기준에서 보아 어떠한 조건하에서도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존재하지 않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일정한 조건하에서는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존재하지만 특별히 그 행위 당시의 사정으로 인해 결과 발생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는 불능미수가 아니라 장애미수가 될 뿐이다.
③ 강간죄나 준강간죄는 구성요건결과의 발생을 요건으로 하는 결과범이자 보호법익의 현실적 침해를 요하는 침해범이다. 그러므로 강간죄나 준강간죄에서 구성요건결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간음이 이루어졌는지, 즉 그 보호법익인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다수의견은 준강간죄의 행위의 객체를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사람’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사람’을 ‘간음 또는 추행’하는 것을 처벌하고 있다. 즉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는 것은 범행 방법으로서 구성요건의 특별한 행위양태에 해당하고, 구성요건행위의 객체는 사람이다. 이러한 점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고 정한 형법 제297조의 규정과 비교하여 보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형법 제297조의 ‘폭행 또는 협박으로’에 대응하는 부분이 형법 제299조의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라는 부분이다. 구성요건행위이자 구성요건결과인 간음이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 놓였을 때 이루어진다는 점은 강간죄나 준강간죄 모두 마찬가지이다. 다만 강간죄의 경우에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는 데 반하여, 준강간죄의 경우에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다수의견의 견해는 형벌조항의 문언의 범위를 벗어나는 해석이다.
④ 결론적으로, 다수의견은 구성요건해당성 또는 구성요건의 충족의 문제와 형법 제27조에서 말하는 결과 발생의 불가능의 의미를 혼동하고 있다. 만약 다수의견처럼 보게 되면, 피고인의 행위가 검사가 공소 제기한 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그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한 때에 해당한다는 것과 다름없고, 검사가 공소장에 기재한 적용법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범죄의 구성요건요소가 되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한 때에도 불능미수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해석론은 근대형법의 기본원칙인 죄형법정주의를 전면적으로 형해화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