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분석] 사업주의 반복 추행과 상습강제추행: 행위별 특정과 상습성 인정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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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15년 동안 함께 근무한 회사 사장이 회식 자리마다 직원의 신체를 만지는 등 추행을 반복한 상습강제추행 사건이다. 쟁점은 30건이 넘는 추행을 날짜와 장소별로 하나하나 특정해 각 행위의 강제추행과 상습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였다. 피해자는 네 차례 경찰조사에 피해자 변호사와 함께 출석하였고, 경찰은 특정된 모든 행위를 인정해 가해자를 상습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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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5년 근무한 회사에서 회식마다 이어진 사장의 추행
가해자는 한 회사의 사장이었고, 피해자는 그 회사에서 15년 동안 함께 근무한 직원이었다. 피해자는 회사의 성장 과정을 모두 함께하였고, 가해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업무를 하여 마주하는 일이 많았다. 회사는 회식이 잦았고, 회식 자리마다 피해자를 향한 가해자의 추행이 이어졌다.
가해자는 술을 마실 때마다 피해자를 옆자리에 앉도록 지시하고, 발을 만지거나 허벅지에 손을 올리는 등 신체를 만지는 추행을 계속하였다. 피해자는 추행을 당할 때마다 그만 만지라고 말하며 제지했지만 추행은 멈추지 않았다. 회사 안에서도 가해자는 피해자를 따로 불러 업무를 칭찬하며 안아 보자는 말과 함께 세게 끌어안았고, 피해자는 몸을 떼어 내려 했으나 밀어내지 못하였다.
피해자는 경력에 영향이 있을까 봐 계속되는 추행에도 대처하지 못한 채 근무를 이어 왔다. 퇴사 의사를 밝힌 뒤 추행 사실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청했지만 가해자는 사과하지 않았고, 피해자는 고소하였다. 경찰은 특정된 30건이 넘는 강제추행 행위를 모두 인정하고, 기간과 반복성을 고려해 상습성까지 인정하여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다.
2. 오랜 기간 반복된 추행에서 다투어진 성립·특정·상습성·진술
3. 행위별 특정과 상습성 인정에 이른 법리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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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상습으로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부터 제300조까지, 제302조, 제303조 또는 제305조의 죄를 범한 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개정 2012. 12. 18.> [본조신설 2010. 4. 15.]
①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개정 2026.8.4>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② 사법경찰관은 제1항 각 호의 경우 수사과정에서 생성한 문서와 기록 및 입수한 자료 등의 목록을 작성하여 관계 서류 및 증거물 등과 함께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신설 2026.8.4>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등)
① 검사는 공소제기 여부의 결정, 재수사요구 여부의 결정 및 공소유지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 사건관계인, 전문가 또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거나 의견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 방법으로 사실관계를 확인(이하 "사실관계 확인"이라 한다)할 수 있다.
② 고소인등은 검사에게 면담을 신청하여 의견진술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검사는 사실관계 확인의 필요성을 검토하여 해당 신청의 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③ 검사는 사실관계 확인 및 제2항에 따른 고소인등의 면담을 통하여 취득한 진술ㆍ자료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④ 검사는 송치된 사건의 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수사기관, 재판기관, 수용기관 등 공무소에 대하여 전산 조회 또는 공문 발송 등의 방법으로 관련된 내용을 조회하거나 송부받아 기록에 편철할 수 있다.
⑤ 검사는 제1항에 따라 피의자의 의견을 청취할 때에는 변호인을 참여하게 하는 등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의 2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를 신속히 수사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6. 9. 29.]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
① 성폭력범죄의 피해자 및 그 법정대리인(이하 “피해자등”이라 한다)은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등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나 면담 또는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사실관계 확인이나 면담 또는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개정 2026. 9. 29 .>
③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 증거보전절차, 공판준비기일 및 공판절차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절차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④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증거보전 후 관계 서류나 증거물,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나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
⑤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등의 대리가 허용될 수 있는 모든 소송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
⑥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 다만, 19세미만피해자등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에는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야 한다. <개정 2023. 7. 11 .> |
대법원 2024. 8. 1. 선고 2024도3061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의 의미 및 어떠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 강제추행죄의 죄수 및 강제추행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행위와 그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을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및 추행의 범의에 대한 증명이 부족한 경우, 강제추행죄의 유죄로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피고인이 차량 안에서 운전연수를 받던 甲의 운전이 미숙하다는 이유로 甲의 오른쪽 허벅지를 1회 밀쳐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강제추행죄에서의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떠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강제추행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위마다 1개의 범죄가 성립하고, 강제추행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행위 및 그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어야 한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추행의 범의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죄의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
[2] 피고인이 차량 안에서 운전 연수를 받던 甲의 운전이 미숙하다는 이유로 甲의 오른쪽 허벅지를 1회 밀쳐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운전 연수를 받으며 처음 알게 된 피고인과 甲의 관계, 甲이 피고인에게서 운전 연수를 받던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도 추행행위 해당 여부와 피고인의 추행의 고의 유무를 판단할 때 고려의 대상이 되는데, 甲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피고인이 주먹으로 甲의 오른쪽 허벅지를 1회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때렸다고 하면서, 그 이유에 관하여 운전 연수 중 甲이 피고인의 지시대로 운전을 하지 못했을 때 피고인이 화가 나서 때린 것이라고 진술한 점, 피고인이 그 무렵 운전 연수를 받던 甲이나 제3자에 대해 보인 동일한 행위태양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주먹으로 甲의 허벅지 부위를 밀친 행위에 대해 피고인의 폭행 가능성 내지 폭행의 고의를 배제한 채 곧바로 추행의 고의를 추단하기는 어려운 점, 甲이 제1심법정에서 ‘피고인이 甲의 허벅지를 때린 것이 때린 느낌이었는지 甲의 신체에 손을 대고 싶었던 느낌이었는지’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 ‘그것까지는 제가 알지 못한다.’고 한 답변에 비추어, 위 범행이 추행행위에 해당한다는 것 및 당시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을 갖게 할 만큼 증명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을 종합하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 강제추행죄에서의 추행행위 해당 여부와 추행의 범의 및 유죄의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에 포함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의 정도 / ‘추행’의 의미 및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미용업체인 甲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甲 회사의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乙(여, 27세)을 비롯한 직원들과 노래방에서 회식을 하던 중 乙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 후 갑자기 乙의 볼에 입을 맞추고, 이에 乙이 ‘하지 마세요’라고 하였음에도 계속하여 오른손으로 乙의 오른쪽 허벅지를 쓰다듬어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었는데, 원심이 공소사실 전부를 무죄로 판단한 사안에서,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乙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로 인한 강제추행 부분에 대하여도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기습추행 내지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된다. 특히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는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기만 하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피해자의 옷 위로 엉덩이나 가슴을 쓰다듬는 행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어깨를 주무르는 행위, 교사가 여중생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면서 비비는 행위나 여중생의 귀를 쓸어 만지는 행위 등에 대하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이루어져 기습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나아가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2] 미용업체인 甲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甲 회사의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乙(여, 27세)을 비롯한 직원들과 노래방에서 회식을 하던 중 乙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 후 귓속말로 ‘일하는 것 어렵지 않냐. 힘든 것 있으면 말하라’고 하면서 갑자기 乙의 볼에 입을 맞추고, 이에 乙이 ‘하지 마세요’라고 하였음에도 계속하여 ‘괜찮다. 힘든 것 있으면 말해라. 무슨 일이든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하면서 오른손으로 乙의 오른쪽 허벅지를 쓰다듬어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었는데, 원심이 공소사실 전부를 무죄로 판단한 사안에서,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乙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로 인한 강제추행 부분에 대하여는, 乙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인이 자신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증인들의 진술 역시 피고인이 乙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장면을 목격하였다는 취지로서 乙의 진술에 부합하는 점, 여성인 乙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부위인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는 乙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인 한 乙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할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추행행위라고 보아야 하는 점, 원심은 무죄의 근거로서 피고인이 乙의 허벅지를 쓰다듬던 당시 乙이 즉시 피고인에게 항의하거나 반발하는 등의 거부의사를 밝히는 대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는 점을 중시한 것으로 보이나, 성범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위 사정만으로는 강제추행죄의 성립이 부정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할 때 기습추행으로 인한 강제추행죄의 성립을 부정적으로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피고인이 저지른 행위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였다는 乙 진술의 신빙성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만한 사정도 없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이 부분에 대하여도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기습추행 내지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