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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사례분석] 만취 피해자 준강제추행의 재판 대응: 심신상실 입증과 보복 금지 합의 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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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만취 피해자 준강제추행의 재판 대응: 심신상실 입증과 보복 금지 합의 조항
[사례분석] 만취 피해자 준강제추행의 재판 대응: 심신상실 입증과 보복 금지 합의 조항


<핵심 요약>

술에 취해 잠이 든 피해자가 그날 처음 만난 사람의 차량에서 준강제추행 피해를 입은 사건이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만나 차량에 탄 경위를 기억하지 못했으므로 잠에서 깬 직후의 신고 정황도 심신상실 상태를 판단할 자료가 된다. 피해자 측은 재판 단계에서 소송기록을 열람·등사하고 공판기일에 의견을 진술하였으며, 보복 금지 조항이 포함된 합의가 성립하였음에도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되었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잠든 사이 벌어진 추행과 재판 회부의 경과

 

피해자는 직장 동료와 술을 마신 뒤 취기를 가라앉히려 근처 공원에 앉아 있었다. 그날 처음 마주친 가해자는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피해자를 자신의 차량에 태웠다.

 

차에 오른 피해자는 취기를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었고, 가해자는 잠든 피해자를 껴안고 볼에 입을 맞추었다. 낯선 촉감에 잠에서 깬 피해자는 곧바로 차에서 내려 경찰에 신고하였다.

 

가해자는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고, 피해자는 홀로 경찰 조사에 응하며 대응하던 중 사건이 재판에 넘겨졌다는 검찰청의 통지를 받았다. 피해자를 위한 국선변호사가 선정되어 있었으나 실질적인 조력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해자가 확보한 사건 기록은 하나도 없었다.

 

그 무렵 피고인 측 변호인을 통해 합의 요청이 반복되고 있었으나, 피해자는 합의보다 향후의 보복 가능성을 더 크게 우려하고 있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피해를 입은 데다 가해자를 만나 차량에 탄 경위를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 피해자의 부담을 키웠고, 피해자는 재판 단계에서 변호사를 선임하여 대응에 나섰다.

 

2. 기억의 공백과 절차 참여·합의의 쟁점

 

  • 가. 만남과 차량 탑승 경위를 기억하지 못하는 피해자에 대한 준강제추행의 성립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거나 추행한 사람을 그 행위 태양에 따라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추행에 그친 이 사건에는 강제추행죄를 정한 형법 제298조의 예가 적용된다. 피해자가 사건 전후의 일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정만으로 심신상실이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기억만 형성되지 않았을 뿐 의식은 있었다는 반박도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만남의 경위와 차량 탑승 정황, 잠에서 깬 직후의 반응처럼 피해자의 기억 바깥에 남은 자료가 판단의 중심에 놓인다.

 

  • 나. 잠든 피해자에 대한 신체 접촉의 추행 해당성과 추행의 고의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의 외형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당사자의 관계와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과 주위의 객관적 상황을 함께 보아 판단된다. 이 사건에서는 그날 처음 만난 사람이 잠든 상대를 껴안고 볼에 입을 맞춘 행위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었다. 행위자에게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과 그 상태를 이용한다는 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여 그 부분이 더 다투어지지 않았다.

 

  • 다. 재판이 시작된 뒤 피해자 측이 기록을 확보하고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근거

    피해자는 형사절차의 당사자가 아니며, 이 사건에서도 공소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재판이 시작되었다. 사건의 내용과 피고인의 주장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합의 여부를 정할 근거도, 재판부에 전달할 의견을 정리할 기초도 마련되지 않는다. 그래서 피해자 측이 어떤 조항에 근거하여 소송계속 중인 기록을 열람·등사하고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지가 실질적인 쟁점이 된다.

 

  • 라. Q: 피고인 측이 합의를 거듭 요청할 때 피해자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가?

    합의금의 액수와 함께 합의 이후의 안전을 위한 보호 조건이 충분한지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합의는 형을 정할 때 범행 후의 정황으로 참작될 수 있어 피고인 측이 거듭 요청할 수 있다. 피해자에게는 피해 회복과 향후 안전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절차이다. 사전에 아무런 관계가 없던 사람에게 피해를 입은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향후 보복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였으므로, 보복 금지 등 피해자 보호 조항을 합의서에 문서로 남길 수 있는지가 판단의 핵심이 된다.
     

3. 심신상실 판단과 합의 후 양형의 법리

 

  • 가. 만남의 경위와 신고 직후의 정황에 근거한 심신상실 상태의 판단

    대법원은 음주 후 준강간이나 준강제추행 피해를 호소한 사건에서 기억만 형성되지 않은 알코올 블랙아웃과 수면 등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를 구별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나아가 판단에 고려할 사정으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과 평소 주량을 들었다. 여기에 폐쇄회로 텔레비전이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의 상태와 언동, 당사자의 관계와 만나게 된 경위 등을 더하여, 이러한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만취한 초면의 피해자를 차량에 태운 경위나 잠에서 깬 직후 곧바로 하차하여 신고에 이른 흐름도 이러한 사정에 해당한다.

 

  • 나. 범행 전후의 정황을 통한 추행 해당성과 추행 고의의 판단

    강제추행죄를 판단한 대법원 2024. 8. 1. 선고 2024도3061 판결은 추행 여부를 당사자의 관계, 행위 경위·태양과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고, 추행의 범의가 증명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 측은 피고인이 만취한 초면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하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는 점을 재판부에 전달하였고,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서 추행과 준강제추행의 고의는 더 다투어지지 않았다.

 

  • 다. 소송기록 열람·등사의 허가와 공판기일에서의 의견진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제3항은 피해자를 위하여 선임된 변호사가 공판절차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나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294조의4는 피해자 본인이나 그로부터 위임을 받은 변호사가 소송기록의 열람·등사를 재판장에게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제294조의2 제1항은 피해자등의 신청이 있으면 그를 증인으로 신문하도록 하되 이미 충분히 진술한 경우 등의 예외를 둔다. 같은 조 제2항은 그 신문에서 피해의 정도와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 그 밖에 사건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도록 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도 피해자 측은 재판부와 관할 검찰청에 열람·등사를 신청하여 공소장과 증거목록, 진술조서 등 수사기록을 확보하였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의견을 진술하였다.

 

  • 라. Q: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지면 성범죄 피고인은 실형을 피할 수 있는가?

    형법 제299조의 준강제추행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더라도 국가의 형벌권 행사가 중단되지 않고 합의는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의 조건 가운데 범행 후의 정황으로 참작될 뿐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측은 피해자가 요구한 보호 조항을 모두 수용하고 향후 어떠한 보복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하였으며, 선고기일 직전 1,000만 원에 합의가 성립하였다. 그럼에도 법원은 동종 전과가 있고 장시간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정황이 확인되어 죄질이 무겁다고 보아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였다. 여기에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과 5년의 취업제한 명령을 함께 선고하였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

 

① 성폭력범죄의 피해자 및 그 법정대리인(이하 “피해자등”이라 한다)은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등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③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 증거보전절차, 공판준비기일 및 공판절차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절차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④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증거보전 후 관계 서류나 증거물,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나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

 

⑤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등의 대리가 허용될 수 있는 모든 소송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

 

⑥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 다만, 19세미만피해자등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에는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야 한다.

<개정 2023. 7. 11 .>

 

형사소송법 제294조의 2 (피해자등의 진술권)

 

① 법원은 범죄로 인한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배우자ㆍ직계친족ㆍ형제자매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피해자등”이라 한다)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그 피해자등을 증인으로 신문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07. 6. 1 .>

1. 삭제

<2007. 6. 1 .>

2. 피해자등 이미 당해 사건에 관하여 공판절차에서 충분히 진술하여 다시 진술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3. 피해자등의 진술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하게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경우

 

② 법원은 제1항에 따라 피해자등을 신문하는 경우 피해의 정도 및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  그 밖에 당해 사건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개정 2007. 6. 1 .>

 

③ 법원은 동일한 범죄사실에서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청인이 여러 명인 경우에는 진술할 자의 수를 제한할 수 있다.

<개정 2007. 6. 1 .>

 

④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청인이 출석통지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본다.

<개정 2007. 6. 1 .>

[본조신설 1987. 11. 28.][제목개정 2007. 6. 1.]

 

형사소송법 제294조의 4 (피해자 등의 공판기록 열람ㆍ등사)

 

① 소송계속 중인 사건의 피해자(피해자가 사망하거나 그 심신에 중대한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그 배우자ㆍ직계친족 및 형제자매를 포함한다), 피해자 본인의 법정대리인 또는 이들로부터 위임을 받은 피해자 본인의 배우자ㆍ직계친족ㆍ형제자매ㆍ변호사는 소송기록의 열람 또는 등사를 재판장에게 신청할 수 있다.

 

② 재판장은 제1항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그 취지를 통지하여야 한다.

 

③ 재판장은 피해자 등의 권리구제 또는 제294조의2에 따른 진술권 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소송기록의 열람 또는 등사를 허가하여야 한다. 다만, 제59조의2제2항제2호부터 제6호까지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또는 심리의 상황을 고려하여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열람 또는 등사를 허가하지 아니할 수 있다.

<개정 2025. 3. 18 .>

 

④ 재판장이 제3항에 따라 등사를 허가하는 경우에는 등사한 소송기록의 사용목적을 제한하거나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조건을 붙일 수 있다.

 

⑤ 재판장이 열람 또는 등사를 허가하지 아니하거나 사용 목적의 제한 또는 조건을 붙여 허가하는 경우에는 열람 또는 등사를 신청한 자에게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이유를 통지하여야 한다.

<신설 2025. 3. 18 .>

 

⑥ 제1항에 따라 소송기록을 열람 또는 등사한 자는 열람 또는 등사에 의하여 알게 된 사항을 사용함에 있어서 부당히 관계인의 명예나 생활의 평온을 해하거나 수사와 재판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

<개정 2025. 3. 18 .>

 

⑦ 제3항 및 제4항에 관한 재판에 대하여는 불복할 수 없다.

<개정 2025. 3. 18 .>

[본조신설 2007. 6. 1.]

 

형법 제51조 (양형의 조건)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판시사항

[2]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의 의미 및 의식상실(passing out)과의 구별 /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2]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준강제추행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3] (전략) (나)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당하였음을 호소한 피해자의 경우,  범행 당시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에 비하여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성적 행위 역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

 

(중략)

 

(라) 따라서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또한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24. 8. 1. 선고 2024도3061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의 의미 및 어떠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 강제추행죄의 죄수 및 강제추행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행위와 그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을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및 추행의 범의에 대한 증명이 부족한 경우, 강제추행죄의 유죄로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강제추행죄에서의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떠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강제추행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위마다 1개의 범죄가 성립하고, 강제추행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행위 및 그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어야 한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추행의 범의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죄의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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