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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사례분석] 두 번째 만남의 강간미수와 기습 형사공탁: 실행의 착수와 공탁을 넘어선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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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두 번째 만남의 강간미수와 기습 형사공탁: 실행의 착수와 공탁을 넘어선 실형
[사례분석] 두 번째 만남의 강간미수와 기습 형사공탁: 실행의 착수와 공탁을 넘어선 실형


<핵심 요약>

모임에서 알게 된 가해자가 두 번째 만남에서 피해자를 제압하고 옷을 벗기며 성관계를 시도한 강간미수 사건이다. 피해자는 위험을 느낀 순간부터 녹음을 하였고, 피고인이 재판 중 3,000만 원을 형사공탁하자 수령 의사가 없다는 뜻과 엄벌 의지를 재판부에 다시 전하였다. 재판부는 공탁과 수령 거부를 선고 이유에서 언급하며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을 함께 명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두 번째 만남에서 돌변한 가해자와 강간 시도의 경위

 

피해자와 가해자는 모임에서 처음 알게 된 사이였고, 첫 만남에서 가해자는 친절하고 예의 바른 태도를 보였다. 두 번째 만남의 술자리가 끝나갈 무렵 가해자는 고압적이고 날카로운 태도로 바뀌었고, 자신의 집에서 2차를 하자는 제안을 피해자가 거절하자 왜 자신을 의심하느냐며 피해자를 몰아갔다. 피해자는 잠시 집 구경만 하고 나오면 괜찮겠다고 판단해 가해자의 집에 갔다.

 

가해자는 교제를 제안하였다가 거절당하자 신체 접촉을 시도하며 기습적으로 입을 맞추었고, 두려움을 느낀 피해자는 휴대전화로 녹음을 시작하였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몸 위에 올라타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성관계를 시도하였으며, 피해자가 비키라고 소리치자 때리려 하는 등 공포감을 조성하며 옷을 벗겼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세게 밀치고 옷을 입은 뒤 가까스로 집을 빠져나왔고,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자 고소를 결심하였다. 고소장은 주위적 죄명을 강간미수, 예비적 죄명을 강제추행으로 하여 작성되었고, 가해자가 무죄를 주장하였으나 검찰은 불구속 구공판 결정을 하였다.

 

2. 강간미수의 성립과 기습 형사공탁을 둘러싼 쟁점

 

  • 가. 피해자를 제압하고 옷을 벗긴 행위에서 강간의 실행에 착수하였는지

    가해자는 피해자의 몸 위에 올라타 움직이지 못하게 한 채 성관계를 시도하였고, 때리려 하는 등 공포감을 조성하며 옷을 벗겼다. 간음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어느 시점에 강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폭행이 강간죄의 폭행에 이르는지가 문제되었다.

 

  • 나. 현장 녹음이 피해자 진술을 뒷받침하는지

    피해자는 두려움을 느낀 순간부터 휴대전화로 녹음을 하였고, 녹취록에는 제압과 추행, 다섯 차례에 걸친 저항과 탈출의 경위가 담겼다. 가해자가 무죄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 녹음과 피해자 진술이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 다. Q: 피해자가 거부하는데도 한 형사공탁이 감형 사유가 되는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한 뒤 합의를 제안하였으나 피해자는 합의 의사가 없고 공탁하더라도 수령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3,000만 원을 형사공탁하였으므로, 피해자가 수령을 거부한 공탁을 양형에서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다투어졌다.

 

  • 라. 실형과 함께 성폭력 치료강의를 명할 수 있는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공탁까지 하였지만, 피해자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엄벌만을 바랐다. 이러한 사정에서 형의 집행을 유예하지 않고 실형을 선고할지, 성폭력 치료강의를 어떤 명령으로 함께 명할지가 판단 대상이 되었다.
     

3. 강간의 실행 착수와 공탁의 양형 평가에 관한 법리

 

  • 가. 간음하려고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을 개시하면 실행의 착수가 있다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제300조는 제297조의 미수범을 처벌한다. 대법원 2000. 6. 9. 선고 2000도1253 판결은 강간죄의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한다고 보았다. 그 정도는 폭행 및 협박의 내용과 정도,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하였다. 같은 판결은 간음하기 위하여 그러한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에 실행의 착수가 있고, 실제로 피해자의 항거가 불능하게 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되어야만 착수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제압하고 때리려 하며 옷을 벗겼고, 재판부는 강간미수죄를 인정하였다.

 

  • 나. 주요 부분이 일관된 피해자 진술은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피해자 진술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으면 그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피해자 측은 녹취록을 토대로 가해자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압한 뒤 추행한 점, 다섯 차례 저항하자 때리려 한 점, 옷까지 벗겨진 뒤 가까스로 탈출한 점을 하나하나 짚었다. 가해자는 수사 단계에서 무죄를 주장하였으나 기소 뒤 공소사실을 인정하였다.

 

  • 다. 형사공탁은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을 때의 특례이고 양형은 제반 사정을 참작한다

    공탁법 제5조의2 제1항은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 그 피해자를 위하여 하는 변제공탁을 형사공탁으로 정한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피해자 측은 공탁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수령 의사가 없음을 재판부에 전하고, 피해자에게 진정한 피해 회복은 실형 선고라는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재판부는 선고기일에 피고인이 3,000만 원을 공탁하였으나 피해자가 수령 의사가 없음을 밝히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 라. Q: 공탁을 한 피고인에게도 실형과 함께 성폭력 치료강의를 명할 수 있는가?

    공탁은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의 하나일 뿐이어서, 재판부는 제반 사정을 종합해 실형을 선고할 수 있다.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2항은 유죄판결(선고유예는 제외한다)을 선고하는 경우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을 병과하여야 하되,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병과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수강명령을 형의 집행을 유예할 경우에 그 집행유예기간 내에서 병과하고, 이수명령을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할 경우에 병과하도록 나누어 정한다. 다만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이수명령을 부과받은 경우에는 이수명령을 병과하지 아니한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면서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을 함께 명하였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300조 (미수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및 제299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51조 (양형의 조건)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공탁법 제5조의 2 (형사공탁의 특례)

 

①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 그 피해자를 위하여 하는 변제공탁(이하 “형사공탁”이라 한다)은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할 수 있다.

 

② 형사공탁의 공탁서에는 공탁물의 수령인(이하 이 조에서 “피공탁자”라 한다)의 인적사항을 대신하여 해당 형사사건의 재판이 계속 중인 법원(이하 이 조에서 “법원”이라 한다)과 사건번호, 사건명, 조서, 진술서, 공소장 등에 기재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을 기재하고, 공탁원인사실을 피해 발생시점과 채무의 성질을 특정하는 방식으로 기재할 수 있다.

 

③ 피공탁자에 대한 공탁통지는 공탁관이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고하는 방법으로 갈음할 수 있다.

1. 공탁신청 연월일, 공탁소, 공탁번호, 공탁물, 공탁근거 법령조항

2. 공탁물 수령ㆍ회수와 관련된 사항

3. 그 밖에 대법원규칙으로 정한 사항

 

④ 공탁물 수령을 위한 피공탁자 동일인 확인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이 기재된 법원이나 검찰이 발급한 증명서에 의한다.

1. 사건번호

2. 공탁소, 공탁번호, 공탁물

3. 피공탁자의 성명ㆍ주민등록번호

4. 그 밖에 동일인 확인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

 

⑤ 형사공탁의 공탁서 기재사항, 첨부하여야 할 서면, 공탁신청, 공탁공고 및 공탁물 수령ㆍ회수 절차 등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본조신설 2020. 12. 8.]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형벌과 수강명령 등의 병과)

 

① 법원이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경우에는 1년 동안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할 수 있다. 다만, 성폭력범죄를 범한 「소년법」 제2조에 따른 소년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보호관찰을 명하여야 한다.

 

② 법원이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유죄판결(선고유예는 제외한다)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에는 5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명령(이하 “이수명령”이라 한다)을 병과하여야 한다. 다만,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6. 12. 20 .>

 

③ 성폭력범죄를 범한 자에 대하여 제2항의 수강명령은 형의 집행을 유예할 경우에 그 집행유예기간 내에서 병과하고, 이수명령은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할 경우에 병과한다. 다만, 이수명령은 성폭력범죄자가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의2제1항제4호에 따른 이수명령을 부과받은 경우에는 병과하지 아니한다.

<개정 2016. 12. 20., 2020. 2. 4 .>

 

④ 법원이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에는 제2항에 따른 수강명령 외에 그 집행유예기간 내에서 보호관찰 또는 사회봉사 중 하나 이상의 처분을 병과할 수 있다.

 

⑤ 제2항에 따른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은 형의 집행을 유예할 경우에는 그 집행유예기간 내에, 벌금형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할 경우에는 형 확정일부터 6개월 이내에, 징역형 이상의 실형(實刑)을 선고할 경우에는 형기 내에 각각 집행한다. 다만,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은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1조에 따른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을 부과받은 경우에는 병과하지 아니한다.

<개정 2016. 12. 20 .>

 

⑥ 제2항에 따른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이 벌금형 또는 형의 집행유예와 병과된 경우에는 보호관찰소의 장이 집행하고, 징역형 이상의 실형(치료감호와 징역형 이상의 실형이 병과된 경우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과 병과된 경우에는 교정시설의 장 또는 치료감호시설의 장(이하 “교정시설등의 장”이라 한다)이 집행한다. 다만, 징역형 이상의 실형과 병과된 이수명령을 모두 이행하기 전에 석방 또는 가석방되거나 미결구금일수 산입 등의 사유로 형을 집행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보호관찰소의 장이 남은 이수명령을 집행한다.

<개정 2024. 1. 16 .>

 

⑦ 제2항에 따른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은 다음 각 호의 내용으로 한다.

1. 일탈적 이상행동의 진단ㆍ상담

2. 성에 대한 건전한 이해를 위한 교육

3. 그 밖에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의 재범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

 

⑧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으로서 형의 집행 중에 가석방된 사람은 가석방기간 동안 보호관찰을 받는다. 다만, 가석방을 허가한 행정관청이 보호관찰을 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⑨ 보호관찰, 사회봉사, 수강명령 및 이수명령에 관하여 이 법에서 규정한 사항 외의 사항에 대하여는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을 준용한다.

대법원 2000. 6. 9. 선고 2000도1253 판결

 

판시사항

[1] 강간죄에 있어서의 폭행·협박의 정도 및 그 판단 기준

 

[2] 강간죄의 실행의 착수시기

 

판결요지

[1] 강간죄에 있어서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유형력을 행사한 당해 폭행 및 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이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강간죄는 부녀를 간음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에 그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실제로 그와 같은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하여 피해자의 항거가 불능하게 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되어야만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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