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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사례분석] 동성 간 기습추행의 성립: 신체 접촉의 추행 판단과 뒤늦은 고소의 진술 신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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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동성 간 기습추행의 성립: 신체 접촉의 추행 판단과 뒤늦은 고소의 진술 신빙성
[사례분석] 동성 간 기습추행의 성립: 신체 접촉의 추행 판단과 뒤늦은 고소의 진술 신빙성


<핵심 요약>

같은 동아리의 동성 멤버가 에스컬레이터에서 갑자기 피해자의 신체를 주물러 만진 강제추행 사건이다. 쟁점은 동성 사이의 갑작스러운 접촉이 기습추행에 해당하는지와, CCTV와 목격자가 없고 고소가 늦어진 상황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무엇으로 뒷받침하는지였다. 가해자는 고의를 부인하였으나 경찰은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여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동아리 모임 뒤 에스컬레이터에서 일어난 접촉

 

피해자와 가해자는 같은 동아리 멤버로, 성별이 같았다. 동아리 활동을 마치고 장소를 옮기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던 중 가해자가 갑자기 피해자의 신체를 주물러 만졌다. 당황한 피해자가 술에 취해서 그러는 것이냐고 묻자, 가해자는 술에 취하지 않았어도 만졌을 것이라며 만진 사실을 인정하는 대답을 하였다.

 

피해자는 불쾌하고 수치스러웠지만, 사람들이 동성 간의 장난으로 가볍게 여기거나 모임 분위기를 망칠까 걱정되어 그 자리에서 말을 꺼내지 못하였다. 일주일 동안 혼자 괴로워하던 피해자가 정식으로 사과를 받기 위해 연락하자, 가해자는 변명할 수 없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이 떠올라 힘든 시간을 보냈고, 정기적으로 상담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피해자는 고소를 결심하고 변호사를 선임하였다. 가해자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부인하였지만, 경찰은 가해자의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여 송치 결정을 하였다.

 

2. 동성 간 접촉의 추행 해당성과 진술 신빙성을 둘러싼 다툼

 

  • 가. 갑자기 신체를 만진 행위가 기습추행의 폭행에 해당하는지

    가해자는 사전에 폭행이나 협박을 하지 않고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갑자기 피해자의 신체를 만졌다. 그래서 추행행위 자체가 폭행에 해당하는 기습추행으로 평가되는지 가려져야 하였다. 가해자가 고의를 부인하였으므로, 술에 취하지 않았어도 만졌을 것이라는 가해자의 말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함께 문제되었다.

 

  • 나. Q: 같은 성별 사이의 신체 접촉도 추행이 될 수 있는가?

    피해자는 사람들이 동성 간의 장난으로 가볍게 여길까 걱정하였고, 동성 간의 접촉은 가볍게 판단되기 쉽다는 점도 대비해야 하였다. 그래서 성별이 같다는 사정이 추행의 판단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확인되어야 하였다.

 

  • 다. CCTV와 목격자가 없는 상태에서 뒤늦은 고소의 신빙성

    사건 당일 CCTV와 목격자가 없었고, 피해자는 사건 뒤 시간이 지나서야 고소하였다. 직접 증거가 피해자의 진술뿐인 상황에서 뒤늦게 고소한 경위가 신빙성 판단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확인되어야 하였다.

 

  • 라. 피해자 변호사의 조사 참여와 송치 결정

    피해자는 경찰조사를 두려워하였고, 변호사는 조사 당일 피해자와 함께 입회하였다. 그래서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변호사가 수사기관의 조사에 참여해 할 수 있는 일과 그 한계가 확인되어야 하였다.
     

3. 기습추행의 법리와 신빙성 판단, 송치에 적용된 기준

 

  • 가. 기습추행에서는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으면 힘의 대소강약을 묻지 않는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은 강제추행죄에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기습추행의 폭행행위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일 필요는 없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기만 하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하였다. 같은 판결은 피해자의 옷 위로 신체를 쓰다듬는 행위 등을 기습추행으로 판단한 대법원의 선례들을 함께 들었다. 이 사건 가해자는 에스컬레이터에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갑자기 신체를 주물러 만졌고, 술에 취하지 않았어도 만졌을 것이라며 그 접촉이 우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드러내는 대답을 하였다.

 

  • 나. 추행 여부는 성별을 포함한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은 추행을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추행 해당 여부를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성별은 종합해 고려할 여러 사정 가운데 하나이므로, 행위자와 피해자의 성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추행이 부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는 두 사람이 신체 접촉이 장난스럽고 흔하게 이루어지는 사이가 아니었고, 가해자가 과거 피해자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여러 차례 한 경위도 함께 제시되었다.

 

  • 다.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처한 사정을 고려해 평가하고 진술은 세 요건으로 본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같은 판결은 피해자 등의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어야 한다고 보았다. 여기에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면 그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사건 일주일 뒤 가해자에게 따져 물은 메신저 내역과 지인에게 피해를 알린 내역, 진료 소견서와 상담사실 확인서, 피해자의 일기가 시간 흐름에 따른 심리적 피해를 보여 주는 자료로 제출되었다.

 

  • 라. Q: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변호사는 경찰조사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피해자의 변호사는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지만,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성폭력처벌법 제27조 제1항은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등이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고 정한다. 같은 조 제2항은 그 변호사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등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고 하면서, 조사 도중에는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는 단서를 둔다. 2026년 10월 1일까지 같은 항은 그 참여 대상을 '조사'로만 정하였으나, 2026년 9월 29일 공포된 개정 성폭력처벌법(법률 제21997호)이 10월 2일 시행되면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사실관계 확인이나 면담 또는 조사'로 넓혀졌다. 경찰 조사에 참여하고 그 도중에는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한다는 점은 그대로다. 송치도 같은 날 바뀌었다. 10월 1일까지는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1호에 따라 사법경찰관이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였으나, 같은 개정법으로 신설된 성폭력처벌법 제26조의2는 사법경찰관이 성폭력범죄를 신속히 수사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도록 정한다. 따라서 10월 2일부터 강제추행 같은 성폭력범죄는 경찰의 혐의 판단과 관계없이 모두 검사에게 송치되고, 이 규정은 시행 당시 수사 중인 사건에도 적용된다(부칙 제2조). 이 사건에서 경찰은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여 송치하였고, 이후 검찰의 처분과 재판을 통해 최종 결론이 정해진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①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개정 2026.8.4>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② 사법경찰관은 제1항 각 호의 경우 수사과정에서 생성한 문서와 기록 및 입수한 자료 등의 목록을 작성하여 관계 서류 및 증거물 등과 함께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신설 2026.8.4>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의 2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를 신속히 수사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6. 9. 29.]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부칙 <법률 제21997호, 2026. 9. 29.> 제2조 (적용례)

 

제2조(적용례) 제26조의2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당시 수사 중인 성폭력범죄의 경우에도 적용한다. 이 경우 법률 제21857호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제245조의5제1항제2호 후단의 기간이 경과하지 아니하거나 같은 법 제245조의8제1항에 따라 검사가 재수사요구를 한 경우를 포함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

 

① 성폭력범죄의 피해자 및 그 법정대리인(이하 “피해자등”이라 한다)은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등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나 면담 또는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사실관계 확인이나 면담 또는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개정 2026. 9. 29 .>

 

③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 증거보전절차, 공판준비기일 및 공판절차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절차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④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증거보전 후 관계 서류나 증거물,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나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

 

⑤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등의 대리가 허용될 수 있는 모든 소송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

 

⑥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 다만, 19세미만피해자등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에는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야 한다.

<개정 2023. 7. 11 .>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에 포함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의 정도 / ‘추행’의 의미 및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1]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된다. 특히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는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기만 하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피해자의 옷 위로 엉덩이나 가슴을 쓰다듬는 행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어깨를 주무르는 행위, 교사가 여중생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면서 비비는 행위나 여중생의 귀를 쓸어 만지는 행위 등에 대하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이루어져 기습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나아가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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