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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사례분석] 동성 간 강제추행의 성립: 성별과 무관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의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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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동성 간 강제추행의 성립: 성별과 무관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의 판단
[사례분석] 동성 간 강제추행의 성립: 성별과 무관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의 판단


<핵심 요약>

술자리에서 처음 합석한 동성 외국인 유학생이 잠든 피해자의 신체를 만지고 입을 맞춘 강제추행 사건이다. 피해자가 여러 차례 분명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접촉은 가슴에서 입맞춤, 속옷 안으로 손을 넣어 음부를 만지는 행위까지 이어졌다. 사건 직후의 상담 기록과 세탁하지 않고 보관한 의류가 진술을 뒷받침하여 사법경찰관은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고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처음 합석한 자리에서 비롯된 사건의 경위

 

피해자는 사건 당일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던 중 가해자 일행의 제안으로 합석하게 되었다. 가해자는 자신을 한국에서 공부 중인 유학생이라고 소개하였고, 피해자는 동성인 외국인 친구를 만났다고 여겨 함께 자리를 이어 갔다.

 

이후 일행이 다 같이 가해자의 집으로 옮겨 술을 마시다 하나둘 잠에 들었다. 가해자가 편하게 침대에서 같이 자도 된다고 하자 피해자는 별다른 의심 없이 가해자 옆에 누워 잠들었다.

 

피해자는 누군가의 손길에 잠에서 깼고, 가해자는 잠든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며 입을 맞추고 있었다. 피해자가 하지 마, 그만해라고 여러 차례 분명하게 말하며 거부하였음에도 가해자는 피해자의 속옷 안으로 손을 넣어 음부를 만졌고, 피해자는 곧바로 가해자의 집을 빠져나왔다.

 

피해자는 동성에게 강제추행을 당하였다는 사실 자체로 극심한 수치심과 혼란을 겪었고, 사건 직후 형사 고소를 결심하였다. 형사소송법 제223조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고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이 사건 수사는 그 고소로 시작되었다.

 

2. 성별과 접촉의 경위를 둘러싼 강제추행 성립의 다툼

 

  • 가. 성별과 무관하게 성립하는 강제추행의 구성요건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조문이 정한 객체는 부녀가 아니라 사람이므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별은 구성요건에 들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동성 사이의 접촉이라는 사정이 추행의 성립을 좌우할 수 있는지가 이 사건에서 먼저 확인되어야 했다.

 

  • 나. 잠든 상태에서 시작되어 거부 이후에도 이어진 접촉의 평가

    접촉은 피해자가 잠든 사이 가슴을 만지고 입을 맞추는 행위로 시작되었고, 피해자가 깨어 분명하게 거부한 뒤에도 속옷 안으로 손을 넣는 행위로 이어졌다. 이때 추행에 앞선 별도의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다. 그래서 폭행행위 자체가 곧 추행이 되는 경우에 요구되는 유형력의 정도가 무엇인지, 거부 의사 이후의 접촉이 어떤 무게를 갖는지가 다투어졌다.

 

  • 다. Q: 장난이나 친근감의 표현이라는 주장은 어떻게 평가되는가?

    동성 사이의 강제추행에서 가해자는 자신의 행위를 장난이나 친근감의 표현으로 설명하며 범행을 축소하려는 경우가 있다. 이 사건에서 두 사람은 사건 당일 처음 만난 사이로 사적 친분이나 감정 교류가 없었다. 성적 동기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사정이 추행의 고의를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지가 정면으로 문제되었다.

 

  • 라. 직접 증거가 없는 사건에서 진술을 뒷받침하는 정황

    이 사건은 가해자의 주거지에서 벌어져 폐쇄회로 텔레비전과 같은 직접 증거가 없었다. 피해자는 피해 직후 지인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여성긴급전화 1366과 해바라기센터에 연이어 상담을 진행하였으며, 사건 당시 착용하였던 옷과 속옷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다.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2항에 따라 수사기관이 위촉할 수 있는 감정을 포함해, 이러한 사정이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서 어떤 자격으로 평가되는지가 마지막 쟁점이 되었다.
     

3. 성별을 묻지 않는 추행 판단과 정황증거의 평가

 

  • 가. 사람에 대한 추행으로 규정된 형법 제298조의 문언

    형법 제298조1995년 개정으로 객체를 사람으로 정하고 있어 피해자의 성별을 구성요건으로 삼지 않는다. 대법원 2025. 6. 5. 선고 2022도9676 판결은 추행을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 정의에도 성별을 가르는 요소는 없으므로, 동성 사이의 접촉이라는 사정만으로 추행의 성립이 부정되지 않는다.

 

  • 나. 거부 의사에도 이어진 유형력 행사의 의미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도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인 기습추행에서는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으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판시하였다. 하지 마, 그만해라는 명시적인 거부가 있은 뒤에도 접촉이 이어졌다면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라는 점은 더 분명해진다. 한편 잠든 사이에 시작된 가슴 접촉과 입맞춤은 형법 제299조가 정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한 추행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그 상태를 이용한 것인지, 아니면 각성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유형력을 행사한 것인지에 따라 형법 제298조와 제299조 가운데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가 갈린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곧 깨어나 거부 의사를 밝힌 뒤에도 접촉이 이어졌고, 수사는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 혐의로 진행되었다.

 

  • 다. Q: 성적 동기가 드러나지 않으면 추행의 고의가 부정되는가?

    부정되지 않는다. 대법원 2025. 6. 5. 선고 2022도9676 판결은 강제추행죄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고의만으로 충분하고, 그 외에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어떤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신중히 결정된다.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은 피해자의 의사와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을 그 판단 요소로 들었다. 처음 만난 사이에서 잠든 상태를 이용해 시작되어 거부 이후에도 확대된 접촉은 이 기준에 비추어 장난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 라. 피해 직후의 정황과 보관된 자료의 증명력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사실의 인정이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정하며, 제308조는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긴다. 두 조항은 법원이 재판에서 범죄사실을 인정할 때의 기준이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성폭력 피해상담과 치료, 법률상담등 연계, 수사지원, 그 밖에 피해구제를 위한 지원업무를 종합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통합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고 정한다. 같은 조 제3항은 통합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는 자가 해바라기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피해 직후의 상담 기록과 세탁하지 않고 보관한 의류는 이 사건에서 진술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되었다. 수사 단계의 기준은 이와 달라, 사법경찰관은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1호에 따라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였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형사소송법 제223조 (고소권자)

 

범죄로 인한 피해자는 고소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3자의 출석요구 등)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아닌 자의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들을 수 있다. 이 경우 그의 동의를 받아 영상녹화할 수 있다.

 

②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감정ㆍ통역 또는 번역을 위촉할 수 있다.

 

③ 제163조의2제1항부터 제3항까지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범죄로 인한 피해자를 조사하는 경우에 준용한다.

[전문개정 2007. 6. 1.]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5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0. 2. 4.]

 

형사소송법 제307조 (증거재판주의)

 

①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②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

[전문개정 2007. 6. 1.]

 

형사소송법 제308조 (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피해자를 위한 통합지원센터의 설치ㆍ운영)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성폭력 피해상담, 치료, 제7조의2제2항에 따른 기관에 법률상담등 연계, 수사지원, 그 밖에 피해구제를 위한 지원업무를 종합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성폭력피해자통합지원센터(이하 “통합지원센터”라 한다)를 설치ㆍ운영할 수 있다.

<개정 2015. 12. 1 .>

 

②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 또는 단체로 하여금 통합지원센터를 설치ㆍ운영하게 할 수 있다.

 

③ 통합지원센터를 설치ㆍ운영하는 자는 “성폭력피해자통합지원센터”라는 명칭 대신 “해바라기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신설 2026. 5. 12 .>

 

④ 통합지원센터에 두는 상담원 등 종사자의 수 등에 필요한 사항은 성평등가족부령으로 정한다.

<개정 2025. 10. 1., 2026. 5. 12 .>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한 종래 대법원의 입장 및 변경 필요성 /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가) 형법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은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규정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하여 이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폭행행위 자체가 곧바로 추행에 해당하는 경우(이른바 기습추행형)에는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판시하는 한편, 폭행 또는 협박이 추행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그 수단으로 행해진 경우(이른바 폭행·협박 선행형)에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요구된다고 판시하여 왔다(이하 폭행·협박 선행형 관련 판례 법리를 ‘종래의 판례 법리’라 한다).

 

(나) 강제추행죄의 범죄구성요건과 보호법익, 종래의 판례 법리의 문제점, 성폭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판례 법리와 재판 실무의 변화에 따라 해석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성 등에 비추어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는 다시 정의될 필요가 있다.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중략)

 

(다) 요컨대,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의 신체에 대해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여 상대방을 추행한 경우에 성립한다. 어떠한 행위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의 목적과 의도, 구체적인 행위태양과 내용, 행위의 경위와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자와 상대방과의 관계, 그 행위가 상대방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후략)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에 포함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의 정도 / ‘추행’의 의미 및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1]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된다.  특히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는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기만 하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피해자의 옷 위로 엉덩이나 가슴을 쓰다듬는 행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어깨를 주무르는 행위, 교사가 여중생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면서 비비는 행위나 여중생의 귀를 쓸어 만지는 행위 등에 대하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이루어져 기습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나아가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중략)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중략)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대법원 2025. 6. 5. 선고 2022도9676 판결

 

판시사항

[1]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성폭력 사건에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

 

[2] 추행의 의미 및 강제추행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 하는지 여부(소극) (후략)

 

판결요지

[1]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성폭력 사건에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그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는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진술 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고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나 사정과 모순되지는 않는지 또는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강제추행죄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고의만으로 충분하고, 그 외에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후략)

최근 작성일시: 2026년 9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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