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분석] 유년기 친족 유사강간의 30년 뒤 손해배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과 장기소멸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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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10살 무렵 명절 가족 모임에서 17살 사촌 오빠에게 유사강간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약 30년 뒤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형사 공소시효가 이미 만료된 상태에서 가해자가 소멸시효를 주장하였으므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일을 손해가 현실화된 때로 보아 시효를 다시 셀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진료기록을 근거로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하여, 피고에게 2,140만 원과 사건 발생일부터의 법정이자를 지급하도록 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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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절 가족 모임의 피해와 30년 뒤 소송에 이른 경위
피해자는 어린 시절 친척인 사촌 오빠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 사건 당시 피해자는 열 살, 가해자는 열일곱 살이었으며, 가해자는 명절을 맞아 온 가족이 모인 날 방에서 잠들어 있던 피해자에게 유사강간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너무 어렸던 피해자는 자신이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였다.
시간이 흐른 뒤 비로소 피해 사실을 깨달았으나, 피해자는 자신으로 인해 가족 간의 관계가 무너질까 두려워 말을 꺼내지 못한 채 수십 년간 홀로 고통을 겪었다. 소송을 준비할 무렵 피해자는 약 5년 전부터 정신과 상담을 이어 오고 있었고, 최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다.
수십 년이 지난 어느 날 피해자는 가해자가 과거 피해 당시의 자신과 비슷한 나이 또래인 딸과 함께 가족 모임에 참석한 모습을 목격하고, 묻어 두었던 기억이 한꺼번에 떠올라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이미 형사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형사절차를 진행할 수 없었으므로, 피해자는 원고로서 가해자를 피고로 삼아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2. 오래된 성범죄 손해배상의 소멸시효와 증명의 쟁점
3. 진단일 기준의 시효 판단과 손해배상의 인정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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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②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전항과 같다.
③ 미성년자가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그 밖의 성적(性的) 침해를 당한 경우에 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그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진행되지 아니한다. <신설 2020. 10. 20 .> [단순위헌, 2014헌바148, 2018. 8. 30.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766조 제2항 중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호, 제4호에 규정된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당사자 본인을 신문할 수 있다. 이 경우 당사자에게 선서를 하게 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9다297137 판결
판시사항 [1]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의 경우, 민법 제766조 제2항에서 정한 장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의 의미 및 ‘객관적ㆍ구체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소멸시효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
[2] 성범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나타난 경우,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인정함에 있어서 법원이 고려할 사항
[3] 甲이 초등학교 재학 중 테니스 코치 乙로부터 성폭행을 당하였는데, 약 15년 후 甲이 乙과 우연히 마주쳤고 성폭력 피해 기억이 떠오르는 충격을 받아 3일간의 기억을 잃고 빈번한 악몽, 불안, 분노 등을 겪으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게 되어, 乙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甲이 전문가로부터 성범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발현되었다는 진단을 받은 때 비로소 불법행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손해 발생이 현실적인 것이 되었고, 이때부터 민법 제766조 제2항에 의한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766조 제2항에 의하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가해행위와 이로 인한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경우, 위와 같은 장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은 객관적ㆍ구체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 즉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할 수 있을 때를 의미하고, 그 발생시기에 대한 증명책임은 소멸시효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2] 성범죄 피해의 영향은 피해자의 나이, 환경, 피해 정도, 가해자와의 관계, 피해자의 개인적인 성향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그 양상, 강도가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는 범죄, 전쟁, 자연재해 등 심각한 외상을 경험한 후에 나타나는 정신병리학적 반응으로서, 보통 외상 후 짧게는 1주에서 3개월 이내에 증상이 시작되지만 길게는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30년이 걸리기도 하며, 진단기준 이하로 관해(寬解)되었던 증상이 재발하거나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증상들이 사건 직후에 발생하더라도 외상 사건으로부터 적어도 6개월 이후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진단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지연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한다. 성범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뒤늦게 나타나거나, 성범죄 직후 일부 증상들이 발생하더라도 당시에는 장차 증상이 어느 정도로 진행되고 그것이 고착화되어 질환으로 진단될 수 있을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성범죄 당시나 일부 증상의 발생일을 일률적으로 손해가 현실화된 시점으로 보게 되면, 피해자는 당시에는 장래의 손해 발생 여부가 불확실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고, 장래 손해가 발생한 시점에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특히 피해자가 피해 당시 아동이었거나 가해자와 친족관계를 비롯한 피보호관계에 있었던 경우 등 특수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 인지적ㆍ심리적ㆍ관계적 특성에 비추어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 법원은 전문가로부터 성범죄로 인한 정신적 질환이 발현되었다는 진단을 받기 전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3] 甲이 초등학교 재학 중 테니스 코치 乙로부터 성폭행을 당하였는데, 약 15년 후 甲이 乙과 우연히 마주쳤고 성폭력 피해 기억이 떠오르는 충격을 받아 3일간의 기억을 잃고 빈번한 악몽, 불안, 분노 등을 겪으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게 되어, 乙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성폭행 당시 甲의 나이, 乙과의 인적 관계, 甲이 성인이 되어 乙을 우연히 만나기 전과 후에 겪은 정신적 고통의 현저한 차이 및 그에 따른 치료 여부나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甲이 성인이 되어 乙을 우연히 만나기 전까지는 잠재적ㆍ부동적인 상태에 있었던 손해가 乙을 만나 정신적 고통이 심화되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음으로써 객관적ㆍ구체적으로 발생하여 현실화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甲이 전문가로부터 성범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발현되었다는 진단을 받은 때 비로소 불법행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손해 발생이 현실적인 것이 되었고, 이때부터 민법 제766조 제2항에 의한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다43165 판결
판시사항 [1] 공익근무요원의 지위, 복무사항 및 복무형태, 지휘·감독관계에 비추어, 복무기관장이나 담당공무원에게 그 기관에 소속된 공익근무요원들의 소속 기관 내에서 복무활동과 관련하여 이들 상호간에 상하 위계질서를 바로잡는다는 명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구타 등의 폭력사고를 방지할 감독의무가 있음에도 복무기관장이나 담당공무원이 이와 같은 감독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로 공익근무요원들 간의 구타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그로 인한 손해에 대한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2] 과실상계 사유에 대한 사실인정과 비율확정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인지 여부(적극)
[3]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수액 결정이 사실심 법원의 직권에 속하는 재량 사항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공익근무요원의 지위, 복무사항 및 복무형태, 지휘·감독관계에 비추어, 복무기관장이나 담당공무원에게 그 기관에 소속된 공익근무요원들의 소속 기관 내에서 복무활동과 관련하여 이들 상호간에 상하 위계질서를 바로잡는다는 명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구타 등의 폭력사고를 방지할 감독의무가 있음에도 복무기관장이나 담당공무원이 이와 같은 감독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로 공익근무요원들 간의 구타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그로 인한 손해에 대한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당연히 이를 참작하여야 할 것이나,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
[3]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는 사실심 법원이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이를 확정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