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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사례분석] 합동절도 소년보호사건의 심리불개시결정: 경찰조사 진술과 학교폭력 명예훼손의 공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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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합동절도 소년보호사건의 심리불개시결정: 경찰조사 진술과 학교폭력 명예훼손의 공연성
[사례분석] 합동절도 소년보호사건의 심리불개시결정: 경찰조사 진술과 학교폭력 명예훼손의 공연성


<핵심 요약>

경기도의 중학교 2학년 학생은 친구가 동네 슈퍼에서 담배 4갑을 훔칠 때 현장 부근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합동절도(특수절도)로 소년부에 송치되었다. 경찰 조사에서 다른 친구가 시켰다고 진술한 것이 그 친구 측의 학교폭력(명예훼손) 신고로 이어지면서, 경찰조사실 진술에 명예훼손의 공연성이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조치 없음'을 결정하였고, 가정법원 소년부는 소년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심리불개시결정을 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중학생 담배 절도가 두 절차로 이어진 경위

 

경기도 소재 중학교 2학년 A는 2025년 5월 말 심야에 친구들과 어울리던 중 친구 B가 동네 슈퍼에서 담배 4갑(시가 약 1만 8천 원 상당)을 절취한 사건에 연루되었다. 실제로 물건을 가져간 사람은 B였으나, 수사기관은 A를 포함한 여러 학생이 현장 부근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이를 형법 제331조 제2항의 합동절도(특수절도)로 의율하였다. 해당 사건은 소년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되었다.

 

분쟁은 경찰 조사 과정을 거치며 확대되었다. A가 2025년 7월 경찰 조사에서 친구 C가 훔치라고 시켰다는 취지로 진술하자, C 측은 이를 허위진술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학교폭력으로 신고하였다. 반면 C가 다른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A가 시킨 것으로 하자'는 취지로 말한 정황도 함께 확인되었다.

 

이로써 A는 가정법원의 소년보호사건과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심의라는 2가지 절차를 동시에 거치게 되었다. 보조인은 소년보호사건에서는 비행의 경미성과 보호자의 감독 의지를, 심의위원회에서는 경찰조사실 진술에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각각 논증하였다. 이후 심의위원회가 '조치 없음'을 결정하자 상대방 측이 교육청 행정심판을 청구하였고, A는 행정심판법 제20조에 따른 심판참가로 대응하고 있다.

 

2. 심리불개시 요건과 수사 진술의 명예훼손 여부

 

  • 가. 소년부 판사가 심리를 개시하지 않는 결정의 요건

    소년법 제4조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죄를 범한 소년은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한다. 같은 법 제19조 제1항에 의하면 소년부 판사는 송치서와 조사관의 조사보고에 따라 심리를 개시할 수 없거나 개시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심리를 개시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하여야 하며, 이 결정을 사건 본인과 보호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사안이 경미하다는 이유로 심리불개시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소년에게 훈계하거나 보호자에게 소년을 엄격히 관리하거나 교육하도록 고지할 수 있다.

 

  • 나. Q: 경찰조사에서 다른 학생을 지목한 진술이 학교폭력예방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할까?

    해당 여부는 진술의 내용과 경위, 맥락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며, 그중 공연성이 핵심 판단요소가 된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서는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명예훼손·모욕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정의한다. 또한 형법 제307조에서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이에 따라 이 사건에서는 A가 경찰조사실에서 담당 경찰관에게 한 진술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는지가 다투어졌다.

 

  • 다. 학교폭력 개념의 확대해석 경계와 피의자 진술의 성격

    학교폭력예방법 제3조에서는 이 법을 해석·적용하는 경우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주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생 간에 발생한 갈등을 어디까지 학교폭력으로 의율할 것인지는 학교폭력의 개념을 해석하는 범위에 따라 좌우된다. 나아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는 학생이 자신의 책임을 경감하려는 취지에서 한 진술이 수사기관에 대한 별도의 범죄가 되는지도 함께 쟁점이 되었다.
     

3. 보호처분 없는 종결과 조치 없음에 이른 법리

 

  • 가. 소년부는 심리를 개시할 필요가 없다고 보아 보호처분 없이 사건을 끝냈다

    보조인은 실제 절도 행위자인 B와 A의 역할을 구분하여 비행이 경미하다는 점을 소명하고, 보호자의 구체적인 감독 계획과 A의 반성 태도를 보여주는 자료를 제출하였다. 가정법원 소년부는 2025년 11월 말 소년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은 그 심리를 개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심리불개시결정을 하였다. 이로써 심리가 개시되지 않아 같은 법 제32조 제1항의 보호처분 결정에 이르지 않았고, A에 대한 소년보호사건은 보호처분 없이 종결되었다.

 

  • 나. Q: 수사기관 담당 경찰관에게만 한 진술에도 전파가능성이 인정될까?

    대법원 판례의 공연성 기준에 비추어 보면 인정되기 어렵다.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법원은 특정의 개인이나 소수인에게 개인적 또는 사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는 공연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특정 소수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 또는 유포될 개연성이 있으면 공연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전파 가능성은 검사가 엄격하게 증명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의정부지방법원 2025. 1. 14. 선고 2024구합15508 판결에서 법원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명예훼손이 반드시 형벌 규정이 정한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법원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구체적 사실의 적시, 허위성, 공연성, 고의 등이 학교폭력예방법상 명예훼손을 검토할 때에도 핵심 판단요소가 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수사 절차 안에서 담당 경찰관 한 사람에게 한 진술은 이 기준에 비추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개연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 다.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법리 아래에서 심의위원회는 '조치 없음'을 결정하였다

    위 의정부지방법원 판결은 학교생활에서 생기는 모든 갈등이나 분쟁을 학교폭력으로 의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학교폭력예방법 제3조를 확대해석으로 학교폭력 가해자가 지나치게 양산되는 것을 막는 취지의 규정으로 읽었다.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도18646 판결도 피의자에게 수사기관에 진실만을 진술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 수사기관이 충분한 수사 없이 허위 진술만으로 조사를 마쳤다면 위계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A의 진술은 실제 행위자 B의 진술과도 부합해 허위로 단정하기 어려웠고, 심의위원회는 A에 대하여 '조치 없음'을 결정하였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소년법 제4조 (보호의 대상과 송치 및 통고)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소년은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한다.

1. 죄를 범한 소년

2.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

3. 다음 각 목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고 그의 성격이나 환경에 비추어 앞으로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는 10세 이상인 소년

가. 집단적으로 몰려다니며 주위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성벽(性癖)이 있는 것

나. 정당한 이유 없이 가출하는 것

다.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우거나 유해환경에 접하는 성벽이 있는 것

 

② 제1항제2호 및 제3호에 해당하는 소년이 있을 때에는 경찰서장은 직접 관할 소년부에 송치(送致)하여야 한다.

 

③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소년을 발견한 보호자 또는 학교ㆍ사회복리시설ㆍ보호관찰소(보호관찰지소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장은 이를 관할 소년부에 통고할 수 있다.

[전문개정 2007. 12. 21.]

 

소년법 제19조 (심리 불개시의 결정)

 

① 소년부 판사는 송치서와 조사관의 조사보고에 따라 사건의 심리를 개시(開始)할 수 없거나 개시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하면 심리를 개시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 이 결정은 사건 본인과 보호자에게 알려야 한다.

 

② 사안이 가볍다는 이유로 심리를 개시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할 때에는 소년에게 훈계하거나 보호자에게 소년을 엄격히 관리하거나 교육하도록 고지할 수 있다.

 

③ 제1항의 결정이 있을 때에는 제18조의 임시조치는 취소된 것으로 본다.

 

④ 소년부 판사는 소재가 분명하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심리를 개시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받은 소년의 소재가 밝혀진 경우에는 그 결정을 취소하여야 한다.

[전문개정 2007. 12. 21.]

 

소년법 제32조 (보호처분의 결정)

 

① 소년부 판사는 심리 결과 보호처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 결정으로써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처분을 하여야 한다.

<개정 2020. 10. 20 .>

1. 보호자 또는 보호자를 대신하여 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자에게 감호 위탁

2. 수강명령

3. 사회봉사명령

4. 보호관찰관의 단기(短期) 보호관찰

5. 보호관찰관의 장기(長期) 보호관찰

6.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복지시설이나 그 밖의 소년보호시설에 감호 위탁

7. 병원, 요양소 또는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의료재활소년원에 위탁

8. 1개월 이내의 소년원 송치

9. 단기 소년원 송치

10. 장기 소년원 송치

 

② 다음 각 호 안의 처분 상호 간에는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병합할 수 있다.

1. 제1항제1호ㆍ제2호ㆍ제3호ㆍ제4호 처분

2. 제1항제1호ㆍ제2호ㆍ제3호ㆍ제5호 처분

3. 제1항제4호ㆍ제6호 처분

4. 제1항제5호ㆍ제6호 처분

5. 제1항제5호ㆍ제8호 처분

 

③ 제1항제3호의 처분은 14세 이상의 소년에게만 할 수 있다.

 

④ 제1항제2호 및 제10호의 처분은 12세 이상의 소년에게만 할 수 있다.

 

⑤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처분을 한 경우 소년부는 소년을 인도하면서 소년의 교정에 필요한 참고자료를 위탁받는 자나 처분을 집행하는 자에게 넘겨야 한다.

 

⑥ 소년의 보호처분은 그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아니한다.

[전문개정 2007. 12. 21.]

 

형법 제331조 (특수절도)

 

① 야간에 문이나 담 그 밖의 건조물의 일부를 손괴하고 제330조의 장소에 침입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흉기를 휴대하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도 제1항의 형에 처한다.

 

형법 제307조 (명예훼손)

 

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 (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개정 2009. 5. 8., 2012. 1. 26., 2012. 3. 21., 2021. 3. 23., 2023. 10. 24., 2025. 1. 31.>

1.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ㆍ유인, 명예훼손ㆍ모욕, 공갈, 강요ㆍ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1의2. “따돌림”이란 학교 내외에서 2명 이상의 학생들이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신체적 또는 심리적 공격을 가하여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도록 하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1의3. “사이버폭력”이란 정보통신망(「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을 말한다)을 이용하여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따돌림, 딥페이크 영상 등(인공지능 기술 등을 이용하여 학생의 얼굴ㆍ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성적 욕망 또는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ㆍ합성ㆍ가공한 촬영물ㆍ영상물 또는 음성물을 말한다)을 제작ㆍ반포하는 행위 및 그 밖에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2. “학교”란 「초ㆍ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초등학교ㆍ중학교ㆍ고등학교ㆍ특수학교 및 각종학교와 같은 법 제61조에 따라 운영하는 학교를 말한다.

3. “가해학생”이란 가해자 중에서 학교폭력을 행사하거나 그 행위에 가담한 학생을 말한다.

4. “피해학생”이란 학교폭력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학생을 말한다.

5. “장애학생”이란 신체적ㆍ정신적ㆍ지적 장애 등으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15조에서 규정하는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을 말한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3조 (해석ㆍ적용의 주의의무)

 

이 법을 해석ㆍ적용하는 경우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개정 2021. 3. 23.>

 

행정심판법 제20조 (심판참가)

 

① 행정심판의 결과에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나 행정청은 해당 심판청구에 대한 제7조제6항 또는 제8조제7항에 따른 위원회나 소위원회의 의결이 있기 전까지 그 사건에 대하여 심판참가를 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심판참가를 하려는 자는 참가의 취지와 이유를 적은 참가신청서를 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당사자의 수만큼 참가신청서 부본을 함께 제출하여야 한다.

 

③ 위원회는 제2항에 따라 참가신청서를 받으면 참가신청서 부본을 당사자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④ 제3항의 경우 위원회는 기간을 정하여 당사자와 다른 참가인에게 제3자의 참가신청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도록 할 수 있으며, 당사자와 다른 참가인이 그 기간에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면 의견이 없는 것으로 본다.

 

⑤ 위원회는 제2항에 따라 참가신청을 받으면 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지체 없이 신청인에게는 결정서 정본을, 당사자와 다른 참가인에게는 결정서 등본을 송달하여야 한다.

 

⑥ 신청인은 제5항에 따라 송달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의 의미와 판단 기준 /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에 관하여 판례상 확립된 법리인 이른바 ‘전파가능성 이론’의 유지 여부(적극)

 

[2] 피고인이 甲의 집 뒷길에서 피고인의 남편 乙 및 甲의 친척인 丙이 듣는 가운데 甲에게 ‘저것이 징역 살다온 전과자다’ 등으로 큰 소리로 말함으로써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甲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丙이 甲과 친척관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파가능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피고인은 甲과의 싸움 과정에서 단지 甲을 모욕 내지 비방하기 위하여 공개된 장소에서 큰 소리로 말하여 다른 마을 사람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였던 것으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의 위 발언은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명예훼손죄의 관련 규정들은 명예에 대한 침해가 ‘공연히’ 또는 ‘공공연하게’ 이루어질 것을 요구하는데, ‘공연히’ 또는 ‘공공연하게’는 사전적으로 ‘세상에서 다 알 만큼 떳떳하게’, ‘숨김이나 거리낌이 없이 그대로 드러나게’라는 뜻이다. 공연성을 행위 태양으로 요구하는 것은 사회에 유포되어 사회적으로 유해한 명예훼손 행위만을 처벌함으로써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지나치게 제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대법원 판례는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으로서 공연성에 관하여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밝혀 왔고, 이는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기도 하다.대법원은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에 관하여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하였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적시된 사실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여, 이른바 전파가능성 이론은 공연성에 관한 확립된 법리로 정착되었다. 이러한 법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상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이나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죄 등의 공연성 판단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적시한 사실이 허위인지 여부나 특별법상 명예훼손 행위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명예훼손 범죄의 공연성에 관한 대법원 판례의 기본적 법리로 적용되어 왔다.공연성에 관한 전파가능성 법리는 대법원이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시켜 온 것으로서 현재에도 여전히 법리적으로나 현실적인 측면에 비추어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대법원 판례와 재판 실무는 전파가능성 법리를 제한 없이 적용할 경우 공연성 요건이 무의미하게 되고 처벌이 확대되게 되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전파가능성의 구체적·객관적인 적용 기준을 세우고, 피고인의 범의를 엄격히 보거나 적시의 상대방과 피고인 또는 피해자의 관계에 따라 전파가능성을 부정하는 등 판단 기준을 사례별로 유형화하면서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필요함을 전제로 전파가능성 법리를 적용함으로써 공연성을 엄격하게 인정하여 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공연성은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으로서, 특정 소수에 대한 사실적시의 경우 공연성이 부정되는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으므로, 전파될 가능성에 관하여는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 나아가 대법원은 ‘특정의 개인이나 소수인에게 개인적 또는 사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과 같은 행위는 공연하다고 할 수 없고, 다만 특정의 개인 또는 소수인이라고 하더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 또는 유포될 개연성이 있는 경우라면 공연하다고 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전파될 가능성에 대한 증명의 정도로 단순히 ‘가능성’이 아닌 ‘개연성’을 요구하였다.

 

(나) 공연성의 존부는 발언자와 상대방 또는 피해자 사이의 관계나 지위, 대화를 하게 된 경위와 상황, 사실적시의 내용, 적시의 방법과 장소 등 행위 당시의 객관적 제반 사정에 관하여 심리한 다음, 그로부터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발언 이후 실제 전파되었는지 여부는 전파가능성 유무를 판단하는 고려요소가 될 수 있으나, 발언 후 실제 전파 여부라는 우연한 사정은 공연성 인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소극적 사정으로만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전파가능성 법리에 따르더라도 위와 같은 객관적 기준에 따라 전파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고, 행위자도 발언 당시 공연성 여부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으며, 상대방의 전파의사만으로 전파가능성을 판단하거나 실제 전파되었다는 결과를 가지고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다.

 

(다) 추상적 위험범으로서 명예훼손죄는 개인의 명예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진위에 관계없이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고, 적시된 사실이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띠어야 하나, 위와 같이 침해할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족하고 침해의 결과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다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한 경우뿐만 아니라 소수의 사람에게 발언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초래한 경우에도 공연히 발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라) 전파가능성 법리는 정보통신망 등 다양한 유형의 명예훼손 처벌규정에서의 공연성 개념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술 등의 발달과 보편화로 SNS, 이메일, 포털사이트 등 정보통신망을 통해 대부분의 의사표현이나 의사전달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에 따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도 급격히 증가해 가고 있다. 이러한 정보통신망과 정보유통과정은 비대면성, 접근성, 익명성 및 연결성 등을 본질적 속성으로 하고 있어서, 정보의 무한 저장,  재생산 및 전달이 용이하여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은 ‘행위 상대방’ 범위와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명예훼손 내용을 소수에게만 보냈음에도 행위 자체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형성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게 된다. 특히 정보통신망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 행위자가 적시한 정보에 대한 통제가능성을 쉽게 상실하게 되고, 빠른 전파성으로 인하여 피해자의 명예훼손의 침해 정도와 범위가 광범위하게 되어 표현에 대한 반론과 토론을 통한 자정작용이 사실상 무의미한 경우도 적지 아니하다.따라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 행위에 대하여,  상대방이 직접 인식하여야 한다거나, 특정된 소수의 상대방으로는 공연성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법리를 내세운다면 해결 기준으로 기능하기 어렵게 된다. 오히려 특정 소수에게 전달한 경우에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 대한 전파가능성 여부를 가려 개인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될 일반적 위험성이 발생하였는지를 검토하는 것이 실질적인 공연성 판단에 부합되고, 공연성의 범위를 제한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공연성의 의미는 형법과 정보통신망법 등의 특별법에서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마) 독일 형법 제193조와 같은 입법례나 유엔인권위원회의 권고 및 표현의 자유와의 조화를 고려하면, 진실한 사실의 적시의 경우에는 형법 제310조의 ‘공공의 이익’도 보다 더 넓게 인정되어야 한다. 특히 공공의 이익관련성 개념이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공공의 관심사 역시 상황에 따라 쉴 새 없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적인 인물, 제도 및 정책 등에 관한 것만을 공공의 이익관련성으로 한정할 것은 아니다.따라서 사실적시의 내용이 사회 일반의 일부 이익에만 관련된 사항이라도 다른 일반인과의 공동생활에 관계된 사항이라면 공익성을 지닌다고 할 것이고, 이에 나아가 개인에 관한 사항이더라도 그것이 공공의 이익과 관련되어 있고 사회적인 관심을 획득한 경우라면 직접적으로 국가·사회 일반의 이익이나 특정한 사회집단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것은 아니다. 사인이라도 그가 관계하는 사회적 활동의 성질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헤아려 공공의 이익에 관련되는지 판단하여야 한다.[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김선수의 반대의견] 다수의견은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에 관하여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하고자 한다. 그러나 명예훼손죄에서 말하는 공연성은 전파가능성을 포섭할 수 없는 개념이다. 형법 제307조 제1항, 제2항에 규정된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직접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고, 특정 개인이나 소수에게 말하여 이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연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없다. 다수의견은 범죄구성요건을 확장하여 적용함으로써 형법이 예정한 범주를 벗어나 형사처벌을 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와 형법해석의 원칙에 반하여 찬성할 수 없다. 전파가능성 법리를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한 대법원판결들은 변경되어야 한다.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전파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하는 것은 문언의 통상적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석으로 죄형법정주의에서 금지하는 유추해석에 해당한다.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으로 공연성을 정한 입법 취지는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행위 가운데 사적인 대화나 정보 전달의 차원을 넘어서서 ‘사회적으로’ 또는 ‘공개적으로’ 사실을 드러내는 것에 한정하여 처벌하려는 데 있다. 다른 사람의 명예를 침해할 수 있는 사실이 사회에 유포되는 경우만을 처벌하고자 하는 것이 입법자의 결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명예훼손죄의 성립 범위를 좁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가급적 넓게 보장하는 기능을 수행한다.전파가능성이란 아직 그러한 결과가 현실로 발생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전파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전파될 ‘가능성’이라는 추측을 처벌의 근거로 삼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명백히 반한다. 가능성을 개연성으로 바꾼다고 해서 사정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공연성을 전파가능성만으로 인정하는 것은 명예를 훼손하는 ― 명예훼손을 위험범으로 보는 다수의견에 따르면 훼손할 위험이 있는 ― 행위가 ‘공연히’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까지도 전파되어 공연한 것으로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명백히 피고인에게 불리한 것으로서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부당한 확장해석이자 유추해석에 해당한다.

 

(나) 형법은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적시한 행위’를 처벌하도록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명예훼손죄의 성립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전파가능성이 아니라 사실적시 행위 자체가 공연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이때 공연성은 행위의 성격이나 모습을 분석하여 그것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 대한 것인지, 사실적시 행위가 공개된 장소 등에서 이루어져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이를 인식하였거나 인식할 수 있었는지, 그와 같은 상태가 사회적 또는 공개적으로 유포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를 판단하면 된다.전파가능성 법리는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 이외에 전파가능성이라는 새로운 구성요건을 창설하는 결과가 되어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 그리고 전파가능성 법리는 명확성 원칙을 훼손하여 명예훼손죄가 가지고 있는 행위규범으로서의 기능을 저해하고 법 적용자로 하여금 형벌법규를 자의적으로 운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다) 형법 등에서 공연성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여러 범죄에서 공연성의 의미는 동일하게 해석해야 한다. 그것이 각 규정의 입법 취지와 형사법의 체계적인 해석에 합치된다. 명예훼손죄에서 공연음란죄(형법 제245조)나 음화 등 전시·상영죄(형법 제243조)와 달리 공연성 개념에 전파가능성을 포함한 것은 형법의 통일적 해석을 무너뜨린 것으로 공연성에 관하여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라) 사실적시의 상대방이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로 공연성을 판단하는 것은 수범자의 예견가능성을 침해하여 행위자에 대한 결과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이는 형사법의 평가방식에 어긋난다. 결국 명예훼손죄에서 명예훼손 사실을 들은 상대방이 행위자가 적시한 사실을 장차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지 여부에 따라 명예훼손죄의 성립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행위에 대한 불법평가에서 고려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되는 우연한 사정을 들어 결과책임을 묻는 것이다.

 

(마) 공연성을 전파가능성 여부로 판단하는 것은 명예훼손죄의 가벌성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형법의 보충성 원칙에도 반한다.공연성 판단에 전파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은 명예훼손죄의 행위 양태로 요구되는 공연성을 전파가능성으로 대체하여, 외적 명예가 현실적으로 침해되지 않아도 침해될 위험만으로 성립되는 추상적 위험범인 명예훼손죄의 보호법익이나 그 정도를 행위 양태와 혼동한 것이다. 명예훼손죄가 추상적 위험범이라는 것은 공연히 적시된 사실로 인해 명예가 훼손될 위험이 있는 경우에 처벌한다는 것이지, 적시된 사실이 공연하게 될 위험이 있는 경우까지 처벌하는 것이 아니다. 명예훼손죄의 처벌 근거는 사실이 계속 전파되어 나갈 위험, 즉 타인이 전파함으로써 발생할 명예훼손 위험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연하게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발생할 명예훼손의 위험에 있기 때문이다.또한 특정 소수와의 사적 대화나 정보 전달의 경우에도 전파가능성이 있는 경우 공연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거의 모든 사실적시 행위를 원칙적으로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으로, 형법의 보충성 원칙에 반한다.(바) 전파가능성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구체적 적용에 자의가 개입될 소지가 크다. 사실적시자·상대방·피해자의 관계 등을 기초로 전파가능성을 따지더라도 어떤 경우에 전파가 가능한지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설정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직장동료나 친구에게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 행위자나 피해자와 어느 정도 밀접한 관계에 있어야 전파할 가능성이 없는지를 객관화하기 어렵고, 이를 증명하거나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전파가능성은 구체적 증명 없이 ‘적어도 전파될 가능성은 있다’는 방향으로 포섭될 위험이 더욱 커지게 된다.(사) 정보통신망법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더라도 사실적시 행위를 공공연하게 할 것을 요구하므로 그 공연성 개념은 명예훼손죄의 공연성과 동일하다. 정보통신망을 통하더라도 특정 소수에게만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여전히 공연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행위는 형법이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의 규율대상이 아니다. 즉, 정보통신망, 예컨대 이메일이나 SNS 메시지를 통해 친구 1명에게 사실을 적시한 것과 편지를 쓰거나 대면하여 말로 하는 것은 특정된 소수에게 사실을 적시하였다는 행위 양태가 동일한 것이고,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였다고 해서 명예에 대한 침해의 일반적 위험성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인터넷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무한 저장과 재생산으로 인한 명예훼손의 피해 정도와 범위가 넓어지는 문제는 양형에 반영하거나 정보통신망법에 의한 가중처벌로 해결되어야 하고, 이를 이유로 공연성의 개념이 변경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아) 다수의견은 개인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사적인 관계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표현행위까지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본 다음 다시 표현의 자유와 조화를 도모하고자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를 넓게 보려고 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개인의 명예보호에 치우친 것은 마찬가지이고,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하기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를 넓게 보더라도 발언의 주된 목적이나 내용에 공익성이 없는 이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받는다. 사적인 공간에서 사적인 대화에 공익성을 가지는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 의문일 뿐만 아니라 이를 요구하는 것은 사적인 주제에 관한 사담(私談)을 금지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모든 국민은 사적 대화 내용이 피해자에게 흘러 들어가지 않는 요행을 바라는 것 외에는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 이것은 모든 국민을 잠재적인 또는 미처 발각되지 않은 범죄자로 보는 것이다.

 

[2] [다수의견] 피고인이 甲의 집 뒷길에서 피고인의 남편 乙 및 甲의 친척인 丙이 듣는 가운데 甲에게 ‘저것이 징역 살다온 전과자다’ 등으로 큰 소리로 말함으로써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甲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과 甲은 이웃 주민으로 여러 가지 문제로 갈등관계에 있었고, 당일에도 피고인은 甲과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하게 된 점, 乙과 甲의 처인 丁은 피고인과 甲이 큰 소리로 다투는 소리를 듣고 각자의 집에서 나오게 되었는데, 甲과 丁은 ‘피고인이 전과자라고 크게 소리쳤고, 이를 丙 외에도 마을 사람들이 들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한 점, 피고인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앞에서도 ‘甲은 아주 질이 나쁜 전과자’라고 큰 소리로 수회 소리치기도 한 점, 甲이 사는 곳은 甲, 丙과 같은 성씨를 가진 집성촌으로 甲에게 전과가 있음에도 丙은 ‘피고인으로부터 甲이 전과자라는 사실을 처음 들었다’고 진술하여 甲과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하면, 甲과 丙의 친분 정도나 적시된 사실이 甲의 공개하기 꺼려지는 개인사에 관한 것으로 주변에 회자될 가능성이 큰 내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丙이 甲과 친척관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파가능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고(甲과 丙 사이의 촌수나 구체적 친밀관계가 밝혀진 바도 없다), 오히려 피고인은 甲과의 싸움 과정에서 단지 甲을 모욕 내지 비방하기 위하여 공개된 장소에서 큰 소리로 말하여 다른 마을 사람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였던 것으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의 위 발언은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같은 취지에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김선수의 반대의견] 위 사안에서, 피고인이 피고인의 남편 乙과 甲의 친척 丙이 듣고 있는 가운데 甲에 대한 사실을 적시한 것과 같이 특정 소수에게 말한 것만으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직접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발언에 공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의 행위가 甲에 대한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공소사실은 甲에 대한 명예훼손 사실을 들은 상대방이 乙과 丙 2명임에도 전파가능성 법리가 적용되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전제에 있고, 재판 과정에서 丙이 甲의 친척이라는 것이 밝혀졌는바, 이와 같이 상대방이 피고인 또는 피해자와 특수한 신분관계에 있는 점은 공연성(다수의견의 경우에는 전파가능성)이 부정될 수 있는 유력한 사정이므로, 그러한 신분관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발언이 공연성이 있다는 점에 관해서는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공연성에 관하여 충분한 심리나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피고인의 발언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어 공연성이 충족됨을 전제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명예훼손죄에서 공연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도18646 판결

 

판시사항

[1] 피의자 등이 수사기관에 조작된 허위의 증거를 제출함으로써 수사기관의 수사활동을 적극적으로 방해한 경우, 위계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2] 허위공문서작성죄의 객체가 되는 ‘문서’

 

[3] 국가정보원법 제11조 제1항에서 말하는 ‘사람’의 의미 및 국가정보원의 직원도 이에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 위 조항에서 말하는 ‘직권의 남용’의 의미 및 남용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 위 조항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의 의미 및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직무집행을 보조하게 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4]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직권의 남용’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및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와의 구별 기준

 

판결요지

[1] 수사기관이 범죄사건을 수사함에 있어서는 피의자 등의 진술 여하에 불구하고 피의자를 확정하고 그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모든 증거를 수집·조사할 권한과 의무가 있다. 한편 피의자는 진술거부권 및 자기에게 유리한 진술을 할 권리와 유리한 증거를 제출할 권리를 가질 뿐이고, 수사기관에 대하여 진실만을 진술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의자 등이 수사기관에 대하여 허위사실을 진술하거나 피의사실 인정에 필요한 증거를 감추고 허위의 증거를 제출하였더라도, 수사기관이 충분한 수사를 하지 않은 채 이와 같은 허위의 진술과 증거만으로 증거의 수집·조사를 마쳤다면, 이는 수사기관의 불충분한 수사에 의한 것으로서 피의자 등의 위계에 의하여 수사가 방해되었다고 볼 수 없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피의자 등이 적극적으로 허위의 증거를 조작하여 제출하고 그 증거 조작의 결과 수사기관이 그 진위에 관하여 나름대로 충실한 수사를 하더라도 제출된 증거가 허위임을 발견하지 못할 정도에 이르렀다면, 이는 위계에 의하여 수사기관의 수사행위를 적극적으로 방해한 것으로서 위계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된다.

 

[2] 허위공문서작성죄의 객체가 되는 문서는 문서상 작성명의인이 명시된 경우뿐 아니라 작성명의인이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문서의 형식, 내용 등 문서 자체에 의하여 누가 작성하였는지를 추지할 수 있을 정도의 것이면 된다.

 

[3] 국가정보원법 제11조 제1항은 “원장·차장과 그 밖의 직원은 그 직권을 남용하여 법률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하거나 다른 기관·단체 또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람’은 형법 제123조에 규정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의 ‘사람’과 동일하게 해석하여야 하므로, 국가정보원의 직원도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에서의 ‘사람’에 포함된다. 그리고 ‘직권의 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불법하게 행사하는 것, 즉 형식적, 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으로 보이나 그 실질은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남용’에 해당하는가의 여부는 구체적인 공무원의 직무행위가 그 목적,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에서 볼 때의 필요성·상당성 여부, 직권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의 제반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한편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란 ‘사람’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때를 의미하므로,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실무 담당자에게도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면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러한 기준과 절차를 위반하여 직무집행을 보조하게 한 경우에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나,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도록 하더라도 이는 공무원 자신의 직무집행으로 귀결될 뿐이므로 원칙적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4]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그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의 행사에 가탁하여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직권의 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불법하게 행사하는 것, 즉 형식적, 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으로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공무원이 그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지 않는 행위를 하는 경우인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와는 구별된다. 그리고 어떠한 직무가 공무원의 일반적 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에 관한 법령상의 근거가 필요하다. 다만 법령상의 근거는 반드시 명문의 근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명문이 없는 경우라도 법·제도를 종합적, 실질적으로 관찰해서 그것이 해당 공무원의 직무권한에 속한다고 해석되고 그것이 남용된 경우 상대방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행하게 하거나 상대방의 권리를 방해하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일반적 권한에 포함된다.

 

의정부지방법원 2025. 1. 14. 선고 2024구합15508 판결

 

판결이유 발췌

한편,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갈등이나 분쟁을 학교폭력으로 의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는 위와 같이 ‘학교폭력’의 개념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제3조는 ‘이 법을 해석·적용하는 경우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주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학교폭력’ 개념의 확대해석으로 인하여 지나치게 많은 학교폭력 가해자를 양산하거나, 같은 행위를 두고서도 그것을 학교폭력으로 문제 삼는지에 따라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달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의 규정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학교생활 내외에서 학생들 사이에 크고 작은 갈등이나 분쟁의 발생은 당연히 예상되고 학교폭력으로 인하여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에 열거된 조치를 받은 경우 이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일정 시점까지 보존하게 되므로, 일상적인 학교생활 중에 일어난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예방법에서 말하는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발생 경위와 상황, 행위의 정도 등을 신중히 살펴 판단할 필요성이 있다.

 

(중략)

 

학교폭력예방법상 ‘명예훼손’의 의미에 관하여 보면,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명예훼손’이 반드시 형벌 규정이 정한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에 국한된다고 할 수는 없으나, 형법상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범죄이고, 이러한 형법의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구체적 사실의 적시, 허위성, 공연성, 고의 등은 학생의 행위가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정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함에 있어서도 여전히 핵심적인 판단요소가 된다. 따라서 학생이 일상적인 학교생활 중에 다른 학생에 대하여 부적절한 언행을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명예훼손 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해당 언행의 구체적 내용과 그 수위, 발언 횟수, 언행 전후의 맥락,  그와 같은 언행을 하게 된 경위, 표현의 정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최근 작성일시: 2026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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