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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사례분석] 강간치상의 정신적 상해 인정: 고소 보충과 형사공탁 부당성 주장의 양형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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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강간치상의 정신적 상해 인정: 고소 보충과 형사공탁 부당성 주장의 양형 반영
[사례분석] 강간치상의 정신적 상해 인정: 고소 보충과 형사공탁 부당성 주장의 양형 반영


<핵심 요약>

오랜만에 만난 중학교 동창의 자취방에서 잠든 사이 강간 피해를 입은 사건이다. 피해자는 사건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고, 6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정신적 상해가 인정되어 죄명이 강간에서 강간치상으로 세워졌다. 가해자가 선고를 앞두고 5천만 원을 형사공탁하였으나 피해자의 용서가 없다는 점이 양형에 반영되어 법원은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과 법정구속을 선고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동창 자취방에서 벌어진 피해와 고소의 경과

 

피해자와 가해자는 중학교 동창이다.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피해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술을 마셨고, 정신을 차려 보니 가해자가 자신을 부축하고 있었다. 가해자는 술집 근처에 있는 자신의 자취방에서 술이 깰 때까지 잠시 쉬고 가라고 권하였다.

 

피해자는 별다른 의심 없이 가해자의 집에서 술기운에 잠이 들었다. 그러나 잠든 사이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입을 맞추고 바지를 벗기려 하였고, 놀란 피해자가 밀어내며 저항하였음에도 끝내 힘으로 제압해 옷을 벗기고 성기를 삽입하였다.

 

피해자는 오랜 친구에게 강간을 당하였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아 홀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정신적 후유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게 되었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뒤에는 사건을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1차 경찰 조사에서는 피해 사실을 제대로 진술하지 못한 상태였고, 정보공개 청구로 확인한 고소장도 한 장에 미치지 못할 만큼 빈약하였다. 이후 고소보충서와 변호사 의견서가 제출되면서 사건의 사실관계와 피해 정도가 수사기관에 다시 정리되어 전달되었다.

 

2. 강간의 폭행 요건과 정신적 상해를 둘러싼 다툼

 

  • 가. 잠든 사이 시작되어 저항 이후까지 이어진 유형력의 평가

    이 사건에서 가해자의 행위는 피해자가 잠든 사이에 시작되었고, 피해자가 깨어나 밀어내며 저항한 뒤에도 이어졌다.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를 처벌하는 형법 제297조가 적용되려면 그 유형력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렀는지를 가려야 한다. 술기운에 몸을 가누기 어려운 상태에서 이루어진 제압을 어느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가 첫 번째 다툼이었다.

 

  • 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강간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하는지의 문제

    피해자는 사건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고 정신과 치료와 약물 복용을 이어 갔으며, 6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형법 제301조는 강간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를 무겁게 처벌하는데, 외부로 드러난 상처가 없는 정신적 장해도 그 상해에 들어가는지가 문제되었다. 죄명이 강간에 머무는지 강간치상으로 올라가는지를 가르는 자리였다.

 

  • 다. Q: 초기 진술이 온전하지 못하였다는 사정이 피해 사실을 흔드는가?

    그렇지 않다. 피해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중이어서 1차 경찰 조사에서 피해 사실을 제대로 진술하지 못하였고, 홀로 낸 고소장도 한 장에 미치지 못할 만큼 빈약하였다. 가해자는 서로 호감이 있던 사이였고 성관계도 합의된 것이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였으므로, 초기 진술의 부실이 곧 진술 전체의 신빙성 문제로 이어지는지가 다투어졌다.

 

  • 라.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루어진 형사공탁의 무게

    가해자는 범행이 있고 약 1년 6개월이 지나서야 범행을 인정하며 합의를 요청하였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선고를 앞두고 5천만 원을 형사공탁하였다. 공탁법 제5조의2는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도 형사공탁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피해자가 원하지 않아도 공탁 자체는 가능하다. 그렇게 이루어진 공탁이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의 조건 가운데 어디에 놓이는지가 마지막 다툼이었다.
     

3. 상해의 인정과 공탁의 양형 반영에 관한 법리 적용

 

  • 가. 폭행과 협박은 피해자가 처하였던 구체적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된다

    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도3071 판결은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폭행·협박이 있었는지를 그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와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하도록 하였다. 같은 판결은 그 판단이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나아가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 나. 형법 제301조의 상해에는 정신적 기능의 장애도 들어간다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196 판결은 강간치상죄의 상해를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보았다. 같은 판결은 여기의 생리적 기능에 육체적 기능뿐만 아니라 정신적 기능도 포함된다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상해가 발생하였는지를 객관적·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피해자의 연령과 성별, 체격 등 신체·정신상의 구체적인 상태를 비롯한 여러 요소를 기초로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도록 하였으므로, 6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료 기록은 그 판단 요소에 그대로 대응하는 자료가 된다.

 

  • 다. Q: 진술이 뒤늦게 보강된 사정은 신빙성을 떨어뜨리는가?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같은 판결은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고도 하였다. 범행 다음 날 우발적이었다며 사과한 정황은 서로 호감이 있던 사이였다는 주장과 어긋나므로 그 자체가 직접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고 진술의 합리성을 가르는 간접정황으로 평가된다.

 

  • 라. 형사공탁은 양형의 한 사정일 뿐 피해자의 용서를 대신하지 못한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범인의 연령과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하도록 정한다. 공탁법 제5조의2가 정한 형사공탁의 특례는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도 공탁을 할 수 있게 한 절차 규정이므로, 공탁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피해자에 대한 관계나 범행 후의 정황이 유리하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은 사실이 없고 피해자가 엄벌만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징역 2년 6개월과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였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301조 (강간 등 상해ㆍ치상)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부터 제300조까지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전문개정 1995. 12. 29.]

 

형법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형법 제51조 (양형의 조건)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공탁법 제5조의 2 (형사공탁의 특례)

 

①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 그 피해자를 위하여 하는 변제공탁(이하 “형사공탁”이라 한다)은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할 수 있다.

 

② 형사공탁의 공탁서에는 공탁물의 수령인(이하 이 조에서 “피공탁자”라 한다)의 인적사항을 대신하여 해당 형사사건의 재판이 계속 중인 법원(이하 이 조에서 “법원”이라 한다)과 사건번호, 사건명, 조서, 진술서, 공소장 등에 기재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을 기재하고, 공탁원인사실을 피해 발생시점과 채무의 성질을 특정하는 방식으로 기재할 수 있다.

 

③ 피공탁자에 대한 공탁통지는 공탁관이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고하는 방법으로 갈음할 수 있다.

1. 공탁신청 연월일, 공탁소, 공탁번호, 공탁물, 공탁근거 법령조항

2. 공탁물 수령ㆍ회수와 관련된 사항

3. 그 밖에 대법원규칙으로 정한 사항

 

④ 공탁물 수령을 위한 피공탁자 동일인 확인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이 기재된 법원이나 검찰이 발급한 증명서에 의한다.

1. 사건번호

2. 공탁소, 공탁번호, 공탁물

3. 피공탁자의 성명ㆍ주민등록번호

4. 그 밖에 동일인 확인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

 

⑤ 형사공탁의 공탁서 기재사항, 첨부하여야 할 서면, 공탁신청, 공탁공고 및 공탁물 수령ㆍ회수 절차 등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본조신설 2020. 12. 8.]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196 판결

 

판시사항

강간치상죄나 강제추행치상죄에서 ‘상해’의 의미 / 수면제와 같은 약물을 투약하여 피해자를 일시적으로 수면 또는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게 한 것이 강간치상죄나 강제추행치상죄에서 말하는 상해에 해당하는 경우 및 판단 기준

 

판결요지

강간치상죄나 강제추행치상죄에 있어서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 즉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서의 생리적 기능에는 육체적 기능뿐만 아니라 정신적 기능도 포함된다.

 

따라서 수면제와 같은 약물을 투약하여 피해자를 일시적으로 수면 또는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게 한 경우에도 약물로 인하여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었다면 자연적으로 의식을 회복하거나 외부적으로 드러난 상처가 없더라도 이는 강간치상죄나 강제추행치상죄에서 말하는 상해에 해당한다. 그리고 피해자에게 이러한 상해가 발생하였는지는 객관적,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신체·정신상의 구체적인 상태, 약물의 종류와 용량, 투약방법, 음주 여부 등 약물의 작용에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기초로 하여 약물 투약으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발생한 의식장애나 기억장애 등 신체, 정신상의 변화와 내용 및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도3071 판결

 

판시사항

[1]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강간행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고 당시 행위 상황 등에 비추어 피고인과의 성교 당시 피고인의 폭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항거하기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등의 이유로, 강간치상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2] 강간행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고 당시 행위 상황 등에 비추어 피고인과의 성교 당시 피고인의 폭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항거하기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등의 이유로, 강간치상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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