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사
  • 불법행위ㆍ부당이득
  • 65. [사례분석] 형사절차 없는 친족 성폭력의 민사책임: 소멸시효의 기산과 위자료의 인정
전체 목록 보기

네플라 위키는 변호사, 판사, 검사, 법학교수, 법학박사인증된 법률 전문가가 작성합니다.

65.

[사례분석] 형사절차 없는 친족 성폭력의 민사책임: 소멸시효의 기산과 위자료의 인정

  • 공유하기
  • 새 탭 열기
  • 작성 이력 보기

생성자
기여자
[사례분석] 형사절차 없는 친족 성폭력의 민사책임: 소멸시효의 기산과 위자료의 인정
[사례분석] 형사절차 없는 친족 성폭력의 민사책임: 소멸시효의 기산과 위자료의 인정


<핵심 요약>

아홉 살이던 피해자가 열세 살 사촌에게 성적 침해를 당한 사건이다. 가해자가 사건 당시 14세 미만이어서 형사처벌이 불가능하였으나, 정신과 진료 기록과 그림으로 재현한 진술이 불법행위의 존재를 뒷받침하였다. 강제조정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거쳐 손해배상 1,000만 원의 조정이 성립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유년기의 피해가 수십 년 뒤 민사 청구에 이른 경과

 

원고와 피고는 사촌 관계로,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원고는 9살, 피고는 13살이었다. 피고는 병원놀이를 하자며 원고의 방으로 들어와 바지와 속옷을 벗으라고 한 뒤 원고의 성기에 플라스틱 장난감을 삽입하였다. 원고가 너무 아파 빼 달라고 애원하였으나 피고는 그 말을 무시하고 오히려 고통스러워하는 원고를 지켜보았다.

 

당시 원고는 너무 어렸기 때문에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할 수 없었으나, 알 수 없는 불쾌한 기분과 함께 그 기억은 또렷이 남아 있었다. 시간이 흘러 중학생이 된 원고는 성교육을 통해 자신이 당한 일이 성폭력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후 원고는 수십 년 동안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스스로 법적 대응을 진행할 수 있는 성년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성인이 된 원고가 알아본 결과, 사건 당시 가해자도 미성년자여서 형사 고소로 사건을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남아 있는 자료는 원고의 진술뿐이었다. 다만 원고가 과거 성폭행 피해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세를 겪어 정신과 치료와 심리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고, 그 진료 기록과 상담자료가 남아 있었다.

 

2. 형사절차 없이 민사로 책임을 묻는 국면의 다툼

 

  • 가. 가해자가 사건 당시 13세였다는 사정이 책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형법 제9조는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를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사건 당시 피고는 13살이었으므로 형사처벌 자체가 불가능하였고, 원고에게는 민사상 손해배상만이 남았다. 형사책임이 없다는 사정이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에도 그대로 미치는지, 그리고 미성년자의 책임능력을 무엇으로 가리는지가 먼저 갈려야 했다.

 

  • 나. 죄명란이 든 조문의 문언이 어떤 행위를 정하고 있는지

    원고 자료의 죄명란은 이 사건을 친족관계에 의한 13세 미만 미성년자 추행으로 적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와 제7조를 든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형사절차가 열리지 않아 적용법조가 확정된 바 없고, 두 조문은 각 항마다 정한 행위가 다르다. 어느 행위가 어느 조문의 문언에 걸리는지는 행위별로 가려야 하는 문제였다.

 

  • 다. Q: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가?

    사건은 원고가 아홉 살이던 때에 벌어졌고, 소 제기는 원고가 성년이 되어 스스로 대응할 수 있게 된 뒤에 이루어졌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언제부터 진행하는지, 그리고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에 특칙이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정신적 질환이 뒤늦게 나타난 경우의 기산점도 함께 가려야 했다.

 

  • 라. 진술 외에 자료가 없을 때 무엇으로 불법행위와 손해를 세우는지

    수십 년 전 사건이라 원고의 진술 외에 남아 있는 증거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과거의 정신과 진료 기록과 심리 상담 자료가 불법행위와 손해를 잇는 자료가 되는지, 그리고 피해 당시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진술의 신빙성을 더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위자료의 액수를 정하는 주체와 방법도 함께 문제 되었다.

 

  • 마. 피고의 주소를 알 수 없을 때와 강제조정 결정에 불복할 때의 절차

    소송을 반대하는 가족들의 비협조로 피고의 실주소를 알아낼 수 없어 소장을 송달할 방법이 없었다. 법원이 통신사 같은 기관에 필요한 조사를 촉탁할 수 있는지, 그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조정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내려진 결정에 불복하려면 무엇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도 함께 볼 대목이었다.
     

3. 민사책임의 근거와 시효·조정에 관한 법리

 

  • 가. 형사책임과 민사책임은 갈라져 있다

    형법 제9조가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를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는 것은 형사책임에 관한 규정이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한다. 민법 제753조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는 배상의 책임이 없다고 정한다. 민사에서 면책되는 것은 나이가 아니라 그 지능이 없는 미성년자이므로,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사안이라도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은 따로 판단된다.

 

  • 나. 조문은 문언 그대로 읽고 행위별로 가린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는 친족관계인 사람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강간하거나 강제추행한 경우와 형법 제299조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정하고, 제4항은 친족의 범위를 4촌 이내의 혈족·인척과 동거하는 친족으로 정한다. 같은 조 제5항은 그 친족에 사실상의 관계에 의한 친족도 포함된다고 정한다. 같은 법 제7조 제2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폭행이나 협박으로 구강·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는 행위와, 성기·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나 도구를 넣는 행위를 정한다. 같은 조 제3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5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를 각각 따로 정한다. 각 항이 정한 행위가 서로 다르므로 죄명란의 표기를 근거로 조문의 적용 범위를 넓히지 않고, 어느 행위가 어느 항에 걸리는지는 행위별로 가려야 한다.

 

  • 다. Q: 손해가 뒤늦게 나타난 경우 시효는 언제부터 진행하는가?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을 때부터 진행한다. 민법 제766조 제1항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을, 제2항은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을 정한다. 같은 조 제3항은 미성년자가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그 밖의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 그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진행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9다297137 판결은 가해행위와 손해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경우 제2항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이 객관적·구체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를 의미하고, 그 발생시기의 증명책임은 소멸시효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성범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뒤늦게 나타나거나 범행 직후의 일부 증상만으로는 질환으로 진단될 정도까지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를 그 대상으로 삼았다. 피해자가 피해 당시 아동이었거나 가해자와 친족관계를 비롯한 피보호관계에 있었던 때에는 그 인지적·심리적·관계적 특성에 비추어 더욱 그러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러한 경우 법원은 전문가로부터 정신적 질환이 발현되었다는 진단을 받기 전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 라. 위자료의 액수는 사실심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

    민법 제751조 제1항은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가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한다.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다43165 판결은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사실심 법원이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이를 확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참작되는 사정에는 피해 당시 피해자의 나이와 당사자의 관계, 이후의 치료 경과, 상대방이 소송에서 보인 태도가 모두 든다.

 

  • 마. 사실조회와 이의신청에는 각각 근거 조문이 있다

    민사소송법 제294조는 법원이 공공기관·학교, 그 밖의 단체·개인 또는 외국의 공공기관에게 그 업무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필요한 조사 또는 보관중인 문서의 등본·사본의 송부를 촉탁할 수 있다고 정한다. 민사조정법 제30조는 조정담당판사가 합의가 성립되지 아니한 사건 또는 당사자 사이에 성립된 합의의 내용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한 사건에 관하여 직권으로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그 결정은 당사자의 이익이나 그 밖의 모든 사정을 고려하되 신청인의 신청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이루어진다. 민사조정법 제34조 제1항은 그 결정에 대하여 당사자가 조서의 정본이 송달된 날부터 2주일 이내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하되, 조서의 정본이 송달되기 전에도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는 단서를 둔다. 같은 조 제4항은 그 기간 내에 이의신청이 없거나 이의신청이 취하되거나 이의신청이 적법하지 아니하여 각하결정이 확정된 경우에 그 결정이 재판상의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정한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

 

① 친족관계인 사람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경우에는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② 친족관계인 사람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제추행한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③ 친족관계인 사람이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제1항 또는 제2항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④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친족의 범위는 4촌 이내의 혈족ㆍ인척과 동거하는 친족으로 한다.

 

⑤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친족은 사실상의 관계에 의한 친족을 포함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강제추행 등)

 

①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사람은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②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폭행이나 협박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람은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1. 구강ㆍ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는 행위

2. 성기ㆍ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나 도구를 넣는 행위

 

③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사람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20. 5. 19 .>

 

④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사람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⑤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사람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형법 제9조 (형사미성년자)

 

14세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민법 제751조 (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민법 제753조 (미성년자의 책임능력)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는 배상의 책임이 없다.

 

민법 제766조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②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전항과 같다.

 

③ 미성년자가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그 밖의 성적(性的) 침해를 당한 경우에 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그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진행되지 아니한다.

<신설 2020. 10. 20 .>

[단순위헌, 2014헌바148, 2018. 8. 30.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766조 제2항 중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호, 제4호에 규정된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민사소송법 제294조 (조사의 촉탁)

 

법원은 공공기관ㆍ학교, 그 밖의 단체ㆍ개인 또는 외국의 공공기관에게 그 업무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필요한 조사 또는 보관중인 문서의 등본ㆍ사본의 송부를 촉탁할 수 있다.

 

민사조정법 제30조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조정담당판사는 합의가 성립되지 아니한 사건 또는 당사자 사이에 성립된 합의의 내용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한 사건에 관하여 직권으로 당사자의 이익이나 그 밖의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신청인의 신청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한 결정을 할 수 있다. <개정 2020. 2. 4.>

[전문개정 2010. 3. 31.]

 

민사조정법 제34조 (이의신청)

 

① 제30조 또는 제32조의 결정에 대하여 당사자는 그 조서의 정본이 송달된 날부터 2주일 이내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조서의 정본이 송달되기 전에도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기간 내에 이의신청이 있을 때에는 조정담당판사는 이의신청의 상대방에게 지체 없이 이를 통지하여야 한다.

 

③ 이의신청을 한 당사자는 해당 심급(審級)의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상대방의 동의를 받아 이의신청을 취하할 수 있다.  이 경우 「민사소송법」 제266조제3항부터 제6항까지의 규정을 준용하며, “소”(訴)는 “이의신청”으로 본다.

 

④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30조 및 제32조에 따른 결정은 재판상의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

1. 제1항에 따른 기간 내에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

2. 이의신청이 취하된 경우

3. 이의신청이 적법하지 아니하여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각하결정이 확정된 경우

 

⑤ 제1항의 기간은 불변기간으로 한다.

[전문개정 2010. 3. 31.]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9다297137 판결

 

판시사항

[1]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의 경우, 민법 제766조 제2항에서 정한 장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의 의미 및 ‘객관적ㆍ구체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소멸시효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

 

[2] 성범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나타난 경우,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인정함에 있어서 법원이 고려할 사항

 

판결요지

[1] 민법 제766조 제2항에 의하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가해행위와 이로 인한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경우, 위와 같은 장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은 객관적ㆍ구체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 즉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할 수 있을 때를 의미하고, 그 발생시기에 대한 증명책임은 소멸시효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2] 성범죄 피해의 영향은 피해자의 나이, 환경, 피해 정도, 가해자와의 관계,  피해자의 개인적인 성향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그 양상, 강도가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는 범죄, 전쟁, 자연재해 등 심각한 외상을 경험한 후에 나타나는 정신병리학적 반응으로서, 보통 외상 후 짧게는 1주에서 3개월 이내에 증상이 시작되지만 길게는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30년이 걸리기도 하며, 진단기준 이하로 관해(寬解)되었던 증상이 재발하거나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증상들이 사건 직후에 발생하더라도 외상 사건으로부터 적어도 6개월 이후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진단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지연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한다. 성범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뒤늦게 나타나거나, 성범죄 직후 일부 증상들이 발생하더라도 당시에는 장차 증상이 어느 정도로 진행되고 그것이 고착화되어 질환으로 진단될 수 있을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성범죄 당시나 일부 증상의 발생일을 일률적으로 손해가 현실화된 시점으로 보게 되면,  피해자는 당시에는 장래의 손해 발생 여부가 불확실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고, 장래 손해가 발생한 시점에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특히 피해자가 피해 당시 아동이었거나 가해자와 친족관계를 비롯한 피보호관계에 있었던 경우 등 특수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 인지적ㆍ심리적ㆍ관계적 특성에 비추어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 법원은 전문가로부터 성범죄로 인한 정신적 질환이 발현되었다는 진단을 받기 전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다43165 판결

 

판시사항

[3]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수액 결정이 사실심 법원의 직권에 속하는 재량 사항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3]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는 사실심 법원이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이를 확정할 수 있다.

최근 작성일시: 1시간 전
  • 검색
  • 맨위로
  • 페이지업
  • 페이지다운
  • 맨아래로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