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분석] 준강간 형사 유죄 확정 뒤의 민사 손해배상: 무변론 판결과 형사 변호사 비용의 손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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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친구의 집들이에서 만난 상대에게 준강간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형사 실형 확정 뒤 민사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건이다. 형사절차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과 재판 과정의 2차 가해를 배상 범위에 넣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가해자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여 청구액 8,910만 원이 전부 인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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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들이 술자리에서 시작된 민사 청구의 경위
피해자는 오랜 친구의 집들이에 초대받아 그 자리에서 친구의 친오빠인 가해자를 처음 만났다. 함께 술을 마신 자리가 새벽까지 이어졌고, 평소보다 과음을 한 피해자는 방에 들어가 잠이 들었다.
잠결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깨어난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신을 간음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피해자는 소리를 지르며 벗어나 거실로 도망친 뒤 즉시 경찰에 신고하였다.
이어진 형사절차에서 가해자는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었다. 피해자는 형사절차만으로는 회복되지 않은 손해를 배상받기 위하여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형사절차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과 재판 과정의 2차 가해까지 배상 범위에 넣을 수 있는지가 이 사건의 출발점이 되었다.
2. 배상 범위를 가른 세 갈래 쟁점
3. 형사 확정판결의 증명력과 배상 범위의 법리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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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제393조, 제394조, 제396조, 제399조의 규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한다.
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
②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
①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경우에는 소장의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피고가 공시송달의 방법에 따라 소장의 부본을 송달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법원은 소장의 부본을 송달할 때에 제1항의 취지를 피고에게 알려야 한다.
③ 법원은 답변서의 부본을 원고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④ 답변서에는 준비서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① 법원은 피고가 제256조제1항의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 다만,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있거나 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피고가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모두 자백하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하고 따로 항변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제1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③ 법원은 피고에게 소장의 부본을 송달할 때에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따라 변론 없이 판결을 선고할 기일을 함께 통지할 수 있다. |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판시사항 [2]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의 의미 및 의식상실(passing out)과의 구별 /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2]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준강제추행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3] (전략) (나)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당하였음을 호소한 피해자의 경우, 범행 당시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에 비하여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성적 행위 역시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
(중략)
(라) 따라서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또한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9215 판결
판시사항 민사재판에 있어서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의 증명력
판결요지 원래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 1996. 11. 8. 선고 96다27889 판결
판시사항 [1] 변호사 비용이 손해배상청구의 원인이 된 불법행위 자체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인지 여부(소극)
[2] 위법·부당한 과세처분의 취소심판 및 취소소송을 위하여 들인 변호사 비용이 위법·부당한 과세처분과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 나라 법제 하에서는 손해배상청구의 원인이 된 불법행위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변호사 비용을 그 불법행위 자체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2] 국가가 위법·부당한 과세처분에 대하여 단순히 그 취소를 거부하고 있음에 그친 경우에는 피처분자들이 그 취소, 시정을 구하는 심판청구 및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변호사 비용을 지출하였다고 하여도 그 변호사 비용은 원칙적으로 선행하는 불법행위인 위법·부당한 과세처분 자체와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23. 3. 16. 선고 2019다279788 판결
판시사항 [1]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 결정이 사실심 법원의 직권에 속하는 재량 사항인지 여부(적극)
판결이유 발췌 사실심 법원은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를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해 확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4다66001 판결 등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