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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사례분석] 상해보험금 청구권의 2년 소멸시효: 기산점의 예외와 권리남용 항변이 갈리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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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상해보험금 청구권의 2년 소멸시효: 기산점의 예외와 권리남용 항변이 갈리는 자리
[사례분석] 상해보험금 청구권의 2년 소멸시효: 기산점의 예외와 권리남용 항변이 갈리는 자리


<핵심 요약>

여러 보험회사와 상해 담보 계약을 맺은 사람이 두 차례 사고를 근거로 후유장해보험금을 청구하였다가 전부 기각된 사건이다. 법원은 첫 번째 사고에 관한 청구원인은 인정하면서도,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받은 날에 보험사고 발생을 알 수 있었다고 보아 그때부터 구 상법 제662조의 2년이 지났다고 판단하였다. 두 번째 사고에 관하여는 새로운 장해나 악화가 인정되지 않았고, 시효 완성은 예비적 판단으로 덧붙여졌다. 보험회사들의 고소로 형사재판을 받고 무죄가 확정되었다는 사정도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늦추거나 진행을 멈추는 사유로 인정되지 않았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두 차례의 사고와 여섯 해 뒤에 제기된 보험금 청구

 

원고는 일곱 개 보험회사와 상해 또는 재해로 후유장해를 입은 경우 보험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각각 체결하고 있었다. 계약마다 지급 요건이 달라서, 80퍼센트 이상의 후유장해를 요구하는 것도 있었고 장해분류표상 장해지급률을 곱하여 보험금을 정하는 것도 있었다.

 

원고는 지하철역에서 나오다 오토바이를 피하려다 넘어져 다쳤다고 주장하였다. 그 뒤 경추 추간판 제거술 등을 받았고, 이듬해 봄에 보험약관상 장해분류표에 의할 때 92퍼센트의 영구 장해에 해당한다는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첫 번째 사고로부터 한 해 아홉 달쯤 뒤에는 전동휠체어로 횡단보도를 건너다 자동차에 부딪혔다고 주장하며 또 다른 진단서를 받았다.

 

보험회사들은 고지의무 위반과 장해의 허위 등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고, 원고를 사기 및 사기미수로 고소하였다. 원고는 그 고소를 근거로 기소되었으나 형사재판에서 무죄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 원고가 보험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것은 첫 진단서를 발급받은 때로부터 여섯 해가 지난 뒤였다.

 

2. 청구원인과 소멸시효를 둘러싼 네 갈래 다툼

 

  • 가. 사고로 약관이 정한 후유장해가 발생하였는지가 먼저 다투어졌다.

    원고는 진단서에 적힌 장해율을 근거로 각 계약이 정한 지급 요건을 충족한다고 주장하였다. 보험회사들은 원고에게 사고 이전부터 뇌병변장애와 경추 협착에 의한 경추 척수 병증이 있었으므로 그 장해상태가 기왕증에서 비롯되었다고 다투었다.

 

  • 나. Q: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언제부터 진행하는가?

    보험회사들은 보험금청구권이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하였다. 원고는 보험회사들이 지급을 거절하고 자신을 고소하여 형사재판을 받게 한 이상 시효를 주장하는 것이 권리남용이고,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될 때까지는 시효의 진행이 멈춘다고 재항변하였다.

 

  • 다. 두 번째 사고로 새로운 장해가 생겼거나 기존 장해가 악화되었는지도 쟁점이 되었다.

    원고는 두 번째 진단서에 적힌 청각장애와 상·하지 기능장애를 근거로 별도의 보험금을 구하였다. 보험회사들은 그 장해가 이미 존재하던 상태와 다르지 않다고 다투었고, 진료기록감정이 이루어졌다.

 

  • 라. 항소심에서는 장해 평가의 기준이 무엇인지가 추가로 다투어졌다.

    감정에서는 맥브라이드 장해평가상 노동능력상실률이 72퍼센트로 나왔고 사고의 기여도가 최대 50퍼센트로 평가되었다. 약관의 장해지급률과 이 수치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문제되었다.
     

3. 청구원인은 인정되었으나 시효 완성으로 전부 기각된 판단의 경로

 

  • 가. 법원은 첫 번째 사고에 관한 청구원인을 인정하였다.

    제1심과 항소심은 모두 원고가 사고 뒤 경추 추간판 파열 등을 진단받고 수술을 받았으며 92퍼센트의 영구 장해 판정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그 상태가 계약들이 정한 보험금 지급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기왕증이 있었다는 항변에 대하여 항소심은 사고가 장해상태에 기여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하면서, 기왕증은 약관 조항에 따라 보험금액을 산정할 때 기여도에 따른 감액의 여지가 있을 뿐이라고 판단하였다.

 

  • 나. 항소심은 노동능력상실률과 장해지급률의 기준이 다르다고 보았다.

    감정에서 맥브라이드 장해평가상 노동능력상실률이 72퍼센트로 나왔지만, 항소심은 각 계약이 정한 장해평가표에 의한 장해지급률이 맥브라이드 장해평가에 따른 노동능력상실률과 판단 기준을 달리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노동능력상실률을 기준으로 보험금 지급 사유의 해당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 다. Q: 진단서를 받은 날이 왜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었는가?

    민법 제166조 제1항은 소멸시효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정한다. 법원은 이에 따라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원칙적으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부터 진행한다고 보았다. 다만 보험사고의 발생 여부가 객관적으로 분명하지 아니하여 청구권자가 과실 없이 그 발생을 알 수 없었던 경우에는,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부터 진행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였다(대법원 1993. 7. 13. 선고 92다39822 판결).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적어도 92퍼센트의 장해율을 진단받은 날에는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았다. 그 날부터 세더라도 2년이 지난 뒤에 소가 제기된 이상 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것이다.

 

  • 라. 형사 무죄와 권리남용 주장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심은 소멸시효가 형사상의 소추와는 무관하게 설정한 민사관계에 고유한 제도이므로 그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관련 형사사건의 소추 여부 및 그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7577 판결). 나아가 보험회사들이 지급을 거절하고 고소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청구권 발생 사실을 고의로 은닉하기 위하여 허위의 사실을 알려 권리행사를 사실상 방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민법 제2조는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이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를 남용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소멸시효 완성의 주장이 그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는 데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법리도 함께 들었다(대법원 2016. 9. 30. 선고 2016다218713, 218720 판결).

 

  • 마. 두 번째 사고에 관한 청구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제1심은 진료기록감정 결과와 사고 이전에 이미 청각장애 진단을 받은 사실 등을 들어, 두 번째 사고로 기존 장해와 다른 장해가 발생하거나 기존 장해가 악화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그리고 설령 달리 보더라도 두 번째 진단서를 발급받은 날부터 2년이 지나 소가 제기되었으므로 그 청구권 역시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원고의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고 항소도 기각되었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상법 제662조 (소멸시효)

 

보험금청구권은 3년간, 보험료 또는 적립금의 반환청구권은 3년간, 보험료청구권은 2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

[전문개정 2014. 3. 11.]

 

민법 제166조 (소멸시효의 기산점)

 

①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

 

② 부작위를 목적으로 하는 채권의 소멸시효는 위반행위를 한 때로부터 진행한다.

[단순위헌, 2014헌바148, 2018. 8. 30.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166조 제1항 중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호, 제4호에 규정된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민법 제2조 (신의성실)

 

①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②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

 

구 상법 제662조 (소멸시효)

 

보험금액의 청구권과 보험료 또는 적립금의 반환청구권은 2년간, 보험료의 청구권은 1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대법원 1993. 7. 13. 선고 92다39822 판결

 

판시사항

보험사고 발생 여부가 객관적으로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에 있어서 보험금액청구권의 소멸시효의 기산점

 

판결요지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보험금액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지만,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인지의 여부가 객관적으로 분명하지 아니하여 보험금액청구권자가 과실 없이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 수 없었던 경우에도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로부터 보험금액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보험금액청구권자에게 너무 가혹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반할 뿐만 아니라 소멸시효제도의 존재이유에 부합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와 같이 객관적으로 보아 보험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금액청구권자가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로부터 보험금액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7577 판결

 

판시사항

[1]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의 의미 및 그 판단 기준

 

[2]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불법행위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관련 형사사건의 소추 여부 및 그 결과에 영향을 받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3] 불법행위의 가해자에 대한 형사사건의 제1심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되었다가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이 선고된 사안에서, 피해자로서는 위 형사사건의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을 한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불법행위의 가해자를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고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한다. 나아가 피해자 등이 언제 위와 같은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불법행위의 단기소멸시효는 형사상의 소추와는 무관하게 설정한 민사관계에 고유한 제도이므로 그 시효의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관련 형사사건의 소추 여부 및 그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

 

[3] 불법행위의 가해자에 대한 형사사건의 제1심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되었다가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이 선고된 사안에서, 위 가해자가 수사단계에서부터 혐의를 극력 부인하고 위 형사사건의 제1심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하였으므로, 피해자로서는 위 형사사건의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을 한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불법행위의 가해자를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6. 9. 30. 선고 2016다218713, 218720 판결

 

판시사항

[1]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는 경우 및 소멸시효 완성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지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2] 甲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한 乙이 계약의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 후 자살하였는데 수익자인 丙이 甲 회사를 상대로 재해사망특약에 기한 보험금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丙의 재해사망보험금 청구권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하였고, 甲 회사의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가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다만 실정법에 정하여진 개별 법제도의 구체적 내용에 좇아 판단되는 바를 신의칙과 같은 일반조항에 의한 법원칙을 들어 배제 또는 제한하는 것은 중요한 법가치의 하나인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킬 우려가 있다. 특히 소멸시효 제도는 법률관계의 주장에 일정한 시간적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그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다툼을 종식시키려는 것으로서, 누구에게나 무차별적·객관적으로 적용되는 시간의 경과가 1차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설계되었음을 고려하면, 법적 안정성의 요구는 더욱 선명하게 제기된다. 따라서 소멸시효 완성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2] 甲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한 乙이 계약의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 후 자살하였는데 수익자인 丙이 甲 회사를 상대로 재해사망특약에 기한 보험금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丙의 재해사망보험금 청구권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하였고, 甲 회사가 특약에 기한 재해사망보험금 지급의무가 있음에도 지급을 거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甲 회사의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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