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분석] 호텔 방까지 따라 들어온 직장 동료의 강제추행: 경미한 유형력의 기수 판단과 퇴거불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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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오랜 직장 동료가 회식 뒤 피해자를 호텔까지 바래다준다며 따라와 방 안까지 들어와 양팔을 잡아당기고 신체 접촉을 시도한 사건이다. 호텔 CCTV가 삭제되고 접촉 부위도 경미해 경찰은 강제추행을 미수로 보고 퇴거불응은 불송치하였으므로, 쟁점은 양팔을 잡아당긴 유형력만으로 강제추행의 기수를 인정할 수 있는지였다. 검사의 재수사요청 뒤 강제추행 기수와 퇴거불응이 모두 인정되었고,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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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식 뒤 호텔 방까지 이어진 동행의 경위
피해자는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마친 뒤 미리 예약해 둔 호텔로 이동하였고, 그 과정에서 오랜 직장 동료인 가해자에게 추행 피해를 입었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결혼하여 가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피해자가 취해 보여 안전하게 데려다준다는 핑계로 호텔까지 동행하였다.
가해자는 방 앞에서 인사하려는 피해자의 말을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방 안까지 들어왔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양팔을 잡아당겨 침대에 앉히고 억지로 신체 접촉을 시도하였으며, 피해자가 수차례 퇴거를 요청하였는데도 방에서 나가지 않으려고 버텼다. 상황을 모면한 피해자가 사과할 기회를 주었으나 가해자는 강제로 추행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였다.
호텔 로비와 엘리베이터의 CCTV는 이미 삭제된 상태였고, 수사기관은 양팔을 잡아당긴 것만으로 강제추행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을 가졌다. 경찰은 처음에 강제추행을 미수로 인정하고 퇴거불응에 대하여는 불송치 결정을 하였다.
검사가 불송치 결정에 대하여 재수사를 요청하였고, 재수사를 거쳐 경찰은 강제추행을 기수로 인정하고 퇴거불응도 인정하였다. 검사는 사건을 정식으로 기소하였고, 법원은 두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40시간을 선고하였다.
2. 경미한 접촉과 버티기를 둘러싼 쟁점
3. 불법한 유형력 법리와 재수사요청(현행 재수사요구)의 적용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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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①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
② 전항의 장소에서 퇴거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① 검사는 제245조의5제1항제2호의 경우에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송치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 또는 부당한 때에는 그 이유를 문서로 명시하여 사법경찰관에게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검사는 제245조의5제1항제2호에 따라 송부받은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반환하여야 한다. <개정 2026.8.4>
② 검사가 제1항에 따라 재수사를 요구하는 경우 그 이유와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적은 서면(형사사법정보시스템을 포함한다)으로 하고, 재수사요구 사실을 고소인등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개정 2026.8.4>
③ 제1항에 따른 검사의 재수사요구는 제245조의5제1항제2호에 따라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 다만, 해당 사건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증거의 발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는 때에는 3개월 후에도 재수사요구를 할 수 있다. <신설 2026.8.4>
④ 사법경찰관은 제1항의 재수사요구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재수사를 마쳐야 한다. 다만, 검사가 사건의 긴급성 등을 고려하여 특별히 재수사 기한을 정하는 경우에는 이에 따라야 한다. <신설 2026.8.4>
⑤ 사법경찰관은 제4항에 따른 재수사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이 경우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여야 한다. <신설 2026.8.4>
⑥ 제4항에 따른 재수사에도 불구하고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계속 송치하지 아니하기로 검사에게 통보하는 경우에는 제1항 후단에 따라 반환받은 관계 서류 및 증거물과 재수사에 따른 관계 서류 및 증거물을 모두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신설 2026.8.4>
⑦ 검사는 제6항에 따라 송부받은 사건에 대하여 필요한 경우 다시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검사는 제5항 전단에 따라 통보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재수사를 요구하여야 하고, 사법경찰관의 재수사 기간 및 결과 통보 등은 제4항부터 제6항까지를 적용한다. <신설 2026.8.4>
⑧ 각급 공소청의 장은 정당한 이유 없이 사법경찰관이 제1항부터 제7항까지에 따른 재수사요구를 따르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 소속 수사기관의 장에게 해당 사법경찰관의 직무배제 또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징계 절차는 징계 관련 법령에 따른다. <신설 2026.8.4>
⑨ 각급 공소청의 장은 제1항에 따른 재수사요구에 대하여 해당 사법경찰관의 적정한 재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사법경찰관이 속한 수사관서의 상급 수사관서 또는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하여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신설 2026.8.4>
형사소송법 부칙 <법률 제21857호, 2026. 8. 4.> 제8조 (재수사요구에 관한 적용례)
제8조(재수사요구에 관한 적용례) 제245조의8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이후 제245조의5제1항제2호의 개정규정에 따라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받은 경우부터 적용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의 2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를 신속히 수사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6. 9. 29.]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
① 성폭력범죄의 피해자 및 그 법정대리인(이하 “피해자등”이라 한다)은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등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나 면담 또는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사실관계 확인이나 면담 또는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개정 2026. 9. 29 .>
③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 증거보전절차, 공판준비기일 및 공판절차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절차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④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증거보전 후 관계 서류나 증거물,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나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
⑤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등의 대리가 허용될 수 있는 모든 소송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
⑥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 다만, 19세미만피해자등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에는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야 한다. <개정 2023. 7. 11 .> |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한 종래 대법원의 입장 및 변경 필요성 /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피고인이 자신의 주거지 방안에서 4촌 친족관계인 피해자 甲(女, 15세)의 학교 과제를 도와주던 중 甲을 양팔로 끌어안은 다음 침대에 쓰러뜨린 후 甲의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의 주위적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당시 피고인의 행위는 甲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여 甲을 강제추행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피고인의 행위가 甲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조치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가) 형법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은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규정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하여 이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폭행행위 자체가 곧바로 추행에 해당하는 경우(이른바 기습추행형)에는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판시하는 한편, 폭행 또는 협박이 추행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그 수단으로 행해진 경우(이른바 폭행·협박 선행형)에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요구된다고 판시하여 왔다(이하 폭행·협박 선행형 관련 판례 법리를 ‘종래의 판례 법리’라 한다).
(나) 강제추행죄의 범죄구성요건과 보호법익, 종래의 판례 법리의 문제점, 성폭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판례 법리와 재판 실무의 변화에 따라 해석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성 등에 비추어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는 다시 정의될 필요가 있다.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의 수단이 되는 ‘폭행 또는 협박’에 대해 피해자의 항거가 곤란할 정도일 것을 요구하는 종래의 판례 법리는 강제추행죄의 범죄구성요건이나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보호법익과 부합하지 아니한다.
형법 제298조 및 성폭력처벌법 제5조 제2항 등 강제추행죄에 관한 현행 규정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 또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제추행한 경우’ 이를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 폭행·협박의 정도를 명시적으로 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강제추행’에서 ‘강제(强制)’의 사전적 의미는 ‘권력이나 위력으로 남의 자유의사를 억눌러 원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시키는 것’으로서, 반드시 상대방의 항거가 곤란할 것을 전제로 한다고 볼 수 없고,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또는 폭행·협박의 방법으로 동의하지 않는 상대방에 대하여 추행을 하는 경우 그러한 강제성은 구현된다고 보아야 한다.
강제추행죄는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종래의 판례 법리는 피해자의 ‘항거곤란’이라는 상태적 개념을 범죄구성요건에 포함시켜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가 일반적인 그것보다 더 높은 수준일 것을 요구하였다. 그에 따라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의사 억압 상태가 필요하다고 보게 되고, 이는 피해자가 실제로 어떠한 항거를 하였는지 살펴보게 하였으며, 반대로 항거가 없었던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을 이유로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와 같이 피해자의 ‘항거곤란’을 요구하는 것은 여전히 피해자에게 ‘정조’를 수호하는 태도를 요구하는 입장을 전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개인의 성적 자유 내지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현행법의 해석으로 더 이상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② 강제추행죄에서 ‘폭행 또는 협박’은 형법상 폭행죄 또는 협박죄에서 정한 ‘폭행 또는 협박’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명히 정의되어야 하고, 이는 판례 법리와 재판 실무의 변화에 비추어 볼 때 법적 안정성 및 판결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하여도 필요하다.
그동안 대법원은 개별적·구체적인 사건에서 강제추행죄의 성립 요건이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등을 심리하면서 고려해야 할 판단 기준과 방법에 관하여 판시하여 왔다. 또한 근래의 재판 실무는 종래의 판례 법리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의 행위가 폭행죄에서 정한 폭행이나 협박죄에서 정한 협박의 정도에 이르렀다면 사실상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라고 해석하는 방향으로 변화하여 왔다.
이러한 법원의 판례와 재판 실무는 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의 변화를 반영함과 아울러, 종래의 판례 법리에 따른 현실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자칫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에게 이른바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거나 2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 인식을 토대로 형평과 정의에 합당한 형사재판을 실현하기 위한 것인바, 한편 그로 인하여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으로 피해자의 항거가 곤란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요구하는 종래의 판례 법리는 그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하였다. 그렇다면 이제 범죄구성요건의 해석 기준을 명확히 함으로써 사실상 변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현재의 재판 실무와 종래의 판례 법리 사이의 불일치를 해소하고, 오해의 소지와 혼란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③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를 위와 같이 정의한다고 하여 위력에 의한 추행죄와 구별이 불분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위력에 의한 추행죄에서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하는 것으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는바, 이는 강제추행죄에서의 ‘폭행 또는 협박’과 개념적으로 구별된다. 그리고 형법 및 성폭력처벌법 등은 미성년자, 심신미약자,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 피보호자·피감독자, 아동·청소년을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형법 제302조, 성폭력처벌법 제6조 제6항, 제7조 제5항, 제10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5항)을 두고 있는바, 위력에 의한 추행죄는 성폭력 범행에 특히 취약한 사람을 보호대상으로 하여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과 다른 ‘위력’을 범행수단으로 한 성적 침해 또는 착취행위를 범죄로 규정하여 처벌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위력과 폭행·협박의 개념상 차이, 위력에 의한 추행죄와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 각 보호법익과 체계 등을 고려하면, 위력에 의한 추행죄에서 ‘위력’은 유형력의 대상이나 내용 등에 비추어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폭행·협박은 물론,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혼란하게 할 만한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따라서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를 종래의 판례 법리와 같이 제한 해석하여야만 위력과 구별이 용이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요컨대,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의 신체에 대해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여 상대방을 추행한 경우에 성립한다. 어떠한 행위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의 목적과 의도, 구체적인 행위태양과 내용, 행위의 경위와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자와 상대방과의 관계, 그 행위가 상대방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관 이동원의 별개의견] 폭행·협박 선행형의 강제추행죄에서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에 관하여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요구된다고 판시한 ‘종래의 판례 법리’는 여전히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다수의견과 같이 강제추행죄의 처벌범위를 확대하는 해석론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후 국회의 입법절차를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종래의 판례 법리는 형사법 문언과 체계에 부합한다.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에 관하여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로 제한 해석해야 단순추행죄, 위력에 의한 추행죄와 분명한 구별이 가능하고, 준강제추행죄의 항거불능과도 균형이 맞는다.
둘째, 종래의 판례 법리는 피해자의 현실적 저항을 요구하거나 2차 피해를 야기하는 법리가 아니다. 설령 강제추행 피해자에 대한 조사·심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야기할 위험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행법상의 제도 등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하여야 하는 것이지 이를 이유로 범죄구성요건의 내용을 달리 정할 것은 아니다.
셋째, 종래의 판례 법리는 대법원이 수십 년 동안 반복적으로 선언한 법리로서 학계의 지지를 받고 있고, ‘종합판단기준설’의 발전적인 해석을 통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할 수 있는 법리이다. 판례를 변경하려면 이를 정당화할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다수의견의 논거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넷째, 종래의 판례 법리를 전제로 성폭력처벌법 등 특별법에서 일정한 유형의 강제추행에 대해 중범죄로 가중처벌하고 있다.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입법을 통하여 해결하지 않은 채 다수의견과 같이 해석으로 폭행·협박의 정도를 완화할 경우 위 특별법과의 체계상 정합성에 지장을 초래하고, 죄형법정주의나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실질적으로 어긋날 우려가 있다.
[2] 피고인이 자신의 주거지 방안에서 4촌 친족관계인 피해자 甲(女, 15세)의 학교 과제를 도와주던 중 甲을 양팔로 끌어안은 다음 침대에 쓰러뜨린 후 甲의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의 주위적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당시 피고인은 방안에서 甲의 숙제를 도와주던 중 甲의 왼손을 잡아 자신의 성기 쪽으로 끌어당겼고, 이를 거부하고 자리를 이탈하려는 甲의 의사에 반하여 甲을 끌어안은 다음 침대로 넘어져 甲의 위에 올라탄 후 甲의 가슴을 만졌으며, 방문을 나가려는 甲을 뒤따라가 끌어안았는바,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甲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여 甲을 강제추행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피고인의 행위가 甲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조치에 강제추행죄의 폭행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에 포함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의 정도 / ‘추행’의 의미 및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미용업체인 甲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甲 회사의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乙(여, 27세)을 비롯한 직원들과 노래방에서 회식을 하던 중 乙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 후 갑자기 乙의 볼에 입을 맞추고, 이에 乙이 ‘하지 마세요’라고 하였음에도 계속하여 오른손으로 乙의 오른쪽 허벅지를 쓰다듬어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었는데, 원심이 공소사실 전부를 무죄로 판단한 사안에서,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乙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로 인한 강제추행 부분에 대하여도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기습추행 내지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된다. 특히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는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기만 하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피해자의 옷 위로 엉덩이나 가슴을 쓰다듬는 행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어깨를 주무르는 행위, 교사가 여중생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면서 비비는 행위나 여중생의 귀를 쓸어 만지는 행위 등에 대하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이루어져 기습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나아가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2] 미용업체인 甲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甲 회사의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乙(여, 27세)을 비롯한 직원들과 노래방에서 회식을 하던 중 乙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 후 귓속말로 ‘일하는 것 어렵지 않냐. 힘든 것 있으면 말하라’고 하면서 갑자기 乙의 볼에 입을 맞추고, 이에 乙이 ‘하지 마세요’라고 하였음에도 계속하여 ‘괜찮다. 힘든 것 있으면 말해라. 무슨 일이든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하면서 오른손으로 乙의 오른쪽 허벅지를 쓰다듬어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었는데, 원심이 공소사실 전부를 무죄로 판단한 사안에서,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乙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로 인한 강제추행 부분에 대하여는, 乙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인이 자신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증인들의 진술 역시 피고인이 乙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장면을 목격하였다는 취지로서 乙의 진술에 부합하는 점, 여성인 乙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부위인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는 乙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인 한 乙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할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추행행위라고 보아야 하는 점, 원심은 무죄의 근거로서 피고인이 乙의 허벅지를 쓰다듬던 당시 乙이 즉시 피고인에게 항의하거나 반발하는 등의 거부의사를 밝히는 대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는 점을 중시한 것으로 보이나, 성범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위 사정만으로는 강제추행죄의 성립이 부정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할 때 기습추행으로 인한 강제추행죄의 성립을 부정적으로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피고인이 저지른 행위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였다는 乙 진술의 신빙성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만한 사정도 없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이 부분에 대하여도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기습추행 내지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