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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사례분석] 거짓말탐지기 대신 요청한 피해자 진술분석: 강간치상의 정신적 상해와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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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거짓말탐지기 대신 요청한 피해자 진술분석: 강간치상의 정신적 상해와 기소
[사례분석] 거짓말탐지기 대신 요청한 피해자 진술분석: 강간치상의 정신적 상해와 기소


<핵심 요약>

10년지기 친구가 과제를 함께 하자며 찾아온 집에서 피해자를 강간한 사건이다. 가해자는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일관되게 부인하였으나, 피해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과 정신과 진료기록, 그리고 피해자 진술분석 결과가 함께 놓였다. 약물 복용 중이던 피해자에게 제안된 거짓말탐지기 조사 대신 진술분석이 이루어졌고, 검사는 피고인을 강간치상 혐의로 불구속 구공판 기소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10년지기 친구가 찾아온 날과 그 뒤의 부인

 

피해자와 가해자는 매일 연락을 할 만큼 가까운 10년지기 친구였다. 사건 당일 가해자는 함께 과제를 하자며 피해자의 집에 방문하였고, 피해자는 평소처럼 별다른 경계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집에 들어선 가해자는 갑자기 피해자를 침대에 눕히며 억지로 키스를 하였고,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는 피해자를 힘으로 제압한 뒤 성기를 삽입하였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 심리적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와 약물 복용을 병행하게 되었다. 홀로 고소장을 제출하고 1차 경찰조사를 마쳤으나, 당시에는 약물 복용의 영향으로 피해 사실을 명확히 진술하지 못한 상태였다.

 

가해자는 피해자와 이성적 감정이 오가는 사이였으며 성관계는 합의된 것이었다는 취지로 범행을 부인하였다. 그러면서도 사건 직후에는 피해자에게 사과하며 범행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가, 수사가 진행되자 돌연 진술을 번복하였다.

 

2. 합의 여부와 정신적 상해를 둘러싼 쟁점

 

  • 가. 지인 사이의 성관계에서 폭행이 있었는지를 무엇으로 가르는지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를 처벌한다고 정하고, 형법 제301조는 그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를 무겁게 처벌한다고 정한다. 이 사건에서 가해자는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주장하였으므로, 침대에 눕히고 힘으로 제압한 행위가 조문이 말하는 폭행에 해당하는지가 다투어졌다. 오랜 친구 사이라는 관계와 집에 들인 사정이 이 판단에서 어떻게 고려되는지도 함께 문제 되었다.

 

  • 나. Q: 정신과 진단만으로도 강간치상의 상해가 되는가?

    이 사건에서 상해의 근거로 놓인 것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과 정신과 진료기록이었다. 형법 제301조는 상해라는 결과를 요구하므로,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 증상이 그 상해에 해당하는지가 죄명을 가르는 지점이었다. 상해의 범위를 어디까지 보는지를 판례로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 다.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지 않은 사정이 불리하게 작용하는지

    수사기관은 가해자가 합의된 관계였다는 진술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며 피해자에게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제안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약물 복용 중이어서 정서적·생리적 반응이 불안정한 상태였다. 이 조사를 받지 않는 것이 진술의 신빙성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그리고 대신 쓸 수 있는 절차가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 라. 물적 증거가 부족한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이 갖는 자리

    주거 안에서 두 사람만 있던 사건이라 물적 증거가 부족하였고, 가해자는 수사 내내 범행을 부인하였다. 피해자의 진술과 정신과 진료기록, 진술분석 결과가 함께 놓인 상황에서 그 진술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다. 사건 직후 가해자가 보인 사과와 이후의 번복이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도 함께 확인되어야 했다.
     

3. 정신적 상해와 진술 신빙성에 관한 법리

 

  • 가. 폭행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를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도록 하였다. 그 기준은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이다. 같은 판결은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폭행·협박이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였다.

 

  • 나. Q: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조문이 말하는 상해인가?

    해당할 수 있다.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196 판결은 강간치상죄에서의 상해를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보았다. 곧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하며, 그 생리적 기능에는 육체적 기능뿐만 아니라 정신적 기능도 포함된다고 하였다.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732 판결은 정신과적 증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상해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다. 다만 이 판결이 판단한 조문은 구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9조 제1항이므로, 형법 제301조의 상해를 직접 판단한 것은 아니고 상해의 개념이 같은 범위에서 참고가 된다.

 

  • 다. 진술분석은 조문이 정한 전문가 의견 조회다

    성폭력처벌법 제33조 제1항은 법원이 정신건강의학과의사, 심리학자, 사회복지학자, 그 밖의 관련 전문가로부터 행위자 또는 피해자의 정신·심리 상태에 대한 진단 소견 및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관한 의견을 조회할 수 있다고 정한다. 같은 조 제4항은 이 규정을 수사기관이 성폭력범죄를 수사하는 경우에 준용하되, 피해자가 13세 미만이거나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경우에는 반드시 의견을 조회하도록 정한다. 따라서 피해자 진술분석은 수사기관이 조문에 따라 요청할 수 있는 절차다. 다만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응하지 않은 사정을 증거로 어떻게 평가할지는 이 조문이 정한 바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약물 복용으로 정서적·생리적 반응이 불안정하다는 사정이 수사기관에 설명되었고, 그 대신 진술분석이 이루어졌다.

 

  • 라. 피해자 진술은 직접증거이고 그 신빙성은 함부로 배척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피해자 등의 진술에 대하여 세 가지가 갖추어지면 그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고 보았다.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될 것,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을 것,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을 것이 그것이다. 같은 판결은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증거의 증명력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에 따라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고, 형사소송법 제246조는 공소를 검사가 제기하여 수행하도록 정하므로, 불구속 구공판은 구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식 재판을 구한 것일 뿐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형법 제301조 (강간 등 상해ㆍ치상)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부터 제300조까지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전문개정 1995. 12. 29.]

 

형법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전문가의 의견 조회)

 

① 법원은 정신건강의학과의사, 심리학자, 사회복지학자, 그 밖의 관련 전문가로부터 행위자 또는 피해자의 정신ㆍ심리 상태에 대한 진단 소견 및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관한 의견을 조회할 수 있다.

 

② 법원은 성폭력범죄를 조사ㆍ심리할 때에는 제1항에 따른 의견 조회의 결과를 고려하여야 한다.

 

③ 법원은 법원행정처장이 정하는 관련 전문가 후보자 중에서 제1항에 따른 전문가를 지정하여야 한다.

 

④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은 수사기관이 성폭력범죄를 수사하는 경우에 준용한다. 다만, 피해자가 13세 미만이거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경우에는 관련 전문가에게 피해자의 정신ㆍ심리 상태에 대한 진단 소견 및 진술 내용에 관한 의견을 조회하여야 한다.

 

⑤ 제4항에 따라 준용할 경우 “법원행정처장”은 “검찰총장 또는 경찰청장”으로 본다.

 

형사소송법 제246조 (국가소추주의)

 

공소는 검사가 제기하여 수행한다.

 

형사소송법 제308조 (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732 판결

 

판시사항

[1]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9조 제1항 소정의 상해의 의미

 

[2] 정신과적 증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9조 제1항 소정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9조 제1항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반드시 외부적인 상처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여기서의 생리적 기능에는 육체적 기능뿐만 아니라 정신적 기능도 포함된다.

 

[2] 정신과적 증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9조 제1항 소정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196 판결

 

판시사항

강간치상죄나 강제추행치상죄에서 ‘상해’의 의미 / 수면제와 같은 약물을 투약하여 피해자를 일시적으로 수면 또는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게 한 것이 강간치상죄나 강제추행치상죄에서 말하는 상해에 해당하는 경우 및 판단 기준

 

판결요지

강간치상죄나 강제추행치상죄에 있어서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 즉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서의 생리적 기능에는 육체적 기능뿐만 아니라 정신적 기능도 포함된다.

 

따라서 수면제와 같은 약물을 투약하여 피해자를 일시적으로 수면 또는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게 한 경우에도 약물로 인하여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었다면 자연적으로 의식을 회복하거나 외부적으로 드러난 상처가 없더라도 이는 강간치상죄나 강제추행치상죄에서 말하는 상해에 해당한다. 그리고 피해자에게 이러한 상해가 발생하였는지는 객관적,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신체·정신상의 구체적인 상태, 약물의 종류와 용량, 투약방법, 음주 여부 등 약물의 작용에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기초로 하여 약물 투약으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발생한 의식장애나 기억장애 등 신체, 정신상의 변화와 내용 및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및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3]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강간죄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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