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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사례분석] 신분을 속인 성인의 성착취물 제작: 연령 인식과 죄명별 행위 태양의 특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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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 신분을 속인 성인의 성착취물 제작: 연령 인식과 죄명별 행위 태양의 특정
[사례분석] 신분을 속인 성인의 성착취물 제작: 연령 인식과 죄명별 행위 태양의 특정


<핵심 요약>

성인 가해자가 랜덤 채팅에서 동갑 학생으로 신분을 속여 접근한 미성년 피해자 사건이다. 첫 대화에서 오간 교복과 학생증 사진은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의 인식을 뒷받침하였고, 삭제 요구를 견디고 남은 사흘분의 문자 내역은 요구에 따른 사진 전송이 자발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보여 주었다. 고소장은 행위 태양을 죄명별로 갈라 특정하였고 수사기관은 다섯 죄명 모두에서 혐의를 인정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다.

 

자세한 기본 법리는 아래 위키를 참고하십시오.

1. 랜덤 채팅에서 시작된 만남과 고소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피해자는 온라인 랜덤 채팅에서 가해자를 알게 되었다. 가해자는 자신을 피해자와 같은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라고 소개하였고, 두 사람은 서로 나이를 확인하자며 교복 사진과 학생증 사진을 주고받았다. 피해자는 동갑내기 친구라고 생각하고 의심 없이 채팅을 이어 갔다.

 

어느 날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신체 사진을 요구하였다. 피해자가 여러 차례 거절하였으나 가해자는 서로 사진을 주고 바로 지우자며 끈질기게 요구하였고, 결국 피해자는 사진을 보내게 되었다.

 

두 사람은 연락을 이어 가다 룸카페에서 처음 만났다. 그 자리에서 가해자는 피해자의 신체를 만지고 유사강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으며 그 장면을 직접 촬영하기도 하였고, 이후에도 다섯 차례 더 만남이 이어졌다.

 

마지막 만남에서 가해자는 자신이 성인이라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피해자는 두려움 때문에 그 자리에서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였으나 곧바로 부모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하였고, 사건은 초기부터 전문적인 조력을 받아 고소로 이어졌다.

 

2. 연령 인식과 성착취물 제작을 둘러싼 다툼

 

  • 가. 신분을 속인 성인에게 피해자의 나이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의 문제

    가해자는 자신을 피해자와 같은 학년의 남학생이라고 소개하였고, 마지막 만남에 이르러서야 성인임을 밝혔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와 아동복지법 제17조가 정한 죄가 성립하려면 상대가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고, 형법 제305조가 정한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추행은 피해자가 그 조항이 정한 연령대에 있다는 점에 관하여 같은 인식을 전제로 한다. 신분을 속인 쪽이 오히려 상대의 나이를 몰랐다고 다툴 수 있는지가 첫 번째 쟁점이었다.

 

  • 나. 피해자가 스스로 촬영해 보낸 사진이 성착취물의 제작에 해당하는지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신체 사진을 반복해 요구하였고, 룸카페에서는 직접 촬영도 하였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한 자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는데, 촬영을 한 사람이 피해자 자신인 부분에도 제작죄가 성립하는지가 문제되었다. 요구에 따라 만들어진 사진과 직접 촬영한 영상을 어떤 죄명으로 갈라 세울 것인지도 함께 가려야 했다.

 

  • 다. Q: 피해자가 사진을 보냈다는 사실이 자발적인 동의로 평가되는가?

    그렇지 않다. 피해자는 여러 차례 거절하였고 가해자가 서로 사진을 주고 바로 지우자며 끈질기게 요구한 끝에 사진을 보냈으며, 문자 내역에는 자신을 주인이라 하고 피해자를 노예라 부르며 신체 사진을 요구한 지시가 남아 있었다. 동갑내기 친구라는 신뢰가 거짓 위에 세워진 상태에서 이루어진 응낙을 자발적인 의사의 표현으로 볼 수 있는지가 다투어졌다.

 

  • 라. 대화 삭제 요구가 반복된 사건에서 증거를 보전하는 방법

    가해자는 휴대전화 검사를 조심하라며 대화 삭제를 반복해 요구하였고, 그 결과 남은 문자 내역은 사흘에서 나흘분이 전부였다. 촬영물과 대화가 가해자의 전자기기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출석 요구가 먼저 이루어지면 그 자료가 사라질 수 있었다. 압수·수색을 언제 어떤 요건으로 구할 것인지가 마지막 쟁점이었다.
     

3. 죄명별 행위 태양의 특정과 증거 보전에 관한 법리 적용

 

  • 가. 교복과 학생증 사진은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의 인식을 뒷받침한다

    첫 대화에서 두 사람은 나이를 확인하자며 교복 사진과 학생증 사진을 주고받았다. 학생증은 학교와 학년을 그대로 보여 주는 자료이므로 그것을 받아 본 사람이 상대가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형법 제305조는 제1항에서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한 간음 또는 추행을, 제2항에서 19세 이상의 자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한 간음 또는 추행을 형법 제297조의2와 제298조 등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한다.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의 인식과는 별도로 피해자가 그 연령대에 있었는지와 그에 대한 인식이 확인되어야 하므로, 나이의 인식은 죄명이 갈리는 지점에 놓인다.

 

  • 나. 직접 촬영하지 않았더라도 기획하고 지시하였다면 제작에 해당한다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도18285 판결은 아동·청소년으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을 촬영하게 한 경우를 다루었다. 같은 판결은 직접 촬영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그 영상을 만드는 것을 기획하고 촬영행위를 하게 하거나 만드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작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나아가 그 촬영을 마쳐 재생이 가능한 형태로 저장이 된 때에 제작이 기수에 이른다고 하였다. 고소장은 신체 사진을 찍어 전송하도록 요구한 부분과 룸카페에서 직접 촬영한 부분을 죄명별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특정하였다.

 

  • 다. Q: 왜곡된 신뢰관계에서 나온 외관상 동의는 어떻게 평가되는가?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5도9436 전원합의체 판결은 아동·청소년이 외관상 성적 결정 또는 동의로 보이는 언동을 하였더라도 그것이 타인의 기망이나 왜곡된 신뢰관계의 이용에 의한 것이라면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아동·청소년이 사회적·문화적 제약 등으로 아직 온전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렵고 인지적·심리적·관계적 자원의 부족으로 타인의 성적 침해 또는 착취행위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동갑내기라는 거짓 위에 쌓인 관계에서 거절하지 못하고 사진을 보낸 사정은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가 금지하는 성적 학대행위를 판단할 때에도 같은 시각으로 읽힌다.

 

  • 라. 디지털 성범죄의 증거 보전과 사건송치의 절차적 근거

    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3도11395 판결은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 등의 범죄에서 그 안에 저장된 같은 유형의 전자정보에서 발견되는 간접증거나 정황증거에 대해 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같은 판결은 피해자의 인격권을 현저히 침해하는 촬영물이 몰수의 대상이기도 하므로 신속히 압수수색하여 유통 가능성을 적시에 차단할 필요가 크다고 하였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1호는 사법경찰관이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도록 정한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관련 사례에 대한 변호사의 실제 사건 수행 전략은 아래 법률 인사이트에서 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련 법규 및 판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ㆍ배포 등)

 

①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ㆍ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2020. 6. 2., 2023. 4. 11 .>

 

②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을 판매ㆍ대여ㆍ배포ㆍ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지ㆍ운반ㆍ광고ㆍ소개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20. 6. 2., 2023. 4. 11 .>

 

③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을 배포ㆍ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광고ㆍ소개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20. 6. 2., 2023. 4. 11 .>

 

④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할 것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아동ㆍ청소년을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자에게 알선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20. 6. 2., 2023. 4. 11., 2025. 12. 30 .>

 

⑤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ㆍ소지 또는 시청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20. 6. 2., 2023. 4. 11., 2025. 4. 22 .>

 

⑥ 제1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⑦ 상습적으로 제1항의 죄를 범한 자는 그 죄에 대하여 정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신설 2020. 6. 2 .>

[제목개정 2020. 6. 2.]

 

형법 제305조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

 

①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

<개정 1995. 12. 29., 2012. 12. 18., 2020. 5. 19 .>

 

②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19세 이상의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

<신설 2020. 5. 19 .>

 

형법 제297조의 2 (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본조신설 2012. 12. 18.]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아동복지법 제17조 (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4. 1. 28., 2021. 12. 21., 2024. 1. 2.>

1. 아동을 매매하는 행위

2.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

3.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

4. 삭제

<2014. 1. 28 .>

5.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제1호에 따른 가정폭력에 아동을 노출시키는 행위로 인한 경우를 포함한다)

6. 자신의 보호ㆍ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ㆍ양육ㆍ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

7. 장애를 가진 아동을 공중에 관람시키는 행위

8. 아동에게 구걸을 시키거나 아동을 이용하여 구걸하는 행위

9. 공중의 오락 또는 흥행을 목적으로 아동의 건강 또는 안전에 유해한 곡예를 시키는 행위 또는 이를 위하여 아동을 제3자에게 인도하는 행위

10. 정당한 권한을 가진 알선기관 외의 자가 아동의 양육을 알선하고 금품을 취득하거나 금품을 요구 또는 약속하는 행위

11. 아동을 위하여 증여 또는 급여된 금품을 그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5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20. 2. 4.]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도18285 판결

 

판시사항

[1] 아동ㆍ청소년으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을 촬영하게 하고 직접 촬영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구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의 처벌 대상인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에 해당하는 경우 및 그 기수 시기(=촬영을 마쳐 재생이 가능한 형태로 저장된 때)

 

[2] 구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의 처벌 대상인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에서 해당 영상을 직접 촬영할 것을 요하지 아니하는 취지

 

[3] 공동정범의 성립 요건 및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의 내용 / 피고인이 주관적 요소인 공동가공의 의사를 부인하는 경우, 그 증명 방법

 

판결이유 발췌

피고인이 아동ㆍ청소년으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을 촬영하게 한 경우 피고인이 직접 촬영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그 영상을 만드는 것을 기획하고 촬영행위를 하게 하거나 만드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에 해당하고, 이러한 촬영을 마쳐 재생이 가능한 형태로 저장이 된 때에 제작은 기수에 이른다.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5도9436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아동·청소년이 타인의 기망이나 왜곡된 신뢰관계의 이용에 의하여 외관상 성적 결정 또는 동의로 보이는 언동을 한 경우, 이를 아동·청소년의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행위자가 간음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의 목적을 달성한 경우,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 피해자가 오인, 착각, 부지에 빠지게 되는 대상이 간음행위 자체 외에 간음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이거나 간음행위와 결부된 금전적·비금전적 대가와 같은 요소일 수도 있는지 여부(적극) / 위계와 간음행위 사이 인과관계의 내용 및 이러한 인과관계를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사정 / 간음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위계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일반적·평균적 판단능력을 갖춘 성인 또는 충분한 보호와 교육을 받은 또래의 시각에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하여서는 안 되는지 여부(적극)

 

[3] 피고인이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하여 알게 된 14세의 피해자에게 자신을 ‘고등학교 2학년인 甲’이라고 거짓으로 소개하고 채팅을 통해 교제하던 중 자신을 스토킹하는 여성 때문에 힘들다며 그 여성을 떼어내려면 자신의 선배와 성관계를 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피해자에게 이야기하고, 피고인과 헤어지는 것이 두려워 피고인의 제안을 승낙한 피해자를 마치 자신이 甲의 선배인 것처럼 행세하여 간음한 사안에서, 피고인은 간음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한 것이므로 피고인의 간음행위는 위계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고자 하는 이유는, 아동·청소년은 사회적·문화적 제약 등으로 아직 온전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지적·심리적·관계적 자원의 부족으로 타인의 성적 침해 또는 착취행위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동·청소년은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고 성 건강을 완성해가는 과정에 있으므로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적 침해 또는 착취행위는 아동·청소년이 성과 관련한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추구하고 자율적 인격을 형성·발전시키는 데에 심각하고 지속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아동·청소년이 외관상 성적 결정 또는 동의로 보이는 언동을 하였더라도, 그것이 타인의 기망이나 왜곡된 신뢰관계의 이용에 의한 것이라면, 이를 아동·청소년의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2] 위계에 의한 간음죄에서 ‘위계’란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위계의 개념 및 성폭력범행에 특히 취약한 사람을 보호하고 행위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려는 입법 태도, 피해자의 인지적·심리적·관계적 특성으로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 등을 종합하면, 행위자가 간음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의 목적을 달성하였다면 위계와 간음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고, 따라서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한다. 왜곡된 성적 결정에 기초하여 성행위를 하였다면 왜곡이 발생한 지점이 성행위 그 자체인지 성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인지는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가 발생한 것은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하기 어렵다. 피해자가 오인, 착각, 부지에 빠지게 되는 대상은 간음행위 자체일 수도 있고, 간음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이거나 간음행위와 결부된 금전적·비금전적 대가와 같은 요소일 수도 있다.

 

다만 행위자의 위계적 언동이 존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므로 위계적 언동의 내용 중에 피해자가 성행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를 이룰 만한 사정이 포함되어 있어 피해자의 자발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가 없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인과관계를 판단할 때에는 피해자의 연령 및 행위자와의 관계,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당시와 전후의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한편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보호대상으로 삼는 아동·청소년, 미성년자, 심신미약자, 피보호자·피감독자, 장애인 등의 성적 자기결정 능력은 그 나이, 성장과정, 환경, 지능 내지 정신기능 장애의 정도 등에 따라 개인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간음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위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구체적인 범행 상황에 놓인 피해자의 입장과 관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고, 일반적·평균적 판단능력을 갖춘 성인 또는 충분한 보호와 교육을 받은 또래의 시각에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3] 피고인이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하여 알게 된 14세의 피해자에게 자신을 ‘고등학교 2학년인 甲’이라고 거짓으로 소개하고 채팅을 통해 교제하던 중 자신을 스토킹하는 여성 때문에 힘들다며 그 여성을 떼어내려면 자신의 선배와 성관계를 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피해자에게 이야기하고, 피고인과 헤어지는 것이 두려워 피고인의 제안을 승낙한 피해자를 마치 자신이 甲의 선배인 것처럼 행세하여 간음한 사안에서, 14세에 불과한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는 36세 피고인에게 속아 자신이 甲의 선배와 성관계를 하는 것만이 甲을 스토킹하는 여성을 떼어내고 甲과 연인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오인하여 甲의 선배로 가장한 피고인과 성관계를 하였고, 피해자가 위와 같은 오인에 빠지지 않았다면 피고인과의 성행위에 응하지 않았을 것인데, 피해자가 오인한 상황은 피해자가 피고인과의 성행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이고, 이를 자발적이고 진지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따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은 간음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한 것이므로 이러한 피고인의 간음행위는 위계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음에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위계에 의한 간음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3도11395 판결

 

판시사항

전자정보 또는 전자정보저장매체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인지 판단할 때는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를 살펴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 등의 범죄의 경우, 그 안에 저장된 같은 유형의 전자정보에서 발견되는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는 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이러한 법리는 압수수색의 혐의사실이 디지털 성범죄인 경우에 그 혐의사실과 같거나 근접한 시기에 또는 시간적 단절 없이 행하는 동종 유형이나 유사한 수법의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된 전자정보 또는 다른 목적과 수단 관계에 있는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된 전자정보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수사기관이 영장 집행 당시까지 알거나 알 수 있었던 사정에 비추어 혐의사실과의 관련성을 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전자정보 또는 전자정보저장매체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혐의사실의 내용과 성격, 압수수색의 과정 등을 토대로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카메라의 기능과 전자정보저장매체의 기능을 함께 갖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 등의 범죄와 같이, 범죄의 속성상 해당 범행의 상습성이 의심되거나 성적 기호 또는 경향성의 발현에 따른 일련의 범행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의심되고 범행의 직접증거가 스마트폰 또는 해당 매체 안에 이미지 파일이나 동영상 파일의 형태로 남아 있을 개연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안에 저장된 같은 유형의 전자정보에서 그와 관련한 유력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러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는 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이처럼 범죄의 대상이 된 피해자의 인격권을 현저히 침해하는 성격의 전자정보를 담고 있는 촬영물은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것으로서 몰수의 대상이기도 하므로, 휴대전화에서 해당 전자정보를 신속히 압수수색하여 촬영물의 유통가능성을 적시에 차단함으로써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반면 이와 같은 경우에는 간접증거나 정황증거이면서 몰수의 대상이자 압수수색의 대상인 전자정보의 유형이 이미지 파일 또는 동영상 파일 등으로 비교적 명확하게 특정될 수 있으므로,  그와 무관한 사적 전자정보 전반의 압수수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러한 법리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불법촬영 등 범죄에서뿐만 아니라, 압수수색의 혐의사실이 디지털 성범죄(예컨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5조의2 제1항)인 경우, 그 혐의사실과 같거나 근접한 시기에 또는 시간적 단절 없이 행하는 동종 유형이나 유사한 수법의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된 전자정보 또는 다른 목적과 수단 관계에 있는(예컨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하기 위한 성착취목적대화 등)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된 전자정보에도 적용될 수 있다.

 

한편 증거 수집단계의 관련성과 증거 사용을 위한 관련성은 구분되므로, 수사기관이 영장 집행 당시까지 알거나 알 수 있었던 사정에 비추어 관련성 인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최근 작성일시: 2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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