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 상표 사용허락 뒤 생긴 출처 혼동 - 디자인 변경을 지시하고도 등록취소를 피하지 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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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변호사2026-10-30 01:58
곰표 상표 사용허락 뒤 생긴 출처 혼동 - 디자인 변경을 지시하고도 등록취소를 피하지 못한 이유
<한눈에 보는 사용권자의 부정사용과 상표등록취소>
구분
내용
취소 사유
통상사용권자가 지정상품이나 이와 유사한 상품에 등록상표나 이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여 다른 회사의 상품과 출처 혼동을 일으키면 등록취소심판의 대상이 됩니다.
혼동의 상대
상표권자의 사용허락을 받아 사업영역을 넓힌 회사의 상표도 혼동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사용권자의 의도
통상사용권자에게 부정경쟁의 목적이 있었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상표권자의 방어
단순히 디자인 변경을 지시한 것만으로는 상당한 주의를 다했다고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1. 상표 사용허락이 끝난 뒤에도 남는 출처 혼동의 문제
상표 사용허락은 계약이 끝나면 정리되는 일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이름의 상표를 두 회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써 왔다면 계약이 끝난 뒤가 더 복잡해집니다. 상표권자가 새로 사용을 허락한 업체들이 상대 회사 상품과 비슷한 포장을 쓰면, 상표권자의 등록상표 자체가 취소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허법원 2026. 9. 15. 선고 2026허10002 판결은 곰표 상표를 둘러싸고 이 문제를 판단한 사례입니다.
가. 사용허락을 마친 국수 상표권자 A씨
예를 들어 국수 상표권자인 A씨가 밀가루 회사에 상표 사용을 허락했다가 계약을 종료한 뒤, 여러 식품업체에 같은 상표를 사용하게 했다고 가정해 봅니다. 만약 식품업체들의 포장이 밀가루 회사가 사용하던 색채와 도안을 닮아 간다면, 다른 사람이 A씨의 등록상표에 대하여 등록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A씨가 식품업체들의 포장 시안을 확인하고 일부를 수정하게 했다면, 그 사용은 A씨의 통제 내지 승인 하의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A씨가 혼동 위험을 실제로 피하는 조치를 했는지가 문제됩니다.
나. A씨와 달리 사용권자가 상표권자 몰래 표장을 바꾼 경우
A씨와 달리 사용권자가 상표권자의 관리·감독을 벗어나 혼자 표장을 바꿔 쓴 경우라면, 상표권자가 사용실태를 정기적으로 감독하는 등 사용권자를 실질적으로 그 지배하에 두었는지를 봅니다. 사용권자에게 주의나 경고를 한 정도로는 상당한 주의로 인정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후3329 판결).
2. 사용허락과 신용의 귀속을 둘러싼 오해와 이 사건의 배경
가. 사용허락으로 쌓은 인지도는 상표권자 몫이라는 생각
상표 사용을 허락한 쪽은 상대방이 사용허락 덕분에 성장했으니 그 인지도 역시 결국 자기 상표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사용허락을 받기 전부터 자기 상품의 출처표시로 상표를 사용해 왔고 사업영역을 넓히려고 허락을 받은 것이라면, 그 신용이 상표권자에게 그대로 귀속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 법원도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나. 협력이 끝난 뒤 통상사용권자들이 쓴 곰표 표장
이 사건 원고는 곰 도형과 ‘곰표국수’로 구성된 등록상표의 상표권자이고, 피고 대한제분 주식회사는 1952년 무렵부터 밀가루를 판매해 온 회사입니다. 원고는 2021년 2월 28일 피고에게 통상사용권을 부여하였으나 그 계약은 2023년 2월 27일 종료되었습니다. 그 뒤 원고 측 통상사용권자들은 피자, 브리또, 토스트, 또띠아, 왕만두에 곰표 표장을 표시해 판매하였습니다. 이에 피고가 등록취소심판을 청구하자 특허심판원은 등록을 취소하는 심결을 하였고, 특허법원도 그 심결의 취소를 구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상표권자의 등록상표 자체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통상사용권자가 지정상품이나 이와 유사한 상품에 등록상표 또는 이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여 다른 회사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킨 경우 상표등록 취소 사유가 됩니다. 상표권자가 상당한 주의를 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취소를 면할 수 있습니다.
가. 혼동의 상대가 되는 상표의 범위가 넓습니다
혼동의 대상이 되는 대상상표는 국내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으면 충분하므로,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거나 미등록 상태인 상표도 대상상표가 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7후2178 판결). 이 사건에서도 원고의 사용허락을 받아 사업영역을 넓힌 피고의 상표가 대상상표로 인정되었으며, 나아가 맥주처럼 지정상품과 관련 없는 상품군의 판매 자료까지 인지도 판단의 근거로 활용되었습니다.
나. 사용권자의 의도는 묻지 않습니다
이 사건 원고는 통상사용권자들에게 부정경쟁의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지만, 법원은 이 규정이 그런 목적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상표권자 자신의 부정사용을 정한 같은 항 제1호와 달리 제2호는 고의도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사용권자가 다른 회사의 신용에 기댈 생각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취소를 막을 수 없습니다.
다. 승인한 사용이라면 혼동 위험을 실제로 피하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법원은 통상사용권자들의 상표 사용을 원고의 통제 내지 승인 하의 행위로 보고, 원고가 부정사용의 위험을 인식·예견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였는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원고가 직선 띠 디자인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은 수요자의 혼동을 막기 위해서라기보다 피고가 문제를 제기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였습니다. 원고가 혼동을 막으려고 변경을 지시하였다고 보더라도, 변경 뒤에도 혼동이 생길 수 있는지 검토한 노력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었습니다. 또한 피고가 통상사용권자들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한 뒤에도 원고가 사용을 중단시켰다고 볼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4. 상표 사용을 허락할 때 점검할 사항
사용허락을 하는 상표권자는 계약서에 디자인 확인 조항을 넣는 데서 그치지 말고, 실제 포장과 광고가 다른 회사 상표와 비교해 어떻게 보이는지 살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일부 통상사용권자와 체결한 라이선스계약에는 포장·광고 디자인의 진행 경과를 공유하고 원고의 최종 확인을 받도록 한 조항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그 조항을 근거로 통상사용권자들의 사용을 원고가 승인한 행위로 보았고, 원고가 혼동 위험을 피했다고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가. 사용허락 전에 확인할 것
사용권자가 사용할 표장이 등록상표보다 다른 회사 상표에 더 가까워지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색채 조합, 글자체, 캐릭터의 형상과 포즈처럼 창작 모티브를 이루는 요소가 겹치는지도 함께 살핍니다.
나. 혼동 우려가 드러났을 때 대응하는 순서
1) 사용권자의 포장 시안과 광고물을 원래의 등록상표는 물론 다른 회사의 상표와도 나란히 놓고 비교합니다.
2) 디자인 변경을 지시할 때에는 혼동 가능성을 줄이려는 목적과 검토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3) 다른 회사로부터 출처 혼동을 지적하는 내용증명을 받으면 해당 표장의 실제 사용 현황을 즉시 점검합니다.
4) 혼동 우려가 확인되면 사용권자에게 사용 중단이나 표장 교체를 요구합니다.
5) 사용실태를 정기적으로 감독한 자료를 모아 둡니다.
법무법인 창경 김정현 대표변호사는 상표 사용을 허락한 뒤에도 사용권자가 실제로 사용하는 표장을 계속 점검하고, 혼동 우려가 보이면 사용 중단이나 표장 변경 같은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조치를 바로 해야 등록상표를 지킬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5. 상표 사용허락과 등록취소에 관해 많이 묻는 질문
Q. 다른 회사 브랜드가 지정상품과 다른 업종에서 유명해진 것이라도 영향을 줍니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혼동의 대상이 되는 대상상표는 국내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되어 있으면 충분하고, 지정상품과 관련 없는 분야의 인지도 역시 출처의 혼동 여부를 판단할 때 함께 고려되는 사정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도 맥주 등 다른 상품군의 판매 자료가 인지도 판단에 반영되었습니다.
Q. 통상사용권 계약서에 디자인 승인 조항이 있으면 안전합니까?
조항만으로는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후3329 판결은 통상사용권자들에게 브랜드 매뉴얼을 주고 준수 여부를 검사해 시정을 요청한 사정만으로는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승인한 디자인이 실제로 혼동 위험을 피하는지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며, 그 점검과 조치를 증명할 자료를 갖춰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다른 회사가 내용증명으로 혼동을 지적해 오면 무엇부터 해야 합니까?
우선 문제된 표장의 실제 사용 현황을 즉시 점검하고, 출처 혼동의 우려가 있다면 사용권자에게 사용 중단 등의 조치를 요구해야 합니다. 이 사건 법원 역시 피고의 내용증명 발송으로 원고도 혼동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그 뒤 사용을 중단하게 한 조치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상당한 주의를 부정하는 근거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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