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무효확인등]
판시사항
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 처분에 관한 재량권 및 전보처분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
나. 근로자 본인과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전보처분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다. 근로자에 대한 전보처분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의 것이라는 이유로, 그 전보처분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할 수 없다.
다. 근로자에 대한 전보처분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의 것이라는 이유로, 그 전보처분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피고, 상고인
중화실업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채홍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4.9.30. 선고 94나570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2.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할 것이고( 당원 1989.2.28.선고 86다카2567 판결; 1991.9.24.선고 90다12366 판결; 1991. 10.25.선고 90다20428 판결 등 참조),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위 90다20428 판결 참조).
이 경우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할 수 없다( 당원 1994.5.10.선고, 93다47677 판결).
이 사건의 경우를 돌이켜 보면 원심의 사실 인정과 같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전보처분이 업무상의 필요성에 의하여 인정되는 것이라면 원심인정과 같이 원고의 노모와 처 및 국민학교 자녀 등 5명의 가족들이 정착하기 위하여 구미에서 춘천으로 이사를 하여 전세를 얻어 살고 있고, 1991.4.경에 근로자복지주택을 분양받기 위하여 분양신청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 등의 사정이 있으며 원고가 근무를 하도록 전보된 피고 회사의 서울 본사에 근로자를 위한 기숙사 등의 편의시설이 없고, 원거리 출퇴근 근로자를 위한 교통비 보조 등의 제도가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춘천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거나 근로자복지주택을 분양받은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그 생활근거지인 춘천에서 서울 본사까지 원거리 출퇴근을 하는 것은 그 거리나 현재의 교통수단에 의한 소요시간 등에 비추어 현실적인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여지므로 피고가 원거리 출퇴근자를 위한 교통비 보조 등의 제도를 마련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이를 잘못이라 할 수는 없으며, 전보된 근로자들을 위한 기숙사 시설이 일반적으로 보편화되어 있는 것도 아닌 점에서 이 사건 전보에 따라 출퇴근과 숙식이 가능한 숙소나 주택을 새로이 마련하여 원고가 전보지인 서울 본사에 단신 부임하거나 가족을 대동하여 이사를 하여야 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불이익은 전보나 전직에 따라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의 불이익에 불과하고 그것이 현저하게 그러한 범위를 벗어난 생활상의 불이익이라고는 할 수 없다.
또한 원심은 원고의 경제력으로는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적정한 수준의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설시하고 있으나 현재의 교통수단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서울이 아닌 출퇴근이 가능한 서울 외곽지역에서 주거를 마련할 수도 있는 것이며 서울에서의 주거비용을 포함한 생계비가 춘천에서의 그것보다는 다소 많이 소요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경제적 수준으로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어렵다고 할 수도 없다.
그리고 이 사건 전보처분의 업무상 필요성 및 원고가 입게 될 생활상의 불이익의 정도에 비추어 피고가 전보처분을 함에 있어서 원심판시와 같이 원고와 협의하지 아니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보처분이 인사권의 남용이라고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실제로 원고는 자신이 근무하던 춘천공장 변전실에서의 근무만을 고집하고 있는 터이므로 비록 사전에 협의절차를 거쳤다 하여도 그 사정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전보처분을 함에 있어 원고가 입게 될 생활상의 불이익을 해소하려고 정기적인 승진대상자가 아니었음에도 변전실 전공에서 본사 관리부 서무과 용도계 서무주임으로 승진발령까지 하였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원심이 그 판시의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보처분이 원고에 대하여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할 수 있는 정도를 현저히 초과하는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전보처분 과정에서 춘천공장에서의 전직이나 기타 그의 생활상의 이익에 관한 적절한 배려를 위하여 신의칙상 요구되는 원고와의 진지한 대화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전보처분이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주장을 내세워 이 사건 전보처분을 거부하면서 무단결근한 것을 이유로 한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도 무효라고 판시한 것은 전보처분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그 점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