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위반·사기·사기미수·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판시사항
[1] 임금 등의 체불행위 처벌규정인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제43조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2] 근로기준법상 임금 등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면책사유인 ‘임금 등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
[3] 중지미수의 성립 요건
[4] 피고인이 甲에게 위조한 예금통장 사본 등을 보여주면서 외국회사에서 투자금을 받았다고 거짓말하며 자금 대여를 요청하였으나, 甲과 함께 그 입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은행에 가던 중 은행 입구에서 차용을 포기하고 돌아가 사기미수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범행이 발각될 것이 두려워 범행을 중지한 것으로서 일반 사회통념상 범죄를 완수함에 장애가 되는 사정에 해당하여 자의에 의한 중지미수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1] 헌법재판소 2005. 9. 29. 선고 2002헌바11 전원재판부 결정(헌공108, 995) / [2]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649 판결(공2003상, 273), 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공2006상, 458) / [3] 대법원 1997. 6. 13. 선고 97도957 판결(공1997하, 2113), 대법원 1999. 4. 13. 선고 99도640 판결(공1999상, 967)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가. 임금체불을 처벌하는「근로기준법」규정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43조 제1항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109조 제1항은 위 각 규정을 위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에도 퇴직금이 신속하게 지급되지 않는다면 퇴직 근로자 및 그 가족의 생활이 곤란하게 될 수 있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퇴직금의 지급에 불편과 위험이 따를 우려가 있으며, 임금이 생계의 원천인 근로자의 경우 임금의 지급이 장기간에 걸치거나 부정기적으로 행하여지면 근로자의 생활이 불안하게 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한 점, 근로자의 생계수단인 퇴직금 및 임금의 지급을 확보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하고자 하는 공익적 요청이 사용자의 계약의 자유 및 기업활동의 자유에 대한 제한보다 더 우선시되어야 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춘 점, 위와 같은 입법목적, 공익적 요청 등에 비추어 임금 등의 체불행위를 형사처벌하기로 한 입법자의 판단이 자의적인 것이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인정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다거나 사용자가 퇴직금 및 임금의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도저히 지급기일 내에 퇴직금 및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는 등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위 근로기준법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 회사가 채무를 변제할 수 없고 경제활동을 유지·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제적 파탄상태에 이른 경우에까지도 위와 같은 구체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일률적으로 사용자에게 퇴직금 및 임금의 지급을 강제하고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규정이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민사법과 형사법 체계를 엄격히 분리하고 있는 헌법의 근본규범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헌법재판소 2005. 9. 29. 선고 2002헌바11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나. 피고인의 임금체불이 책임조각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제109조,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 ( 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1’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리스로 도입한 항공기 1대만을 가지고 2008. 7. 25.경 무리하게 취항을 시작하였다가 2008. 12. 1.경 자금부족을 이유로 운항을 중단하게 되고 급여체불로 대다수의 직원들이 퇴사하는 상황에서 직원들에게 “곧 투자유치가 될 것이다. 기다려 달라.”는 말만 하였을 뿐, 구체적인 임금지급계획에 대해 설명하거나 직원들과 합의에 이른 적은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체불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임금 등 체불에 책임조각사유가 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 등에 있어서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임금 등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